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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0/06/09 19:25:23
Name 라쇼
Link #1 유튜브, 구글
Subject [일반] [검술] 끼요오오오오오옷!!!!! 예능인가 실전인가? 시현류 (수정됨)


시현류 소개 영상. 홍보라는 의견이 있으면 지우겠습니다.




인터넷 유머로 퍼진 시현류 괴성 영상 체스토라고 잘못 알려져 있는데, 이는 소설 창작으로 실제론 원숭이 울음이라는 뜻인 엔쿄라고 불리는 시현류 고유 기합입니다.


연무 영상이 안나와서 새로 올립니다. 위 영상보단 덜 웃기고 절도있는 장면도 꽤 나오네요.






저번 글인 무사시 요시오카 편이 분량이 너무 많았던 관계로 쉬어가는 의미에서 시현류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시현류(示現流)는 에도시대 초기 검호 토고 시게카타(東郷重位)가 창안한 검술 유파이며 사츠마 번의 문외불출 가전무예입니다. 당시나 수백 년 후 막부말 시기에 실전적인 유파로 이름을 떨쳤지요. 현대에 와선 위 영상들처럼 우스꽝스러운 괴성과 검술 동작 때문에 유머 소재로 인터넷에 돌아다니곤 합니다.

시현류의 유래를 간단하게 설명드리자면 16세기 후반 사츠마 번의 가신 토고 시게카타가 타이샤류(タイ捨流)와 천진정자현류(天真正自顕流)를 배워서 양쪽 유파의 장점만을 취합하여 시현류를 창안햇습니다. 이후 어전시합에서 타이샤류를 꺾고 사츠마 번의 다이묘 시마즈 요시히사의 검술사범역이 되죠. 이리하여 초대 시게카타 때부터 3대까지 시현류는 시마즈 가문의 검술로 전성기를 누리게 됩니다. 4대 이후부터는 쇠락하여 유파가 소실될 뻔 하다가, 18세기에 다시 부흥하여 막부 말에 일어난 무진전쟁 등에서 사츠마 번 소속 시현류 검사들이 혁혁한 전공을 세워 일약 유명세를 타게됩니다.

무진전쟁에서 시현류 검사들의 활약상을 얘기해 보자면 막부군 2만명이 사츠마군 4천명에게 패배했다고도 하고, 시현류의 내려베기에 당한 사망자는 베인 상처만 봐도 시현류임을 알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 외에도 내려치는 시현류 검술을 방어했는데 막은 검채로 머리에 박혔다는 일화도 있지요. 영상에서 보기엔 웃기기 그지 없는 괴성과 검술 동작이지만 실전에서 마주치는 시현류는 또 다르게 보였나 봅니다.

저 같아도 갑자기 밤 길에서 미친놈이 괴성을 지르면서 칼을 휘두르면 바지에 지릴 것 같긴 하네요;

막부 말 시기 사람들도 느낌은 비슷햇는 지 11대 사츠마 번주 시마즈 나리아키라는 시현류 제자들이 엔쿄를 지르며 검을 내려치는 수련 광경을 보고는 [미친 놈들의 검술이다.] 라고 감상을 남겼다고 합니다.

여하튼 막부 말 시기를 다룬 창작물에 시현류가 자주 나오는 건 저런 이유 때문이죠.





1.png2.png

바람의 검심에 나오는 시현류. 사츠마 최강 검술이라고 띄워주더니 일격에 퇴장당하는게 인상적입니다... 시현류 잡졸 이미지 형성에 크게 기여한 작품이죠.




image.jpg
시현류의 기본 자세 잠자리


창작물에서나 요즘 인터넷에서나 취급이 별로 안좋은 시현류이지만 그래도 상당히 실전적인 이념을 지녔는데요. 처음 베는 검을 의심하지 않는다 또는 두 번째 검 따윈 필요 없다, 머리카락 한 가닥이라도 빠르게 내리쳐라라고 가르칩니다.

처음 일검부터 모든 승부를 거는 '선수필승'의 날카로운 참격이 특징이죠. 그러나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과 달리 첫 칼이 빗나간 후 대책으로 연속기도 전해지고 있으며, 칼을 빼앗겼을 경우에 대응하는 기법도 전수되고 있습니다.


image.jpg
수련에 사용되는 입목


검도에서 쓰이는 죽도나 목검 대신 유자나무를 잘라서 건조시킨 막대기를 사용하며, 영상에서 보여주듯 엔쿄를 울부짖으며 나무 말뚝을 마구 때리며 수련을 하죠. 시현류 검사라고 자처하려면 수련용 말뚝 하나 정도는 깎아내어 쓰러뜨려야 인정해준다고 합니다.

유파 개조 토고 시게카타부터가 실용적인 성격이어서 시현류 유파 분위기도 예법을 따지지 않고 자유로운 편인데요. 도복 대신 티셔츠나 청바지를 입고 수련을 해도 주위에서 뭐라고 하지 않는답니다. 다른 고류 검술들이 전통과 예법을 중시하는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죠.



직접 시현류 검술을 수련해보거나 과거로 돌아가 시현류의 무용담을 경험 할 수는 없으니, 시현류가 강한지 어떤지 확인 할 방법은 없습니다. 다만 쟁쟁한 검술 유파 사이에서 수백 년동안 살아남아 현대까지 전해져왔고, 역사 기록에서 시현류의 무시무시함을 전하고 있으니 강하지 않았을까하고 생각할 따름이죠. 시현류가 강력한 검술인지 아닌지는 여러분의 판단에 맡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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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모대위
20/06/09 19:34
수정 아이콘
여기는 웃음 참는 연습이 수련의 시작일 것 같군요 크크크
재미있는 글 잘읽었습니다
20/06/09 19:50
수정 아이콘
웃음이 매력 포인트인 티모대위님께선 배우기 힘드시겠네요 크크크
뒹구르르
20/06/09 19:45
수정 아이콘
검도 문외한에게는 저런 검에 '도'나 '술'이라는 게 적절한 표현인건지 의문이네요
그냥 피지컬 최대한으로 만들어서 강하게 내려치는 거 아닌가요?
대련 영상을 보면 기술이라고 할만한 게 안 보이는 것 같은데 참 희안하네요

근데 그와 별개로 실전성은 확실히 좋을 것 같아요
전장에서 술이나 도가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 그냥 무지막지하게 때려박는 쪽이 이기는거지
20/06/09 19:48
수정 아이콘
유파를 만든 토고 시게카타가 딱 뒹구르르님 말씀과 같은 마인드였나 봅니다. 실전에 비기가 어딧어 먼저 패죽이는게 장땡이지! 라고 생각한게 아닐까요.
20/06/09 19:58
수정 아이콘
실전적이긴 할거같습니다...
수백 수천명이 크고 딴딴한 칼 수직으로 쳐들고선 사람 다지러 우르르 몰려온다고 생각하면...

아 XX 머싯다...
20/06/09 20:03
수정 아이콘
상상해보니 장관이긴 하네요. 병신 같지만 멋있어란 말이 절로 나올듯 합니다...
이리스피르
20/06/09 20:05
수정 아이콘
유투브라던가 밖에서? 봐서 우습죠... 사실 대치 상황에서 미친X마냥 소리 지르면서 달려오면 움찔할 수 밖에 없죠.
그리고 저렇게 소리 지르면서 달려들면 달려드는 본인도 가지는 공포를 잠시 망각할 수 있으니 말이죠
20/06/09 20:11
수정 아이콘
숙련이 덜된 징집병 사기를 떨어뜨리는데엔 효과적이었다고 하네요. 엔쿄가 사용자에게 사기 고양과 함께 적들 사기 깎는 용도로 만들어진 듯 합니다.
20/06/09 20:24
수정 아이콘
그냥 일반적인 단병기 끼리의 싸움에서는 실전적으로 보이고 전쟁에서는 실전적이지 않아 보이는 방법인데 실전적이라니까 신기하네요
방패도없이 리치긴 무기에 어떻게 대응했을지 활이나 창이나..
20/06/09 20:27
수정 아이콘
막부말 무진전쟁 시기는 이미 냉병기가 수명이 끝난 시기라 갑옷이나 방패 같은 방어구도 거의 입지 않았어요. 총이나 창을 빼면 거의 맨몸인 상황이라 효과적이었을꺼라 생각합니다.
20/06/09 20:30
수정 아이콘
올공템 마스터이 같은건가 보네요 생각만 해도 강력할거같네요
강미나
20/06/10 12:21
수정 아이콘
시기를 잘 탄 검술이죠. 일반병 제도나 총이 막 도입되서 아직 서툴던 그 전환기에 딱 유효했거든요.

진성 무사집단인 막부 상대로 벌어진 무진전쟁에선 시현류보다는 현대식 병기로 이득을 봤고
나중에 정부 상대로 벌어진 반란이었던 서남전쟁에서 시현류가 총을 든 일반병 상대로 무쌍을 찍었는데,
아이러니한 건 전쟁 중간에 전술이 발전하면서 몰락해버리고 맙니다(....)

심지어 일반병들이 하도 얼타니까 정부에선 무진전쟁 때 막부편에 속해있던 무사들을 데려와서 상대시키기도 했습니다. 냉병기 잡는 건 냉병기다!
영원히하얀계곡
20/06/09 20:32
수정 아이콘
이소룡의 괴성이 이걸 본딴 거군요.
자작나무
20/06/09 20:58
수정 아이콘
검술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전쟁' 이라는 실전에서 대단한 성과를 보여준 검술이라면 절대 비웃을 수 없죠

다른 검술들이 전쟁에서 그정도의 강함을 보여주지 못했다면, 시현류가 일본 최강의 검술이겠죠.
20/06/09 21:03
수정 아이콘
제식훈련이 덜 된 근대식 징집병에게 발도돌격이 통한 몇안되는 사례라 진형을 갖추고 냉병기 전투를 벌이는 중세 전쟁과는 조금 성격이 다르긴 합니다. 막부말이랑 러일전쟁에서 발도돌격으로 쏠쏠히 재미본게 일본 군부를 단단히 착각하게 만들었죠. 태평양 전쟁에서 미군상대로 벌이던 미친짓인 반자이 어택이 나름 역사가 있는 편입니다 크크
20/06/09 21:00
수정 아이콘
몇백년을 이어져온 검술이라면 실전에서의 쓰임이 있었을텐데 저렇게 대놓고 공격일변도 허점투성이의 자세를 어떤식으로 썼을지는 궁금하긴 하네요.
실제론 선수필승을 내세우곤 허점을 노리는 공격을 피하고 베는 식이지 않았을까 상상해봅니다.
기본자세 이름이 잠자리인건 저자세를 유지하는 연습하다보면 잠자리가 날아와 앉아서??
20/06/09 21:07
수정 아이콘
(수정됨) 방어를 포기한 공격일변도의 검술인데 빈틈많은 자세는 페이크고 반격유도라는 방식도 흥미로운데요. 시현류가 공격기 위주지만 방어랑 연속기술도 제법 있습니다. 잠자리자세 이름유래는 따로 정보가 없는데 듣고보니 그럴싸한데요 크크크
20/06/09 21:18
수정 아이콘
속아서 죽은자는 말이 없기 때문에 시현류의 선수필승은 유지된다...라는 상상이었습니다 크크크
포프의대모험
20/06/09 21:36
수정 아이콘
그냥 훈련된쪽이 훈련 안된쪽에 꼴아박으면 그게 내려치기든 랜스차징이든 그냥 검방돌격이든 당연히 효과 있지 않을까요?
20/06/09 21:39
수정 아이콘
맞는 말씀입니다. 시현류는 다른 유파 검술처럼 복잡한 카타를 단순화 시키고 검으로 치는데에만 수련을 집중시켯지요. 비슷한 실력자들끼리의 대결에선 위력이 반감 되겠지만 초보자들 상대론 필살의 검이나 다름 없었죠.
졸린 꿈
20/06/09 22:08
수정 아이콘
인왕, 베가본드 등을 통해 자연스럽게 일본 검호들의 이름을 알게되었는데요.
인왕 게임에서 이도류가 좋다보니 아시카가 요시테루 에게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데, 이 형도 참 간지나더군요. 흐흐흐 (스킬이...)
언제고 내키시면 아시카가 요시테루도 좀 부탁드립니다. 굽신굽신
20/06/09 22:20
수정 아이콘
검호쇼군 상남자죠 크크크 카미이즈미 노부츠나랑 츠카하라 보쿠덴 이야기 할 때 언급은 하려고 했는데 더 자세하게 써보겠습니다.
초보저그
20/06/09 23:15
수정 아이콘
예전 가고시마 센간엔에서 장작 더미 같은 거 내려치는 게 시현류였군요. 오히려 다른 일본 검술들 보다 실전에서 꽤 위력이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비천어검류 같이 위로 날라서 피한 후 등 뒤를 가격하는 건 오래 수련한 재능러가 아닌 일반인들한테는 불가능하죠. 차라리 보통 사람들한테는 이것저것 가르치는 것보다 단순하게 연습시키는 게 효과가 있었겠죠.
하심군
20/06/10 00:40
수정 아이콘
어찌보면 피지컬이랑 병기의 단단함을 믿고 뚝배기 깨는 거죠.
미숙한 S씨
20/06/10 01:11
수정 아이콘
아 체스토는 소설에서 나온 기합이군요?
하긴, 그런 기합이 나오는게 좀 이해가 안가긴 했어요. 전에 어디선가 봤던 실제 시현류 영상에서도 '끼요오옷!!'만 들었지 실제로 '체스토!'를 외치는 건 게임에서 성우가 외치는 거 말고는 들어본 적이 없거든요.
20/06/10 01:29
수정 아이콘
구 사츠마였던 가고시마 지역의 방언이라고 합니다. 의미는 이얍! 같은 기합이라고 하네요. 소설에서 시현류를 사용하는 사츠마 무사들이 지르는 기합으로 나오면서 실제로 쓰이는 것처럼 잘못 알려졌죠.
공기청정기
20/06/10 06:07
수정 아이콘
시현류...국내 서브 컬쳐쪽에서 유명해지기 시작한게 슈퍼로봇대전에서 젠가 존볼트가 시현류를 수련했다고 나오면서 였던걸로 기억합니다.

실제 수련 영상 보곤 '아무리 게임이라지만 원본이랑 너무 차이 나는거 아냐?' 싶었었죠.;;;
20/06/10 10:08
수정 아이콘
나의 이름은 젠가 존볼트 악을 베는 검이로다! 이런 대사였던가요. 슈로대 알파 외전 하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젠가 존볼트 멋있었는데 시현류 영상 보고 좀 많이 깻죠 크크크크 자국 문화를 어떻게든 미화시켜서 잘 포장해내는게 일본 서브컬쳐의 힘이 아닌가 싶습니다.
공기청정기
20/06/10 10:14
수정 아이콘
사실 2차 OG에서 다이젠가가 환장이 되면서 추가된 가디언즈 소드는 나름 재연을 하긴 했더군요.

문제는 약해서 안쓴다는거.(...)
20/06/10 16:37
수정 아이콘
정신없는 상황에서는 단순하지만 수천번 이상 연습한 간결한 동작이 가장 실전적이라는 걸까요. 신기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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