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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5/10/14 12:50:50
Name 4thrace
Subject 어제 임요환 선수와 박정석 선수 경기 빌드의 여러 의문점 철저분석
어제 MSL에서의 임요환 선수와 박정석 선수의 경기가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어제 실시간 중계로 경기를 보았지만 오늘 VOD로 다시 한번 경기를 관전하면서 미처 발견하지 못한 장면 중심으로 경기의 이해도를 높여볼까....... 하는 생각에 글을 적습니다.

물론 제가 경기를 별로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고 때로는 엉뚱한 상상을 많이 하는 사람이기도 하지만 그냥 재미로 읽어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SCENE1. 임요환 선수는 마린을 어제 8마리까지 생산하였습니다.

임요환 선수는 어제 마린을 8마리까지 생산합니다. 게다가 마린 6마리는 전면에 배치하여 보여주고 6마리 이후에 생산된 마린의 랠리포인트를 후방에 찍어 두마리는 뒤쪽에 배치하게 됩니다.

6마린 1탱크 1벌쳐 체제가 아닙니다. 6마린인척하면서 마린을 지속 생산해서 감추었던것입니다. 이는 페이크 더블인척 속이기 위해서라는 생각이 듦니다.

박정석 선수도 드래군으로 입구를 두드릴때 내려오는 마린의 숫자가 많음을 보고 '이상함'을 느꼈는지 여부는 알수 없지만 어쨋든 조금 당황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SCENE2. 임요환 선수는 어제 투팩체제였습니다. 그런데 그 투팩이 올라간 타이밍이 절묘합니다.

어제 임요환 선수는 원팩체제가 아니었습니다. 투팩체제였습니다. VOD 미니맵을 보시기 바랍니다. 박정석 선수의 드래군이 탱크 마린 병력에 밀려 후진하면서 마인을 밟는 순간 임요환 선수 본진에선 투팩이 올라갑니다.

마인을 밟지 않으면 '시즈모드 업그레이드를 하면서 앞마당 멀티'를 생각했는지도 모릅니다.

즉 임요환 선수는 '마인을 예상하고 밟지 않으면 시즈모드 업그레이드 하면서 원팩더블- FD와 유사한 체제로 가고 마인을 밟았으면 투팩으로 가서 경기를 끝낸다'라는 전략을 세워왔던 것 같습니다.

마인을 밟지 않는 걸 예상할 수 있느냐? 는 물음에는 예. 예상할수도 있다는 생각입니다. 마인을 드래군 후퇴경로에 심어놓는 전략은 예전에 대나무류 조정현 선수가 한번 선보인 전략이기 때문입니다.

SCENE3. 임요환 선수는 어제 몰래건물임을 파일런 숫자체크만으로는 알수 없었습니다.

어제 첫번째 SCV정찰때 본진 파일런의 갯수는 두개였습니다. 연이은 두번째 정찰에서도 파일런 갯수는 두개였고 그때 드래군은 단 두마리 나온 상태였습니다. 첫번째 정찰에서는 '두번째 파일런은 필요도 없는 상태'였습니다.

즉 박정석 선수는 투파일런으로 충분한 상태였음에도 몰래건물의 파일런까지 합쳐서 쓰리파일런 체제로 임요환 선수에게 정상적으로 투파일런을 보여주게됩니다.

두번째 정찰에서는 투파일런에 드래군 숫자가 두기였습니다. 일반적으로 FD에서 6마린 타이밍에 프로토스는 3드래군입니다. 임요환 선수의 마린 숫자와 박정석 선수의 드래군 2기 숫자를 대비해서 이상함을 임요환 선수는 찾을수 없었던 것입니다.

박정석 선수가 두번째 SCV 정찰을 허용했던 것이 '실수가 아니었다'는 생각이 듦니다. 자신의 본진에 들어와도 투파일런에 투 드래군이면 이상함을 느끼지 않을 것이다라고 생각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파일런 숫자만으로는 정상적이었던 겁니다.

SCENE 4. 임요환 선수는 3파일런으로 본진 올라가는 것이 좌절되고 4드래군이 되어 잠시 물러난 그 시점에 앞마당 멀티를 가져갑니다.

VOD 미니맵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그 시점에 임요환 선수는 앞마당 멀티를 가져갑니다.

제 생각에는 투팩체제로 갔으면 그냥 뚫는 전략을 쓰는 것이 더 좋았을 수도 있는데 '이정도 피해를 주었으면 충분하다'라고 생각했던듯 합니다. 병력생산을 잠시 중단하고 앞마당 멀티를 가져간 것이 이후 리버에 큰 피해를 입게 되는 원인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정리............ 정리하면 임요환 선수는 어제 FD인척하는 전략을 썼습니다. 그런데 FD가 아니라 투팩 건담류를 썼던 것입니다.

전략에 대한 확신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중반 드래군이 마인을 밟아 폭사한 대목까지도 분위기가 정말 좋았습니다. 투팩 건담류의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대로 흘러간다는 느낌이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박정석 선수가 본진 투파일런으로 몰래건물 의도를 철저히 숨기고 '불의에 리버역습'을 한 센스가 이러한 좋은 전략을 붕괴시킨 것입니다.

임요환 선수가 박정석 선수 본진 정찰시 '몰래건물'을 예상하지 못한 것은 '실수'가 아니었던것 같습니다. 박정석 선수가 미리 읽고 파일런 갯수와 유닛숫자를 최대한 맞춰줬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 게임이 흥미진진한 이유가 '정말 허를 찌르는 좋은 전략에...... 이 전략에 당하고도 '역전략'에 상대선수가 무너졌다'는 대목때문입니다.

박정석 선수와 임요환 선수 모두 필살기를 만들어왔는데 임요환 선수의 초반 필살기가 통하고도 박정석 선수의 필살기가 연이어 바로 터지면서 경기가 역전되었다는 대목 때문일 것입니다.  

두선수 모두 숨겨진 히든 카드를 가지고 왔는데 이 두 카드가 연이어 터지는 장면에서 양선수들의 팬들이 환호하면서 '환호하면서도 불안감을 감출수 없는' 그런 장면이 연출되었던 것 같습니다.

이 정도 선수들간의 경기니........ 정말 이런 경기가 펼쳐지네요.

박정석 선수, 임요환 선수 두선수 이런 경기에 팬으로써 정말 환호하지 않을 수가 없네요.

저는 KTF팬으로 박정석 선수를 응원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임요환 선수가 만들어온 이 빌드와 전략에 대해서는 '역시 임요환'이란 말을 할 수밖에 없을듯 합니다.

그리고 박정석 선수 이런 좋은 분위기로 나가서 '이번 MSL 확실히 우승'하는 겁니다.

박선수 화이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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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워즈
05/10/14 12:55
수정 아이콘
선->석
05/10/14 12:57
수정 아이콘
잘 봤습니다. 정리가 상당히 깔끔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공감합니다.
05/10/14 12:58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어제 경기에 대한 이런 저런 이야기들이 많네요.
재밌습니다.. 논쟁이 아닌 토론..이런 분위기 좋아요.
김성민
05/10/14 13:02
수정 아이콘
정말 재미있었죠. 역시 둘은 어쩔 수 없는 라이벌인가 봅니다.
마음의손잡이
05/10/14 13:08
수정 아이콘
100일휴가 나오자마자 좋은글 보네요
구경플토
05/10/14 13:12
수정 아이콘
테란과 플토의 전설
황제와 영웅
영원한 라이벌
두 선수중 한 사람이라도 없었다면 스타크래프트의 인기가 지금만큼 대단하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언제까지나 멋진 승부를 보여주면 좋겠습니다. 두 선수 모두 화이팅!
애송이
05/10/14 13:13
수정 아이콘
여태까지 분석글중 가장 정리가 잘된 글인듯 하네요.
어쨌든 ㄳ
종합백과
05/10/14 13:27
수정 아이콘
어제 보면서 인상적이었던 부분을 잘 정리해 주셨네요.

경기를 보면서 느낀 점이, 박정석 선수가 이제 임요환 선수의 플토전을 인정하는구나 하는 것이었습니다.

온게임넷 첫게임을 트리플 하다가 졌을때도 바로 이어진 조지명식에서 그 경기는 제가 한게 아닙니다 라고
할 정도로, 어떻게 보면 임요환 선수의 플토전을 최소한 자신의 테란전 보다 쉽게 생각했었다고 느꼈습니다만..

이번 경기를 보고, 몰래 로보틱스를 짓는 모습을 보고,

"오! 박정석도 인정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어제의 패배에 임요환 선수의 팬분들은 가슴 아파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전략의 상성이 엇갈렸고, 박정석
선수가 워낙 잘해서이지, 이전의 감정이 앞섰던 임요환 선수의 플토전이 아니더라구요, 최근에는..

져도 무언가 보여주고 지는, 무언가 포스를 내뿜을 때의 선수들의 지는 모습이라고나 할까요?

아, 그리고.. 몰래 건물은 몰랐을 수 도 있습니다. 정찰대비용으로 파잉런만 밖에 짓는 전략 많이 나왔으니까요.

사업하고, 드라군 뽑으면 그 타이밍에 2개만 보여줘도 바로 이상하다고 느끼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웅컁컁♡
05/10/14 13:54
수정 아이콘
오 깔끔 좋은글 ^^
후회하지마
05/10/14 14:06
수정 아이콘
와 좋은글 감사해요!!
조아조아
05/10/14 14:12
수정 아이콘
와~ 좋네요..
세심한 분석이 읽는 재미를..ㅋ
Connection Out
05/10/14 14:14
수정 아이콘
경기를 보지 않았는데도 경기 내용이 눈앞에 펼쳐지는듯한 훌륭한 분석글입니다. 만약 오늘 OSL 8강 3차전이 펼쳐졌다면 어떤 모습이었을지 정말 궁금하군요.
김성민
05/10/14 14:15
수정 아이콘
임요환 선수와 박정선 선수...-_-;;
아무도 지적하시는 분이 없네요.
제목 수정 부탁드립니다 크크
05/10/14 14:22
수정 아이콘
정선아!!^^
05/10/14 14:26
수정 아이콘
좋은 글입니다. 근데 한가지 물어보고 싶은 게 있습니다.
두번째 정찰에서 드라군 두마리+파일런 숫자는 좋은데
로보틱스도 없고 아둔도 없는 게 좀 이상하진 않은가요?
제가 프토유저가 아니라서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넥서스나 추가건물을 짓지 않으면 그 타이밍에 돈이 남지 않나요?
언제나
05/10/14 14:44
수정 아이콘
논란의 여지가 많았던 내용을 이렇게 깔끔하게 정리하시네요. 이 정도면 추게로 가도 될만한 깔끔 분석이네요.
구글신
05/10/14 14:47
수정 아이콘
박정석 선수 본진에서 최후 방어에 나선 드라군의 숫자를 보고도 로버틱스나 아둔을 예상하지 못했다는 건 의문입니다. 최근 연승행진 이나 OSL 8 강에서 대 박정석 전 sweep 에 자만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아무리 그래도 '박정석'인데 말이죠.
mwkim710
05/10/14 15:08
수정 아이콘
좋은 분석글 잘 봤습니다.
임요환 선수의 팬으로서 어제 경기는 정말 안타까웠지만
박정석 선수의 그 파일런 센스엔 혀를 내둘렀습니다 -_-;
두 선수 앞으로 MSL에서도 좋은 성적 내길 기대하겠습니다 ^^
종합백과
05/10/14 15:40
수정 아이콘
땡님/

최근 플토 분들이 보여주신 전략 중에는, 이승원 해설께서 언급해 주신 것처럼 3드라군 이 후 바로 멀티하는
빌드도 있습니다. 만약 박정석 선수가 임요환 선수를 쉽게 봤다면 그 빌드를 썼을 수도 있지요. 타이밍 상, 분명
거의 모든 곳을 정찰했는데 무언가 이상하다 라고 느낄 수 있는 정도 이지만, 빠른 멀티 이겠거니 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05/10/14 16:32
수정 아이콘
고수들은 서로를 인정한다.
클라우디오
05/10/14 17:37
수정 아이콘
임선수가 지나치게 본인의 전략의 성공에 확신을 가지구... 약간 긴장을 풀은듯 보이던데... 사실 탱크들의 본진 입성도 지나친 자만플레이였구... 본진 병력생산멈추구 커맨드 지으려했던것두 좀 미스판단이었다구 보이네여...
아이나
05/10/14 17:52
수정 아이콘
좋은글 보고 갑니다. 아주 명쾌 하네요^^
아케미
05/10/14 19:36
수정 아이콘
정말 깔끔하네요. 글 잘 읽었습니다.
더불어 글과는 상관없이, 마음의손잡이님! 휴가 재미나게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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