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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0/05/09 11:32:00
Name 세종대왕
Subject [일반] [스연] 부부의 세계 감상평 (feat. 쇼킹?)
우리는 수많은 드라마를 보며 이런 생각이 들곤 합니다.

'작가 의도가 뭘까'

주인공이 암이나 희귀병이 걸렸다면, 여러 복선을 통해 주인공이 죽는다는 것을 알게되지만
마지막회 전에 제발 좀 우리 착한 주인공 좀 살려달라는 시청자 의견을 많이 봅니다.

뉴스 자막에 짧게 5초간 나오는 특정 사고로 인한
누군지 전혀 모르는 외국인 1명 사망 소식에 눈물을 흘리는 경우는 적겠지만,
드라마 속의 주인공의 안타까운 죽음에 대해서는
우리가 시청한 16시간을 넘어서 그 드라마가 방영된 약 두달 간의 시간동안
주인공에게 푹 빠지기 때문에, 감정 이입이 너무 많이 된 상태라
친밀감으로 인해 슬픔의 눈물을 흘리는 경우는 종종 있을 겁니다.

드라마는 강합니다.
한서진, 강준상, 이수임, 김주영, 강예서 등의 이름을 보면
스카이캐슬이라는 드라마가 떠오르고,
'아 맞아. 예전에 어느 시대에 그런 사람들이 살았던 것 같아'라는 착각까지 줄 수 있습니다.

부부의 세계는 불륜 드라마입니다.
불륜? 불륜은 현실에서 흔합니다.
이혼? 이혼도 현실에서 흔합니다.
학교폭력이나 도벽도 흔합니다.
이름만 친구나 동료지, 뒷담화나 이간질도 흔합니다.
헤어진 이성끼리 다시 만나, 다시 자는 것도 흔합니다.
부모님이 자는 걸 자식이 보는 경우는 흔하지만 않지만, 종종 있을 겁니다.

그런데, 묘한 불편감이 느껴질 수 있습니다.

암이나 희귀병을 죽게 두면 현실적이지만,
'작가는 왜 지금 고통받는 수 많은 환자들 희망 안주고 죽게 하나' 나쁜 사람처럼 보입니다.

불륜하고 다른 사람과 잘 지내는 사람들도 현실적으로 꽤 많긴 하지만,
'작가는 왜 정의 구현 하지 않고, 피해자만 괴롭게 만들어 비혼 조장하나' 나쁜 사람처럼 보입니다.

불편의 원인은 그냥 현실적이라서? 현실이지만 자극적인 것만 모아 놓았기 때문에?
우린 모두 살아온 환경이 다르고, 가치관도 다르기에,
같은 것을 보고도 굉장히 많은 해석이 나올 수 있습니다.
그게 또 당연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인터넷의 수많은 논쟁들이 평행선을 달리는 이유기도 합니다.
과속으로 인한 과태료는 형벌이 아니지만,
과속은 위험하고 심지어 사람을 죽일 수 있기 때문에, 큰 죄니 형벌로 바꿔고 크게 벌하자는 사람도 있겠고,
심지어 살인이라도, 살인하고 5년 감방 살다나왔으면 죗값 다 치렀으니 끝이라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물론 좋아하는 대상과 싫어하는 대상에 대해 다른 기준을 적용하는 내로남불이 논쟁의 더 큰 문제긴 하지만,
논점 이탈되는 내용이기에, 다른 기회가 생기면 말하고 여기선 줄이겠습니다.)

그래서 부부의 세계 작가는 뭘 말하고 싶은 걸까요?
아직 결론이 나온 것도 아니고, 다시 복수할 지, 어느 누가 자살할 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한 건 작가의 의도는 결말 마지막 한방이 아니라, 1~16회 전체가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누군가 지금 좋은 직장에 취업하고 잘산다고해서,
과거에 학교폭력 당했던 기억이 없어지는 것도 아니고
어느 부부가 불륜으로 이미 이혼하고 따로 산다고 해서,
전배우자들에 대한 기억들이 없어지는 게 아닙니다.

아마도, 불륜의 시작부터 끝까지 그 모든 과정이 고통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드라마라고 봅니다.

하지만, 현재까지는 일단 고예림(박선영) 쪽은 원작과 다르게,
용서를 통해 재결합의 가능성을 좀 보여주고 있어서(물론 앞으로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이태오(박해준)의 어이없는 명대사인, 그냥 지나가는 바람인데 왜 용서안해줘서 이지경까지 왔냐고 한 것과
고예림(박선영)처럼, 바보같이(?) 용서해주면 본인만 힘들뿐 결국 다시 좋게(?) 되는 것의 비교를 통해

이렇게 불륜을 용서해줘야 가정과 주변의 모든 파국을 막을 수 있다는
잘못된 결론에 도출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기에, 남은 회차를 통해 작가가 어떻게 진행할 지는 좀 봐야겠네요.

결론적으로, 저는 이 드라마가 자극적이고 시청률을 위한 드라마라는데는 동의하지만,
불륜을 미화한다든가, 비혼을 조장하는 드라마라곤 생각하지 않습니다.
물론, 이 드라마에 대한 해석은 자유입니다.

p.s. 요새 결혼과 출산율 이야기가 좀 보여서 살짝 몇 마디 더 하고 끝내자면,
너무 행복한 열 쌍의 부부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나도 저렇게 행복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고,
너무 불행한 세 쌍의 커플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진짜 연애와 결혼은 하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축제에 가면 진짜 근심 걱정 하나도 없는 행복한 사람들만 있는 것 같고,
병원에 가면 전부 다 아프고 우울한 사람들만 있는 것 같습니다.
결론은? 우리 마음 속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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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북
20/05/09 11:39
수정 아이콘
희망고문하다가 나락 보내는 게 전문이라 고예림 커플도 매우 위험하죠 크크
세종대왕
20/05/09 11:52
수정 아이콘
네 불안불안하긴 하지만, 작가가 어떻게 끝낼 지 확신은 안서네요.
유료도로당
20/05/09 11:47
수정 아이콘
(수정됨) 조금 딴 얘긴데 (6화까지만 봄) 사람들이 난리났길래 너무 당연히 '웰메이드 드라마'인줄 알고 시작했는데, 조금 보다보니 드라마의 만듦새가 허접해서 좀 당황했네요..; 진짜 그냥 막장드라마라고 생각하고 봐야하는 작품인듯...
세종대왕
20/05/09 11:54
수정 아이콘
연출력 좋은 막장 드라마입니다. 연기력과 연출이 좋아서, 막장 스토리를 커버하고 있는 그림이죠.
20/05/09 11:55
수정 아이콘
전 드라마에서 작가의 의도가 꼭 필요한가 싶네요. 다 보고 나서 뭔가 감명을 받거나 남는게 있어야 잘쓴 드라마라고 생각하지 않아서 말이죠.
개연성에만 문제 없다면 순간 순간 극에 몰입시키면서 재미를 주는게 훨씬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흔히 사람들이 말하는 작품성(?)도 안 보면 하나도 의미 없는거죠.
세종대왕
20/05/09 11:58
수정 아이콘
네 동의합니다. 저도 작가의 의도가 무엇이든간에 재미가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저도 작품성 높은 노잼 작품보다 작품성 낮은 재밌는 작품 좋아합니다.
탐나는도다
20/05/09 11:55
수정 아이콘
비혼장려드라마죠
하 근데 어제 방영분은 진짜 뚜껑열리더라구요
세종대왕
20/05/09 11:59
수정 아이콘
네. 해석은 자유니까, 비혼장려라고 생각하셔도 제가 딱히 반박은 드리지 않습니다.
욕하는 맛으로 보는 것도 드라마의 여러 재미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20/05/09 12:16
수정 아이콘
해준이 형은 진짜 연기인지 현실인지 구분이 안되고, 희애누님 표정연기는 진짜 내가 다 마음이 아픔.. 다른 배역들도 연기를 넘잘하고
과몰입안하려고해도 자연스럽게 되더군여 ㅠ
세종대왕
20/05/09 13:06
수정 아이콘
드라마 특성상 과몰입은 어쩔수가 없는것 같습니다. 흑흑
재규어스타
20/05/09 12:21
수정 아이콘
해강이 엄마 얄미운 연기는 전형적이라는 느낌이 들면서도 참 잘하더군요
세종대왕
20/05/09 13:11
수정 아이콘
네 조연분들도 연기 잘하시네요
안철수
20/05/09 12:24
수정 아이콘
분노, 증오, 파멸 의 감정을 불러 일으키는 불륜 소재보다
자발적 스와핑, 쓰리섬을 즐기는 부부 드라마가 나오는게
더 재밌고 정신건강에도 이로울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세종대왕
20/05/09 13:14
수정 아이콘
파격적이면서 흥미로운 의견 감사합니다
다리기
20/05/09 12:37
수정 아이콘
이태오 하나 때문에 모두가 불행해지는 드라마...
옆집 친구부터 시작해서 아들, 새 와이프 등등 전부 다 전부 너무 안쓰러워요.
세종대왕
20/05/09 13:15
수정 아이콘
네 호기심으로 시작한게 큰 화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죠...
호야만세
20/05/09 12:40
수정 아이콘
잘나고 똑똑한 지선우가 본인은 큰 잘못을 저지른게 없는데도 불구하고 왜 저런 상황에 놓이게 되어 저런 수모를 감내하나 하고 보는 내내 속이 터질 것 같더군요.(선우가 무릎까지 꿇었는데도 옆에서 눈만 멀뚱멀뚱 이태오) 근데 또 준영이를 생각하니 이해가 가면서도 답답.
세종대왕
20/05/09 13:17
수정 아이콘
현실에서도 본인 잘못없는데도 피해입는 경우도 많고...
그래서 인간사가 참 어렵죠.
담배상품권
20/05/09 13:13
수정 아이콘
작가의 의도가 재미에 몰빵이면 그럴수도 있죠.
세종대왕
20/05/09 13:20
수정 아이콘
저도 솔직히는 작가가 약간 못 미덥습니다.
싸구려신사
20/05/09 13:32
수정 아이콘
그냥개꿀잼입니다. 뭐 아주비현실적인 부분도 없고.. 몰입감도 충분하고. 크크
다만 지선우가 너무불쌍해보일뿐.
세종대왕
20/05/09 13:57
수정 아이콘
보통은 불행을 보상해주는 드라마가 많지만,
이 드라마 특성상 지선우가 행복해지는 결말은 없을텐데,
과연 작가가 다음주에 어떻게 끝낼지...
결말과 상관없이 저도 재밌게 본 작품으로 기억에 남겠네요!
Tristana
20/05/09 13:48
수정 아이콘
주연 2명 연기력으로 다 커버하는 것 같은...
여다경은 연기를 못하는건 아닌데 항상 똑같같은 표정 연기인거 같아서 좀 아쉬운거 같아요.
세종대왕
20/05/09 14:07
수정 아이콘
외적으로는 잘 캐스팅했다고 보이고,
다만 주연이 워낙 연기 잘하니
상대적으로 좀 아쉬울수 있다는 있겠고,
절대적인 면에서도 완전 신인은 아니더라도,
내공이 부족한 상태라 어쩔 수 없는 면도 있겠네요.
20/05/09 14:24
수정 아이콘
추워서인지 이태오의 느린 대사와 버벅이는 발음, 씬을 너무 길게 끌고 사운드도 좀 허술해서 몰입도 흥미도 잘 안생기네요. 언제 한번 터트려줄까 해서 계속 보고는 있습니다. 반면 어제 넷플릭스에서 인간수업 잠깐만 구경하려다 몰입되서 밤새고 8회까지 봤네요.
세종대왕
20/05/09 14:29
수정 아이콘
저도 오늘 내일 이틀간 인간수업 몰아볼 예정이었는데,
스포를 아주 조금 접하고 보는거라
충격을 약간 덜 받을수는 있겠지만 기대중입니다!!
20/05/09 19:34
수정 아이콘
결말이 어떨지 기대됩니다.

스카이캐슬 진짜 재밌게 보다가 막회 보고 분개 했던 기억이 크크
세종대왕
20/05/09 23:00
수정 아이콘
허무하게만 안 끝났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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