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는 삼국지로 유명한 위오촉의 삼국시대 다음에, 삼국이 서로 싸우던 두번째 삼국시대가 있었고 그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앞선 이야기를 간략하게 정리하자면 북쪽에는 위나라 남쪽에는 양나라의 남북조시대에 삼국지때 동태후와 하황후와 십상시가 어우리진 권력다툼이 있었고 그 혼란기를 외부 군벌 동탁이 정리했던 것처럼, 효명제와 호태후의 권력다툼을 외부군벌 이주영이 정리했습니다. 그 이주영도 동탁처럼 절대권력을 휘둘렀고 그로인해 안티가 많아져서 궁으로 유인당한뒤 암살당하는데, 삼국지때와 마찬가지로 이주영만 죽었을뿐 그 잔당들이 건재해 있는 상황을 맞이했습니다.
이주영의 조카 이주조가 잔당들을 수습해서 황제에게 역습을 가했으나 다른 이주영의 잔당인 고환과의 세력다툼에서 지게되어 죽게됩니다. 고환은 천자를 다시 세우고 권력을 잡으나 지방에서 아직 자신을 따르지 않는 이주영의 잔당인 하발악이 있었습니다. 고환은 하발악의 동맹인 후막진열을 회유해서 하발악을 살해했고, 하발악의 세력은 우문태가 이어 받았습니다.
우문태는 하발악을 계승하고 후막진열을 죽여서 하발악의 복수에 성공하고 세력을 넓혔습니다. 한편 고환에 의해 옹립된 효무제는 점점 고환이 부담스러워서, 군사를 일으켜 고환을 치기로 했으나 실패하고 우문태에게 의탁합니다. 우문태는 황제를 옹립해서 명성을 얻고 많은 인사들이 귀순해오면서 세력이 불어났고, 고환은 도망쳐버린 황제는 버리고 새로운 황제를 옹립합니다. 그래서 하나의 나라 북위에 두명의 황제가 있게 되었고 우문태의 서위와 고환의 동위로 북위는 쪼개져버렸습니다.
하나의 나라에 두개의 황제가 있으니 서로 부딪힘은 예정된 수순이었습니다. 첫전투 소관전투에서 우문태가 승리해서 고환의 장수 두태를 죽였고, 두번째인 사원전투에서도 우문태가 기습과 매복으로 고환에게 큰 타격을 입혔습니다. 세번째인 하교전투에서는 우문태 역시 많은 피해를 입었지만 고환은 제일가는 장수 고오조를 잃었습니다. 어째 세력은 고환이 몇배나 큰데 우문태와 싸우면 고환군이 밀리는 느낌이군요. 하지만 그들의 전쟁은 이것이 끝은 아니었습니다.
아시는 분은 이미 아시겠지만, 요약에서 한 단락이 한편입니다. 요약을 보시고도 잘 생각이 안나시는 분들은 그 단락에 맞는 글에 가셔서 다시 읽으셔도 되겠습니다.
마지막편 답게 유종의 미를 위해 여러모로 정성을 들여서 써보겠습니다. 항상 연재물을 쓰면 마무리가 약한게 저의 단점인데 이번엔 좀 더 많은 정성을 들여서 더 이해가 잘되도록 노력해보겠습니다. 일단 이해도를 높히기 위해 우리에게 친숙한 코에이식 형세도 보셔야죠.
다음으로는 경기전에 라인업부터 보고 가겠습니다. 먼저 우문태 라인업입니다.
항우에 필적할 용맹. 이주조와의 전투에서 단 기병 10기로 선봉에 서서 돌격해서 전장의 흐름을 바꿈.
단소 출중한 지략.
주로 큰그림을 고환과 상의하고 주로 근거지를 방어
곡률금 노래를 잘부름.
아들이 우문씨 세력을 맛집으로 여기는 곡률광.
후경 이주영아래에서 부터 활약했던 고환과 같은 혹은 윗배분의 장수.
고환에게서 후경은 유표에게의 신야 유비같은 관계, 배신전문가
팽락 용맹형 선봉형 장수
모용소종 통찰이 뛰어난 장수.
고환을 경계하라고 이주조에게 귀뜸해줬지만 이주조가 말을 듣지않음. 이주조의 가족을 보호하다가 관우처럼 투항.
오늘은 뒤가 없기때문에 아무쪼록 오늘분량만으로 제대로 이해하시라고 미리 설명을 좀 길게 했습니다. 오히려 글전 설명이 진입장벽을 만들기도 한다는걸 알고 있지만, 역사가 워낙 어렵기때문에 이해도를 높히기 위해서 글을 보면서 찾아보시라고 설명을 좀 많이 넣었습니다. 빨리 가보겠습니다.
1. 망산전투
북망산으로 유명한 망산
망산은 낙양북쪽에 있는 산을 말합니다. 흔히 북망산이라고 하죠. 낙양북쪽에 있는데 묫자리가 특히나 좋아서 여러 고관대작들이 거기에 묫자리를 쓰는바람에 지금 우리에게는 저승을 이야기하는 단어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그 산입니다. '요단강 건넌다' 같은 느낌의 단어가 된거죠. 이 망산전투는 고오조의 전사가 불러온 나비효과였습니다. 우문태가 두려워하던 고오조가 죽었기때문에 우문태가 쳐들어왔냐고요? 아닙니다. 고오조가 죽었기때문에 고환 내부에서 일이 발생했습니다.
이 시대 역사를 흔히 막장 막장 그러죠? 하지만 그에 보답하는 내용을 지금까지는 전해드리지 못했습니다. 이 시대의 막장성이 창업자들에게는 나타나지 않거든요. 창업자들은 반듯합니다. 보통 2대부터 나오는데 저는 창업자들 이야기만 해서 그랬던겁니다. 자 고환에게는 고징이라는 장남이 있었습니다. 2대죠. 고징은 고오조의 형수 이씨를 맘에 두고 있었습니다. 고오조가 살아있을때는 차마 못했겠지만, 고오조도 없기때문에 고오조의 형수를 겁탈을 시도하다 실패합니다. 고오조의 형, 그러니깐 이씨의 남편이 죽은 사람이었냐고요? 그랬으면 진즉에 접수했죠. 남편도 멀쩡히 살아있었습니다. 당시에 고환은 낙양을 사실상 비워두고, 주민은 업으로 이전시키고 낙양으로 우문태가 쳐들어오면 요격은 하지만, 실질적 방어라인은 낙양의 동쪽, 그러니깐 낙양에서 나오는 것을 호로관에서 막는 방어선을 채택합니다. 그리고 고오조의 형이자 이씨의 남편인 고중밀은 바로 이 대우문태라인 방어선인 호로관의 책임자였습니다.
고중밀은 '더러워서 못참겠다'라는 생각이 들었겠죠. 당장 우문태에게 기별을 보내 호로관을 들고 투항하기로 결정합니다. 우문태는 크게 기뻐하며 호로관을 접수하기 위해 낙양으로 진출합니다. 고중밀이 내통한다는 소식을 듣게된 고환은 날래 군사를 몰아서 망산으로 갑니다. 호로관을 접수하러 낙양 동쪽으로 향하면 그 뒤를 치려고 도하해서 망산으로 돌아들어간 것입니다. 그리고 그 사실 역시 우문태도 알게되어서 고환군을 요격하러 나갔고 그들은 망산에서 결전을 피할수가 없게되었습니다.
낙양에서 호로관으로 가는데 중간 망산에서 대충 이렇게 지나간뒤에 후위공격하겠다는 생각. beermania님이 만드셧다는 구글삼국지 지도를 이용했습니다.
2. 같은걸 세번이나 당하는 사람이 있다고?
우문태가 망산의 고환을 요격하러 갔는데, 우문태의 주특기는 기습입니다. 역시나 우문태는 이번에도 야습을 선택했습니다. 고환도 그동안 우문태 기습에 많이 당했었습니다. 역시 세번을 당하는 사람은 없겠죠. 이번에는 오히려 기습을 하러오는 우문태를 고환이 매복하고 기다렸습니다. 고환은 우문태를 급습했고, 우문태군은 대패했습니다. 이때 팽락이 최선봉에 섰는데 팽락이 대활약하며 우문태군을 박살냅니다. 우문태는 안되겠다 싶어서 줄행랑을 쳤습니다.
팽락이 그런 우문태를 쫓았습니다. 우문태는 생사의 고비를 맞이하게 된거죠. 우문태가 팽락을 향해 외쳤습니다. "그대가 팽락인가 어리석구려. 오늘 나를 없앤다면 당신도 살수 있을것인가. 돌아가서 내가 남긴 재화나 챙기는것이 낫지 않겠소?" 열심히 추격하던 팽락은 듣고보니 '토사구팽' 네 글자가 떠올랐습니다. 우문태의 말도 일리가 있다고 여겨 말머리를 돌려서 추격을 중단했죠. 유방과 정공의 이야기가 생각나는 일화입니다.(유방은 정공에게 동향임을 어필해서 살아돌아갔지만 놓아준게 비슷하단 이야기) 여튼 그렇게 우문태는 살아돌아갔지만, 무려 서위의 장수 48명이 이 전투에서 동위의 포로가 되었다고 합니다.
토사구팽으로 유명한 회음후 한신. 사실 원조는 구천과 문종입니다.
팽락이 우문태를 놓아준 사실은 고환에게 알려졌습니다. 고환은 분노하며 (그래도 죽이진 않고) 태형을 내렸습니다. 두들겨 팬거죠. 그제서야 후회가 막심하던 팽락이 "지금이라도 기회를 주신다면 다시 잡아오겠습니다" 라고 했지만, 고환은 "너 열차 이미 떠났는데 뒤질래?" 라며 (본인이 팬건 아니지만) 계속 두들겨 팼습니다. 다 두들겨 패고 난뒤에 고환은 우문태의 기습을 매복할때 최선봉에서 활약한 것을 다시금 비단을 내려 치하했습니다. 나름 깔끔하게 끝낸 결말이네요.
3. 계속되는 망산전투
우문태는 패잔병을 수습해서 다시금 고환과의 전투에 나섭니다. 우문태와 고환은 맞수(?) 답게 일진 일퇴를 하는데 이번에는 고환쪽에서 위기가 왔습니다. 고환의 말이 화살을 맞고 쓰러지자, 그걸 본 하발승이 눈에 불을켜고 기병 13기만을 데리고 적진을 향해 돌격했습니다. 하발승은 하발악의 동생이며, 지난편에 이야기가 나왔듯, 고환놈과는 한 하늘아래 살지 않기를 결의한 사람입니다. 고환에게도 위기였으나, 단소가 활을 들어 그런 하발승을 낙마시켜서 고환을 수습해서 돌아갑니다. 그렇게 고환과 우문태는 삐까삐까하고 있었는데 문제는 다른쪽에서 발생합니다. 우문태의 군대중 조귀쪽 군대가 완전히 무너져버린겁니다. 조귀 뭔가 고씨쪽과의 결전에서는 베지터 스타일입니다. 가장 먼저 터져서 위기감을 조성해주는 담당. 우문태도 수습할수 없는 지경이 되어서 전군이 퇴각하게 됩니다.
삼국지 3대전투는 관도대전 적벽대전 이름대전이라던가요? 이시대에도 이름대전이 나옵니다. 고환군 vs 왕사정!
우문태는 위수 근처에서 겨우 수습할수 있었습니다. 고환의 군대는 우문태의 패잔병들을 추격했고요. 동위의 병사들이 서위의 곡식창고가 있던 항농에 도달했습니다. 이때 항농을 지키던 서위의 장수는 왕사정. 이름부터 고환이 도무지 버틸수가 없을거같은 이름이군요. 왕사정은 특이하게 고환에게서 탈출해 우문태에게 갔던 황제 효무제 원수의 측근이었습니다. 효무제를 우문태에게 안내한것도 왕사정이었고요. 효무제가 비록 우문태에게 독살당했지만 왕사정은 우문태의 사람이 된거죠. 왕사정은 고환의 군대가 맹렬한것을 보아서 정면승부로는 승산이 없겠다 싶어, 성문을 열고 옷을 벗고 성루에 드러눕습니다. 이른바 '공성계'죠. 그러자 동위군은 매복을 의식해 퇴각합니다.
신삼국 제갈량의 공성계입니다 연의의 공성계는 허구이지만 왕사정의 공성계는 진짜입니다.
망산전투가 끝났습니다. 고환은 처음으로 우문태에게 대승을 했습니다. 하발승은 이 전투에서 고환을 잡지도 못하고 아들만 잃고, 시름시름 앓다가 병사합니다. 고중밀은 호로관을 바치지는 못했지만, 우문태와 함께 서위로 돌아갑니다. 업성에 돌아온 고환은 고중밀의 가족들을 도륙합니다. 그리고 고징은 고중밀의 처 이씨에게 "오늘은 과연 어떠한가" 라고 이야기하니 이씨가 입을 다물었고, 마음껏 이씨를 유린합니다. 그리고 첩으로 삼아버리죠. 고환의 난봉꾼 아들때문에 벌어진 전투지만 이번엔 고환이 승리했습니다.
4. 옥벽전투
망산전투에서 대승을 거둔 고환은 우문태를 제대로 정벌하기로 합니다. 그래서 군사를 모아서 옥벽으로 진출합니다. 옥벽은 황하 건너편에 있던 서위의 전초기지였습니다. 지도를 보시면 왜 옥벽이 중요했는지 알수있습니다. 황하 이쪽에서 강건너 저쪽 장안을 바로 타격하는 것을 방해하는 서위의 전초기지가 옥벽이었고 그런 옥벽부터 무너뜨리고 나아가려고 했던겁니다.
옥벽 위치
이때 옥벽을 지키고 있던 장수는 위효관. 북주(서위를 이어받는 나라) 최고 방패의 사실상의 데뷔전입니다. 추후 북주를 수나라가 접수할때, 양견이 다른이가 반발하는건 어떻게 막을지 계획이 섰는데 이 할배(위효관이 지금은 젊지만 그때는 할배)의 반발만큼은 답이 안나와서 전전긍긍했다는 위효관입니다. 위효관은 적은 병력으로 수성하면서 고환의 대군을 막아야했지만, 고환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남자였습니다. 위효관을 긴장타게 만들 장수는 오직 이후에 나올 곡률금의 아들 곡률광뿐.
중요한건 검이 아니라 방패입니다 방패.
고환이 토산을 쌓아서 성을 공격하자 위효관은 목책을 세워 방어했습니다. 고환이 땅굴을 파서 성을 공격하자 위효관은 해자를 파서 땅굴을 끊은다음 굴에 불을 질렀습니다. 고환이 충차를 동원하자 위효관은 성을 천으로 둘렀습니다. 장대에 기름을 발라서 불을 붙혀 그 천을 태우려하자 위효관은 장대에 칼을 달아 그 장대를 잘라버립니다. 이쯤 되니 고환도 정공법으로 힘들겠구나 싶어 위효관을 회유합니다. "결국 구원군은 도달하지 않을것이오. 이쯤에서 투항하시오" 위효관이 대답합니다. " 구원군 필요도 없거든?" 고환은 다시 성내에 소리칩니다. " 위효관은 나라에 은혜를 입었다지만 당신들은 아닐것이오. 누구든 저자의 머리를 가져오면 개국공에 봉하겠소! 투항하시오" 위효관이 소리칩니다. "방금 이야기 잘 들었지? 동위군에서 누구든 고환의 머리를 가져오면 개국공에 봉하겠다!!"
위효관 일러스트
고환은 부글부글했습니다. 급기야 (스트레스성인지 몰라도) 병까지 얻어서 막사안에 틀어박히게 되었죠. 세작을 통해 그 사실을 알게된 위효관 당연히 가만히 있지 않습니다. "내가 이미 고환을 죽였다!! 고환이 이미 죽었기때문에 너희들은 고환을 볼수 없는것이다!" 고환은 정말 미칠지경이었습니다. 진중에 자신의 사망소식이 급속도로 퍼져 병든몸을 이끌고 나올수밖에 없었습니다. 몸도 아픈데 성은 안떨어지고 그럼에도 군대를 위로하며 돌아다녀야 하는 처지가 처량해서 가수 아니 장수 곡률금으로 하여금 '칙륵가'라는 노래를 부르게 합니다. 그런데 그 노래가락이 매우 구슬퍼서 곁에 있던 장수들도 모두 눈물을 흘렸다고 합니다.
아직도 전해지고 있는 북조의 민요 칙륵가. 원조가수 곡률금의 이름도 함께 남아있습니다.
고환은 결국 위효관과 옥벽을 무너뜨리지 못하고 철군하는데, 옥벽의 실패는 고환에게 큰 심경의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원소 고환은 자신이 조조 우문태에게도 승리를 장담하지 못하는데, 우문태 휘하의 위효관도 당해내지 못할거란것을 알게된거죠. 앞으로 우문태를 도모하기 힘들겠다는걸 알게 되었고 큰 정신적 타격을 입어 시름시름 병이 깊어 갑니다. 진창의 학소를 만났던 제갈량도 이런 마음이었을까요. 급기야 개기일식이 일어나자, "이 일식도 나때문인가, 이럴진데 지금 죽는다해도 어떠하리" 같은 말을 남깁니다. 옥벽 성하나를 못무너뜨리고 7만의 병사를 잃고 진양으로 회군하던 고환은 망산전투의 주범 고징에게 후사를 물려줘야겠다라고 생각하고, 믿을만한 신하와 아닌 신하들을 선별합니다. 그리고 진양에 도착하자 고징을 불러 믿음직한 신하 명단을 건네주고 사망합니다. 그때 나이 52세 평생을 조조보다 세력이 작았던 시기는 없었지만, 막상 둘이 붙었을땐 그런 조조를 제대로 꺽은적 없던 원소 바로 그 원소 고환의 죽음이었습니다.
끝.
제가 이 시리즈를 처음 연재를 시작할때 세운 계획은 여기까지입니다. 삼국지와 비슷한 부분을 차용해서 동탁같은 이주영이 있었고, 이주영 사후 잔당들의 다툼이 있었고, 원소같은 고환 조조같은 우문태가 서로 격전을 펼치다가 맨날 당하던 원소가 급기야 죽었다. 이후 고환의 후손이 북제를 세우고 우문태의 자손이 북주를 세우고 서로 잘먹고 잘 살았다더라. 아니 둘다 못먹고 못살았다더라. 수나라만 잘 살았다더라정도로 이야기를 마무리 하려고 했죠. 그래서 오늘이 마지막편인겁니다. (물론 같은 내용을 쓰지만 더 압축해서 빠르게 끝내려고 했습니다. 다섯편은 예상외로 길어진것.)
제가 왜 이 시리즈를 썼는지도 이야기를 좀 하고 싶네요. 제가 pgr21 질게에 질문을 올린적 있습니다. (링크
https://pgr21.net/qna/138590) 북위 이주영이 나오는 사극이 있냐라는 질문이었는데 답변이 없어서 '답답해서 내가 쓴다' 제가 글로 쓴겁니다. 이주영부터 우문태까지 이어주는 부분을 제가 쓴거죠. 목적은 이 글을 읽고나면 역사를 잘알게된다 이런게 아니고 관련창작물이나 혹은 역사관련 책들을 볼때 쉽게 볼수 있게 해주는게 목적이었습니다. 그래서 쉽게 잘 기억하게 해보려고 노력은 했는데 잘되었을지는 모르겠네요.
다만 제 생각보다 읽어주시는 분들이 많은데 고작 고환이 죽은 시점에서 그만두면 뒷부분이 아쉬울 분도 있을거라 봅니다. 아닌가요? 크크 그래서 1부의 마지막을 오늘로 하고 끝은 끝인데, 다음 내용을 2부로 쓰겠습니다. 다만 포맷이나 여러가지 생각을 할 시간이 좀 필요합니다. 이 다음에 나올것이 '후경의 난'인데, 후경의 난은 사마염 통일부터 수나라 건국까지 중에서 제 생각에 가장 중요한 두가지 사건중에 하나입니다. (다른 하나는 비수대전) 사실상 1부에서는 남조 양나라가 나오지 않음에도 많이 어려우셨으리라 보는데 '후경의 난'이 나오면 남조 이야기가 등장해야합니다. 그래서 2부를 쓰긴 쓰는데, 고민과 재충전을 해서 써야 쉽게 읽힐만한 글이 나오지 않을까 합니다.(물론 그래도 충분히 어렵겠지만) 지금까지 재미있게 봐주셔서 감사드립니다. 2부는 꼭 쓰겠다는 결의로 프롤로그를 남겨두겠습니다.
0. 2부 프롤로그
병환이 깊어진채로 진양에 돌아온 고환은 고징을 불렀습니다. 믿음직한 신하와 아닌 신하를 구분해 명단작성을 해두었다고 이야기해드렸죠. 여기서 안믿음직한 신하의 0순위는 바로 후경이었습니다. 실제로 후경은 고환을 두려워했기때문에 고환에게 복속한 것이고, 생전에 이미 고환에게 고환 사후에는 자기가 어찌될지 자기도 모른다고 공공연하게 말했던 사람입니다. 그리고 고환은 고징에게 대책을 알려줍니다. 업성의 방위는 단소에게 맡기고, 모용소종을 불러라. 오직 모용소종만이 후경을 상대할 수 있다. 후경에 대한 방어는 단소, 후경에 대한 공격은 모용소종으로 하라는 것이었죠.
라인업에는 꾸준히 등장했지만, 실제 글의 전쟁씬에는 나온적이 없었던 모용소종의 등장입니다. 고징은 의아해서 고환에게 바로 되물었습니다. "아부지는 걔 쓰지도 않았잖아요. 그렇게 괜찮은 장수가 진짜 맞나요?" 우리가 하이라이트만 봐서 우리만 못본게 아니었습니다. 감독이 안쓴거였어요. 고환은 고징에게 차분하게 이야기했습니다. "모용소종은 의리의 남자다. 나는 모용소종을 거두었지만 그건 이주조의 가족들을 보호하기 위해서였고, 그가 따르던 이주조를 죽인것 역시 나였다. 어차피 내가 중히 써봤자 그는 나에게 이주조 만큼 충성하지 않았을것이야. 그래서 그냥 내가 쓰지않고 내가 널위해 남겨둔 칼이란다. 니가 그를 발탁해서 중히 쓴다면 그는 너를 위해 불구덩이에도 뛰어드는 칼이 되어줄것이다. 오직 그만이 후경을 상대할수 있다. 명심해라"
고환사후 당연히 후경은 반란을 일으켰고, 고징이 고환 사후 고환의 유언을 받들어 모용소종을 후경을 토벌하러 보냅니다. 전연의 명장 모용각의 후손이자 이시대 또하나의 명장 모용소종의 출진인겁니다. 이때 모용소종이 휘하에 곡률광을 데리고 갑니다. 판타지소설 같은거 보면 무예는 뛰어난 젊은 주인공 기사가 첫 전장에 나갔는데, 늙고 볼품없어보여서 무시했던 (하지만 알고보면 젊을땐 무시무시했던) '발터의 노기사' 같은 사람 만나서 많은걸 배우는 클리쉐가 있죠? 비슷하게 보시면 됩니다. 북제제일검이자 위효관이 유일하게 한수 접어준 남자 곡률광, 그 곡률광의 멘토(?) 모용소종이 젊은 곡률광을 데리고 후경을 진압하러 출격합니다.
프롤로그를 썼으니 본편도 아마 쓰긴 쓸겁니다. 이제껏 읽어주셔서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