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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05 01:10
일단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자면 제주도 촌구석에서 머리 하나만으로 대학교 붙어서 서울에서 유신반대 운동을 펼쳤던 아버지가 먹고 살만해서 운동을 했다고 생각지는 않습니다.
명확한 답은 못되어도 반례는 된다고 생각합니다. 아 생각해보니 어머니도 어렸을적에 제주도 촌구석에서 상경해서 외할아버지가 계집질[...]로 재산 말아먹고 외할머니가 장사하시는 사정에서도 운동을 하셨으니 이도 역시 반례라고 생각합니다.
10/06/05 01:15
일단 살아온 환경을 비추어볼때 50대? 그쯤 이상되시는 분들중에서 지금 상황을 냉정하게 바라볼수 있다면 그게 오히려 대단한것 같네요. 그러지 못하시는게 오히려 당연하다고 보고요;; 워낙 힘든 세월이었으니...
10/06/05 01:16
아무래도 아버지 입장에서는 그렇게 보였을 수도 있겠죠. 언론 통제도 완벽했던 때에 광주 민주화항쟁도 배부르고 등따스하게 지낸 불량배들이 폭동을 일으켰다고 알 수도 있으니.. 하지만 세월이 지나 대통령들도 민주화항쟁 장소에 찾아와 구경하고 가기도 했는데....
민주화항쟁 때는 오히려 배고픈 사람들이 분노해서 튀어나온 거라 생각합니다. 배부르고 등따스운 사람은 그런 위험한 곳에 없어요. 다 안전한 곳으로 가는 거지...
10/06/05 01:22
"부마항쟁이니 민주화 운동이니 전부 그 당시 먹고 살기 괜찮았던 배불렀던 놈들이나 하던짓이다." -> 사실이 아닙니다.
저희 아버지는 전라도 광주 분입니다.
10/06/05 01:24
개인적으로 아버님의 말씀이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아버님 세대 때는 분명 먹고 살기 힘들었지요. 솔직히 제가 아버지 세대에 태어났으면 아버지들처럼 지금의 경제수준을 지닌 대한민국을 일궈냈을거라고 감히 언감생심 꿈도 꿀 수 없네요. 저희 아버지 세대의 역사적 사명은 분명 '먹고 사는 것' 이었습니다. 그리고 아버지들은 역사적 사명을 성공적으로 수행했죠. 부모가 되어서 자식에게 자신의 삶을 가르쳐주고 싶다는 열망, 자식이 자신의 분신으로서 자신처럼 살았으면 좋겠다는 기대를 갖는 것. 아직 자식을 낳아본 적이 없는 저입니다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아마 글쓰신 분도 그 점은 이해하실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아버님은 '먹고 사는 것'이라는 역사적, 시대적 사명을 타고 태어나셨고, 성공적으로 자신의 사명을 수행하셨습니다. 그야말로 Mission Complete, 임무 완수죠. 성공적으로 살았으니, 자신이 성공한 것 처럼 자식도 성공하기를 바라는 것이 부모의 자식사랑일 것입니다. 그렇지만 우리의 시대적, 역사적 사명이 '먹고 사는 것'일까요? 이미 '먹고 사는 것'은 대한민국의 시대적, 역사적 사명으로서 그 역할을 다 했습니다. 80년대에 우리 삼촌들이, 형님들이 '민주화'라는 새로운 대한민국의 시대적, 역사적 사명을 인지해서 그 사명을 완수했죠. 제가 보기에는 민주화도 이제 끝물입니다. 아니, 끝물 정도가 아니라 아예 끝났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새로운 역사적 사명과 시대적 요구를 수행해야합니다. 아버지들의 생각이 진실이 맞냐고 물어보셨죠? 아버지들의 생각은 진실이 맞습니다. 다만, '아버지들께' 진실이 맞습니다. 우리들에게는 진실이 아닙니다. 우리들의 진실은 다른 곳에 있습니다. 누가 그러더군요. '절대라는 말을 절대 쓰지 말아라. 이 세상에 절대적인 것은 없다' 아버지의 진실이, 우리에게 진실이 아닐 수 있다는 점만 아신다면, 아버님도 이해하면서 자신의 생각도 세워나가고 서로 생각이 다른 사람도 포용할 수 있는 길을 알게 되실 겁니다.
10/06/05 01:37
답변주신분들 모두 감사드리구요...
사실 글을 쓰면서도 제 머리는 이미 이 답변과 비슷한 생각들을 가지고 있었는데 확실을 하게 되었네요.. 특히 라이시륜님 긴 답변주셔서 거듭 감사드립니다.
10/06/05 02:58
배가 불렀다는 게 그 당시 열심히 일하고 수출하고 대외 위상을 드높일 시절에 일 안 하고 시위나 항쟁, 운동을 하므로 저 사람들은 저것만 해도 먹고 살 걱정 없나보다,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요즘 젊은이들이 정치에 관심 없다고 하지만 사실 관심 없을 시절은 언제나 있었다고 봅니다. 시대가 흐르면서 중요한 것, 추구하는 것이 달라지는데 할아버님들 시절에는 전후 복구 및 반공, 아버님들 시절에는 가족 생계와 돈벌이, 우리들 시절에는 문화와 개인적인 시간 및 재산의 소유 및 소비에 관심이 있으면 정치에 관심없다고 볼 수도 있겠죠. 그래서 그러한 말도 있으리라 봅니다.
10/06/05 03:45
50년 대에 태어난 세대는 6.25 전쟁 이후 모든 인프라의 파괴 속에서 자라나, 물질적으로 매우 부족한 상태에서 시작한다.
그리고 자신에게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서, 열심히 산다. 먹고 사는 것부터가 걱정이다. 그것만이 목표다. 돈. 그것이 그 목표를 채워줄 것이다. 생각할 틈은 없다. 그것은 사치다. 그리고 한강의 기적을 이끌어낸 한국의 부모님 세대는 자기가 이끌어낸 결과에 자신의 방법이 옳았다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그 것을 이끌어준 현재 한나라당은 그들에게 절대선으로 보인다. 그 것에 반하는 당은 절대악이다. 과정은 가려졌으며, 결과는 매우 풍족했다. 그들에게는 그 것이 사실이다. 생각해보라. 하루하루 먹고살기 힘들었던 나를 잘 먹고 살 수 있게, 가끔 외식도 할 수 있게 키워준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이 극악무도한 사람이라 해도 그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으면, 당연히 그 사람을 천사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 것과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 있다. 대한민국은 물질적으로 그럭저럭 잘 살게 되었지만, 대한민국 시민의 정신은 아직 다른 선진국의 시민의 그것에 이르지 못했다. 돈, 외모, 권력, 경쟁, 응용학 등의 가치가 우선되고, 인격, 정의, 진실, 자유, 평등, 역사, 협동, 철학, 순수학문 등과 같은 가치들은 폄하된다. 대부분의 사람은 책을 가까이에 두고 있지 않으며, 과정을 경시하고 결과를 중시한다. 그것은 요새 20대에게서 가장 많이 발견된다. 그 영향은 50대 부모님의 세대의 영향이 크다. 생각하게 만드는 논술형 교육은 전혀 받아본 적 없고, 주입식 교육과 단순한 객관식형 암기형 교육이라는 참된 교육과는 거리가 먼 교육이 전부다. 위에서 시키는 대로 열심히만 일하고 복종했는데, 어느새 대한민국은 잘 살게 되었기 때문에, 그것이 옳다고, 아니 적어도 나쁘지 않다고 믿는다. 그 것에 반발하는 젊은이들의 행동은 그들이 보기에 아직 세상을 몰라서 하는 소리인 것만 같다. 그 것에 반발하는 젊은이들의 행동은 그들이 살아온 인생 그것을 부정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들의 힘겨웠던 환경과는 다른 좋은 환경 속에서 자라는 아이들이 뿌듯하기도 하지만, 그들도 사람이니만큼 마음 속 한구석엔, 자신의 사고에 반발하는 젊은이들에게 '나는 헌신적으로 살아왔는데... ' 라고, 뭔가 배신감이 든다. 자신들의 진정한 꿈과 삶 없이, 결과중심주의적 사고와 권위주의적 사고에 너무나 익숙한, 불쌍한 세대다. 우리는 그 들을 이해해야만 한다. 그리고 대한민국의 격변기가 모두 끝난 뒤 자라난 80세대는, 온전히 그러한 부모님의 품 속에서만 자라왔다. 공동체적 사회적 경험을 겪은 60, 70년 대에 태어난 세대와는 다르다. 부모에게 나쁜 것을 그대로 이어받은 20대는 아직까지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쓸모없는 세대다. 대한민국을 움직일 동력이 없다. 이기적이고, 공적인 일에는 관심이 없으며, 단순히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삶이 삶의 목표다. 진정한 사랑은 점점 사라지고 있으며, 단순한 원초적 쾌락만이 그 영향력을 넓게 확장하고 있다. 이미 상아탑이라는 대학도 지성과 정의와 진리의 장이 아닌, 자본의 원리에 의해 돌아가고 있는 것처럼, 사회 전부가 자본에 의해 잠식되고 있다. 진정 뭔가가 가치있는지를 깨닫지 못하고, 그들은 점점 그들을 사회적 희생물로 삼으려는 사회구조에 포획되고 있다. 그 모든 것을 스스로 깨닫지 못하는 한, 쓸모없는 세대 취급에서 바뀔 가능성은 없다. 90년도 애들은 그러한 사고에 물들이지 않게 우리가 잘 키워갈 것이다. 라고 386 세대 한 분이 말씀하신 내용 중에 생각나는 것 + 제 생각을 조금 추가하여 적습니다. 전 20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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