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6/09/17 00:07:39
Name
Subject 맵, 밸런스, 그리고 해법 ..
두번째 글이네요.. 아카디아2로 인해서 맵 밸런스 문제가 부각되고 있는 요즘, 스스로도
맵 밸런스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많이 생각해보곤 합니다. 전문적인 지식이나 데이터를
많이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혼자 생각한 바를 조심스럽게 끄적여볼까 합니다.

맵이란 게이머들이 싸우는 전장입니다. 게임속의 유닛들이 싸우는 전장이 아니라, 게이
머들이 실제로 싸우는 전장이기도 하지요. 게이머들은 말 그대로 "프로"입니다. 한경기
한경기가 그들의 생계수단입니다. (조금 심각한 비유일지는 몰라도요;) 크게 바라보면
게이머들이 인생을 걸고 싸우는 곳이기도 하기에, 맵 밸런스는 5:5를 유지해야 한다! 며
여기저기서 외치곤 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다릅니다. 5:5의 밸런스를 지닌 맵이 나오기란 하늘의 별따기이죠. 그러
나 궁극의 5:5 밸런스를 향해서 지금도 맵팀에서는 열심히 연구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
습니다. 그 와중에 5:5에 가까운 밸런스를 지닌, 좋은 맵이 나오기도 하고, 그렇지 않고
밸런스가 무너져버린 맵이 나오기도 하죠.

예를 하나 들겠습니다. 2006 신한은행 스타리그 결승전, T vs Z경기가 열렸습니다. 두
선수 팽팽한 가운데 2:2상황까지 갔습니다. 5경기 맵은 아카디아2. 하지만 현 9:0이라는
밸런스에 걸맞게 테란 선수는 무난히 패하고, 저그 선수가 우승하게 되었습니다. 맵탓을
해야할까요, 선수탓을 해야할까요.

혹자들은 이렇게 비판할겁니다. 아무리 테란이 어렵다 한들 해법을 찾아 왔어야지, 연구
도 안하고 무슨 우승을 바라보느냐. 하지만 실제론 그렇지 않다는 것을 다들 잘 아시겠죠.
결승을 앞두고, 특히 어려운 맵에서는 100판이고 200판이고 수없이 수많은 전략을 사용
하면서 플레이 할겁니다. 조금 과장된 비유를 하자면 마치 바닷속에서 산삼을 캐오라는
말이죠. 바닷속에서 어떻게 산삼을 캐옵니까. 하지만 혹시 압니까? 이 넓은 바닷속에 산
삼 한뿌리가 자리잡고 있을지, 그걸 찾지 못한 게이머의 노력부족이라뇨.

요새 가장 많이 나오는 말들 중 하나는, "테란 게이머들의 변화가 필요하다" 입니다. 더
블이 이제 저그에겐 너무 익숙한 전략이 되어버렸고 그만큼 파해가 쉽다는 말인데요. 그
렇다면 왜, 하필이면 특정 맵에서만 이런 현상이 일어날까요. 진정 테란게이머들에게 문
제가 있다면, 지금 다시 루나(예를 들어서)를 투입해도 테란 승률이 0%가 될까요.

테란의 활용되지 않는 유닛 활용, 핵, 메딕, 등등.. 많습니다. 하지만 그 누구도 쓰지 않
는 이유는? 게이머들의 수십판, 수백판에 이르는 연습 끝에 효용성을 인정받지 못했기
때문이 아닐까요. 아, 어쩌면 누군하는 정말 이길수 있는 필살 전략을 찾아냈을지도 모
릅니다. 하지만 저같으면 혹시라도 결승에 올라갔을때 쓰기 위해서 아껴두겠습니다.

위에서 여러가지 이야기를 횡설수설 한거 같기도 한데, 조금 단도직입적으로 말해볼까
합니다. 아카디아를 비롯해서 여러 맵들이 거론되지만, 대표적으로 아카디아만 따진다
면, 현 아카디아 2의 밸런스 붕괴는 7할, 아니 8할 이상이 맵 탓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비판하는 이유는 테란이 저그에게 압살당해서도 아니고 아카디아 제작자분께 개인적인
감정이 있어서도 아닙니다. 대체 왜 예전부터 계속되어왔던 밸런스 붕괴 맵에 대한 대책
이 계속 제자리돌기란 말입니까?

9:0 밸런스, 좋습니다. 그러나 9:0에서 멈춰야 합니다. 이건 마치 야구선수들에게 오른
손 잡이에겐 야구배트를, 왼손잡이에겐 주걱을 쥐어주고 한번 홈런 쳐봐라 하는것과
다를바가 없는 것 같습니다. 주걱을 잡고서도 미친듯이 연습하면 홈런 한방 칠 수도 있
겠죠. 그러나 애초에 조건 자체가 잘못된걸 왜 주걱을 잡았으면 다른 방식으로 쳐야지
그대로 치느냐고 선수들을 비판하는 겁니까.

저그에게 유리한 요소 많이 보이진 않습니다. 오히려 겉보기엔 괜찮아 보입니다. 하지
만 전적이 9:0입니다. 테란이 더블만 9번해서 다 진 9:0이 아니라, 별별 전략을 다 써가
면서 이룩해낸 스코어가 9:0입니다. 다전제가 펼쳐진다고 봤을때도 저그는 아카디아엔
몇경기 투자 안하고 다른 맵에서도 많은 연습을 할 수 있지만, 테란의 경우에는 아카디
아만 줄창 파야 그 중에서 한게임 따낼수 있는 상황이 될수도 있습니다.

시즌 중에는 맵을 뺄 수 없다고 알고 있습니다. 방침이겠지요. 하지만 개인적인 소망
으로는 빠졌으면 합니다. 신백두, 롱기누스등 밸런스가 점차 무너져내리는 맵들이 많
이 있지만, 요즘 화두인 아카디아에 대해서 얘기해봤습니다. 시즌중에 맵을 바꾸면 선
수들이 혼란에 빠질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맵을 만들었으면 1시즌 정도는 써야된다는
의식이 있을수도 있지요. 하지만, 관계자분들이 보신다면 다시한번 생각해주셨으면 합
니다.

맵을 보호하기 보다.. 선수들을 보호할 때 아니겠습니까

짧고 없는 지식을 끌어다 쓴 글이라 횡설수설할지 모르겠으나, 요즘 스스로 한번 생각
해 본 바를 적어봤습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06/09/17 00:12
수정 아이콘
공지사항은 요즘 지켜지지가 않는군요. 아카디아2 관련글이 한 페이지에 3,4개 가량 되네요. 논지도 비슷비슷하고 하나로 정리해서 토론 게시판으로 옮겨버렸으면 좋겠습니다.
하얀그림자
06/09/17 00:24
수정 아이콘
그렇죠...이런건 댓글로도 충분히 가능한 얘기죠. 새로운 의견도 아니고..
06/09/17 00:24
수정 아이콘
이번 시즌 맵은 각 게임단 테스트를 거쳐 선정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선수들도(혹은 게임단) 책임 져야 할 부분이 있다고 보는데요. 어차피 실전과 테스트는 다르겠지만 예전처럼 아마추어 상대로 한 테스트도 아니고, 실제로 이번 신한은행 시즌2에서는 각 팀 코치들이 나와 맵 설명도 했는데 테스트를 기반으로 한 설명인 듯 싶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와서야 맵을 뺀다는 것은 그 맵 때문에 영향을 받은 선수들에 대한 차별이라고 생각합니다.
먹고살기힘들
06/09/17 00:26
수정 아이콘
테란의 더블컴과 플토의 더블넥을 하는 이유가 같다는걸 아는 사람들이 많지 않아서 안타깝습니다.
아카디아2에서 하드코어나 본진플레이하는 토스는 못봤습니다.
왜냐하면 잘 하고도 물량이 딸려 패배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지요.
그마만큼 저그가 초반부터 공짜 수준으로 가져갈 수 있는 멀티 수가 많습니다.
스타크래프트의 기본은 많이 먹어야 잘 싸울 수 있다입니다.
그리고 아카디아2에서 저그는 이 기본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죠.
간혹 기본이 상대의 의외성 전략에 의해 패할 수는 있어도 그것이 해법이 될 수는 없습니다.
결국은 기본을 지키는 가운데 무언가가 나와야죠.
06/09/17 00:29
수정 아이콘
먹고살기힘들다 님//신백두대간에선 원게잇 플레이를 또 선호하는 추세이지요. ^_^ 다 떠블넥을 하는 건 아니에요.
06/09/17 00:31
수정 아이콘
뜬금없지만 프로토스의 4가스가 저그의 4가스를 압도한다는 사실이 지금 엄청 역설적으로 느껴지네요. 거참 묘한 역상성, 상성입니다. -_-

-생각해보니 프테전은 적용 안되는군요. 토스의 4가스는 테란의 4가스를 압도하지 못하지만, 테란의 4가스도 토스의 4가스를 압도하진 못하니까요. 흐응...
먹고살기힘들
06/09/17 00:32
수정 아이콘
jyl9kr 님 // 제가 말한건 아카디아2 입니다.
백두대간과는 자원량에서부터 차이가 나기 때문에 저그의 운영이 아카디아2와는 판이하게 다르죠.
그마만큼 토스의 운영도 달라질수밖에 없습니다.
아카디아2에서 더블넥 안하는 토스는 결국 어떻게 되는지는 잘 아시겠죠?
Cazellnu
06/09/17 00:41
수정 아이콘
제 생각은 조금 더 지켜 보아야 한다는 쪽입니다. 9:0의 스코어는
비단 맵의 문제라기 보다는 맵과 현시점에서 저그의 우세, 직접 플레이하는 선수들의 실력, 그리고 경기 당일의 컨디션이나 전략, 많은 부분이 관여를 하고 있을 소지가 크다고 봅니다.

오늘있었던 프로리그 경기 해설때 김정민 해설은 실제적으로 테란이 9:0의 압박을 받을 만큼은 아니다 라고도 했습니다.

수정되기 전의 맵은 9:0의 스코어는 아닌걸로 압니다. 그리고 수정 된 부분으로 인하여 선수들의 플레이가 급격하게 변화 한것도 아닌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조금 더 무게를 실어 줄 수 있는 부분은 저그자체의 향상이라고 볼 수 있지 않나 합니다.

종족간의 우세가 유지되는 시기가 있듯이 무게추는 앞으로 어디로 기울지는 모르는 상황에 아카디아라는 맵만을 탓해서는 안된다고 봅니다.
06/09/17 01:00
수정 아이콘
먹고살기힘들다//그런 뜻이었군요. 아르카디아2야 뭐...수비형 외엔 거의 답이 없다고 봐도 -_-
대인배백작
06/09/17 02:16
수정 아이콘
몇년동안 계속된 테란>저그의 상성이 요즘들어 조금씩 깨지는것 같습니다. 맵에 대한 적응력은 낮지만 갈수록 해결책을 찾아 안정화되는 테란의 특성상 아카디아는 저도 쫌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애연가
06/09/17 04:46
수정 아이콘
로템 다시 쓰죠 .;;
06/09/17 06:27
수정 아이콘
로템은 플토때문에... 거의 모든 맵 제작자들이 플토 땜에 고생하죠.
메디쿠
06/09/17 09:06
수정 아이콘
전 시즌 테란맵이 됬는데 왜 폐기해야되나요?
경기양상은 아카1이랑 전부 비슷했습니다 테란이 못해서 졌을뿐
너는 신이 주신
06/09/17 10:50
수정 아이콘
아카디아 밸런스보다 더 심각한건 메디쿠님 댓글이군요.
너무 쉽게 "테란이 못해서 졌을뿐"
이걸 보자 머리에 벼락이 치는군요. 온라인이라고 참 말 쉽게하네요.
그럼 메디쿠님 논리대로하면 패러독스, 라그나로크에서 저그가 "못해서"
진거네요. 비슷한 경기양상으로 다 졌으니...
06/09/17 19:17
수정 아이콘
메디쿠님 정말 끈질긴 분이시군요..
그럼, 아카디아 맵은 원래 세종족 다 균형이 잘 맞는 맵인데(아카디아 맵이 세종족 밸런스가 잘 맞는다는 데이터는 어디에도 없지만..), 저그가 엄청 연구해서 새로운 전략으로, 엄청난 연습을 통해서 지금의 9-0스코어를 만들었다고 보시나요? 테란은 연습도 안하고, 연구도 안하고, 전략도 똑같고... 그래서 한게임도 못이기고 계속 집니까? 상식적으로, 아주 객관적으로, 자신의 논리를 들여다 보세요.
이런 말도 안되는 밸런스 붕괴 스코어를 만들 수 있는 요인은 노력에 있지 않습니다. 바로 맵이죠... 참.. 대단하십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25705 이제 원배럭&투배럭 더블로는 저그 이기기 너무 힘들다!!!! [158] 초보랜덤7821 06/09/17 7821 0
25704 한빛 VS 온게임넷 Sparkyz 엔트리! [905] SKY928612 06/09/17 8612 0
25703 함께 시작한 사랑의 끝이 다름에.. [8] 여자예비역4263 06/09/17 4263 0
25702 오로지 맵의 문제일까 v3 [40] 김연우4644 06/09/17 4644 0
25698 팬택 vs KTF 엔트리발표! [396] 미라클신화6340 06/09/17 6340 0
25696 eNature TOP!! [14] Velikii_Van4414 06/09/17 4414 0
25694 [개소문펌] boxerforever.com에 올라온 임요환선수 군입대 격려 메시지 [14] 라아라4613 06/09/17 4613 0
25693 테저전 전투의 변화 양상. [15] 잠언4177 06/09/17 4177 0
25692 맵, 밸런스, 그리고 해법 .. [15] 4279 06/09/17 4279 0
25691 온게임넷의 프로그램(mvp VS x맨 ) 어떤 시점으로 봐야 할까요? [16] 현지사랑4370 06/09/17 4370 0
25690 설기현 프리미어리그 데뷔골 작렬!! [22] Dr.쿠레하4132 06/09/16 4132 0
25689 맵 밸런스에 관한 잡설 : 아카디아 [177] Sohyeon5511 06/09/16 5511 0
25688 내일의 프로리그...... 1탄:탈꼴찌 싸움 2탄:돌풍을 일으킬 팀 2팀의 대결! [22] SKY924204 06/09/16 4204 0
25687 4주차 T1 VS KTF가 자칫잘못하면 꼴찌결정전 될수도~~~ [19] 초보랜덤5103 06/09/16 5103 0
25686 오늘 경기보셨나요?? 정말 재밌는 프로리그입니다..^-^ [24] 김주인4214 06/09/16 4214 0
25685 블리자드 토너먼트 게이머 드래프트가 다가옵니다!! [5] 항즐이4521 06/09/15 4521 0
25684 자...... SKT T1 VS E-Nature TOP 에이스 결정전까지 왔습니다! [113] SKY924944 06/09/16 4944 0
25682 SKT T1 VS E-Nature TOP 엔트리! [500] SKY927717 06/09/16 7717 0
25681 가을의 강림(降臨) 2편 [6] 김연우25192 06/09/16 5192 0
25679 TvsZ 탱크중심 경기운영 [71] 그래서그대는4400 06/09/16 4400 0
25678 sky 2006프로리그 CJ entus VS STX Soul !!! [264] 제로벨은내ideal5525 06/09/16 5525 0
25677 ★ 아카디아2의 밸런스논쟁에 대해 테란옹호론자분들의 의견에 동감하는 이유 [75] CornerBack4401 06/09/16 4401 0
25675 [잡담] 핸드폰 맞고로 희망찾기 [5] Mⓒ3798 06/09/16 3798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