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moneytoday.co.kr/view/mtview.php?type=1&no=2007070618074158869

혹 제목만 보고 '일본에서 판결했나'라고 하시는 분도 있을지 모르지만 일본에서 판결한 것이 아니고
대한민국 법정에서 판결이 난 사항입니다. 기사에도 나와 있지만 표절 판결 뿐만 아니라
코나미사의 특허 등록 이후 얻었던 어뮤즈월드 사의 영업 이익까지 추산한 117억원의 배상은 물론
EZ2DJ 제품까지 모두 폐기하라는 판결이 내려졌군요.

제가 알기로는 이번 판결은 지금까지 있어 온 콘텐츠의 표절건이 대한민국 법정까지 간 사례들 중
표절로 판정된 피고 및 피고의 콘텐츠에 대해 피해배상 등의 수위 및 강도가 가장 높은 판결로 알고 있습니다.

어뮤즈월드는 항소할 것이 99.99% 확실해 보입니다. 어뮤즈월드의 경우 이러한 배상액을 물게 되면 회사가 망할 것은 뻔한 일이죠.
배상액 때문이 아니더라도 대한민국 게임대상까지 수상한 자신들의 최고 히트작(?)이자 유일한 킬러콘텐츠가
표절판정이 났다는 것은 장사를 하지 말라는 이야기와 똑같기 때문에 목숨을 걸고 항소건에 매달릴 겝니다.


더불어 이 판결의 공감 비공감을 떠나 이러한 판결이 대한민국에서 나왔다는 점은 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기존의 이러한 사례에 대한 판례가 콘텐츠의 원천기술이 아닌 직접적인 게임 방식(건반이 몇 개, 발판이 얼마)
등을 기준으로 하는 경우가 많았던 점을 생각하면 시대의 변화, 저작권법의 변경 등과 더불어
표절에 대한 판단기준 역시 달라졌다는 해석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뭐 크게 보면 판례 한 개일 뿐이지만요.

아마도 펌프가 댄스 댄스 레볼루션이라는, EZ2DJ가 비트매니아라는 원본이 없이는 나올 수 없는 제품이라는 점은
공공연한 사실이고 법원은 이러한 원천 아이디어에 대한 중요성을 높이 들어 표절이라고 판정한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어뮤즈월드가 항소 및 상고를 한다는 전제하에) 최종심까지 가서 판정이 어찌 뒤집어질지 알려면
이 이야기의 결론을 아는 데에는 최장 몇 년이 더 걸리겠지만 이로써 좋든 싫든 간에 대한민국 게임계에 대한
대외적인 공신력 등은 매우 큰 타격을 받을 것 같습니다. 더욱이 표절판정이 된 게임이 대한민국 게임대상 목록에
올라 있는 게임이었다는 점에서 국제망신으로까지 비화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뭐 그런 문제가 있든말든 표절이라면 표절이라고 법원은 결정을 내리는 게 정상이죠.

게임업계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판결이기에 먹고 사는 입장에서 착잡한 부분이 없다면 거짓이겠지만,
굳이 따지자면 저는 진작에 저런 판결이 나왔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쪽입니다.

외국 게임을 원본으로 하여 그것을 조금 비틀고 바꾼 식으로 게임을 만든 다음 원본 게임의 성공에 편승하여
한탕 잘 먹고 살겠다는 식의 표절, 아류작 양산하는 마인드로는 그 업체 하나를 배불릴 수는 있을지 모르지만,
결국은 대한민국 게임업체의 전체적인 생존률을 낮출 뿐만 아니라 게임계 자체를 망하게 할 수 있는 요인이니까요.

비단 아케이드뿐만 아니라 온라인게임에서도 그런 식의 게임이 많이 만들어졌고, '베껴서 한 탕 해보자'라는
그릇된 마인드의 사업주, 기획자, 개발자의 행동으로 인해 많은 양산형 게임들이 나왔고,
그런 게임들은 잠깐 관심을 끌거나, 아니면 일부 돈을 좀 벌기도 했지만 결국은 거의 모두 망했고.
그런 쓰레기 같은 게임들 때문에 많은 업계인들이 청춘을 낭비했죠. 더 이상 그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


- The xia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