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해병대 일병 사망사고의 책임자 중 한명인 사단장이 구속되었다는 뉴스를 보았습니다.
거의 모든 투표에서 오른쪽을 찍어대던 제가 더 이상 오른쪽 진영에는 희망이 없다고 느낀 순간이 바로 해병대 일병 사망사고이었고, 비단 저 뿐만 아니라 많은 지지자들이 등을 돌리는 큰 계기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동물애호가들의 종종 주장하는 문구가 있습니다. ‘동물복지가 잘 되어있는 선진국은 당연히 사회적 약자에 대한 복지도 잘 되어있다.’
‘동물 좋아하는 사람 치고 나쁜 사람은 없다.’ 저는 대외적으로는 갈등이 싫어 그냥 끄덕끄덕 하지만 심적으로는 100% 동의하지 않는 문구입니다.
애견 관련 보호법을 처음으로 만든 곳은 나찌 독일이었고, 애견애호가로 유명세를 탄 모 가수는 미성년자 성범죄로 발목에 추적기를 달고 살고 있습니다. 그냥 사람의 기호 중 하나로서 동물을 좋아하냐 아니냐가 있을 뿐이지 그곳에 선악도 우위도 전혀 없다고 생각합니다.
더 솔직히 파고 들어 속내를 꺼내자면 오히려 동물 애호가들 일수록 이기적일 수 있다고까지 생각합니다.
물론 애견인, 혹은 동물애호가들을 비난하기 위해 글을 쓰고 있는 건 아니지만 캣맘이나 애견들이 주변에 피해를 주는 이런 저런 이슈들이 볼 때마다 저의 편견은 더욱 굳어져 가는 게 사실입니다.
스무살의 군인이 말도 안되는 지시를 받고 물에 들어가 죽었습니다. 20대의 계약직 청년이 스크린 도어에 끼어서 죽었습니다. 의사 대학생이 한강에서 죽은 날 빗자루 들고 컨테이너 청소를 하던 아르바이트 대학생이 컨테이너 문짝에 깔려 죽었습니다.
사업장에서 한명 죽는건 괜찮고 두 명 죽으면 안 되는 법이 대안이라고 나옵니다.
배달 대행 기사들이 계속되는 사고에 죽자 노조를 만들고 안전보장 시위를 합니다. 그러자 공부 안하고 인생 막살다 누가 딸배 시켰냐? 라는 조롱이 인터넷에 떠 돕니다.
저 출산 대책으로 몇 조를 쓰네 마네 가지고 싸움이 나고, 부동산 대책을 만든 금융위원장이 갭투자로 몇 십억을 벌었네 마네로 싸우고, 또 어디선가 누군가의 자식들이, 친구들이 보호되지 못하는 법령 속에서 죽어나가고 대통령 영부인은 개고기를 못 먹고 못 팔게 하는 법을 매우 강력하게 추진합니다.
물론 이 모든 일들이 같은 정권, 같은 시기에 일어난 일들은 아닙니다. 다만 같은 시대에서 일어나고 일 일 뿐이지요.
오른쪽 정권은 두 번 연속 부모로서의 경험이 없는 지도자를 배출했습니다. 그래서 그런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내 새끼 길러본 경험이 없으니 남의 새끼가 잠기는 배에 갇혀서 죽든 물에 빠져서 죽든 별 일 아닌거처럼 느껴지나? 그런데 또 왼쪽 정권에서 개 좋아하는 노동 인권변호사 출신이 지도자가 되어도 아름다운 대한민국에 인본주의가 돌아오는 일은 없더군요. 재판 받다 주변사람 죽어나가도 모르는 사람이라 아주 괜찮아 보이던 지금의 지도자에게는 딱히 기대도 안 하고요.
‘생존이 천박한 농담이 되어버린 시대에’ 라는 소설 도입부가 굉장히 멋지다고 생각하던 때가 있었는데, 이제는 참 무섭게 다가옵니다.
남의 자식, 남의 가족, 남의 친구, 남의 동료의 죽음이 더 이상 우스운 세상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돈 번다고 다른 나라로 사람 잡아가는 남의 생명 우습게 아는 나쁜놈들은 벌을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한 인간의 생명의 무게감이 그 어떤 것 보다 제발 좀 무겁게 느껴지는, 아니 적어도 사람이 죽고사는 문제가 개고기 팔고 먹는 문제보다는 중요하다고 느껴지는 나라에서 살고 싶습니다.
그런 나라에서 살고 싶다는게 너무 과한 욕심일까 하는 생각이 해병대 사단장 아저씨 잡혀가는 뉴스를 보며 떠 오릅니다
아무 두서 없는, 논리도 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한주 잘 마무리 되는 금요일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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