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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5/12/13 22:31:49
Name aurelius
Subject [일반] 기독교가 유럽전역에 퍼지기까지 꽤 시간이 걸렸군요

보통 로마제국이 기독교를 국교화 하면서 유럽전역에 기독교가 퍼진 것으로 인식되지만, 사실 기독교가 유럽전역의 공인 종교가 되기까지는 시간이 꽤 걸렸더군요.

기독교는 어디까지나 로마제국의 국교였지, 유럽 모든 민족을 아우르는 종교가 아니었기 때문이죠.

그래서 로마와 적대적인 국가들은 로마 = 기독교, 기독교 = 로마로 인식하는 경우가 잦았다고 합니다.
실제로 초기 이슬람 제국은 기독교 = 로마(동로마)로 인식하기도 했고요.

아무튼 아래 지도를 보면 이런 현상이 더 잘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로마 제국 시기 기독교



위 지도를 보면 영국이 기독교 영향권 아래에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기독교를 믿지 않았던 야만족 앵글족과 색슨족이 브리타니아를 침공하면서 기독교는 다시 사라지게 됩니다. 그리고 7-8세기 교황의 특사로 선교활동이 이루어지고 색슨족의 국왕이 개종을 하면서 비로서 재도입 되었죠.

그리고 스페인과 북아프리카, 그리고 이집트와 레반트 지역은 이슬람 제국이 부상하면서 모두 기독교권에서 빠지게 됩니다.

아무튼 위 지도를 보면 독일과 폴란드 등은 모두 비기독교 지역이고, 스칸디나비아 또한 기독교 영역 밖에 있습니다.

독일이 기독교화되는 것은 샤를마뉴(카를대제) 덕분이었습니다.

프랑크 왕국의 국왕 카를은 독일의 색슨족을 격파하면서 이들을 강제로 개종시켰죠. 샤를마뉴는 색슨족의 지도자 비두킨드의 대부를 자처하여 이들을 완전히 기독교화시키는 데 대단한 열정을 보였습니다.

프랑크 왕국이 서유럽에서 가장 강력한 제국이 되자, 동유럽의 일부 슬라브 부족들은 프랑크 왕국의 호의를 얻기 위해 자발적으로 기독교로 개종하게 되었고, 지금의 체코와 크로아티아가 가장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그런데도 폴란드, 스칸디나비아 등은 여전히 기독교로 개종하기를 완고히 거부합니다.

특히 스칸디나비아는 꽤 오랫동안 오딘신앙을 유지하면서 기독교 세계를 적대했죠. (미드 바이킹에서도 잘 볼 수 있듯이..)

그런데 결국 11세기에 이르면 스칸디나비아의 유력자들은 하나 둘 씩 기독교로 개종하고, 독일의 신성로마제국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습니다. 

개종의 이유는 당시 <문명>이라고 불렸던 세계의 호의를 얻기 위해서, 또는 기독교 국가에게 패배해서, 또는 진정 교리에 감화되서, 복합적인 이유라고 하네요.

덴마크에서 기독교가 완전히 뿌리내린 것은 1188년이니, 313년 콘스탄티누스의 기독교 공인 이후 875년이나 지난 후였습니다. 

다른 한편 11세기 러시아가 기독교를 수용한 것도 재미있죠.

당시 러시아의 국왕은 이슬람교, 유대교, 기독교(로마 가톨릭 / 그리스 정교회) 중에서 무엇을 국교로 삼을지 고민하다가 결국 그리스 정교회를 국교로 삼게 되었습니다. 

일설에 따르면 러시아 국왕이 보낸 사절이 동로마의 수도 콘스탄티노플의 웅장함과 화려함에 감화되어 국왕을 집요하게 설득했다고....

자칫 러시아는 이슬람 국가가 될 수도 있었던 것입니다.


결국 유럽을 기독교권이라고 부를 수 있게 된 것은 13세기에 이르러서입니다.

이러고 보면, 기독교도 꽤 시간이 걸렸군요...

(7세기에 정복된 이집트가 기독교에서 완전히 무슬림이 된 것도 11세기에 이르러서였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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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독용 에탄올
15/12/13 22:41
수정 아이콘
기독교가 로마제국 국교가 되는 과정이 기독교의 로마화과정이기도 했다면, 유럽으로의 확장은 지역별 현지화의 과정이기도 하지요....
지도자 양반들은 말씀하신 바를 포함하는 (정치적인 변수의 영향이 강한) 나름의 이유에서 기독교로 개종했고,
각각의 동네에 살던 양반들은 (한국에 전래되는 과정에서 현재는 주로 무속이라고 불리는 보다 전통적인 형태의 신앙들과 결합한 바와 같이) 이전까지의 믿음과 기독교를 결합시키는 형태로 받아들였으니까요.

다만 현대인이 문명이라고 부르는 물건은 장기적인 문명화과정을 통해 근대 이후에나 자리잡은 물건이라 당시랑은 다른 물건이기도 합니다.
이치죠 호타루
15/12/13 22:43
수정 아이콘
아무래도 테오도시우스 이후의 서로마 제국이 너무 빨리 털리고 너무 빨리 맛이 간 게 상당히 컸나 보네요.
공유는흥한다
15/12/13 23:09
수정 아이콘
리투아니아의 야기에우워:튜튼 기사단을 조지기 위해서 기독교를 방아들이겠다.
튜튼 기사단:저 이단들이 우리 밥줄을 끊는구나...
https://namu.wiki/w/%ED%8F%B4%EB%9E%80%EB%93%9C-%EB%A6%AC%ED%88%AC%EC%95%84%EB%8B%88%EC%95%84?from=%ED%8F%B4%EB%9E%80%EB%93%9C-%EB%A6%AC%ED%88%AC%EC%95%84%EB%8B%88%EC%95%84%20%EC%97%B0%ED%95%A9%EC%99%95%EA%B5%AD
아케르나르
15/12/14 11:36
수정 아이콘
얼마 전에 초기 기독교가 어떻게 로마세계로 퍼지게 되었는가에 대한 얘기도 올라왔었는데, 그것도 꽤 재밌게 봤더랬습니다.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history&no=22990&s_no=10920651&kind=member&page=1&member_kind=total&mn=493977 이 글과 관련된 내용이었던 것 같습니다.
복타르
15/12/14 12:42
수정 아이콘
오랜만에 크킹이나 다시 할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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