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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9/07 17:52
제가 아는것만...일본은 자국리그가 대국료만해도 천만원이라고 들었습니다. 그러니까 이틀바둑. 따라서 속기바둑기전이 위주의 국제대회성적은 기대할바가 없는 듯 하고요.
중국은 요즘 바둑을 스포츠화 해서 어린애들을 영재입단시켰나보던데 이게 굉장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듯 합니다. 자국리그도 빡세지니까 그만큼 시너지가 있는거죠. 중국이 세계대회 우승하면...한국이 타이틀을 독식해서 없어져버린 대회들이 부활되거나 생길거라서 전세계 바둑계의 파이가 커지는 면은 있지만 신예기사들이 너무 대단합니다. 반면에 한국은 세대교체가 느려요. 93년생 갑툭튀 박정환이 한국랭킹 1위인데 그 주위 나이대에 선수가 없다시피 합니다.아직도 최철한이 랭킹3위.... 우리나라는 이세돌선수의 갑작스런 부진으로 춘추전국시대인듯합니다.
12/09/07 19:26
뭐, 바둑TV나 여기저기서 어렴풋이 들은 것 같은 불확실한 내용에 제 개인적인 생각을 붙여서 말해보자면..
중국은 집단 연구 제도에 합숙 훈련도 하는 모양이더군요. 매일 상위 기사들이 연구를 해서 그 결과를 반드시 어린 기사들에게 가르쳐주도록 되어있나 봅니다. 그러다보니 확실히 포석은 요새 중국이 앞서는 모양입니다. 우리나라 기사들도 소규모 그룹별로 모여서 연구를 했고, 요새는 상위권 기사들끼리 모여서 하는 연구도 하기 시작했다고 들었는데, 국가 차원에서 빵빵하게 지원해주는 중국의 연구 스케일을 따라가기는 힘들지 않나 싶네요. 사실 수읽기나 끝내기 같은 부분은 서로 수준이 비슷하거나 오히려 한국 기사들이 경험이 풍부해서 앞서는데, 포석 같이 미리 준비해둘 수 있는 부분에서 밀리니까, 초반부터 불리하게 시작하는 게 아닌가 싶더군요. 이세돌 9단 같은 기사야 원래 포석에서 말아먹고도 중후반 말도 안 되는 수를 내서 역전해오긴 했습니다만, 그것도 점점 먹혀들지 않는 느낌이고요. 제한시간도 작용을 좀 하는 듯합니다. 우리나라는 제한시간 1시간 이내의 속기전이 많고, 중국은 주요기전이 2시간 정도라고 하며, 일본의 제한시간이야 뭐 유명하죠. 그런데 세계대회는 제한시간이 좀 긴 게 많습니다. 속기에 익숙하면 제한시간이 길 때 더 유리한 게 아니냐고 하는데, 그게 아니더군요. 방송 보면 해설자들이 우리나라 기사들이 질 때 종종 '승부처에서 좀더 시간 여유를 두고 생각을 했어야하는데, 아쉽다'라는 말을 하는 걸 봅니다. 즉, 세계대회에서의 2~3시간의 제한시간에 대한 시간 배분에 익숙하지 못한 거죠. 이영구 9단이 물가정보배 인터뷰에서 '요새 제한시간이 긴 기전에 맞춰서 훈련하다 보니 속기전에서 성적이 떨어진 것 같다'는 맥락의 말을 한 걸로 기억하는데, 그때 김영삼 해설이 '제한시간이 긴 기전'이란 게 세계대회를 의미하는 거라고 이야기하더군요. 일본이 세계대회에서 성적을 못내는 대표적인 이유로 꼽는 게 '긴 제한시간'인데, 우리나라는 오히려 '짧은 제한시간' 때문에 세계대회에 적응이 다소 힘든 상황이 발생하는 것 같더군요. 반면에 중국 입장에서는 세계대회 제한시간이 자기네 주요 기전과 비슷하니 딱 좋은 거고요. 일본의 문제에 대한 분석이야 변함 없는 듯합니다. 긴 제한시간으로 인한 적응 문제, 국내 기전의 상금 규모가 더 커서 세계대회에 대한 동기 부족, 젊은 피 부족. 그래도 이야마 유타나 사카이 히데유키 같은 신진 기사들이 한때 부각됐는데, 생각보다는 신통치 않고요. 개인적으로는 누구든 한 번이라도 세계대회 우승 판맛을 본다면 일본은 다시 부활하리라 봅니다. 세계대회 우승이 가능한가라는 문제와는 별개입니다만. 우리나라도 세대교체가 느린 건 아니라고 봅니다. 매년 입단 하는 기사 수는 적지만, 입단문이 좁은 만큼 입단한 기사들의 성적을 보면 매섭습니다. 랭킹 첫 진입이 대부분 20위권이더군요. 신예들이 주로 활약하는 한국 바둑 리그 같은 곳에 관심을 두지 않아서 그렇지 예전보다 신예들의 실력은 세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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