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te |
2005/05/13 14:27:34 |
Name |
호수청년 |
Subject |
MSL 패자조2주차 - "와이, Why, Y ?" |
원초적 질문
아이들의 순진함을 엿볼 수 있는 말중에 "왜" 라는 말이있다. "엄마 이건 왜 이래요, 왜
이렇게돼요" 어쩌면 무지에서 출발하는 말이지만 그 끝은 호기심을 향하는 말이기에
순수하고 순진한 말인것 같다.
스타가 왜 재밌지?
Why~, Because~.
토익에선 와이로 물어보면 비코즈로 대답하는 것은 무조건 답이 아니라지만 실생활에선
왜 로 불어본다면 ~기 때문이야 라고 대답하는것이 보편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이 게임을
하는 이유, 우리가 그들에게 열광하는 이유, 내가 글을 쓰는 이유를 물어본다면,
승리하기 위해, 그들의 승리가 멋졌기때문에, 멋지게 승리한 그들을 축하하기위해.
왜 마린이 앞으로 나가? 왜 드랍쉽이 저리로 가? 라고 이윤열선수와 김정민선수에게 물어본다면
저마다 할 말은 있고 생각은 있을것이다. 그러나 그 말들과 생각은 오직 그들만의 것이였을뿐 보는이들에겐 그리 설득력을 주진 못 했다.
이윤열과 홍진호
1경기-끝까지 살아남은 SCV탓에, 늦게 올라간 히드라덴 탓에 살짝 말려버린 저그였지만
기습적인 뮤탈을 띄우며 반격을 꾀한다. 어쩌면 여기서 승부는 갈렸다고 본다.
'그' 타이밍에 뜬 '그' 숫자의 뮤탈리스크로 '그'정도의 피해밖에 못 줬다는 것이 그리고 '그'정도의
시간밖에 못 끌었다는 것이 결정적 패인이었다.
2경기-저그라해서 다 같은 저그가 아니다. 운영으로 대변되는 박태민/마재윤/조용호 과가 있는가하면
전투로 대변되는 박성준/홍진호 과들이 있다. 세개의 해처리에서 뮤탈리스크를 찍어내고
생산되어있던 저글링으로 가는 러쉬는 마치 나다에게 절대타이밍은 너만 가지는게 아냐 라고 말하는듯 했다.
파이어벳을 먼저 잡아주는 센스 역시 잊지 않았다.
3경기-방심이다 자만이다 말들이 많지만 난 홍진호의 과감성 때문이라고 본다. 초반 저글링의
발업은 투신과 폭풍에겐 일반적인 경우라 할지라도 상대가 그것을 잘 알고, 잘 막는 천재라면
할까 말까 고민을 해야 할 것이다. 결국 폭풍은 하자를 택했고 천재는 하지 않을것이다 라고
결론 내린것 같다. 결국 수싸움에서 승부가 갈린것이다. 그리고 패자조에서 방심 할 만큼
나다가 마음씨 좋은 승부사였던가.
홍진호선수 2승1패 다음 라운드 진출.
이윤열 선수 1승2패 서바이벌리그 진출-_-;
서지훈와 김정민
1,2,3 경기를 모두 본 후 문득 KOF 시리즈 중 경기 전 옵션에서 가드가 불가능한 대신 분노게이지가
항상 맥스상태를 유지하는 시스템이 떠올랐다. 상대방의 공격을 막을 순 없지만 무지 쎈 초필살기로
일발역전을 해라 라는 것이 제작진의 의도인것 같다. 오늘 김정민의 의도는 이게 아니였을까?
1경기는 맞아준다. 그 대신 2,3경기는 초필살기로 끝내주마. -_-;
1경기-김정민선수가 초필살기 커맨드를 몰랐으므로 패스.
2경기-상대보다 반템포 빠른 확장으로 한템포 빠른 추가확장을 가져가고 상대방과 서로 멀티를
바꾸어도 '한템포' 동안 채취한 자원으로 상대방보다 많은 물량을 뽑아내고.. 이것이 2경기의
초필살기였던 것 같다. 역시 맥스파워의 초필살기다보니 쎄긴 쎄었다.
↓↙←↙↓↘→ + 강손 !! 캐사기 ㅠ.ㅠ
3경기-1,2경기를 통해 서지훈선수의 파워게이지 역시 맥스에 다달아있었다. 엄청나게 치고받는
난타전과 공방끝에 승패의 갈림은 역시나 서지훈의 병력을 포위하며 다가오는 김정민선수의
병력과 일전이었다. 젤로스의 자리잡고있는 병력을 잡아먹기 위해 양쪽에서 덮치는 형상이었지만
정말 타이밍 좋게 드랍쉽에서 지원병력이 내렸고 이와 동시에 시즈모드를 한 4~5기의 탱크는
깜빡깜빡하며 게이지 맥스를 알리는 것처럼 보였다.
이후 11시와 7시에 멀티를 한 형상은 마치 얼마남지 않은 시간동안 점프로 도망만 다니는
내 모습을 보는 듯 했다. -_-;
서지훈 2:1 승!!
오우~ 지쟈스!
요즘 내가 제일 좋아하는 단어는 지쟈스 와 시츄에이션 이다.
오늘 아니, 지금 MSL을 보면 이 두 단어가 딱 들어맞는다.
지쟈스~~~ 뭐 이런 황당한 시츄에이션이 다 있어!!
너무 재밌다
난 원래 속칭 '엠겜빠' 지만 이번 우주배 스타리그는 더 재밌는것 같다 ㅠ.ㅠ
재밌다 라는 말 이외에 더 정확히 표현하는 말은 없는 것 같다.
재밌다, 재밌다, 재밌다!!
승패를 떠나 선수들에게 왜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가 됐냐는 원초적인 질문을 던진다면
백에 구십구는 이렇게 대답할 것 같다.
너무 재밌어서. 스타크래프트를 하고 있으면 너무 재밌어서 프로게이머가 됐다.
여담
원칙은 이름뒤에 '선수' 라는 호칭을 붙여야 하는것이 맞으나 글의 흐름상 너무 늘어지거나
중복된다고 생각될 때 생략했습니다. 조금씩 살아나고 있는 GO의 모습을 보며 흐뭇~ ^^*
다음주부터 펼쳐질 승자조의 경기 역시 기대됩니다. 패자조 만큼의 비장미는 없더라고
승자조 특유의 도박적전략이나 질 높은 경기들이 나올 것 같네요. 그리고 아빠곰의 후기는
한번 더 이기면 쓰도록 하겠습니다. 후기의 3대 포인트중 하나는 신속함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일주일이나 지난 경기를 쓴다는 것은... 제 기억력은 그리 좋지 못하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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