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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03 12:02
분노를 이기지 못하고 키보드를 두드립니다. (스포 많습니다.)
영화 전반부 절반은 좋습니다. 캐릭터 소개에 상당한 시간을 소비하긴 하는데, 그 소개 자체가 나쁘지 않고 나름대로의 완결성을 지닙니다. 임무를 수행하러 가는 장면도 나쁘지 않고 할리 퀸과 데드샷, 캡틴 부메랑의 캐릭터도 나름대로 잘 잡힙니다. 조커도 괜찮습니다. 미국 코믹스의 특성을 감안할 때 캐릭터의 캐릭터성 자체가 들쭉날쑥한 경향이 있는데, 수어사이드 스쿼드의 조커는 대략 브라이언 아자렐로의 [JOKER]에서 해석한 조커에 가깝습니다. 국내에 정발되었으니 한 번 보시면 어떤 느낌인지 아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마고 로비의 할리 퀸은 죽여줍니다. 진짜 할리 퀸이 현실세계에 강림한 느낌입니다. 최고입니다. 이상 칭찬 끝. 문제는 후반입니다. 데드샷이 왜인지 전혀 납득가지 않는 이유로 화를 내더니 술집에 들어갑니다. 다들 따라갑니다. 술집에 들어간 순간부터 뭔가 영화가 묘하게 꼬이더니, 캐릭터들이 영화 앞부분에서 구축한 캐릭터를 스스로 때려부수기 시작하고, 초등학생 학습지에 나올 것 같은 대사들을 주고받더니 갑자기 나쁜놈을 때려잡으러 갑니다. 좋아요. 여기까지도 용서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고대의 마법을 부리는 악당을 때려잡기 위한 비장의 무기가 대전차지뢰 비스무리하게 생긴 폭탄입니다. 그걸 또 악당들의 소굴 지하에 설치하고 터트리겠답니다. 어째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납득하고 넘어갑니다. 악당의 기지에 잠입합니다. 뭐 잠입이라고는 해도 그토록 쏟아지던 적의 졸개들이 하나도 없으니 그냥 걸어들어간 거나 다름없습니다. 거기에서 인첸트리스는 쌈바 춤을 추면서 주문을 외우고 있습니다. 예. 쌈바춤입니다. 이야기할 때마다 계속 허리와 엉덩이를 흔들어댑니다. 이 아줌마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습니다. 여하튼 엉덩이를 흔들면서 악당들이 원하는 것을 주겠다고 유혹합니다. 원작에서도 착한 놈이었던 엘 디아블로가 갑자기 발끈하더니 튀어나가서 개깁니다. 인첸트리스가 엉덩이를 흔들면서 오빠를 호출합니다. 와우 보스 비스무리하게 생긴 인첸트리스 오빠가 나타나서 수어사이드 스쿼드를 공격합니다. 분명히 헬기와 자동차도 일격에 박살내는 놈인데 묘하게 봐주면서 싸웁니다.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바닥을 굴러다닙니다. 엘 디아블로가 한 대 맞더니 분노폭발하여 초사이어인으로 변신합니다. 근데 초사이어인3가 틀림없습니다. 인첸트리스 오빠를 금방이라도 박살낼 듯 밀어붙이더니 갑자기 변신이 풀립니다. 작가가 드래곤볼 팬인 게 분명합니다. 근데 마침 또 그 위치가 대전차지뢰 비슷한 폭탄을 설치한 곳입니다. 적을 붙들고 있는 엘 디아블로가 폭탄을 터뜨리라고 외칩니다. 예. 라데츠를 끌어안고 마관광살포를 쏘라고 하는 손오공과 똑같습니다. 대령은 약 3초쯤 고민하다가 옆에서 옆구리를 찌르자 냅다 폭탄을 터뜨립니다. 현대 과학기술의 결정체인 대전차지뢰는 수천년 역사의 마법의 힘을 지니고 헬기와 자동차를 단숨에 부숴버리는 악당을 단번에 날려버립니다. 흔적조차 없이. 인첸트리스가 엉덩이를 흔들면서 화냅니다. 분노하여 수어사이드 스쿼드를 공격합니다. 그런데 마법사 주제에, 지금도 마법주문을 외우고 있으면서, 심지어 마법으로 인공위성과 항공모함을 박살내는 마법사가, 양손에 칼을 들고 공격해 옵니다. 마법사가 왜 칼질을 해 대는 건지 모르겠습니다마는 열심히 공격해 댑니다. 그런데 상처 하나 못 줍니다. 칼솜씨가 형편없는 모양입니다. 인첸트리스가 더 이상 엉덩이를 흔드는 것만으로는 안되겠는지 갑자기 수어사이드 스쿼드를 회유합니다. 충성을 맹세하면 살려주겠답니다. 어차피 죽일 능력도 없는 것 같지만 여튼 할리 퀸이 항복한다고 합니다. 인첸트리스는 너무나 기뻤는지 엉덩이도 흔들지 않고 할리 퀸에게 다가옵니다. 할리 퀸이 페이크다 이 XX야를 시전하며 공격합니다. 방금 전만 해도 순간이동 쓰고 다니던 인첸트리스가 칼질도 못 피하고 맞습니다.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승리합니다. 응? 정말? 예. 사실입니다. 인첸트리스는 쓰러집니다. 플래그 대령이 다가와 자기 여친을 내놓으라고 합니다. 인첸트리스는 플래그 대령 여친의 몸에 깃들어 있거든요. 인첸트리스는 싫다고 합니다. 플래그 대령은 빡돌아서 인첸트리스의 심장을 부숴버립니다. 인첸트리스는 죽습니다. 그러더니 갑자기 인첸트리스의 껍데기를 벗어던지고 속에서 여친이 나옵니다. 거짓말하는 거 아닙니다. 진짭니다. 그리고 둘은 키스합니다. 어쩌라고. 이 영화의 후반은 구립니다. 정말 구립니다. 구리다는 말 앞에 특정명사를 강조하기 위한 1음절 명사를 덧붙여야 할 정도로 구립니다. 이건 쓰레기입니다. 어째서 저는 디씨의 팬이 되었을까요. 어째서 남들처럼 마블 영화를 안 보고 디씨 영화만 보고 있는 걸까요. 어째서일까요. 이 영화의 후반 절반은 거대한 똥입니다. 헐리우드 최고의 작가진이 어째서 이딴 시나리오를 만들었는지 저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습니다. 행성규모의 쓰레기입니다. 바이러스입니다. 폭탄입니다. 도저히 용서할 수 없고 용서해서도 안 되는 만행입니다. 영화를 보지 말라는 이야기는 안 하겠습니다. 다만 후반은 보지 마세요. 앞의 절반만 보세요. 보다가 수어사이드 스쿼드가 술집으로 들어가면 극장을 나오세요. 그걸로 됐습니다. 그러면 여러분은 저같은 분노를 겪지 않으셔도 될 겁니다. 후반부가 궁금하다고요? 걱정 마세요. 안 보셔도 됩니다. 차라리 집에서 정의닦이의 후반 전투를 보세요. 그건 멋있기라도 하거든요.
16/08/03 12:29
거의 비슷하게 보셨네요...크크
아 한가지 정정할건 어찌되었든 디아블로가 보스오빠 밀어붙인 곳에 지뢰있던건 우연이 아니라 의도한거라는점 정도겠네요. 그 싸움전이나 한참 싸울때도 플래그가 그쪽으로 밀라고 계속 말하고 있었으니까요.
16/08/03 12:32
DC 트레일러는 그 둠스데이 처음 보여준 트레일러 빼곤 전부 좋다고 생각합니다.크크
진짜 트레일러 만드는 능력은 마블보다 한수 위에요.
16/08/03 12:07
성이 어떻게 되시죠? 성을 가는것도 개명신청에서 할 수 있는건가... 자기맘대로 다른 성이 될수 있나요 궁금하네...
한자가 아닌 성을 만들어도 될려나..
16/08/03 12:13
음... 글이 올라오면 올라올수록 제 리뷰가 마치 '피쟐러 분들을 속이는 디씨 관계자' 글이 된 느낌이네요 ㅠㅠ
아... 그래도 배대슈 볼때의 그 불편함은 덜하고, 그냥 가볍게 쿠쾅쾅쾅 때려박는걸 무난하게 봐서 괜찮다고 생각했었거든요. 위에서 글곰님이 아주 자세하게 언급해 주신 후반부 전투씬도, 애초에 '메타휴먼' 대 '비메타휴먼'의 싸움이니 그럭저럭 봤었고요. 어쩌피 수어사이드 스쿼드라는 영화는 캐릭터를 소개하기 위해 나온 영화라고 생각해서 되게 편하게 봤었거든요. 그런데 평가가 올라오면 올라올수록 배댓슈에 실망했던 분들이 큰 관심을 가졌고, 이 영화는 그 점에서는 기대에 많이 못미쳤다는걸 다시 느꼈습니다. 앞으로 영화 관련 리뷰나 평은 신중하게 올려야겠다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됐네요. ㅠㅠ
16/08/03 12:32
에이 아무리 못만든 영화라도 재밌게 본 사람이 있을 수 있고 아무리 잘만든 영화라도 재미없게 본 사람이 있을 수 있는거죠
리뷰글 다 읽어봤는데 자책하실만한 부분은 한군데도 안느껴졌습니다. 리뷰글은 어디까지나 참고용이고 참고하는데는 다양한 시각이 좋죠
16/08/03 12:35
개인적인 캐릭터 감상입니다.
할리퀸 - 조커 빠돌이 + 원래 악당은 이런겁니다 라고 외치는 중2병 데드샷 - 정의로운 딸바보 킬러크록 - 깡마른 츤데레 상어 엘 디아블로 - 소심한 조루 부메랑 - 정의로운 알콜중독자 슬립낫 - 줄타기 한번 보여줌 카타나 - 얀(데레는 없음) 릭 플레그 - 여친에게 콩깍지 인첸트리스 - 삼바! 조커 - 차도남 뱃맨 - 할리퀸과 키스함 아만다 - 악당
16/08/03 12:54
희대의 망작 히어로 영화 <그린 랜턴: 반지의 선택>의 불법복제판 오역 자막에서 나온 말입니다.
https://namu.wiki/w/%EB%B0%98%EC%A7%80%EB%8B%A6%EC%9D%B4
16/08/03 14:26
배대슈보다도 재미가 없을 정도면 도데체 얼마나 재미가 없는건지... 배대슈도 정말 보고 나서 그 황당한 엄마 이름 씬에서 어이가 없었는데, 어째 수어사이드의 설정 설명과 신파들도 약간 비슷한 느낌이네요. 배대슈 때에도 느낀 건데 DC 영화는 시나리오를 작가가 쓰는게 아니라 월급쟁이 들이 쓰는 거 같아요. 작품마다 뭔가 유치하고 말이 안되는 상황설정들이 분명히 존재해서 프로작가라면 도저히 모를 수가 없는건데 왠지 시나리오 쓴 사람이 "야, 그냥 대충 쓰자. 이게 무슨 노벨 문학상 작품 쓰는 것도 아니구 그냥 대충 적당히 써서 대충 적당히 찍어서 대충 적당히 팔아먹자." 이런 태도로 쓴 거 같아요.
16/08/03 16:18
수스쿼 영화관에서 시간 안가면
배경음악으로 나오는 노래들이 유명하니 그거 속으로 따라부르시면 시간 의외로 금방 갑니다 그럼 영화내용을 놓치지 않냐구요? 애초에 놓칠 내용도 없습니다
16/08/03 17:19
[DC팬이면 화가 나는 영화고, 일반 관람객이면 지루해서 죽을 것 같은 영화]
가족휴가 다녀온 여자친구는 꿀잠자고 전 부들거리며 봤네요. 이건 닦이 이하의 표현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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