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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5/05/15 09:38:12 |
Name |
티티 |
Subject |
Nal_rA vs XellOs[yG] 스니커즈배 올스타리그 관전기. |
1경기. Rush Hour
Rush Hour에서 날라와 제로스의 경기는 막을 올렸다. 날라와 제로스의 상대전적은 3:2 날라가 1경기 앞서는 중이다. 가장 최근에 내가 그들의 경기를 보았던건 APEC배 특별경기에서 서로 종족을 바꾸어 날라가 테란을 선택하고 제로스가 프로토스를 선택하여 경기를 했던 기억이다. 언뜻 Bigi 프리미어리그에서도 본 것 같은데 정확히는 기억이 안난다.
그리고 경기 시작. 초반에 제로스는 빠른 멀티를 선택하는게 아닌 빠른 2팩 조이기류를 선택하였다. 3탱크 후 투팩 머신샵에서 벌쳐만 찍어내며 마인업, 속도업을 하며 치고 나오는...
날라의 빌드는 빠른 멀티, 2게이트 후 노말한 옵드라군 체제였다. 날라는 처음 교전때 탱크 1기를 잡아내며 괜찮은 듯 보였다. 그런데 남은 제로스의 탱크가 앞마당에 다다르고 날라의 드라군을 향해 포격을 시작하였다. 언덕을 지키고 있던 드라군 1기가 사라졌다. 그리고 날라의 결정적인 판단미스. 벌쳐 다수가 있다는 걸 잊어버린 것일까? 날라는 모든 드라군을 언덕 아래에 배치해놓고, 언덕을 막는 드라군은 1기도 배치하지 않았다. 보통 이런 상황에서는 어떻게든 입구를 막아놓는게 보통인데, 이 경기에서의 날라는 그렇지 않았다. 언덕을 지키고 있던 드라군 1기가 사라진건 못본걸까? 제로스는 역시 '퍼펙트'하게 그 타이밍을 놓치지 않았고 제로스의 벌쳐가 본진으로 난입. 사실상 이쯤되면 경기는 테란에게 많이 기운 것이다. 일단 벌쳐가 난입했다는 자체가 토스가 시간이 끌리고, 덤으로 프로브 피해까지. 거기에 언덕 아래에 있던 드라군은 옵져버와 함께 탱크를 잡으려고 했으나 옵져버와 드라군의 이동 속도 차이로 인하여 드라군이 먼저 앞으로 향하여 마인한테 맞고 결국 탱크를 2기 다 잡는데 성공했지만 드라군 5기도 전멸. 그리고 본진에서는 프로브 피해. 그리고 제로스는 무난하게 앞마당 돌리고 탱크 1부대 + 벌쳐 1부대 정도로 진출하여 날라의 전병력을 무난하게 밀어내고 GG를 받아낼 수 있었다.
2경기. R-Point
1경기에서 다소 허무하게, 날라답지 않게 패배한 날라. 2경기에서는 아예 작정하고 물량전 하기로 결심하고 나온 듯 하였다. 대각선인걸 확인하고 빠른 멀티 후, 적극적인 압박은 가하지 않고 벌쳐 게릴라를 막는데만 주력하면서 게이트 늘리고 캐리어 체제.
그리고 제로스는 벌쳐의 마인을 이용하여 날라가 빠른 멀티 하려는걸 늦추게 만들고 오히려 자신이 멀티를 더 빨리 하면서 노말한 체제로 흘러간다. 날라가 트리플 넥서스를 하는걸 보자 자신도 트리플 커맨드. 이쯤되면 날라의 스타일 얘기를 할 수 있겠다. 날라의 전성기 시절 스타일은 "꿈같은 전략으로 상대를 혼란스럽게 만드는, 그러나 정석도 잘하는 프로토스." 이렇게 정의할 수 있겠다. 그러나 2004년 후반기부터는 이 중 하나의 요소가 떨어져 나간 듯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운에 의지한 꿈같은 전략을 써서 하늘에 모든걸 맡겨버리는 프로토스." 이렇게 난 날라의 요즘 스타일을 정의하고 싶다. 전성기때의 날라는 물량전도 곧잘했고, 꿈같은 전략으로 상대를 당황스럽게 하며 자신이 하는 정석은 왠지 모르게 변칙이 되는 듯한 이미지를 자아냈다. 그리고 그 꿈같은 전략들도 언제나 막혔을 때 차선책으로 후일을 도모할 수 있는 전략이었다. 그러나 요즘의 날라는 도통 통할 것 같지 않은 올인성 전략을 자주 선보였고, 도저히 차선책도 없는 것 같은 전략을 보여왔다. 그러면서 어떤 날은 이기고 어떤 날은 지고 또 어떤 날은 이기는 걸 반복하며 팬들을 안타깝게 하였다. 그러던 날라가 오늘은 물량전을 준비한 것이다. 전성기 때 날라의 물량전을 아직도 난 기억한다. 인텔배 베스트 커플전에서 나다의 정말 '토나오는 탱크'들을 슈팅스톰과 질럿, 드라군으로 괴멸시켜버린 일. 개마고원에서 나다와의 피말리는 물량전.
그리고 이 경기를 보면서 오늘은 날라의 물량전을 볼 수 있게 되어 정말 기쁘다는 생각을 하였다. 그리고 날라는 아직도 잘했다. 역시...
경기가 중후반으로 흘러가며, '퍼펙트 테란'은 역시 2아머리 공방업을 돌리며 골리앗+탱크 체제로 나왔고 날라는 캐리어 1부대 이상을 보유하는 캐리어 양산체제에 지상군을 조합한 형태를 갖추고 나왔다. 프로토스와 테란의 경기를 살펴보면 이런 양상으로 흘러가면 캐리어의 활약이 중요해진다. 이렇게 서로 멀티를 많이 먹은 상태에서 캐리어가 활약을 해줄 수 있다면 프로토스가 유리해지는 것이고, 아무것도 못하고 테란에게 센터를 장악당해 센터에서 골리앗과 맞설 수 밖에 없게 된다면 테란이 유리해지는 것이다.
그러나 이 경기에서는 전자의 경우가 나왔다. 날라는 캐리어를 통해 골리앗을 한기씩 줄여주는 플레이를 하며 멀티를 적당히 견제해줬다. 그러나 제로스도 만만치 않았다. 날라의 지상군과 캐리어가 달려들게 만들어놓고 탱크를 넓게 펼쳐놓아 도저히 하이템플러가 힘을 쓸수 없게 만드는 진형을 갖추어 날라를 곤혹스럽게하였다. 그리고 중앙에서의 센터싸움. 왠지 모르게 3,3업 메카닉 유닛이긴 하지만 너무 약해보였고 규모가 작아보였다. 날라는 지상군 업그레이드를 꾸준히 해주고 있었고 12시, 11시와 11시 오른쪽 멀티를 무난히 돌리고 있었다. 반면 고작 5시 왼쪽 멀티, 6시 멀티를 돌리고 있던 제로스의 물량차이는 어쩔 수 없나보다. 5시가 날아간게 제로스로서는 타격이 꽤나 컸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날라가 캐리어를 다수 보유하자 탱크, 벌쳐보다는 골리앗을 다수 생산했는데 날라는 반대로 캐리어가 잡힐때마다 캐리어를 보충하는게 아닌 게이트를 많이 늘려 지상군으로 밀어버리는 체제를 선택한 것이다. 이게 바로 캐리어를 운영하는 프로토스의 전형적인 교과서 패턴이다. 캐리어 비율을 조정해가며, 캐리어로 견제도 해주는 ...
이 경기를 보고 난 기뻤다. 날라가 아직도 물량전도 잘한다는 걸 만천하에 보여준 것 같아서 ...
3경기. Raid-Assult 2.0
2경기가 꽤나 장기전이라서 3경기는 빨리 끝날 줄 알았다. 그런데 아니었다 -_-;;
날라는 초반에 드라군으로 강하게 푸쉬를 하였다. 드라군 사업을 하며 드라군 3기가 제로스의 입구로 들이닥쳤다. 그런데... 드라군 3기가 벌쳐들에게 다 녹아버린것이다. SCV의 환상적인 입구막기와 일점사 컨트롤. 그리고 언덕 아래에서의 어드벤티지 공격성공확률 저하로 인하여 드라군 3기는 허무하게 잡혀버렸다. 그리고 역시나 벌쳐로 게릴라 가면서 제로스는 멀티 선택. 날라는 벌쳐 마인을 제거하며 약간 늦게 멀티. 그리고 나의 예상처럼 날라는 역시 패스트 캐리어를 선택하였다. 테란보다 멀티가 느리고, 초반의 손해까지 있다. 그런데 패스트 캐리어. 약간 불안한 선택이긴 하지만 지상병력이 시간만 끌어줄 수 있다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했고, 날라는 그걸 해냈다. Raid-Assult라는 맵은 상대의 앞마당까지 가는데 2개의 언덕을 거쳐야 한다. 2번은 언덕위로 올라가야 하고 2번은 언덕에서 내려와야 한다. 날라는 제로스의 앞마당 바로 위에 있는 첫번째 언덕에서 드라군, 셔틀질럿으로 농성하며 시간을 끌었다. 그리고 제로스가 시간을 끌리는 사이에도 날라의 캐리어는 소환되고 있었다. 제로스가 첫번째 언덕에서 내려오고 벌쳐가 뒷길로 돌아가 스타게이트를 확인했다. 마침내 제로스가 첫번째 언덕에서 내려왔을 때 날라의 캐리어가 전장으로 소환되었다. 캐리어가 인터셉터가 꽉 차지 않아서 전장에 미치는 영향은 작았지만, 프로토스의 테란의 경기는 캐리어의 유무에 따라 상당히 양상이 갈린다. 역시 제로스는 2아머리를 올리며 또 골리앗을 준비하는 듯했다. 그러나, 자원 상황에 여유가 있어서 그랬을까? 아니면 Raid-Assult의 특성상 지상군이 이동하기 힘들어서 그랬을까? 날라보다 멀티가 하나 더 많았던 제로스는 소수의 골리앗만 보유하며 시간을 벌고, 클로킹 레이스 체제로 넘어갔다. 아시다시피 레이스는 '종이비행기'이다. 순식간에 녹아내리는 '종이비행기'말이다. 그리고 테란이 클로킹 레이스를 선택했을 시, 단 한번의 공격에 캐리어를 전멸 혹은 최소 3/4정도는 잡아줘야 테란이 유리해진다. 그러나 이 경기에서 제로스는 그러지 못하였다. 레이스의 첫번째 공격 때 캐리어를 1기 정도 잡는데 그친 너무나 초라한 성과. 이렇게 되면 프로토스는 옵져버를 다수 준비하고 포톤캐논을 건설하며 레이스에 대한 대비를 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이제 레이스는 진정한 '종이비행기'가 되는 것이다. 제로스는 옵져버를 무력하게 만들고 다시 캐리어 암살을 노리기 위해, 메딕의 옵티컬 플레어를 준비한다. 옵티컬 플레어는 그 유닛의 시야를 1로 만들어버리는 메딕의 특수기술이다. 잘 활용되지는 않지만 박서가 예전에 활용한걸 본적이 있다.
그러나 '종이비행기'의 특성상 역시나 잘 녹는다 -_-;; 옵져버를 전부 Blind 상태로 만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캐논에 힘입어 캐리어는 계속 일정 수 이상 유지되고 있었고, 하이템플러의 스톰이 무서워 적극적인 공격도 하지 못했다. 그리고 점점 프로토스는 테란과의 자원차이를 따라잡았다. 이쯤 되면 프로토스가 많이 유리해졌다. 2경기처럼 무지막지한 캐리어 양산체제가 아닌 적당한 캐리어 생산에 지상군으로 밀어버리는 날라. 중앙에 있던 탱크 1부대 정도는 너무 쉽게 제거되고 GG를 받아내었다.
이번 경기를 보며 느낀 점이 '다시 날라가 예전처럼 날아오를 수 있겠구나.' 하는 점이었다. 아직도 정석을 잘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었고, 이런 정석 속에 꿈같은 전략을 혼합해서 예전처럼 보여준다면 다시금 날라를 상대하는 선수들은 날라의 꿈속에 빠져 헤어나오기 힘들 것이다. 제로스는 많이 경기감각을 잃은 듯 보인다. 1경기에서의 칼같은 본진에 벌쳐난입은 좋았으나, 캐리어가 뜨면 왠지 모르게 어리버리해지는 것 같은 경기 운영. 다시 한번 제로스가 수많은 사람들에게 '퍼펙트'한 플레이를 보여주며 다시금 '퍼펙트 테란'으로 자리잡을 수 있길 기원한다.
By 티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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