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먼 미래의 일입니다만, 공군 팀에 이어 해군 팀까지 창단되는 걸 싫어할 이유는 전혀 없습니다. 단지 한 가지 걱정되는 일이 미리 떠올라 홀로 잠 못 이루고 있습니다. 혹시 저와 같은 고민까지 하시는 오지랖 넓은 분이 또 있나요?

현재 공군 소속 선수는 다음과 같습니다. 강도경, 최인규, 조형근, 임요환, 이재훈, 성학승, 김환중, 김선기, 이주영, 박대만. 별다른 연관 없어 보이는 이들의 공통점이 하나 있습니다. 소속팀이지요.

최인규 선수를 제외한 나머지 모든 선수들은 한빛, CJ, SK 소속입니다. 최인규 선수도 오랜 GO 생활을 했으니 크게 다르지는 않습니다만. 한빛, CJ, SK라는 세 팀의 관계는 프로리그 판에서 나름 끈적한 관계입니다. 다른 이유보다 오랜 친근함으로 유명한 이재균, 조규남, 주훈 감독 때문입니다.

신빙성은 없지만 들리는 소문으로 해군 팀이 주목하는 선수는 홍진호 선수와 박정석 선수라고 합니다. 미리 설레발치는 우려는 이겁니다. 공군이 한빛, CJ, SK 소속 선수로만 꾸려지고, 해군이 KTF를 위시한 다른 팀으로만 꾸려지는 겁니다. 왜 이걸 걱정하느냐고 물으신다면, 한시적인 군인 팀에서라도 지금의 팀간 대립구도가 완충되기 바라기 때문입니다.

SK와 KTF로 대표되는 라이벌 구도가 지금까지 프로리그 확대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었던 건 분명한 사실이지만, 좀 지나쳤던 감도 없지 않습니다. 현재 팬들은 너무도 분열되어 있습니다. 지난 협회 파동 때도 팬들의 단합이 어려웠을 정도니까요.

적어도 군에서나마 임요환 선수와 홍진호 선수, 강민 선수가 팀의 승리를 위해 서로 북돋우는 모습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공군과 해군 팀이 단지 감독의 친밀감 때문에 또다시 나뉘지 않았으면 합니다.

아, 설레발 맞습니다. 하지만 이주영, 김선기 선수 다음의 공군 지원자는 한빛, CJ, SK 선수가 아니었으면 합니다. 더 솔직히 다음 공군 지원자는 KTF 선수였으면 합니다. 기왕 군인 팀이 두 개나 생기는 축하할 자리에, 군 팀에서마저도 기존의 팬심이 그래도 분열되지는 않았으면 한다는, 그런 얘기입니다.

정말 진심으로, 박서와 옐로우가 잠시나마 한 팀에서 지지고 볶으며 웃는, 그런 순간을 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