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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6/10/08 22:16:12
Name Mizuna
Subject [일반] 더불어민주당 8.27전대 기념 정치글 제3부 – 더민주 대선정국 프리뷰
  이제 밤공기가 싸늘해지는 계절이 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슬슬 대권이라는 정치판 최고의 이벤트가 준비되는 시점이라, 정치권은 슬슬 후끈해지고 있습죠. 이번 글은 8.27전당대회 관련 마지막 글입니다. 8.27 전당대회 끝난 지 한 달이 넘어서야 마지막 글을 작성하네요. 하하;;;;

   이번 글은 더민주의 차기대선경선에 대한 내용을 다뤄보려 합니다. 처음에는 각 대권 주자에 대한 평가와 전망을 써보려 했습니다만.... 저는 대단히 편파적인 사람인지라 특정 한명에게 쏠리게 되더군요. 그래서 각 인물에 대한 품평 대신 지난 대선과 달라진 더민주의 대선 환경에 대해 몇 자 적어보려 합니다. 별다른 자료조사 없이 제 주관으로 쓰는 글이라 오류가 많습니다. 미리 사과드립니다. ;;;;;;;;

1. 체급이 늘었다

  이명박 정권 당시 불었던 야권연대라는 바람. 이 야권연대가 가능했던 이유는 당시 더민주의 체급이 새누리와 겨루기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조직 규모도 적고 무엇보다 지지층의 규모와 결집도가 상당히 떨어졌습니다. 반새누리를 기반으로 한 비판적지지;;;;; 결국 부족한 조직력과 지지도를 충원하기 위해 더민주는 당 외부 시민사회단체와 진보정당 등 진보그룹과의 연대를 시작합니다.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에서 박원순 시장을 당선시키는 등 소기의 성과는 이루었지만, 중요했던 19대 총선과 2012년 대선의 패배로 야권연대라는 전략은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거기에 국민의당 발 야권분열 상태에서 치른 20대 총선에서 결정타를 얻어맞게 됩니다. 최소 3자 구도에서 치러진 선거에서의 더민주의 승리. 이제 더민주에서 야권연대가 가지는 위상은 과거보다 눈에 띄게 낮아졌습니다.

  20대 총선에서의 승리 이후 더민주는 체급이 상당히 늘었습니다. 비록 전통적 기반이라는 호남을 잃어버렸지만, 수도권에서의 대승리와 경남의 교두보확보, 전국정당이라는 오래된 소망을 이루게 됩니다. 거기에 탈당 사태 후 20~40대 당원 확충과 비호남지역 당원충원의 성공. 지지층의 더민주를 향한 강한 결집도. 신규 충원된 전문가 그룹까지. 분명 과거와 비교해서 몰라볼 만큼 강해졌다고 평가합니다. 당내에서도 상당히 자신감이 붙어 있는 상태이기도 합니다.

  당 조직력과 지지도의 강화, 거기에 야권연대라는 대전제의 약화. 아마 큰 이변이 없는 한 야권연대는 없을 겁니다. 이제 자체적 역량으로 싸워볼 만한 준비가 갖추어졌다는 자신감이 당내 주류를 차지하고 있거든요. 과연 새누리와 정면대결해서 승리할 수준인지는 이번 대선에서 확인 할 수 있겠습니다.

2. AGAIN 용광로?! 이제 더민주 주도로 승부한다.

  추미애 대표 체제 이후 인선을 보면 과거와 확연히 달라진 부분을 볼 수 있습니다. 과거 비주류처럼 특정 누군가를 차별하지는 않지만, 민주정책연구원장으로 김용익 전 의원이 취임하고 정책파트 부분에서 친문그룹 인사들이 임명되는 등 과거 비주류에서 독점하던 분야였던 대선과 관련된 당직에 한해서는 친문그룹의 주도권을 가지고 있습죠. 이는 과거와 다르게 당 자체적 역량을 집중해서 선거를 치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2012년 대선은 범야권이 집결한 용광로 체제였다고 평가합니다. 덕분에 규모는 새누리와 맞상대할 만큼 컸지만, 사공이 많다 보니 빠르고 일관된 진행이 어려웠습니다. 당시 진보그룹 대부분의 지지를 받던 안철수 당시 후보와의 마찰은 어떤 면에서는 필연적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서로 바라는 부분이 너무 달랐어요.

  사실상 더민주의 최대주주?! 문재인 전 대표 역시 과거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당 조직력을 극대화하는데 집중하고 있습죠. 이런 상황이니 아마 지난 대선처럼 용광로 캠프와 같은 조직구성은 어려울 것으로 봅니다. 가능한 당 외부 진보그룹의 지원을 받으려 하겠지만, 더민주가 주도한다는 대전제는 해치지 않는 선에서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아마 지난 대선과 비교해서 진보그룹의 영향력과 지분이 상당 부분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합니다.

3. 전통적 전략과 새로운 전략 사이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을 탄생시킨 더민주의 대선 전략. 모두가 아시다시피 수도권 + 충청 + 호남을 통한 동서 양분 전략입니다. 이 전략으로 6번의 대선 중 2번의 승리를 가져왔습죠. 민주정부 10년이라는 결과가 존재하는 나름 검증된 전략입니다. 다만, 이 전략을 또다시 구사하기에는 한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20대 총선 이후 호남기반의 상실입니다.

  동서양분 전략의 기본이 되는 지역 기반인 호남의 상실로 인해 과거와 달리 시도하기 상당한 위험이 따르게 됩니다. 현 상황에서 국민의당의 호남지지기반이 흔들린다고는 하지만 이미 20대 총선의 결과를 보면 낙관적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부분입니다. 호불호와 상관없이 국민의당이라는 정당의 존재. 그리고 반문정서라는 지역감정. 1년 정도 남은 대선정국에서 사라지기에는 너무 커다란 변수입니다.

  반면에, 더민주는 낙동강 벨트라는 영남 내 교두보를 확보했습니다. 거기에 이제 지역구도가 흔들린다는 신호가 계속해서 나타나고 있습죠. 꿈에 그리던 지역구도를 깨뜨릴 기회를 얻어냈습니다. 그래서 더민주는 2가지 선택지가 있습니다. 과거의 동서 양분 전략을 다시 시도할 것인지 아니면 아예 지역구도를 부숴버릴 것인지. 물론 둘 다 상당한 위험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선정국에 들어가면서 더민주 내부 더 나아가 야권 지지층이 두 가지 선택지 중 어디에 무게를 두는지를 확인할 수 있겠습니다. 만약 전자로 무게가 쏠린다면 문재인 전 대표를 제외한 다른 후발주자들에게 기회가 갈 것이고 후자에 무게가 쏠린다면 문재인 전 대표가 선택될 겁니다. 개인적으로 후자에 배팅하고 있습니다.

4. 약해진 숙적? 미묘한 반기문 총장 카드

  제 개인적 사감을 제외하더라도, 20대 총선 이후 새누리당의 상태는 심각한 수준입니다. 과거 08년도 더민주 상황과 매우 흡사합니다. 반기문 총장을 제외하면 10%가 넘어가는 대선주자가 단 한 명도 남아있지 않습니다. 엄밀히 따지면 반기문 총장은 아직 새누리에 입당한 상태가 아니므로 원내 제1당이지만 내세울 대권주자가 없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최악의 위기상황입니다.

  물론 반기문 총장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이게 생각보다 미묘한 카드입니다. 그 이유는 반기문 카드는 지역 구도가 존재했을 때 기획된 전략이기 때문입니다. 20대 총선 이후 지역 구도가 흔들리면서 이 전략의 미래가 상당히 불투명해졌다고 평가합니다. 시도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위험을 감수해야 합니다.

  반기문 총장은 영남에 연고가 없고 무엇보다 참여정부 출신입니다. 과거 새누리의 위상이 굳건하고 영남기반이 튼실한 상태라면 충청에 득표력을 가졌다고 예상되던 반기문 총장은 강력한 대선 카드 입니다만... 이미 지역 구도가 흔들리고 새누리의 지지기반인 영남에서 균열이 일어나는 이상 상당한 위험을 감수해야 합니다. 차기 대선에서 영남의 득표율을 어느 정도까지 기대할 수 있을지는 그 누구도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물론 아직은 문재인 전 대표를 지지도에서 누를 만큼의 힘을 보여주고 있지만, 과연 대선정국에 돌입하여 살벌한 검증과정을 거치면서도 그 지지율을 지킬 수 있을지는 의문이고 이런 고민은 지금 새누리당 역시 인지하고 있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이런 위험을 감수한다고 하더라도 과연 새누리당에서 반기문 총장을 대선후보로 만들어 낼 수 있을지 역시 의문입니다.

  외부인사를 당의 대선후보로 만들기 위해서는 상당한 정치력이 필요합니다만... 20대 총선 이후 필리밥스터와 비공개 단식을 진행하던 친박계의 암담한 실력을 냉정히 평가해보면 좀 어렵지 않을까 싶어요. 당장 새누리당 내에서 반기문 총장에 대한 여론이 마냥 좋은 것도 아니고 말이죠. 내년 반기문 총장이 입국한 이후 새누리당은 상당한 내홍을 겪을 가능성이 다분하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5. 더민주의 고질병인 내부분열 과연 이번에는...

  후단협 1기 2기로 대표되는 더민주의 전통인 내부분열. 8.27 전당대회 이후 나타난 압도적인 힘의 차이. 그리고 강하게 결속된 지지층과 과거 정몽준 안철수와 같은 연대할만한 외부 대권 주자가 없는 등 과거보다 위험도는 상당히 낮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전통이라는 게 쉽게 사라지는 게 아니라는 점에서 아직 안심하기는 어렵기도 합니다.

  분명 잃어버린 호남의 지지는 뼈아픈 상처이고 이 상처를 이용해 판을 흔들고 싶어 하시는 분들은 당에 아직 남아있습니다. 8.27 전당대회에서 이종걸 의원과 김상곤 전 교육감 역시 이런 상처를 이용하려고 무던하게 애를 썼습니다. 다행히 전대에서 심판받으셨지만;;;;; 아마 포기를 모르시는 분과 잠재적 대권 주자들 역시 대선정국이 오면 또 한 번 이 상처를 이용하려 할 가능성이 존재합니다. 거기에 하나 더 개헌이라는 이슈가 존재합니다.

  2012년이라는 기회를 놓친 이상 시기적으로 개헌이 어렵습니다만(차기 대통령 임기를 절반으로 줄여야 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환상적인 국정운영 덕분에 기존 대통령제에 대한 여론이 나빠져 개헌이슈가 제법 반사이익을 얻고 있습니다. 그리고 정치권에서는 내각제와 이원집정부제라는 여의도에서 바라는 개헌 움직임이 보이고 있습죠. 내각제 개헌을 위해 눈에 띄게 활동하시는 분 중 한분이 바로 김종인 의원이죠. 하하;;;; 거의 해당 행위에 가까운 행보를 보여주고 있더군요.

  개인적으로 개헌은 어렵다고 봅니다. 당장 서로의 이해관계가 너무도 다른 부분이라... 다만, 정계개편을 위한 촉매 역할은 충분히 할 파급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미 20대 국회의원 대부분이 개헌에 호의적이고 국민 여론 역시 개헌 자체에 대해서는 호의적인 여론이 높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는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 개헌 때문에 정국이 흔들릴 가능성 자체는 존재한다고 봅니다. 이미 수세에 몰린 새누리당에서도 개헌 카드를 만지작거리더군요.

  과연 더민주는 이런 내부분란의 요소를 얼마만큼 통제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추미애 대표가 잘 대처하길 바랍니다.

6. 마치면서...

  2012년 대선 패배 이후 이제는 끝이냐고 체념한 것도 옛날이야기. 20대 총선이라는 기적을 본 후 느끼는 바가 있었습니다. 시대의 흐름은 예측할 수 없다. 다만, 최선을 다하고 결과를 기다릴 뿐이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지금의 더민주의 모습은 상상하기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기적과도 같이 기회는 찾아왔고 내년 다시 한번 도전할 자격을 부여받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정말 감격스럽습니다. 앞으로도 정치에 대한 관심을 접지 않으려고 합니다. 적어도 내일이 오늘보다는 조금이라도 나아지길 바라거든요. 저는 더민주의 성장과 더민주를 통한 정권교체를 통해 가능하다고 믿고 있습니다. 그리고 일개 지지자로서 제 나름대로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이제 정치판 아니 대한민국에서 가장 중요한 이벤트인 대통령선거가 다가옵니다. 모든 PGR21 분들도 정치에 대한 관심을 가져 주시길 더 좋아진 대한민국의 내일을 위해 내년 대선 때 소중한 한표 한표를 꼭 행사하길 진심으로 기도하면서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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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1.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용두사미가 되어 버렸습니다. 앞으로 시리즈 글은 안 쓰려고 합니다. 하하;;;;;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모두가 늘 건강하고 건승하시길 기도하겠습니다.

ps 2. 많은 언론이 주장하는 김빠진 더민주 대선 경선은 동의하지 않습니다. 문재인 전 대표를 꺾는 이변이 없다 하더라도 상당히 흥미로운 경선입니다. 문재인 전 대표 이후 더민주를 이끌어갈 계승자를 가늠하는 경선이기 때문입니다. 문재인 전 대표에 대항하는 후보들과 그들의 경선에서의 행적을 유심히 보셨으면 합니다. 그들은 경선에서 자신들이 계승자의 자격이 있는지 없는지를 스스로 증명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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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8.27전대 기념 정치 글 제1부
https://pgr21.net/pb/pb.php?id=freedom&no=67358

더불어민주당 8.27전대 기념 정치 글 제2부
https://pgr21.net/pb/pb.php?id=freedom&no=67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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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제
16/10/08 22:28
수정 아이콘
중간에 개헌 관련해서, 2022년부터 4년 중임으로의 개헌 적용이라 치고, 총선을 미국 중간선거같은 느낌으로 2년마다 절반씩 교체하는 방식의 개헌은 가능하지 않을까요?
16/10/08 22:56
수정 아이콘
이미 개헌을 하기에는 시간이 지났습니다. 당장 차기 대통령의 임기를 줄이는 방법 외에는 없는데 억지개헌을 할 필요는 없죠.
현 개헌을 주도하시는 분들은 지분확보라는 콩밭에 마음이 가 있는 상태라 내각제 or 이원집정부제 외에는 고려 안할겁니다.
내각제 여론몰이를 하려 하는데 중임제 하자고 하면 그분들이 웃을겁니다. 또 최근까지 국가기관이 대선에 개입한 전례가 있는 상황에서 중임제는 하기 어렵습니다. 오히려 사회가 빠르게 변하는 측면을 고려하면 현 5년 단임제가 적절하다고 하겠습니다.
㈜스틸야드
16/10/08 23:04
수정 아이콘
김종인은 뭐. 예상했습니다. 애초에 그 양반한테 당은 자신의 욕구를 위해 갈아끼우는 스페어라서 말이죠.(이미 민정당->새천년민주당->새누리당->더민주로 갈아타면서 확실하게 증명됐습니다.) 김종인은 대표에서 내려온 순간 실권이 없어졌다고 봐야죠. 오죽 급했으면 안철수한테 달려갔겠습니까. 게다가 당내 비주류도 더이상 힘을 쓸수 없는 시스템이 됐으니 민집모 단속만 잘하면 후단협질 시즌3는 안나올것 같구요.

반기문 카드는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그나마 최선이지만 결국에는 최악이 될거라고 보는게 충청표면 몰라도 영남표를 끌어들이기에는 힘이 약합니다. 게다가 충청도표를 온전히 가져가면 모르겠는데 그건 충북 얘기고 충남은 또 얘기가 다르더라구요. 그쪽은 안희정 인기가 워낙 대단해서 안희정이 대선경선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표심이 갈릴텐데 그렇게 되면 반기문이 충청도에서 과반을 못가져가게 될 확률이 높죠.(게다가 충남이 충북보다 인구가 50만이나 더 많습니다.) 경상도도 TK면 모르겠지만 PK는 현재 총선에서 보여준 기류를 생각하면 못살겠다 갈아보자가 나올 확률이 대단히 높다고 봅니다. 때마침 경남-부산 출신의 문재인이 나오면 뭐...그렇게 되면 호남을 잃어도 더민주한테 유리해요. 부산+김해+양산만 합쳐도 호남 인구수를 능가하는 판이고 수도권은 이미 확실하게 더민주쪽으로 넘어왔으니...

돌발변수나 더민주의 게임 던지기만 아니면 새누리당에서 반기문을 영입해도 더민주한테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봅니다.
16/10/09 00:43
수정 아이콘
이번 대선은 상당히 낯선 경기장에서 이뤄지니까요. 차기 대선은 지역기반이 과연 무너질지 아닌지를 판가름하는 선거라 봅니다.
원래 선거라는게 깜깜이기는 합니다만, 이번 대선은 불안한 지역기반을 바탕으로 불확실한 전략 사용을 강제하니까요.
자칭 여의도 제갈량들이 어설프게 판 짜려다 망신 당하기 쉽죠. 역시 정치는 신념으로 해야 하는거 같아요 크크크크
라라 안티포바
16/10/09 00:17
수정 아이콘
그러잖아도 대선 관련 떡밥을 한번 던져볼까 말까 고민하고 있었는데,
이런글이 올라오는거보니 그럴 필요는 없는 것 같네요.

도덕성이나 정치적 올바름 다 제하고, 유권자들의 감정과 선거공학에만 충실해 분석해보면,
더민주 대선구도가 새누리당, 국민의당, 그외기타 4군데 통틀어서 가장 단순한것 같아요. 반기문 사무총장이 사실상 외생변수화되었기 때문입니다. 다른 세력군은 반기문이 내생변수라, 임기를 마친 반총장 행보 이전의 움직임이 사실상 무의미한 수준이기 때문입니다.

대선경선에 있어 '문재인이냐 다른 후보냐' 인데, 저는 뭐 어지간해선 문재인일거라고 봐요. 박근혜 대통령이 비대위원장 시절, 대선 직전의 총선에서 승리하면서 정당성을 획득한 것과 비슷합니다.

특히 막판 호남에서의 발언이 꽤나 임팩트가 있었다고 봅니다. 비호남지역인 저는 '제가 투표를 통해 도울 수 없는 상황에서 정치적 승부수를 던지는 것' 은 불만이었고, 아마도 호남지역 지지자는 '총선 이후 결과에 대해 말을 번복한다'는 불만이 있을 수 있을 수는 있겠습니다만, 눈에 뻔히 보이는 패배에서도 침몰하는 배를 끝까지 지키는 선장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 문재인이 '사람만 좋지, 강단이 없다' 는 이미지가 있어서 더 의외였고요.

박원순, 이재명, 안희정, 김부겸 등등 다른 유력주자들이 많긴한데, 단순 여론조사 등으로 인한 비문 단일화가 아니라, 다른 주자들을 자기 계파로 흡수할 수 있을 정도로 파괴력 있는 후보가 아니라면 문재인을 이기기 어려울거라 봐요. 즉, 과거에 이명박과 박근혜가 격돌했지, 이명박과 비 이명박이 격돌한 것이 아니거든요. 친박이 아무리 무너져도 비박이 별 힘을 못 쓰는 것도 비슷한 이치입니다.

그리고 이번 대선에서 또 흥미로운 것은 '정치적 청산과 협치의 충돌' 입니다. 분명 20대 총선 직후 '협치하라는 의미에서 3당 만들어줬다' 는 분석이 있었고, 그래서 좋게좋게 가자는 부분이 있었습니다만, 김영란 법부터 시작해서 요즘 여론 분위기를 보면 또 그렇지만도 않죠. 보수 여론도 국방비리 등에는 상당히 분노하고 있는 상황이고요.
대표적인 협치모델은 안희정, 남경필 등이 있습니다만, 저 개인적으로는 여론 흐름은 협치보다 청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체급이 더 작은 이재명 성남시장이 안희정 도지사보다 더 높은 지지율이 나오는게, 다음 대통령은 칼춤을 출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며 '공격형 노무현'을 자처했기 때문이라고 보거든요. 싱크탱크 출범식에서 문재인이 대청소 발언을 한 것도 그와 비슷한 맥락이었다고 보구요.

아울러 반기문의 경충연합이나, 수도권-부산의 연합, 영호남 동맹 등 신지역주의적 전략은 크게 재미를 못 볼 가능성이 큽니다. 세대변수가 지역변수보다 훨씬 커진 상황에서, 지역주의를 강조해 몰표를 유도해봤자 역으로 다른 지역에서의 거부감으로 인한 상실표가 비슷하거나 더 클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요. 다만, 이 부분에선 문재인 대표가 좀 유리하긴 합니다. 부산경남 지역에서 가장 강력한 후보이긴 하지만, 몰표가 아니라 과반경쟁을 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표면적으로 더민주가 더 약세인 지역이기도 하구요.
16/10/09 01:08
수정 아이콘
이명박근혜정권이 그동안 저지른 행동은 협치를 주장하기 어렵죠. 남은 1년동안 박근혜 대통령의 통치방식이 변할것도 기대하기 어렵구요.
협치라는 구호는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약해질 거라고 봅니다. 범 사회적 공감대가 무너진 대한민국에서 협치는 아직 시기상조라고 봐요.
문재인 전 대표가 결국 사람이 바뀌어야 한다라는 말을 했을때 좀 놀랐는데... 이 말의 의미는 대대적인 인적청산 그리고 조금 깊게 해석하면 개헌같은 분권과 협치모델에 부정적으로 선회한것 아닌가로 추측합니다. 확실히 지난 대선과 비교해서 바뀌셨습니다. 물론 개인적으로 이런 변화된 모습을 기뻐하고 있습죠. 만약 옛날 문재인 전 대표 생각하고 만만하게 봤다가는 큰코 다치는 사람 많이 나올겁니다.
솔로12년차
16/10/09 02:42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 문재인이 대세론을 굳힐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어차피 내분은 있습니다. 그래도 그게 대세론으로 압도적으로 굳어질 경우 그 내분이 표출은 되지 않거든요. 그냥 선거운동을 덜 열심히한다거나 하는 걸로 국한되지. 게다가 대세론이 굳어지면 확연한 여당색을 갖고 있는 곳이 아니고선 눈치도 봐야하고, 굳이 선거에 영향을 끼칠 필요없이 한 발 물러서기 마련이거든요. 당연히 가장 중요한 건 선거 직전 선거운동기간이 되겠으나, 지금부터 내년 봄까지의 행보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16/10/09 11:11
수정 아이콘
잘봤습니다. 개인적으로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아볼 여유가 없는데 잘 읽었습니다. 소식 전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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