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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7/17 03:19:53
Name mangyg
Subject 복거일씨의 '영어 공용화'에 대한 pgr분들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http://www.donga.com/docs/magazine/new_donga/200003/nd2000030330.html
참고 링크입니다.

5년이 다 되어가는 떡밥이라 조금 뜬금 없어 보이지만,
복거일씨의 '영어 공용화론'에 대해 다시한번 차근 차근 읽다가 pgr 분들의 생각이 궁금해서 질문해봅니다.
국문학 전공이라 처음에는 이 문제에 대해 거부감이 많았었는데요,
영어 공용화로 인해 우리 민족의 주체성을 잃는 것이 아닌가,
언어는 단순히 도구인 것만이 아니라 그 나라의 얼과 정신이 담겨 있는 것인데
우리와 민족적 정체성이 다른 외국의 말을 공용화 한다는 것이 과연 가능한가, 하는 의구심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또 오히려 사교육비가 증가하거나, 소득격차에 따른 학업 성취도 차이가 극명히 갈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있었구요.
그런데 저 글을 다시 읽다보니 단순하게 생각할 문제가 아니더군요.

" 우리 시민들이 보는 그런 크고 작은 손해들을 모두 모으면 엄청난 금액이 될 것이다. 그러나 그런 손해는 영어로 된 정보들이 아예 우리 사회에 유입되지 않아서 우리가 보는 줄도 모르고 보는 ‘보이지 않는 손해’보다는 훨씬 작을 것이다. 정보의 유통에는 비용이 든다. 따라서 정보는 찾는 사람들이 많은 곳으로 쏠린다. 영어로 된 정보는 영어를 잘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그것을 찾는 사람들이 많은 사회들에만 공급된다. 중요한 정보들이 대부분 영어로 된 세상에서 우리 사회에 들어오지 않는 정보들이 얼마나 많은지 우리로선 추산하기도 어렵다. 단편적 일화들에서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생산되고 유통되는 정보들이 너무 많다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을 따름이다.

지난 번 경제위기가 닥쳤을 때, 우리 정부는 미국에 대표단을 파견해 월스트리트의 금융 전문가들과 협상을 벌였다. 막상 회담이 시작되자 우리 대표들은 상대방의 얘기를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제도와 상품이 빠르게 진화하는 국제 금융계인지라, 우리 대표들은 들어본 적도 없는 개념들과 용어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선 가장 뛰어난 인재들이요 경제와 금융에 나름의 지식을 가졌고 물론 영어도 잘 하는 사람들이었지만, 실제로 협상에 들어가자 영어를 전혀 못하는 사람들이 된 것이다. 그래서 협상은 미국인 변호사가 주도했다. 나중에 협상이 그런대로 잘 끝나자 정부 대표들이 그 변호사에게 훈장을 주자고 했다는 얘기에서 우리는 회담장의 모습을 어렵지 않게 떠올릴 수 있다.

지금 우리 사회에는 중요한 최신 정보들 가운데 많은 것들이 아예 들어오지도 않고 있다. 물론 언어 장벽이 가장 큰 원인이다. 그런 정보의 부재 때문에 우리가 모르고서 보는 손해는 엄청날 것이다. 더욱 걱정스러운 것은 그런 손해에 대해서 걱정하는 사람이 드물다는 사실이다. ‘모르는 게 약’이라는 속담으로 그냥 넘기기엔 사정이 너무 심각하다." - 복거일 씨의 칼럼에서 인용했습니다.


확실히 정보화 사회에서 언어로 인한 정보의 부재는 막심한 손해를 유발할 수밖에 없지요.
또한 이러한 손해는 지식인 층 보다는 소외된 계층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 겪게 될' 가능성이 많구요.
여러가지 면에서 볼 때,
세계화의 물결이 거센 이 시점에서 결국 영어 공용화는 '피할 수 없는 바람'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듭니다.
'민족성'이라는 것 때문에 세계적 흐름에 뒤쳐지다간 결국 구 한말의 전례를 답습하는 것이 아닌지...

pgr 분들의 생각은 어떠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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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17 03:27
수정 아이콘
제가 보기엔-

영어 공용화로 인해 중요한 최신 정보를 얼마나 더 많이 알게되는가,
혹은 영어를 여전히 지금처럼 교육한다고 했을때 얼마나 많은 중요한 최신 정보를 놓치게 되는가. 이 부분이 중요하겠지요.
본문에서는 이 부분에 대한 예시가 별로 없어서 수긍하기가 힘든 감이 있습니다.

물론 본문에 아래와 같은 사료가 있긴 한데

"제도와 상품이 빠르게 진화하는 국제 금융계인지라, 우리 대표들은 들어본 적도 없는 개념들과 용어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선 가장 뛰어난 인재들이요 경제와 금융에 나름의 지식을 가졌고 물론 영어도 잘 하는 사람들이었지만, 실제로 협상에 들어가자 영어를 전혀 못하는 사람들이 된 것이다. "

이게 공용화로 해결 될 문제라고는 생각되지 않습니다. 적어도 쓴 글만 보자면요.

단순히 영어 공용화를 하지 않아서 그 중요한 정보들이 국내에 들어오지 않는다?
그보다는 차라리 영어와 토익 점수에만 관심이 있고 그런 실제로 필요한 정보와 지식에는 무관심한 인식 자체가 문제겠지요.
10/07/17 03:33
수정 아이콘
일반 시민들이 영어를 몰라서 정보 불균형으로 손해를 본다구요?
글쎄요. 그렇게 영어가 필요한 사람이 많을까요? 미적분학 안 배웠다고 편의점에서 알바 못하는 게 아니듯이
영어를 모른다고 해서 딱히 살아가는데 지장을 받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반대로 그런 분들이 영어를 알게 된다고 해서 큰 이익을 받는 것도 아니구요.
10/07/17 03:40
수정 아이콘
군사 분야에 근무하는 사람은 군사 용어라든지 관련 지식이 필요합니다.
금융업계에 종사하는 사람은 금융업에 관련된 용어나 지식이 필요합니다.
아무리 영어를 잘한다고 해도 전문 분야에 관한 지식은 따로 배워야 합니다.
예전에 걸프전 때였던가요? 영어 잘하는 사람이 통역했다가 통역이 엉망이라는 비난을 받았습니다.
영어를 못해서가 아니라 관련된 군사 용어라든가 그쪽 지역에 대한 지식이 부족했기 때문이죠.
언어를 아무리 잘한다 하더라도 거기에 따라붙는 전문 분야의 정보는 또 다른 지식이 필요합니다.

국어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자국 내에서도 일반인이 접근할 수 있는 정보와 전문가가 접근할 수 있는 정보가 다릅니다.
고급 정보는 돈을 내거나 일정 대가를 치러야 얻을 수 있고요.
결국은 언어의 문제가 아니라 관심의 문제이고 지식의 문제이죠.

언어 장벽이 문제이긴 해도 그걸 해결한 방법은 많습니다.
그리고 그 많은 정보들이 일반인들에게 얼마나 많이 필요하며 유용할까요?
필요하다면 관련된 지식을 빠르게 습득할 수 있게 관련 공부나 관련된 어학을 공부하는 게 차라리 낫죠.
국내에서도 통용되는 지식을 다 습득하기에도 모자랍니다.
관련자나 잘 알면 됐지요.

복거일 씨의 논리에 따르면 영어공용화가 아니라 차라리 영어를 모국어로 하는 게 더 낫습니다.
그런데 조만간 중국이 초강대국으로 떠올라 중국어를 할 줄 알아야 하는 세상이 오면 그때는 중국어공용화를 할까요?
사대주의적 발상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10/07/17 11:00
수정 아이콘
일본이 영어를 잘해서 세계 2위의 경제 강국인가요? -_- 그냥 한심한 발상이네요. 뭐 미국 속국이라도 되고 싶은가 봅니다.
parallelline
10/07/17 11:05
수정 아이콘
비비큐님 예를든다면 영어가 국어인나라들도 꼭 잘사는건 아니죠;; 사대주의적 발상임
10/07/17 11:46
수정 아이콘
고종석의 '감염된 언어'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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