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목요일(3일), 금요일(4일)에 있었던 어이없고 답답한 일을 주절거려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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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 3일 21시경 =-

나는 도미노피자를 좋아한다.
맛도 괜찮지만, '화목한데이'라는 이벤트 덕분에 목요일엔 1+1 으로 한판 가격에 두판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 '화목한데이' 자세한 내용은 여기로 - 클릭 )
그래서, 우리집에서는 한두달에 한번 정도 목요일 저녁엔 즐거운 도미노피자 파티가 열린다.

오늘은 목요일.
지난달에 받아놓은 '3+1 프로모션 피자 무료교환쿠폰'의 유효기간이 9월 7일까지니까
이번엔 특별히 화목한데이 1+1 이랑 같이 피자 세판으로 성대하게 파티를 벌려보자.

(여기서, '3+1 프로모션'이란?
7월 한달간 피자 L사이즈 주문횟수 3회당 클래식 M사이즈 피자 무료교환쿠폰 1장을 주는 행사.
자세한 내용은 여기로 - 클릭 )

1+1 으로 먹을 피자 두판을 먼저 포장주문한 후,
3+1 무료교환쿠폰을 쓰기 위한 주문으로 들어가서 피자를 고르고 결제창으로.



?
도미노는 소유하고 있는 쿠폰 중 할인율이 가장 높은 쿠폰이 자동으로 선택 적용되는데...
왜 40% 쿠폰이 적용되어 있지?
무료교환쿠폰은 할인율 100%로 인식이 안 되나보군.
뭐 그럴수도 있지.
3+1 무료교환쿠폰 클릭~



???
뭐지 이건?
유효기간이 아직 남아있는데 왜?
새 창 열어서 해봐도, 다시 로그인해서 해봐도 똑같은 경고메시지.
지점에 전화해서 확인해보자.

- 상담사1 : 네, 도미노피자 xxx점입니다.
= 오 : 쿠폰 문제로 문의좀 하려구요.
- 상1 : 네, 어떤 문제신가요?
= 오 : 쓰리플러스원 프로모션으로 받은 피자무료교환권이 유효기간이 남았는데 해당 기간이 아니라면서 적용이 안 되네요.
- 상1 : 쓰리플러스원 프로모션이요?
= 오 : 네.
- 상1 : ...
= 오 : ...?
- 상1 : 제가 내용을 잘 모르겠어서요. 고객센터 번호 알려드릴테니까 그쪽으로 문의 주시겠어요?

하... 빨리 주문 넣어야 되는데 뭔가 불길한 예감이...

= 오 : 네. 번호 알려주세요.
- 상1 : 080-xxx-xxxx 입니다.

고객센터로 전화.
밤이라 그런지 드럽게 연결 안 됨. -_-;

- 상담사2 : 네, 도미노피자 고객센터입니다.

이후 통화내용은 전과 거의 동일. 이 상담사도 '3+1 프로모션'이 뭔지 모르는듯 하다.
하긴, 워낙 소수 지점에서만 했던 특별 이벤트니까.

- 상2 : 일단 관련부서에 연락해서 바로 처리해드리겠습니다.
= 오 : 네, 빨리 좀 해주세요.

전화를 끊고 시계를 보니, 먼저 주문 넣어둔 두판은 이미 나왔을 시간이다.
잠시 후, 고객센터에서 걸려온 전화.

- 상담사3 : 네, 고객님. 쿠폰 적용에 문제가 있다고 하셨는데 정확히 어떤 문제인가요?

얼레? 처리하고 전화한게 아니야?
똑같은 얘기를 세번째 해야 한다는 상황에 짜증이 나려 한다.
이후 통화 내용 역시 전과 거의 동일. 이 상담사 역시 '3+1 프로모션'이 뭔지 모르는게 확실하다.

- 상3 : 관련부서에 확인해서 연락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뭐야 이거.
당신이 관련부서 아니었어? 이거 혹시, 폭탄돌리기인가?

= 오 : 네, 빨리 연락주세요.

시간은 흐르고, 피자는 식어갈테고...
15분 후 울리는 전화.

- 상담사4 : 네, 고객님. 네판 담으면 세판 가격이 되어야 하는데 안 되신다는 말씀이신가요?

아... 욕할뻔 했다.
이봐요, 새로운 상담사님.
이게 편의점 3+1 같은게 아니라구요.

= 오 : 저기요, 상담사님. 지금 '3+1 프로모션'이 어떤 내용인지 정확히 알고 계신건가요?

내뱉는 말에 짜증이 잔뜩 묻어나온다.

- 상4 : 아, 죄송합니다.

프로모션 내용을 상담사에게 설명해주고, 주문과정에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지 얘기해준다.
네번째 똑같은 얘기.
그나마 다행인지 폭탄돌리기는 이 상담사에서 끝이 난다.
쿠폰 목록을 확인하고, 문제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내 계정으로 로그인해서 주문과정도 확인한 상담사4.

- 상4 : 말씀하신대로 유효기간이 남았는데 쿠폰적용이 안 되는게 확실하네요.
= 오 : 네, 그러니까 빨리 좀 해결해주세요.
- 상4 : 죄송하지만 이게 오늘은 안될것 같구요,
= 오 : 네?
- 상4 : 내일 관련부서에서 처리한 후 연락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빌어먹을 그놈의 관련부서 관련부서 관련부서 !!!
폭탄돌리기가 끝난게 아니었다니.

= 오 : 제가 목요일밖에 안 가는데, 이거 다음주 월요일까지라서 오늘 써야되는데요.
- 상4 : 유효기간 연장까지 같이 해서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결국,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은 채 폭탄은 내일로 넘어가버린 상황.
화를 삭이고 있는데 울리는 전화벨 소리.
지점이다.

- 직원 : 고객님. 포장주문하신 피자 픽업하러 안 오셔서 확인전화 드립니다.
= 오 : 아 네. 일이 있어서 그렇게 됐습니다. 지금 가지러 가겠습니다.

지점에 도착하며 시계를 보니, 주문한 지 얼추 한시간쯤 지나 마감시간이 다 됐다.
직원들은 피자상자를 접으며 마감준비를 하고 있었다.
내가 마지막 손님인 듯.

날려버린 시간과 함께 식어버린 피자, 해결되지 않은 폭탄돌리기의 스트레스.
즐거웠어야 할 우리 가족의 목요일 저녁 피자파티는 완전히 엉망진창이 되어버렸다.


-= 9월 4일 17시경 =-

도미노피자에서 아직까지 연락이 없다.
홈페이지에서 확인해보니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태.
안되겠다 싶어서 고객센터로 전화를 한다.

- 상담사5 : 네, 도미노피자 고객센터입니다.
= 오 : 어제 쿠폰문제로 상담했었는데요. 오늘 처리하고 전화주신댔는데 아직 연락이 없어서요.
- 상5 : 내용 확인 후 전화드리겠습니다.
= 오 : 네.

퇴근시간이라 그런가? 40분만에 전화가 온다.

- 상담사6 : 관련부서에서는 이 문제가 예상치 못한거라서 이번주에는 해결이 어렵고 다음주에나 가능하다고 합니다.

아니? 그냥 유효기간 설정만 만져주면 될 것 같은데 그게 그렇게 어려운 문제인가?
그건 그렇다 치고, 그걸 알았으면 나한테 연락을 해서 알려줬어야 하는게 정상 아닌가?
어제에 이어 또 짜증이 밀려오려한다.

= 오 : 유효기간이 다음주 월요일까진데, 그건 어떻게 되나요?
- 상6 : 유효기간 연장도 같이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 오 : 네, 알겠습니다.

이제 폭탄은 다음주로 넘어가버렸다.
다음주에는 폭탄돌리기가 제발 끝나기를 그냥 기다리는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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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 등장하는 상담사 여섯명은 전부 다른 사람입니다.

목요일의 상담사들에게 받은 스트레스도 컸구요.
시스템적으로 간단해보이는 문제를 해결하는데 그렇게나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 참 놀랍습니다.
여기에 전/현직 프로그래머님들이 많이 계신걸로 아는데, 이게 정말 그렇게나 해결이 어려운 문제인가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짧은 요약 :
1. 도미노피자 쿠폰에 오류 발생
2. 상담사들의 폭탄돌리기
3. 즐거웠어야 할 저녁을 망침.
4. 폭탄돌리기는 끝나지 않고 계속.
*. '도미노피자, 화목한데이, 폭탄, 상담사' 바이럴 아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