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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6/09/17 22:17:59 |
Name |
백야 |
Subject |
등장만큼이나 퇴장도 중요하다. |
*쓰기 편하게 반말투로 갑니다. 양해바랍니다.
세상에 모든 것이 그러하듯 짧은 지식으로나마 스타리그를 지켜보자면
'맵에게도 복이란 것이 있구나'하는 사실을 느낀다.
이 사실을 가장 처음 느끼게 해준 맵은 노스텔지아, 두번째 맵은 머큐리인데
노스텔지아의 경우, 그 퇴장 타이밍이 굉장히 아슬아슬하게 잘맞아떨어진 케이스고
머큐리는 그 정반대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온게임넷이 내세울 수 있는 명맵 중 첫손에 꼽히는 노스텔지아는 사실 막판 밸런스가 '무너지기 직전'이었다. 오랜 세월동안 쓰인 맵이 그정도 유지해왔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높이 평가할만 하지만 어쨌든 그 시기엔 분명히 한계가 왔었다. 다른 종족전은 몰라도 프저전만큼은 그랬다.
하지만 절묘한 타이밍에 노스텔지아는 퇴장했고 노스텔지아는 지금도 온게임넷 출신의 명맵으로 그 이름이 높다.
자, 반대로 머큐리는 어땠는가?
사실 머큐리는 처음부터 그런 굉장한 비난을 받던 맵은 아니다. 지금에 와서 총전적을 결산해도 프저전을 제외한 다른 종족전은 그럭저럭 양호한 편. 하지만 바로 그 프저전이 문제였다.
프저전 밸런스에 대해 이야기가 슬금슬금 기어나왔던 시기는 이 맵이 처음쓰였던 질레트배(사실 질레트배 때도 프로토스가 좋은 맵이라고 하진 않았다.)가 아니라 에버2004 전,후인(에버2004 이전의 예선,듀얼부터 슬슬)데 만약 딱 질레트배까지만 쓰고 퇴장했더라면 지금에 와서 듣고 있는 비판,비난의 절반정도는 줄지 않았을까 싶다. 그랬다면 에버2004 4강 최연성 vs 박정석 1,5경기, 3,4위전 박정석 vs 홍진호5경기 같은 명경기가 나오지 않았을지도 모르겠지만. 이 맵은 결국 에버2004 이후의 듀얼에까지 쓰이면서 '역사상 최악의 플토죽이기 맵'이라는 오명을 쓰고 쓸쓸히 퇴장했다.
누가 이야기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공식맵이 수명을 다했을 때는 바로 '맵의 정체가 만천하에 드러난 순간'이라고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선수 각자의 해석으로 경기가 나오는 것이라 '틀림없는 하나의 명확한 정답이 존재하는 시기' 바로 그런 순간이 왔을 때.
아무리 해석해도 또다른 엉뚱한 해석이 존재하는 공식맵이 등장한다면야 그 얼마나 반갑고 좋은 일이겠냐만은 사실 아직 그런 맵이 있다는 사실은 들어본적이 없는 관계로 지금 쓰이고 있는 '한계가 보이는 맵'들을 어느 시기까지 쓰고, 어느 시기에 퇴장시키는가에 대해 이야기할 뿐이다. '수정'이란 방법도 있긴 있지만 이 '수정'이란게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니 패스.
(수정 이후 무자비한 스코어를 선사해주시는 아카디아2를 보니 수정이란 참으로 양날의 검이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음)
어쨌든 아무리 재미있는 개그라도 퇴장 타이밍을 놓치면 재미가 없고, 아무리 훌륭한 드라마라도 종영 타이밍을 잘못잡으면 남는건 비난,비판인 것과 아마 크게 다를 점은 없을 것인데 종영타이밍 놓친 인기 드라마는 그나마 비판,비난을 받아도 광고료와 시청률이 남지만 퇴장 타이밍 놓친 공식맵엔 욕 밖에 안남는게 없으니 참으로 '맵퍼란 힘든 직업이구나'라는 사실을 새삼 느낀다.
아무튼 아마 지금까지도 그래왔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지만 양방송사 관계자 분들께 좋은 맵을 언제 어떻게 만들어 투입시키는가에 신경쓰는 만큼 해당 맵의 퇴장 타이밍을 언제로 잡을 것인가에도 신경써주길 바랄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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