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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2/08/12 01:52:19
Name addict.
Subject [스타와 무관한 잡담] 소년이여! 기타를 잡아라.
1. 내가 처음으로 만지게 된 컴퓨터는 대우의 IQ1000, MSX1이었다.
역시 모든 일엔 첫경험<!>이 중요한 법.
그 이후로 쓰게 되는 컴들은 같은 MSX계열-IQ200(MSX2), X2(MSX2+3.5”FDD)-이었고,
386SX가 등장하고 나서야 IBM호환기종으로 넘어오게 되었다.
이 당시에 우리나라엔 APPLE계열과 삼성에서 만들던 SPC-1000이라는 컴퓨터가 있었지만,
MSX는 그 특유의 게임기적 성능에 힘입어 거의 게임기로 알려진 컴퓨터였다.
물론 어릴 때의 나는 게임만큼이나 프로그램을 열심히 짰었고,
그래서 청계천 세운 상가 저편에서 암암리에 밀매되던,
패미컴으로 대표되는 (진정한 의미에서의) 게임기 분야에 대해선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다.

어쩌다, 정말 어쩌다 나가게 되는 종로행(강남 구석에 살던 왜소한 국민학생에게 종로행,
더군다나 그 수많은 에피소드로 점철되어 있는 세운상가로의 진출은 상당한 모험이었다)에
최종목적지였던 세운상가에서 내가 귀가 시간도 잊은채 정신없이 빠져 들었던 곳은,
바로 수입책(거의 일본잡지들)을 취급하던 서점들이었다.
거기에 꽂혀있던 ‘MSX-FAN’을 주인 아저씨 눈치를 살피며 뒤적거리다가
(물론 지금까지 난 일본어는 전혀. 모른다) 알 수 없는 상형문자속에 들어있는 몇몇 사진들,
MSX2의 화려한 그래픽 기능을 백분 활용했던,
그러나 우리나라엔 수입(정확히는 밀수)되지 않았던 게임들을 바라보다가
집으로 오는 길에 일본아이들은 정말 행복하겠다. 정말 행복하겠다.를 중얼거리던 어린시절이 생각난다.

당시 나에게 게임기 게임이라는 것은 바로, 마리오 브라더스를 의미했다.
마리오 브라더스의 질주, 점프의 단순 반복은
이미 던젼마스터와 드래곤 퀘스트, 슈퍼 대전략과 삼국지에 익숙해 있던 나에겐
지나치게 유아틱(!)한 게임들이었다.
물론 드래곤 퀘스트가 첫 발매된 기종이 패미컴이었다는 걸 알았다면,
나의 잘못된 선입견은 어느 정도 교정되었을 것이지만,
그래도 게임기를 소유하진 못했을 것이다.
특별히 남다를 것 없는 우리집 사정에도 불구하고,
조금은 특별하게 PC를 소유할 수 있었던 건
컴퓨터로는 게임뿐만 아니라 공부(!)도 할 수 있다는 구실이 있었기 때문이다
(아마 대부분이 그렇지 않았을까?).
그런 상황에서 게임만을 위한 게임기의 구입은 미션 임파서블..

그래서, 난 드래곤 퀘스트와 파이널 환타지로 시작되었던 콘솔게임의 여명기를 놓쳐 버렸다.


2. DDR이 처음 나왔을 때, 그리고 한참 유행할 때 군대에 있었다.
물론 날라리 군대라 일과시간 끝나면 외출이 자유로왔지만,
내가 있던 곳은, 비록 군청 소재지였다고는 하나, 엄연한 읍이었으므로,
나가도 별로 할 것은 없었다.
그러나, 꽤 많은 졸(자신보다 짬밥이 낮은 이들을 통칭하여 일컫는 군바리 용어)들을
저녁먹기가 무섭게 게이트를 나서게 했던 것이 있었는데,
하나는 스타요, 다른 하나가 DDR이었다.

생각해 보니 부대 비품으로 NINTENDO 64가 있었다.
내가 막내 였을 때 고참들이 어디선가 발판을 구해와서 방안에서 DDR을 열심히 했었다.
아직도 기억이 생생한 것이 사무실에선 그래도 어려웠던 최고참이,
DDR의 흥겨운 리듬에 맞춰 너무도 귀엽게 팔을 흔들며 즐거워 하던 모습.
아. 맞어. 사실은 얘들이 다 동생뻘이었지. 하는,
잊어버리고 있었던 사실을 재확인 했던 순간이 지워지지 않는다.

DDR을 처음 봤을 때, 역시 코나미는 대단하다.란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그라디우스와 메탈 기어의 코나미가
이젠 게임의 새로운 영역을 성공적으로 개척했다는 사실이,
그들이 보여준 여태까지의 역량을 생각하면 당연할 지도 모르지만.
암튼 이제까지 게임은 이런 것이다.란 고정관념을
송두리째 뒤엎어 놓은 DDR은 굉장한 물건임에는 틀림이 없었다.
그러나, 그 조그마한 읍내에 리듬액션 전문 게임장까지 생길 정도의 열풍속에서도
단 한번도, DDR이던, EZ2DANCER건, PUMP IT UP이건 해본 적이 없다.
그건 내 스스로 올드(?) 게이머로서 역시 게임은 이런 것이다.하는
고정관념에 사로 잡혀 있었던 탓도 있겠지만
(주말이면 HOMM과 디아블로, 밴티지 마스터 택틱스 같은 것을 밤을 새곤 했다),
무엇보다 정해진 규칙에 맞게 발판을 밟아야 한다는 게 싫었었다.
이미 입대하기 전부터도, 그렇게 춤을 좋아했지만
다 같이 방송댄스를 추는게 싫어 나이트를 안 다녔었다
(차라리 그럴바엔 데크 들고 나가 한강에서 추자.라고 했지만,
그런 것에 동참할 친구는 없었다. ^^;).
가뜩이나 정해진 규칙과 규율에 숨막혀 했던 그 곳에서 춤까지 그렇게 출 순 없었다.
아무리 춤이라는 영역을 게임화 시킨 독특한 시도라 할지라도.
DDR의 열풍은, 그 독특한 게임성에도 불구하고,
어떤 규칙 안에서만 자유로울 수 있는
우리나라와 일본의 정서의 반영으로 밖에는 보이지 않았다.


3. 처음 기타를 잡기 시작한 것이 중학교 몇 학년 때 였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어떤 악기든 하나는 해야 한다는 어머니의 말씀에
남자가 피아노 치는 것은 매우 남사스런 일이다.란 생각을 가지고 있던 탓에
(지금은 왜 어릴 때 피아노도 못 배웠는지를 한탄하며, 바이엘을 뒤적거리는 중이다.)
집 앞에 있는 기타학원에 등록했다.

그 곳에서 너무나 멋진 선생님을 만났고
(지금 내 나이쯤 되는 분인데…긴머리에 잘 생긴 얼굴, 음악에 대한 깊이있는 이해,
세상에 대한 적당한 무관심과 쓸쓸함까지, 사춘기 남중생의 멘토가 되기엔
어느 모로 부족함이 없는 분이었다),
몇 번의 탈퇴와 재수강을 반복하며 햇수론 2년,
실제 수강기간은 1년 정도 기타를 배웠었다.

물론 매주 금요일날, 학원 문 잠그고 벌였던 포커판이 잼 있기도 했지만,
그 선생님은 날 참 이뻐해 주셨고,
처음으로 프로그래시브 음악을 가르쳐 주기도 하셨다
(그 분이 건네주셨던 자작곡 테잎들이 방 어디엔가 있어 주기를 간절히 바랄뿐이다).

고교 입학을 얼마 안 남은 시점에, stairway to heaven을 뚱땅 거리던 나에게
선생님은 고등학교 올라가면, 본격적으로 밴드 해야 되지 않겠냐.고 물어 보셨는데,
쑥쓰러워 하며 기타는 그냥 취미죠. 머. 하고 다시 악보를 쳐다 보았다.

물론 중-고등학교때 음악소년-소녀를 지배하던 장르는 메탈.이었다.
메탈리카와 할로윈으로 양분되던 스래쉬 메탈과
임페리테리와 윙위 맘스틴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바로크 메탈의 전성기에
학생 밴드라 함은 당연히 메탈밴드를 의미했다.
(지금 중고생들에겐 어떨지 모르겠다.
지금 그들에겐 힙합과 댄스라는 대안이 하나 더 있는 걸까?)

기타학원에 놀러오던 고교 밴드형들과 인사를 하고 지내긴 했지만,
(지금 생각하면 너무나 우습게도) 그 때만 해도 굉장히 모범생이었던 터라  
그들이 모여서 술먹고 담배피는 모습이 그렇게 안 좋아 보였었다.
밴드하는 사람들에 대한 안 좋은 인상과 더불어
밴드란 프로가 하는 것.이란 선입견이 있어서
(그린데이가 위세를 떨칠 때 기타를 쳤었다면
절대로 밴드를 했을 것이다),
당시 동네에서 가장 유명한 밴드가 있던 학교에 배정 받았음에도,
밴드와 음악과 기타와는 무관한 삶을 살아갔다.
(아. 음악과는 여전히 친하긴 했다. 고교시절 내내 토토와 퀸만을 듣긴 했지만)

모교 밴드가 공연하는 축제날엔, 당연하단 듯이 옆 여고 축제로 놀러 갔지만,
어쩌면 그것은 콤플렉스 였을지도 모른다.

내 선택을 후회하기 시작한 것은 신해철과 정석원이 데뷔를 하고
(아. 음악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거였구나)
학교에서 큰맘 먹고 가입한 동아리 회장이 내가 날라리라고 단정지었던,
예전 인사하고 지냈던 그 형이란 걸 알았을 때
(넌 너무 기타 열심히 치지 마라. 왜요? 넘 많이 치면..나중엔 중독되서
공부하다가도 기타 생각밖에 안나…(속으로) 별로 공부하게 생기진 않았는데..)
노랠 부른다는 것이, 나를 표현한다는 것이 얼마나 자신을 자유롭게 하는지를
뒤늦게 깨닫고 나서 였다.

대학 와서 다시 기타를 잡을 수도 있었겠지만,
그러기엔 너무 다른 잡다한 것들에 둘러싸여 있었으며,
그렇게 나를 표현할 수 있는 중요한 언어 중 하나를 잊어만 갔다.

4. 어쨌든 앞으로의 대세는(사실은 여태까지도 대세였지만) 콘솔 게임이다.
요새 들어서야 세계적으론 키보드와 마우스를 열심히 놀리며,
의자에 앉아 모니터를 쳐다보며 게임하는 것이 마이너 장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즐겁게 패미컴과 슈퍼 패미컴 시절의 고전에 대한 추억을 이야기 하고,
새턴과 드림캐스트의 실패에 안타까워 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왠지 마이너의 마이너가 되버렸다는 기분이 들기 시작했고,
이제라도 늦지 않았으니 시작하자!란 기분으로 PS2를 구입했다
(물론 인하된 가격에 6개월 무이자 할부로. 한달에 오만원이면. 흠. ^^;).

물론 그런 시대 흐름에 뒤쳐지지 않아야 겠다는 의무감만 있었던 건 아니었고,
너무도 그란투리스모와 수도고를 하고 싶었다.
‘이니셜D’ 땜에 버려두었던 스타에 대한 애정이 샘솟았을 정도이니,
드라이빙 게임 자체에 대해선 얼마나 관심이 생겼겠는가.
그러나, 항상 현실과 이상은 별개의 차원을 가지는 법.
무리해서 그란투리스모 컨셉과 합본된 포스GP휠까지 구입하였지만,
탁미와 같은 드리프트는 커녕 코스이탈하지 않고 완주하는 것 조차 쉽지가 않았다.
난이도가 훨씬 쉬운 편이라는 컨셉에서부터 이렇게 좌절이라니.
군복무 중에 운전할 일이 있을 때마다 이런 저런 핑계대면서
다른 사람 시켰던 것이 그렇게 후회 될 수가 없었다.

학교 앞에 콘솔게임방이 생겼다.
콘솔 게임은 워낙 단가가 센 관계로
(PC게임에서 극상으로 비쌌던 워3는 콘솔에선 평균가일 뿐이다),
일단 한번 해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 난,
틈날 때마다 그 곳을 들러 이런 저런 게임을 해봤다.

친구들이 플스사면 꼭 같이 사라고 했던, 귀무자나 데빌메이크라이와 같은
게임기형 액션어드벤쳐는, 안타깝게도, 나의 취향과 맞질 못했다.
분명 스타일리쉬한 비쥬얼은 압권이긴 하나,
항상 고정시점 혹은 키보드이동-마우스 시점전환에 익숙해 있던 탓인지,
게임기식의 대중없이 변하는 시점전환이 너무도 피곤했다.
액션이 통쾌하면 머하나. 이렇게 정신이 없어가지고서야.

아직 제대로 된 롤플레잉이 정식발매 된 것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맨날 핸들만 잡을수도 없고 해서
너무 일찍 플스를 구입한 건 아닌지 후회가 들기 시작한 무렵
ICO를 잠깐 플레이해보고는 아무 생각없이 케이스를 들어 이거 한번 틀어주세요.
카운터에 말했다.

‘기타루 맨.’

처음 인트로 음악이 나올 때 나도 모르게 자세를 고치고 의자에 바로 앉았다.
간단한 튜터리얼, 그리고 이어진 첫 전투(?).
환상적인 폴리곤 수를 자랑하는 멋진 그래픽도,
각종 잡지에서 앞 다투어 다룬 공략도 없는 이 게임은
정말 몇 년만에 첫눈에 반해버린 게임이 되어 버렸다.

어떻게 보면 매우 단순한 음악 게임이다.
아날로그 스틱으로 이리저리 선을 맞추고 표시되어 있는 만큼 버튼을 누르면 된다.
그. 런. 데. 내가 버튼을 누를 때 나오는 소리는 바로. 기타다.
기타소리. 적당히 이펙트를 먹은 기타소리 말이다.

이 게임의 목적은 곡을 최대한 멋있게 연주하기.이다.
물론 음악 게임인 이상 DDR처럼 악보는 정해져 있다.
그렇지만, 단순히 박자에 맞춰 버튼 누르기(사실 이것도 굉장히 힘들다. -.-;)에
그치지 않는 것이 바로 아날로그 스틱과의 조화다.
아날로그 스틱의 조종은 굉장히 교묘하게 전체 코드와 맞물려
실제 기타연주를 시뮬레이션 해낸다.
(물론 콘솔 게임중엔 기타 게임도 있다. 인터페이스로 기타패드(?)를 쓰는)
내 스스로 기타연주의 핵심이라고 생각하는 초킹
(코드를 잡은 손가락으로 소리를 울게 만드는)을 게임패드로 해 낼 때의 느낌이란…

더군다나 연주해내야 할 곡들은, 물론 락부터 테크노, R&B까지 다양하게 구비되어 있지만,
카시오페아류의 퓨젼재즈풍으로 편곡되어 있다.
따라서? 흥겨우면서도 재즈 특유의 엇박, 스윙감에 따라 연주해야 한다
(이게 게임성의 핵심이면서도 난이도를 높이는 주범이다. -.-;)

이 게임에서 전투란 상대편(혼자할 때는 컴퓨터)과 협연을 통해 멋진 연주를 하는 것이다.
수비 할 때는 상대방 연주(박자)에 맞춰 버튼을 눌러야 하며(버튼으로 하는 DDR?),
다시 내가 반격을 할 때는 상대방이 연주한 테마를 멋지게 기타식으로 변주해야 한다.
치고 받는 전투라기 보단 서로의 결을 메워주는 하모니.
와호장룡에서 어설프게 표현해 낸 춤과 같고 무용과 같고 발레와도 같은 전투.
태극권의 추수가 지향하는 어울림이다.

어떻게든 상대방을 꺽고, 압도하며, 섬멸하기 보단,
상대방의 부족한 부분을 맞춰주고, 더 잘 조화시킨 사람이 이기는 경기.
진다는 것이 내 전적의 1패로서 남는 것이 아니라,
협연을 제대로 완성하지 못해서 받는 벌처럼 느껴진다.
진짜 벌칙은 더 이상 새로운 곡을 연주할 수 없다는 고통이다.
다시 게임패드를 붙잡게 만드는 것은 패배에 대한 수치심, 이겨야 한다는 승부욕이 아닌,
좀 더 연주하고 싶다, 다음 곡을 들어보고 싶다는 마음이다.

국민게임으로서 명실상부한 스타나, 그 뒤를 이으려 노력하는 워3는
그 훌룡한 게임성에도 불구하고 왠지 꺼림직하다.
그 꺼림직함이 내 스타나 워3실력이 일정수준 이상 절대 오르지 않는 이유일 텐데,
어찌 되었건 RTS라는 장르가 추구하는 게임성이 적의 섬멸에 있다는 게
항상 나를 불편하게 한다.
무엇이든 지는 걸 싫어하는 나로서는 일단 시작했으면 이겨야 한다.
그러나, 항상 이기려 하는 마음은 사람을 피폐하게 만든다.
공존과 화해, 조화와 균형이 가능한 승부.
그래서, 인기와는 상관없이 문명이 스타보다 훌룡한 전략게임이라고 생각하는 나에게
(그러나, 문명2에서 3로 넘어오면서 전투 일변도로는
세계정복이 어려워져서 불만이라는 어느 게임잡지의 글을 보고는 좀 씁쓸했다)
키타루맨의 전투가 매력적이지 않았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기타루맨을 통해 내가 놓쳤던 세가지를 이제서나마 느끼고 있다.
게임로딩과 함께 인트로가 흘러나오면,
어느 새 잉위 맘스틴이 1초에 몇번 치는가,
3대 속주리스트를 꼽는 다면 폴 길버트와 토니 맥켈파인 중 누가 들어갈 것인가를
가지고 친구들과 티격태격하던 음악소년으로 돌아가 버린다.
주인공이 U-1에게 기타루(게임에 등장하는 궁극병기인 기타. ^^;)가 던져지고,
그걸 U-1이 잡으며 기타루 맨으로 변신하는 순간
나 역시 똑같이 변신 포즈!를 취하며 PC게임으로는 불가능한 콘솔 게임속으로 빠져 든다.

아직은 초반에서 헤매고 있지만, 기타루맨의 전곡을 마스터하는 그 날.
내 연주를 녹음해서 들려주고 싶은 사람에게 주고 싶다.
물론, 언젠간 내 실제 기타 연주를 들려주리라 다짐하면서.

소년이여. 기타를 잡아라!
(Boys, be Gitaroo-Men!)

p.s : 본의 아니게 글을 쓰다보니 경어체가 아니네요. 귀엽게 넘어가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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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카스먹자
02/08/12 02:15
수정 아이콘
글 읽고나니까 패미컴과 새턴 시절의 추억이 무럭무럭 피어오르는.. 옛날에 패미컴으로 즐겼던 무수한 게임들.. 요새 에뮬로 찾아서 해보고 있는데 친구들 여럿이서 모여 하니까 여전히 재미있더군요 ^^ 역시 게임의 진정한 재미란 여럿이서 모여서 할 수있는 콘솔에서 느낄 수 있는것 아닌지..
수시아
02/08/12 02:16
수정 아이콘
기타와 피아노 다루고 싶은 맘은 항상 있었는데 문제는 항상 게으름... 이젠 듣는 거라도 대화가능한 정도면 좋으련만... : )
박카스먹자
02/08/12 02:16
수정 아이콘
두개의 패드로 돌아가면서 콘트라를 하고 테이프로 방바닥에 패드 고정시켜 놓고 올림픽을 하던 그 때.. 왠지 눈물겹네요. -_-;;
02/08/12 03:04
수정 아이콘
전 재믹스로 시작, 패미콤, 수퍼 패미콤, PS를 거쳐 현재 PS2의 수퍼로봇대전 임팩트를 클리어 직전까지 하고 있는 골수 콘솔 유저죠^^ 그나저나 기타루맨 정말 재밌더군요. 생각만큼 매니아적인 게임이 되가는 것 같던데 말이죠......하지만 전 음악하곤 거리가 멀어서 그런지 마지막 보스를 죽어도 못깨겠다는ㅜㅜ
02/08/12 03:11
수정 아이콘
msx2는 컴퓨터 학원을 다니며 즐겼고, 그뒤로 어머니 무지 졸라서-_- 재믹스를 샀더랬죠... 옛날에는 게임팩 대여해주는 곳에 있는 게임팩만 봐도 좋았는데 흑.. 그때나 지금이나 돈이..T.T 혼자서 게임팩을 보면서 겜을 하는 상상으로도 1,2시간을 보내던 시절이...;;
02/08/12 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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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게임팩을 하나씩 빌릴수 있게 어머니가 돈을 줬었는데...
참... 그때만큼 주말이 기다려지던 때도 없었지 아마-_-
초보저그
02/08/12 04:23
수정 아이콘
저와 비슷한 나이시군요. MSXFAN, MSX Magazine 하나 구하면 완전히 보물이었는데.
초보저그
02/08/12 04:25
수정 아이콘
DDR도 처음에 버터플라이도 못깨던 내가 꾸준히 해서 파라노이아를 깼을 때의 감동이란 T_T
02/08/12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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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콘솔 게임보다는 PC게임에 늘 더 애착이 가더군요..아마 제가 어드벤처와 롤플레잉을 좋아해서 그런 것 같습니다...예전에 키보드로 명령을 쳐야지만 캐릭터가 움직이는 어드벤처(킹스 퀘스트 시리즈가 생각나네요...그 때 '무릎을 굽혀라'가 영어로 뭔지 몰라 고생한 기억이 나네요..-_-;;)에 빠져 살다보니 버튼 몇 개와 조이스틱만 있는 게임기가 왠지 적응이 안되더군요...
목마른땅
02/08/12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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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PC 게임으로는 울티마 4와 5를 애플에서 플레이했던 기억이 아직도 새록새록 합니다. 저의 이 후 게임 세계관을 결정했던 그런 게임이었던 것 같아요.. 콘솔 게임은 주로 액션 중심으로 했는데, 갑자기 드퀘 시리즈와 FF 시리즈가 인기를 끌더군요. 울티마와 마이트 앤 매직이 아니면 롤플레잉이 아니다라고 생각했던 시절이라 이들 게임을 무시하긴 했지만(영어는 그래도 알만한데, 일본어는 도저히 모르겠더군요.) 그럭저럭 즐겼던 것 같고,,, 울티마 시리즈가 8편부터 이상해지기 시작하면서 저의 즐거움이 사라지게 되었죠. 시에라와 루카스의 어드벤쳐 역시도 갑자기 내리막길을 걷게 되면서 PC 게임 시장이 추락한 것도 90년대 중반에 들어서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 뒤로는 콘솔 게임만 했는데(플스1,세게 새턴을 함께 보유했었죠), 슈퍼로봇대전 시리즈와 남코, 세가의 레이싱 게임(컨트롤러까지 구입해서 즐겼지요.) 하지만 저의 게임 역사에 있어 가장 기억에 남는 게임은 바로 닌텐도 64용 '슈퍼마리오 카트'였던 것 같아요. 4인 대전이 가능한 이 게임은 친구 사이의 우정을 한순간에 깨뜨린다는 전설이 있는 게임인데 네트워크에서 느낄 수 없는 서로의 얼굴을 보면서 화도 내고 짜증도 낼 수 있는 그런 게임이었던 것 같군요..
02/08/12 14:20
수정 아이콘
울티마 4, 5...T.T
요즘의 화려한 3D 그래픽 게임과는 비교할 수 없는 단순한 그래픽이지만,
저는 '보이지 않기 때문에 더 많은 것을 상상할 수 있다'라는 나름대로의 어거지 철학으로 울티마의 세계에 감탄하게 됩니다.
게임이 이토록 깊은 의미를 지닐 수 있는지 늘 놀라움을 주는 명작이죠.
울티마 7-1 블랙게이트에서 유토피아주의의 전체주의적 세계관에 대한 비판이 나왔을 때 전율을 느꼈던 기억이 나네요...리처드 개리엇, 진짜 대단한 사람입니다..
02/08/12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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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다른분들의 추억을 일깨웠나 보네요. ^^; 요새 저를 주눅.들게 하는 사람들이 kama님 같은 분들이랍니다. -.-; 전 msx최고 롤이었던 ys 복사하겠다고, 싱글 드라이브에 디스켓 두개 200번 정도 번갈아 깼던 기억이 있는데, 어쩌면 초보저그님도 같은 경험이 있으실지도 모르겠네요..^^(그 때 복사프로그램이름이 back-up이었던 걸로) 또 저 역시 어드벤처 열심히 했었는데, 텍스트 입력형의 어드벤처는 정말 추억이 어린 장르죠. 제 기억에 남아 있는 것 중에 '아담과 이브'란 게임이 있었는데, 핵전쟁후 둘만 남은 상태에서 비상정 해치를 열긴 열었는데..절대 밖으로 못 나갔죠. 하루종일 친구 셋이서 고민하다가 밤이 되서 발견한게..enter the door...국민학교 5학년생이 알아내기엔 너무 어려웠던 단어 enter. 였죠. ^^;
02/08/12 20:35
수정 아이콘
목땅님은 의외로 빨리 버스를 갈아타셨네요. ^^; 전 애플 롤중에선 울티마, 위저드리, 마매보단 오히려 바즈테일을 좋아했는데..pc로 넘어와선 울티마, 위저드린 좀 비실비실해졌고, 마매는 열심히 했는데, 너무나 열심히 했던 6는 다른 FPS할때 처럼 한동안 몰입하니 멀미가 나더군요. 그래서 그 이후론 마매도 못하고..(그래서 외전이지만 중독대마왕인 히어로즈만 줄창..^^;) 목땅님이 이야기하신 슈퍼마리오 카트! 저에게도 참 잊지 못할 게임인데요..위에 이야기했듯이 부대비품으로 N64랑 그 문제의 카트가 있었습니다. 저희 중대 불문율이 마리오카트할때는 계급장 떼고 한다.였죠...^^;;;; 분위기 장난 아니었습니다. 제 위로 광주출신 5명이었는데..다른 사람들이야 평소에도 전형적인 전라도 사나이들이라 격한 건 알았는데, 그 중 카톨릭 신부 지망생이 있었거든요. 정말 사투리도 거의 안쓰는 전형적인 신사..였는데..그 카트 할때는 아. 역시 피(?)는 못 속이는구나..하는 생각이 드는 그 걸죽한 전라도식 욕이라니...(목땅님은 어떤 상황에서 어떤 말이 나올지 아실듯..^^;;) 마리오카트만큼 인간내면의 깊숙한 본성을 끌어내는 게임은 없다..라는 걸 느꼈었죠..^^
목마른땅
02/08/12 23:24
수정 아이콘
제가 가끔 친구들에게 욕을 먹는 것이, 플스2를 살때 닌텐도64를 헐값에 팔아버린 거였지요.. 아직도 그것땜에 욕을 먹는 답니다. 아딕트님을 비롯한 pgr21 여러분과 언제 한번 마리오카트를 하면 정말 재미있을 것 같네요... 각자의 내면에 감추어진 본성을 테스트할 수 있을 듯..
김규식
02/08/16 0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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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 시절의 SUNDOG과 Rescue raiders를 거쳐 bard's tale로 업글을 시도했지만..중학교 영어실력이 워낙 딸려서...포기했던 기억이...바즈테일 다 피니쉬하셨던 분들..정말 존경....그건 그렇고 SUNDOG은 다시 리메이크했으면 하는 기억이...

아 그리고 APPLE에서는 플로피를 앞뒤로 뒤집어 끼웠었잖아요? 언제 한번 시간이 한참간뒤 AT 플로피를 뒤집어 끼울려다 학원강사에게 어이없다는 반응을 받은 것이 불연듯 생각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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