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이 영화를 보게 된 건 전에 썼던 <파워 오브 도그>의 댓글에서 어느 분이 '카우보이의 노래' 좋다고 하신데에서 시작합니다. 저에게 '코엔 형제'의 영화는 매력적이지만 진입장벽이 조금은 느껴지는 영화들이긴 했습니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명작이죠. 하지만 저는 소설로 먼저 접했고, 영화와는 별개의 의미로 소설이 더 매력적이었습니다. 물론 영화도 좋았지만요. <트루 그릿> 인상적인 영화였습니다. <헤일, 시저!>는 헐리웃 황금기에 대한 러브레터긴 했습니다. 여튼, 저에게 코엔 형제는 매력적이지만, 조금은 어려운 영화였습니다.
<카우보이의 노래>도 비슷합니다. 6개의 서부극 이야기를 모아놓은 앤솔러지(옴니버스, 라기 보단 앤솔로지가 맞는 표현이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표현하는게 맞더군요.)는 기묘한 블랙 코미디입니다. 6개의 이야기에서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것은 '죽음'이라는 테마라고 생각합니다. 6개의 이야기 모두 직접적으로 죽음이라는 테마가 존재하고, 이 죽음이라는 테마 속에서 벌어지는 웃기는 좀 애매한, 기묘한 이야기들을 풀어놓습니다.
이 영화는 결국 '형언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한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서부극의 형태를 띄고 있지만, 일정 부분은 부조리한 영화기도 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것들에 대한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영화가 노리는 부분도 그 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파워 오브 도그>의 풍광이 누운 개를 본 자들의 유대감을 표현한다면, 이 영화의 풍광은 무심하고 무관심할 뿐입니다. 또한, 비슷하게, <장고: 분노의 추적자>의 폭력과 대화가 한바탕 놀이판 같은 분위기였다면, 이 영화의 폭력과 대화는 웃기엔 애매하고, 감정이입하긴 너무 멉니다.
그 기묘한 상황 속에서 이 영화는 아주 독특한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저는 마지막 작품인 '시체'가 이 영화를 단축시킨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모든 사람은 죽거나, 혹은 살아있을 뿐이고, 마차는 멈추지 않을 뿐입니다. 그 기묘함 속에서 코엔 형제는 눈 너머를 바라보며 무엇을 찾았는지 관객에게 물어봅니다. 그러면서도 언제나 그렇듯, 본인들의 답은 조용히 숨겨놓는 영화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