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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9/03/06 13:12:16
Name 모모스2013
Subject [일반] 버닝썬 사건에서 언급된 물뽕, 그리고 마약 이야기 (수정됨)
우리의 뇌를 지배하는 약물 또는 화학물질은 크게 2가지로 구분되는데

코카인, 암페타민 (히로뽕, 필로폰류), 니코틴, 카페인, 항우울제 등은 신경흥분제
모르핀-헤로인 (아편), 수면제, 신경안정제, GHB, 대마, 알콜 등은 신경억제제로 구분합니다.

(기타 LSD 같은 환각제들도 있습니다. 신내림 약물과 무당, 주술가, 버서커   https://pgr21.net/?b=8&n=68120)

이들 중에 많은 것들이 마약류에 속하는데 우리 나라에서는 더 세부적으로 마약, 향정신성의약품, 대마류로 분류되어 사용에 제한을 받거나 불법 사용시 처벌을 받습니다.

그럼 "물뽕"은 무엇인가?

물뽕이라하면 히로뽕을 연상하게 되는데 흔히 말하는 히로뽕은 필로폰이라도 불리우는 암페타민류 마약을 말하는 반면 물뽕은 그 이름과 달리 보통 GHB (Gamma-HydroxyButyrate) 를 지칭할 때 많이 쓰입니다.

GHB는 우리나라에서는 비교적 최근인 2001년부터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되어 있습니다.



GHB는 GABA (γ-AminoButyric Acid) 에서 유래한 물질로 생체에서 서로 변환하기도 하는 우리 몸에도 소량 존재하는 물질입니다. GHB는 GABA와 작용도 비슷한데 흔히 말하는 GABA 수용체에 통해 억제성신경에 작용합니다.(GHB는 특이하게 암페타민 등과 같이 도파민의 분비 증가시키는 작용이나  코카인 등과 같이 도파민의 재흡수를 억제하는 작용 등으로 뇌의 도파민시스템을 교란하여 미세하게 신경흥분제로도 작용합니다. 기전은 아직 정확하게 불명) GABA 수용체는 전체 중추신경계 수용체의 40%을 차지할 정도로 아주 중요한 수용체입니다. GABA 수용체에 작용하는 다른 대표적인 물질이 바로 알콜, 술이죠. 이 물질들을 외부에서 대량 주입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용량에 따라 다르겠지만 억제성 신경에 작용하여 처음엔 몸을 나른하게 만들다가 과량 흡입시 자율신경계까지 억제시켜서 사망에 이를 수도 있습니다.  진정 > 수면 > 전신마취 > 혼수 > 사망  테크를 타겠죠. 모든 신경억제제들이 마찬가지입니다. 역시 술도 용량에 따라 같은 테크를 탑니다.


지난 번 글에서 (엔돌핀 vs 모르핀 https://pgr21.net/?b=8&n=67604) 내인성 마약인 엔돌핀과 외부에서 투여한 모르핀과 비교하면서 우리 몸엔 단백질이나 펩타이드 또는 내인성 물질이 신호전달물질이나 신호체계로 쓰이고 뜬금 없는 외부에서 들어온 Small molecule이 그 신호체계에 끼어드는 경우가 있다고 했습니다.  GHB는 내인성 마약은 아니지만 우리 몸에는 존재하는 내인성 물질로 엔돌핀과 비슷하게 볼 수 있습니다. 실제 몸에서 소량 존재하고 반감기가 짧고 분석하기도 어려운 물질입니다.

GHB의 반감기는 대략 1시간정도로 복용후 5시간만 지나도 몸에서 98.4 % 이상 대사되거나 몸밖으로 배출됩니다. 거기다가 GHB가 워낙 분자량 (104.1) 이 작은 물질이라서 정량분석이 어려운데 마법의 기계인 GC-MS나 LC-MS를 통해서도 50 ng/ml 정도까지 분석가능할 정도로 까다로운 물질입니다. 보통 복용용량에서 최대 농도가 200ug/ml 인데 반감기와 분석감도를 감안하면 12시간 이상 지난 시료에서는 GHB 검출이 불가능합니다.

정성분석은 GHB-R ELISA 키트 같은 단백질효소 분석 키트들이 있어서 편리하지만 뇨 기준으로 대략 10ug/ml 이상의 농도까지만 검출 가능하여 시간이 조금만 지나도 검출이 불가능합니다. 참 까다로운 물질입니다.  


데이트 강간약물

GHB는 이런 작용과 분석의 한계 때문에 데이트 강간약물로도 사용되는데 자발적으로 본인이 직접 먹는 다른 중독성이 강한 마약과 달리 다른 사람을 해할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이라 더더욱 죄가 무겁습니다. 그 밖에도 데이트 강간약물로 미국에서는 로힙놀 (Flunitrazepam) 이 많이 알려져 있는데 지난 번에 소개한 (불안과 향정신성의약품  https://pgr21.net/?b=8&n=68694, 불면증과 잠 못 드는 청와대   https://pgr21.net/?b=8&n=68902, 자백약  https://pgr21.net/?b=8&n=67987) 수면제나 신경안정제들이 다 이에 해당합니다. 특히 로힙놀 (Flunitrazepam) 처럼 벤조디아제팜계 약물들이 주로 많이 쓰인다고 합니다. 우리가 많이 아는 바리움 (Diazepam), 아티반 (Lorazepam), 할시온 (Triazolam), 자낙스 (Alprazolam) 등으로 Barbiturate계 약물에 비해 호흡중추에 대한 작용이 약해 고용량 투여에도 호흡곤란에 의한 사망 가능성이 비교적 낮아 이들 신경안정제들이 데이트 강간약물로 많이 사용된다고 합니다. 비교적 안전한 편에 속하지만 이들은 모두 다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되어 있고 역시 불법사용시 다 처벌을 받습니다.


다른 마약류도 간단히 알아보면

코카인은 도파민의 재흡수를 억제하여 작용하는 신경흥분제 마약으로 중독성이 매우 커서 거의 모든 나라에서 사용이 불법입니다. (일부 페루등 국가에서 코카인의 원재료인 코카잎의 사용을 허가하긴 합니다. 코카인과 코카콜라 https://pgr21.net/?b=8&n=64989 )

암페타민(히로뽕, 필로폰) 류는 도파민의 분비 증가시키는 신경흥분제 마약으로 역시 중독성 매우 강합니다. 마약으로 분류되어 있진 않지만 신경흥분제인 담배-니코틴도 거의 이에 준합니다. (니코틴과 히로뽕 이야기  https://pgr21.net/?b=8&n=67580)

모르핀-헤로인은 뮤수용체 (μ-opioid receptor) 작용하는 신경억제제 마약입니다. 양귀비-아편에서 유래한 물질로 마약 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중독성을 나타내는 것 중에 하나 입니다. 펜타닐 같은 더 강력한 합성 약물도 있죠. (헤로인과 모르핀 이야기  https://pgr21.net/?b=8&n=67598)

대마는 신경억제제로 중독성이 낮은 편에 속하지만 (담배-니코틴보다 훨씬 낮은 편) 술과 같이 만성중독 가능성도 있고 업무효율을 낮추므로 많은 국가에서 아직 불법입니다. (대마초, 마리화나 https://pgr21.net/?b=8&n=68718)  마약류로 묶기기엔 좀은 약한 놈입니다. 그래서 현행법상 마약이 아닌 대마류로 분류됩니다.






김정남 암살에 사용된 것으로 유력한 신경가스 - VX가스  https://pgr21.net/?b=8&n=70797
탈모와 프로스카  https://pgr21.net/?b=8&n=69207
약물대사와 글루타치온-백옥주사   https://pgr21.net/?b=8&n=68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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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로인과 모르핀 이야기  https://pgr21.net/?b=8&n=675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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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lbasaur
19/03/06 14:22
수정 아이콘
먹는 thc성분이 있는 대마초는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되야 하지 않나요? 미국에서는 합법화된 주가 있는데 개인적으로 경험하고 나서 왜 합법화 된건지 큰 의문이였습니다. 덕분에 한국의 강력한 마약통제에 고개를 끄덕이게 되더라고요.
19/03/06 14:51
수정 아이콘
대마는 불법이고 담배는 합법인 이유가 뭘까요?...
람머스
19/03/06 15:03
수정 아이콘
담배 : 업무가능, 대마 : 업무불가능 이지 않을까요?
-안군-
19/03/06 15:09
수정 아이콘
대마는 중독성이 낮은 대신 환각작용을 하니까요...
담배는 중독성은 높지만 각성효과가 있고, 환각효과는 없죠.
홍승식
19/03/06 15:18
수정 아이콘
담배는 위험성이 알려지기 전부터 사람들이 많이 사용했고, 대마는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면서 위험성이 알려지게 된거요.
담배가 지금 발견/발명되었으면 불법일 겁니다.
19/03/06 19:05
수정 아이콘
술과 커피 등은 섭취 후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리고, 술은 (연속 병나발이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통상적으로 섭취 과정에도 어느 정도 시간을 필요로 하는데, 대마와 담배는 흡입과정이 매우 신속하고 폐를 통해서 혈액으로 들어가는 특성상 효과가 거의 즉발성으로 나타납니다. 이런 이유로 술에 비하면 훨씬 아무때나 할 수 있는데, 대마는 이렇게 효과가 빠르게 나타나는 것 치고는 효과의 강도라던가 지속력 등이 상당히 강한 편이고, 이게 담배와는 달리 운전 등 일상생활에 충분히 큰 악영향을 줄 수 있을만한 정도로 강하기 때문에 차이가 있습니다.

그리고 THC의 중독성이 니코틴보다 약하다는 것도 사실 어느 정도 오해의 소지가 있는 진술이라고 생각하는데, 담배를 피워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담배를 생애 처음으로 피울 때에는 거의 소주 1병은 마신 듯한 느낌(핑핑 돌고, 몸이 무겁게 가라앉는 등의 느낌)이 최소 5-10분쯤은 지속됩니다. 인생 초창기에는 신체적 중독성이나 금단증상은 아예 없다고 봐도 무방한 수준이고, 재차 흡연하는 것은 거의 오로지 심리적인 요인(신속하게 강력한 효과가 나타나니까 그걸 또 하고 싶다는 충동) 때문입니다. 그래서 실제 신체적 중독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그만두기가 매우 쉽습니다. 단순히 '1분만에 소주 1병 느낌을 주고 금방 없어져서 일상생활에 방해가 안 되는 것'을 안 하기로 선택하고 실천하기만 하면 되는데, 계속 담배를 피운 사람도 이 시기에 그런 선택을 해야할 이유가 딱히 없어서 안 했을 뿐이고, 하고자 마음 먹으면 실천은 매우 쉽습니다.

그런데 계속 흡연을 하다보면 효과의 강도 및 지속시간이 모두 급격하게 감소하고, 총 흡연량이 대략 보루 수준에 이르면 소주 반잔 수준의 느낌도 안 나기 시작합니다. 이 즈음부터는 신체적 중독증상이 어느 정도 나타나기 시작하며, 취침시나 비행기 탑승시 등 불가피한 경우를 빼고는 꾸준히 높은 혈중 니코틴 농도를 유지할만한 수준으로 완전히 중독이 되고 나면, 이전처럼 담배의 효과를 다시 느끼기 위해 의식적으로 다시 흡연을 하는 것이 전혀 아니고, 혈중 니코틴 농도가 떨어지면 각종 신체적 증상이 나타나면서 불안감이 몰려와서 신체/두뇌가 다시 니코틴을 넣을 것을 명령하고 그에 굴복하는 형태로 흡연을 하게 됩니다. 이게 니코틴의 중독성입니다.

THC의 중독성이 낮다는 것은 아마 후자 형태의 중독성(예컨대 혈중 농도가 떨어지면서 나타나는 각종 신체적 금단증상의 강도 등)이 약하다는 이야기일 것이고, 전자 형태의 (초창기) 심리적 중독은 작용 기전상 담배보다 강하면 강했지 약할리가 없습니다. 담배는 '1분만에 5-10분간 지속되는 소주 1병 느낌 개꿀' 하면서 피우는건데, THC의 경우 파워는 니코틴의 몇배고 지속시간은 수십배에 달하는데 이게 약할리가 없죠.
pppppppppp
19/03/06 23:50
수정 아이콘
담배는 화학적으로 중독성이 있기 때문이죠. 심리적으로 [니코틴을 넣을 것을 명령하고 그에 굴복하는 형태로 흡연을 하게 됩니다.] 이렇게 되는 이유가 화학적 중독성 때문입니다.
대마는 맨날 몇 년을 펴도 담배만큼의 중독성이 없습니다. 그 이유가 화학적 중독성이 훨씬 덜 하기 때문이죠.
미사모쯔
19/03/06 14:59
수정 아이콘
강간은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레알마드리드
19/03/07 22:56
수정 아이콘
마약의 분류를 보다가 궁금해졌는데 신경흥분제와 신경억제제를 함께 복용하면 어떻게 되나요? 플러스 마이너스 제로...가 되지는 않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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