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3/10/31 20:41:29
Name RKSEL
Subject [일반] 유머게시판 차량 주차비 27만원 아파트의 탄생 비화 #1 (픽션) (수정됨)
https://pgr21.net/humor/489253

저는 이 단지 입주민일수도 아닐수도 있습니다.
아래 내용은 실화를 기반으로 한 픽션이니 가볍게 읽어주세요 흐흐..

===========================================

1기 신도시의 흔하디 흔한 이 아파트 단지는 1995년 입주를 시작했고,
수년에 걸친 주차구획 정리로 인해 약 2천대의 주차면이 확보되어 있는데 등록되어 있는 차량만 2300대가 넘었었습니다.
입주민 차량의 전면 유리에는 입주민 차량임을 알리는 스티커를 붙여야 했지만,
정작 입출차 차단 시스템이 마련되어 있지 않아서 스티커가 없는 미등록 차량이라도 비상 연락처를 치워버리고 그냥 아무 데나 차를 대놔도 사실상 관리 주체가 손을 쓸 수가 없던 상황이었습니다.

차량 단속은 전적으로 경비 업무를 보시는 분들의 소관이었기에 허구한 날 미등록 차량의 주차공간 점유로 트러블이 끊이질 않았었고,
경고 스티커를 앞유리에 완전히 붙인 것도 아니고 쉽게 제거할 수 있게 반만 붙여놔도 누가 내 차에 이딴짓을 해놨는지 잡아내서 족친다며 갈갈이 날뛰는 인성 파탄자들이 출몰하기 시작했으며,
더 웃긴 건 저 2만원을 내기 싫어서 입주민인데도 차량 등록을 안 하고 다니는 인간들도 있었기에
실상은 2천3백대가 아닌 2천5백~6백대의 차량이 제한된 주차 공간을 투고 전쟁 같은 출퇴근을 반복하고 있었던 거였죠.

결국 단지를 가로지르는 중앙로에도 좌우로 차량이 쫙 깔리기 시작해 그 사이로 튀어나오는 보행자들과 내 진로를 방해할 가능성이 있는 단지 내 주행 중 차량을 적시에 확인할 수 없을 정도로 주차 환경이 개판이 났었습니다.

그 와중에 새로 선출된 입주자 대표회의 (이하 입대의) 회장이 단지 내 사용 빈도가 떨어지는 시설 혹은 공간을 주차장으로 전용하는 프로젝트를 장기 과제로 추진하기 시작했고,
물망에 오른 여러 구역 중 특정 동호회 회원들이 독점적으로 사용하던 단지 내 테니스장을 주차 공간으로 바꾸는 방안이 서서히 주민들의 지지를 받기 시작합니다.

위에서 95년에 입주가 시작된 단지라고 말씀 드렸죠?
1기 신도시 입주 초기부터 자리를 잡고 있던 테니스 동호회 터줏대감들은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게 되더라도 면식이 있는 형님 동생들과 뽈을 치기 위해 멀리서도 원정을 오기 시작했던 것 같고
이 바닥이 으레 그렇듯이 소위 "지인 영업" 이라는 게 성행하였는지 온갖 지역의 뽈쟁이들이 멀리서부터 차를 끌고 와선 얼마 있지도 않은 테니스장 옆 주차 공간을 점유하고 죙일 괴성을 질러대며 공을 쳐댔습니다.

깐부들이랑 공놀이도 양껏 했으니 근처 상가 호프집에서 시원하게 쏘맥도 한두 잔씩 빨아주는게 이 바닥의 아름다운 룰일 테고..
신나게 연기를 뿜으며 길빵을 갈기며 돌아와선 음주 테니스를 즐기려고 하니 배드민턴을 치려고 들어와 있는 아이들이 깔려있고.. 인성 바닥들 답게 걸리적거리니 애들은 가라 하고 시원하게 쫓아내 줍니다.

당연히 테니스장 주변에 허가받지 않은 불법 적치물을 치우라고 해도 상콤하게 씹어버리구요.

이걸 문제 삼으니 당시 동대표를 하고 있던 테니스 오야지가 입대의 회의에 본인의 따까리(?)를 끌고 와선 쌍으로 난동을 부려대며 의사 진행을 방해한 전적도 있었으며,
이대로 가다간 본인들의 놀이터가 밀리겠다는 위기를 제대로 느꼈는지 단지 전체에 흩어져 있던 뽈쟁이들을 규합하여 당시 공석이 많았던 동대표 선거에 멍멍이 떼처럼 출마를 시킵니다.

어찌저찌 기존의 동대표 오야지를 포함 입대의 구성원의 과반을 먹는 데 성공한 이 공놀이에 미친 자들은 부지 선정을 위한 조사 용역을 주는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음을 제기하였고,
테니스장이 아닌 다른 공간을 주차장으로 전용하는 게 더 넓은 주차용 부지를 확보할 수 있다는 의견 살포로 본인들의 놀이터 철거 계획을 백지화 시도함과 동시에
동대표 테니스 오야지의 주도 하에 어디서 처음 보는 아이들이 테니스장에서 무료로 테니스 강습을 받고 있는 훈훈한 사진으로 본인들의 테니스장 점유는 궁극적으로 단지 입주민들의 편익을 극대화 하기 위한 것이라는 주장과 함께 입대의 대표의 결정이 부당함을 알리는 무허가 대자보를 아파트 커뮤니티와 벽면 곳곳에 업로드 + 부착하고 다니는 기행을 저지릅니다.

위에서도 언급해 드렸지만 자물쇠는 소수의 동호회 회원들이 관리했기에 그냥 입주민들은 테니스장을 사용할 수 조차 없었고,
어린이 테니스 교실은 당연히 초기 입주로부터 약 30년 가까이 돼 가는 단지 역사에서 운용 및 홍보된 이력이 단 1회도 없었던 한없이 프로파간다적인 데마고기 그 자체였었죠.

심지어 아파트 커뮤니티에 테니스 동호회의 행태에 부당함을 느끼는 글이 올라오면 그 동호수를 직접 찾아가 행패를 부린다는 제보도 있었고, 대충 이 시점을 전후로 테니스 동호회 회원들을 향한 부정적인 기류가 형성되기 시작했습니다.

*이 외에도 정상인의 사고방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막장 행태가 정말 많았는데 더 적으려 하니 여백이 부족해서 일단 다음 이야기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참고로 이 당시 신규 동대표에 취임했던 입주자들 중 몇몇은 추후 단지 관리사무소와 입주자 대표 회의를 상대로 테니스장 철거가 무효임을 주장하는 소송을 겁니다. 더 코메디인 사실은 소송을 건 주체 중 1인인 테니스 동호회 회원 A는 소장을 날린 시점에 입대의 구성원이었다는 것. 즉 원고와 피고가 동일한 상황이었죠 크크크. 나는 나를 고소한다.

정확한 사유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제 기억이 맞다면 단지 정상화의 첫 단추로 여겨졌던 주차 차단기 설치 사업이 빠그라지는 순간 입대의 대표가 일신상의 사유로 직을 던지고 나왔으며, 흐지부지 되어버린 상황에 만족한 뽈쟁이들은 귀찮은 입대의 활동 따위에 질렸는지 일괄 사퇴와 함께 본래 목적인 공놀이에 몰두함으로서 다시금 지옥도가 펼쳐지는 듯 했으나 신규 선출된 입대의 회장은 (유게의 차 세 대 주차비 27만원의 주인공입니다) 이 막장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점진적이지만 동시다발적으로 단지 환경 정상화를 시도하게 됩니다.


추후 2부에서 계속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23/10/31 20:44
수정 아이콘
픽션인가 논픽션인가 추천이에욧
23/10/31 21:11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후속 물량으로 곧 찾아뵙겠습니다
Anabolic_Syn
23/10/31 20:45
수정 아이콘
추후... 안됩니다. 지.. 금.. 당.. 장..
23/10/31 21:12
수정 아이콘
신규 입대의 회장님의 영웅적인 업적을 나열하고 있는데 너무 분량이 많아서 건초염에 걸릴 것 같아요.... 엉엉
23/10/31 20:50
수정 아이콘
보람마을인가요
23/10/31 21:12
수정 아이콘
마을은 맞는데 보람은 아닐겁니다 흐흐..
사람되고싶다
23/10/31 20:50
수정 아이콘
선생님, 연참! 연참어딨습니까!
23/10/31 21:13
수정 아이콘
글쓰기 버튼의 무게를 감안하여 본문에 덧붙이는 방향으로 진행해보겠읍니다..
이민들레
23/10/31 20:51
수정 아이콘
오오오...재밌..
포켓토이
23/10/31 20:52
수정 아이콘
검색해보니 이 사건의 뒷얘기인 것 같군요
https://www.chosun.com/national/national_general/2021/11/02/AYEENY2I3VHDXG2NCVHIMVTPHQ/
23/10/31 21:13
수정 아이콘
본문 내용만으로도 놀라운데 링크된 기사를 보니 이게 한아파트만의 문제가 아니네요?
심지어 아파트만의 문제도 아니고 시,도에서 관리하는 공공테니스장에서도?
테니스 동호회는 도대체 어떤 분들이 모인 곳인가요?
Far Niente
23/11/01 08:47
수정 아이콘
차이는 있으나 어떤 형태의 동호회든 시간이 조금만 지나면 집단이기주의가 착 달라붙는 것 같습니다.
23/10/31 21:15
수정 아이콘
저 뉴스가 돌기 시작하면서 신규 회장님이 령도중이신 입대의가 힌트를 얻어 단지 정상화에 박차를 가한 부분은 있겠습니다만, 일단 본문의 내용과 가져와주신 뉴스는 서로 독립된 사건입니다.
디쿠아스점안액
23/10/31 21:23
수정 아이콘
흥행 보증수표
-본 내용은 픽션이며 현실의 어떠한 단체, 실존인물과도 관련이 없습니다-
저글링아빠
23/10/31 21:30
수정 아이콘
저도 테니스 동호회 해본 적 있는데, 상상을 초월합니다.
나름 사회에서 책임 있는 업무 하시는 말쩡한 분들인데 내 공 치는 권리가 10분이라도 침해당하면 내가 모르던 그분들의 모습이 나오더라구요.

6개월만에 나왔습니다.
알카즈네
23/10/31 21:41
수정 아이콘
필력 끝내주시네요. 너무 재밌습니다. 현기증 나니까 빨리 2부 가져오세요.
23/10/31 21:48
수정 아이콘
추천을 할 수밖에 없는 필력이네요.
돔페리뇽
23/10/31 21:48
수정 아이콘
댓글 달지말고 빨리 2탄!!!!!!!!!!!!!
제이킹
23/10/31 22:06
수정 아이콘
아니 여기서 끊으시면 어떡합니까
코우사카 호노카
23/10/31 22:21
수정 아이콘
재밌네요 2탄 빨리 써주세욧!!
23/10/31 22:22
수정 아이콘
신기하게 제가 살던 구축 아파트도 주차난이 심각하고 테니스장 문제가 있었네요.
주차장은 요즘 아파트처럼 차단기 + 유료화 제도를 도입한 후
모든 입주자의 차량 번호를 초기화하고 자동차 등록증을 검사하며 새로 등록했습니다.
(물론 그래도 근본적인 주차난은 해결 불가능합니다)
테니스장은 철거해서 주차장이 아닌 주민 공간으로 만든다고 들었는데 이쯤 이사 나와서 어떻게 됐는지는 잘...
23/10/31 22:27
수정 아이콘
이게 비문학이지 크크
닉을대체왜바꿈
23/11/01 10:54
수정 아이콘
Be 문학
겟타 세인트 드래곤
23/10/31 23:37
수정 아이콘
절단마공 싫어요
23/11/01 00:02
수정 아이콘
어우 현기증나 빨리 써주세요.
척척석사
23/11/01 00:30
수정 아이콘
저런 뽈쟁이들도 어디가면 떵떵거리고 사는 아빠1 아빠2 이런 사람이겠죠 크크
아빠가 저러고 다니는거는 알라나
서귀포스포츠클럽
23/11/01 00:32
수정 아이콘
슈뢰딩거의 입주민 2부 얼른 부탁드립니다!
23/11/01 01:03
수정 아이콘
아니 선생님 이걸 여기서 끊으시면 어찌합니까!
23/11/01 01:07
수정 아이콘
흠 야심한 밤에 주변에 cctv가 없다면 자물쇠 끊고 도망가기 해보고 싶네요.

참...
내년엔아마독수리
23/11/01 01:14
수정 아이콘
우리 아파트도 단지 내 테니스장은 그대로 두고(근처 체육공원에 삐까뻔쩍한 하드코트 테니스장 10면쯤 있음) 애들 노는 놀이터를 밀어서 주차장으로 만들려고 하더군요
23/11/01 01:25
수정 아이콘
어익후 그냥 단편 소설 써본것에 어째 이래 뜨거운 반응들을 보여주시는지..

텍스트 에디터 문제 발생으로 인해 글 하나 더 팠습니다.

두번째는 재미 없으실거에요 흐흐...
23/11/01 01:32
수정 아이콘
선생님 정말 재밌으니 좋은 말 할 때 얼른 2부를 가져오십시오
허경영
23/11/01 07:53
수정 아이콘
2부 보고나서 1부를 보는데도 너무 재밌네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00195 [일반] 퀄컴 CEO, 갤럭시 S24 시리즈 투 칩 전략 확인 [52] SAS Tony Parker 14432 23/11/04 14432 1
100194 [일반] (노스포) 영화 <블루 자이언트> 꼭 보세요... 곧 영화관에서 내려갈꺼 같아요... [47] tnpzt13989 23/11/02 13989 6
100193 [정치] 인요한 영입도, 김포 편입도 그가 짰다…실세 이철규의 부활 [63] 빼사스23267 23/11/02 23267 0
100192 [일반] 유아인, 대마 흡연 공범 만들고 증거 인멸 논의 [13] petrus13631 23/11/02 13631 1
100191 [일반] 대중교통 버스에게 바라는 점 (2) [11] 시라노 번스타인7710 23/11/02 7710 16
100190 [일반]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할까?_3 [1] realwealth8390 23/11/02 8390 3
100189 [일반] 현시점 데스메탈의 나와바리....가 아니라 주요 거점 소개 [29] 요하네즈9387 23/11/01 9387 4
100188 [일반] 난 뭘 벌어먹고 살 것인가 (2) [29] 사람되고싶다11371 23/11/01 11371 11
100187 [일반] 독감치료제 부작용 미고지에 대한 설명의무위반 [84] 맥스훼인13405 23/11/01 13405 4
100186 [일반] 전교1등하는 아이가 0점처리 됐습니다 [744] 무딜링호흡머신22943 23/11/01 22943 0
100185 [일반] 유머게시판 차량 주차비 27만원 아파트의 탄생 비화 #2 (픽션) [32] RKSEL13894 23/11/01 13894 47
100184 [일반] 뉴욕타임스 10.17. 일자 기사 번역(미국의 노숙자 문제) [32] 오후2시11701 23/10/31 11701 3
100183 [일반] 유머게시판 차량 주차비 27만원 아파트의 탄생 비화 #1 (픽션) [33] RKSEL14962 23/10/31 14962 42
100182 [일반] [역사] 레이벤보다 근본인 선글래스 브랜드/포스터 그랜트 [7] Fig.18877 23/10/31 8877 11
100181 [일반] 아빠가 코트도 하나 못사줘서 미안해 [55] 우주전쟁13871 23/10/31 13871 23
100180 [일반] 최신 본 애니 중 에서는 소니 보이가 제일 좋았네요. [4] 그때가언제라도7485 23/10/31 7485 1
100179 [일반] 클래식은 가장 격렬한 음악이다 - 입문에 좋은 하이라이트 모음 [43] 아빠는외계인9206 23/10/31 9206 12
100178 [일반]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할까?_2 [16] realwealth8022 23/10/31 8022 3
100177 [일반] 요즘 본 영화 잡담 [8] 그때가언제라도8733 23/10/31 8733 0
100176 [정치] 육아 휴직 방식 변경이 추진되고 있나 봅니다. [117] 무냐고16108 23/10/31 16108 0
100175 [정치] 윤석열 정부, 자유시장경제 대신 포퓰리즘으로 가는가 [37] 계층방정12290 23/10/31 12290 0
100174 [정치] 여당 김포시 서울편입 당론추진 [161] DownTeamisDown14170 23/10/31 14170 0
100173 [정치] 상속세 세수를 전액 국민연금에 전입하자 [46] VictoryFood11202 23/10/31 11202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