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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08/03 02:31:15
Name KOO
Subject 고소 취하해도 될까요?
거두절미하고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글이 좀 깁니다

제 여자친구는 졸업을 1학기 남겨둔 상태입니다. 과 특성상 마지막 학기는 괜찮은 극단에 들어가 취업계로 대신하는 경우가 많고, 마침 본가인 부산에 괜찮은 극단을 소개받아 그곳에서 일하게 되었습니다. 지긋지긋한 장거리 연애가 다시 시작되는 듯 해서 내심 아쉬운 마음도 없지 않았지만 본인이 그러고싶다 하고 진로에도 도움이 될 듯 하여 흔쾌히 알았노라 했고, 여자친구는 7월 말에 해당 극단에 들어갔습니다

들어가보니 일손이 모자라 생각보다 많은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쉬는날이 정해져있지 않아 특별한 전달사항이 없으면 늘 연습실로 출근해야 했고, 소품 만드는 일을 시간내에 해결하지 못하면 집에 들고와 마무리하고 잠드는 날이 잦았습니다. 게다가 가장 마지막에 입단한 막내라, 쉬는시간마다 커피 십수잔을 타는 일도 해야 했습니다. 많은 조직의 막내들이 겪어야 하는 잠시 잠깐의 경험이라 말하며 위로해 주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네요. 80만원의 월급에서 극단운영비라는 취지로 다시 받아가는 30만원의 돈도, 그쪽 동네 특성상 무지막지하게 술을 먹일것이 뻔한 술자리를 거절할 수 없는 생활도, 막내란 이유로 잔심부름을 도맡아 하는 생활도 모두 불만족스러웠으나 외부인인 저는 그렇게 힘내라는 말 해주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도움을 줄 수 없었습니다

손이 모자라다는 이유로 예정에 없던 공연준비에 참가하여 무사히 마친 회식 다음날 새벽에 전화가 왔습니다. 이제사 회식자리에서 나와 집에 가고 있는 길이며, 극단을 때려치겠답니다. 무슨 일 있느냐 물었더니 어물쩡 말을 넘기려 하는데, 아무리 들어도 목소리가 심상치 않아 꼬치꼬치 캐물으니 겨우 말을 합니다

술이 약한 여자친구가 무차별로 먹이는 술 세례를 버티지 못하고 자리에서 꾸벅꾸벅 졸았습니다. 그런거 못 본다는 선생이란 작자들이 호통을 칠까봐 아는 동생이 잠시 나가 바람좀 쐬자며 데리고 나갔다네요. 근처에 평상이 있길래 잠시 누웠는데 잠들어버렸고, 눈떠보니 아무도 없기에 서둘러 술자리로 돌아갔는데, 자기를 데리고 나갔던 동생이 선생들에게 엄청나게 혼나고 있었답니다. 여자를 데리고 나가 버려놓고 왔다구요. 여자친구는 놀라 선생들에게 사정을 설명했지만 술이 오른 선생들은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그 친구를 혼냈고, 께름칙한 분위기로 3차 장소로 옮겼답니다. 혼난 녀석의 친구란놈이, 여자친구에게 말 좀 하자며 복도로 불러냈습니다. 무슨 일이냐 했더니, 누나때문에 내 친구가 혼났다며 엄청 호되게 야단을 치더랍니다. 조금 듣고있다 어이가 없어서, 선생님과 그 친구에겐 내가 확실히 죄송하다 설명을 했고, 내가 굳이 너한테 이렇게 혼날 이유가 없다고 말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 남자놈이 주먹으로 제 여자친구 얼굴을 때렸다네요. 때리고, 머리채를 붙잡고 계단을 오르는걸 겨우 도망쳐서 선생들한테 도망갔답니다. 선생들은 얼마전에 들어온 여자친구와 제법 오래 극단에서 일한 그 녀석간의 일을 듣고는, 너네 일은 너네가 알아서 하라고 했답니다. 여자친구는 때려치겠다 말했고, 남자놈은 지 사촌이 의사니 지금 가서 엑스레이 찍어보고 고소하라고 했고, 선생들은 계속 술을 마셨습니다. 다음날 아침 그놈 카톡 남김말이 '견주지도 못할년이'로 바뀌어 있었고, 선생들은 단원들을 모아놓고 여자친구 욕을 했다네요

다음날 일을 미루고 바로 부산으로 내려갔습니다. 머뭇거리는 여자친구 손을 붙들고 끌어 진단서를 끊어다 고소장을 접수하고, 관할 구청에 들러 사회적 기업이라는 그 망할 극단의 비리를 밝혀 민원을 넣었습니다. (노동시간 초과, 급여 강탈, 허위단원 등록 등 문제가 굉장히 많더라구요) 진단서 비용이고 뭐고 아무것도 안 갚아도 되니까 절대 합의해주지 말라고 몇번이나 신신당부를 하고 올라왔습니다.

그리고 오늘 여자친구가 그 사람들을 만나고 왔다네요. 선생들은 배째란 태도로 고소하라 말하며, 그 와중에도 그놈 고소는 취하하라고 했답니다. 그놈은 까페에서 무릎을 꿇고 제발 봐달라고 빌었구요. 돌아오는 길에 전화로, 자신이 그렇게나 열심히 대하던 선생들의 그런 모습에 너무 화가나서 무슨 일이 있어도 극단에서 피해 본 사람들의 보상을 끝까지 밀어붙이고 싶다고 합니다. 헌데, 고소는 취하하겠네요. 두가지 일을 동시에 진행하기도 너무 지치는데다, 눈 앞에서 그런 모습을 보고 나니 차마 이대로 폭행 기록을 남길 생각이 들지 않나 봅니다.

저는 정말 반대하는 입장인데, 일이 힘들다 하니 딱히 말릴 방법이 없습니다. 다만 피지알 여러분들의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어떻게든 둘 다 끝까지 물고 늘어지라고 설득해야 할 지, 아니면 여자친구의 의견을 존중해줘야 할지요. 혹 마음을 바꿀만한 좋은 방법이 있다면 알려주시면 또한 감사하겠습니다. 피지알 여러분들의 댓글을 프린트해서 보여줄까도 생각중입니다. 개인적인 일로 질문게시판을 더럽혀 죄송합니다.

*개인적인 내용이 많아 내일 오후쯤 댓글 확인 후에 글을 삭제하려 합니다. 부디 양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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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니쏠
12/08/03 02:42
수정 아이콘
어차피 극단이랑 척질거면서 취하는 왜하나요? 저같으면 절대 안합니다.
기미수
12/08/03 02:52
수정 아이콘
저같아도 고소 진행하겠습니다.
12/08/03 02:53
수정 아이콘
어차피 여자친구분은 그쪽 사람들에게 전처럼 대우받지는 못할겁니다. 그 극단뿐 아니라 관계된 다른 곳에서도 그럴 가능성이 높습니다.
제가 그쪽을 잘 모르지만 공연 기획하는 친구만 보더라도 그쪽 동네가 원체 좁은 동네같더군요...
때문에 이미 고소 들어가신거면 취하를 해도 여자친구분께 득될 게 그닥 많지 않아보이네요.
취하하면 거기에 또 다른 루머만 무성하게 퍼져서 정작 본인 이미지만 안좋아지는 경우를 겪어봐서 차라리 확실히 끝을 맺는 게 나을 듯 싶습니다.
그리고 모든 일은 케바케라지만 경험에서 말씀드리자면 그런 놈들 절대 진심으로 용서 빌지 않습니다.
무릎꿇고 봐달라고 빌고 집에 찾아와서 눈물로 호소하던 사람 취하해줬더니 바로 안면몰수 인면수심의 행동을 하더군요.
직접 겪어보니 지금도 한번씩 그 생각하면 차라리 그 때 확실히 끝을 맺엇으면 이렇게 억울하지는 않았을텐데.. 라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12/08/03 02:53
수정 아이콘
불쌍해서 고소취하해주면 뒷통수 맞습니다.
여자친구분은 해주고난뒤에 매우 후회할거에요. 제가 남자친구라면 제 여자친구 때린XX
그거 제가 발벗고 나서서 고소하나하나 다 도와주고 줄그어버립니다.
프리크라
12/08/03 02:55
수정 아이콘
...여자친구 한테 폭력휘두른 사람은 이렇게 풀려나면 제2.. 제3의 피해자를 또 만들어낼 가능성이 큽니다....

사람자체를 근본적으로 바꾸기는 어렵겠지만 이런식으로 처벌받게 되면 행동을 좀더 조심스럽게 유도할 수는 있죠..
기록이 남으면 가중처벌 받게 되니까요..

마음 강하게 먹고 끝까지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또다른 피해자를 막는 차원에서도..
갓의날개
12/08/03 03:02
수정 아이콘
여자친구분 잘 설득해서 콩밥먹이시길..
피와땀
12/08/03 03:03
수정 아이콘
지금 고소라는 무기를 가지고 있는데도, 저정도인데, 취하하고 나면 태도가 싹 바뀔겁니다. 극단에게 피해본 사람들의 보상을 압박하는 용도로라도 고소를 취하하지 안는게 나아보입니다.
Love&Hate
12/08/03 03:03
수정 아이콘
고소 취하하면 뒷통수 맞습니다.(2)
현재에는 자신에게 불이익이 다가오니 그러는것 뿐입니다.

이미지야 이미...고소를 취하한다고 돌아오진 않습니다.
12/08/03 03:11
수정 아이콘
고소 취하하면 뒷통수 맛습니다(3)
아는 사람 경험입니다
취하하는 순간 얼굴 표정 바뀌는걸 보면 오히려 더 당당해 집니다
12/08/03 03:14
수정 아이콘
자기전에 댓글확인차 왔는데 많은 분들이 조언 해주셨네요.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다행히 이쪽 계통에서도 술버릇 나쁘고 인간성 더럽다 평가받는 집단이라 오히려 그쪽계통의 몇몇 분들은 여자친구 편을 들어주신다 합니다. 주말에 한번 더 내려가서라도 마음 돌릴 수 있도록 설득해봐야겠습니다.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샤르미에티미
12/08/03 03:17
수정 아이콘
설화 중에 구미호던지 설녀던지 살려줄 테니 내 정체를 이야기하지 마라. 한다면 널 죽이겠다고 하는데 주인공은 꼭 이야기를 해서
화를 부릅니다. 근데 현실에도 이런 일이 다반사로 일어납니다. 예를 들어 돈을 빌릴 때 너무 고맙다며 꼭 금방 갚는다고 합니다.
그 마음이 그 당시에는 진짜여도 시간이 지나면 고마운 마음이 옅어지고 갚기 싫은 마음도 생깁니다.
그리고 대부분이 경험 있는 무엇무엇만 되게 해주시면 진짜 열심히 하겠습니다 이런 류의 소원을 빌 때 당시에는 진심이죠. 하지만
무엇무엇이 막상 되면 그 마음이 오래가지 않습니다. 멀리 갈 것 없이 새해계획 당시에는 진짜 진심인 계획입니다.

결론은 지금 고소를 취하하면 그 사람은 진심으로 감사할 겁니다. 그때는요. 하지만 얼마 안 가서 잊어버리고 본성 나와서 똑같은
일 저지릅니다. 안 그럴 수도 있죠. 그런데 진짜 안 그럴 사람은 다신 안 할 거라는 느낌이 옵니다. 한 번 생각해보세요.
가을독백
12/08/03 03:59
수정 아이콘
고소를 취하하면 안됩니다.
그쪽 불쌍한거야 그쪽 사정이고, koo님 여친분이 억울한건 여친분 사정이죠.
남 사정 다 들어주면 자신의 사정은 누가 신경쓰고 책임져주나요. 절대 소 취하하지 마세요.
윗분들도 똑같이 적어주셧지만 자신이 급하니까 지금 저러고 있는거지 취하하고나면 더 개판칠겁니다.
一切唯心造
12/08/03 04:00
수정 아이콘
진행시키세요
취소했다가 괜히 이미지만 호구로 찍힙니다
고소도 불사하는 악바리가 낫지요ㅔ

여자친구에게는
너 맞을 때를 다시 기억해봐라 그걸 다시 당하고싶냐
그리고 너 아닌 다른 여자들도 그놈에게 그렇게 당할텐데 그래도 놔주고싶냐고 물어보세요 [m]
12/08/03 08:21
수정 아이콘
고소 취하하면 뒷통수 맞습니다.(4)
저같으면 절대로 취하하지 않습니다.
12/08/03 08:32
수정 아이콘
여기서 고소 취하하면 다른분이 저거 그대로 세습하는거고
여친은 그저 술안주로 전락하는겁니다.

그때와서 몇일 깝치다가 남친댈꾸와서 유세떨던x이 있었어 낄낄

이런식으로요 [m]
12/08/03 08:39
수정 아이콘
고소취하해서 얻는게 뭐죠?
12/08/03 09:08
수정 아이콘
고소 취하하면 뒷통수 맞습니다.(5)
Absinthe
12/08/03 09:25
수정 아이콘
극단쪽이 명백하게 잘못했네요.
고소 취하하지 마시고 잘 진행 되시길 바랍니다.
주진우기자
12/08/03 09:36
수정 아이콘
힘내세요 계속 진행하세요...
켈로그김
12/08/03 09:57
수정 아이콘
고소 취하하면 뒷통수 맞습니다.(6)
형사사건은 한 번 소를 취하하면, 동일 사건(?)으로 다시는 고소할 수 없다고 알고 있습니다.
12/08/03 10:44
수정 아이콘
전 여친분 의견존중하고싶네요. 당사자사정은 제3자가 아무리이해하려해도 모르죠. 합의금좀받고 휘하하세요. 고소진행해서 서로피곤한것보다 쥐꼬리만한월급받는 극단원한테 합의금타먹는게 더 엿먹이는길입니다.
베인링
12/08/03 16:56
수정 아이콘
고소는 해야 제맛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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