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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01/13 15:48:41
Name Hook간다
Subject [일반] 요즘 hook간다의 가정 생활.

하루하루가 힘에 부쳐 몸이 살려달라고 아우성을 친다. 며칠 전 감기+몸살기 때문에 며칠을 고생했었다.
그래도 돈을 벌어 가정의 평화를 위해 아픈 몸을 달래며 일을 하는 처량한 신세...
와이프에게 아프다는 말은 하지 않는다. 난 남자다.

사실 난 하민이와 수민이가 부럽다... 두 아이들에게 온갖 신경을 써주는 아내의 사랑을 받는 아이들.
불과 2년 전만 해도 나도 아내에게 사랑을 듬뿍 받았었는데...
우울해진다. 솔직히 난 아내가 아이보다 아직은 더 좋은데...
아내가 주는 사랑이 아이보다는 작게 느껴지는 걸 느끼며 난 하민이와 수민이를 질투한다.
하민이는 이제 두 살인데...하민이의 볼을 꼬집는다. 그러면 애가 운다. 울면 아내가 빛보다 빠르게 뛰쳐나온다.
"애를 잘 보랬지 누가 울리래? 왜 그래 요즘!"
구박 받을 짓을 하긴 했지만... 서글퍼진다...

잠자리에 들때 난 아내를 안는다. 아내는 내 손길을 거부한다.
"갑자기 왜그래?"
"뭐가?"
"변했다. 요즘 내가 너한테 얼마나 섭섭함을 느끼는지 모르지?"
"왜 섭섭해?"
"난 네가 아직 날 더 사랑해 줬으면 좋겠어. 두 아이보다 말이야."
그랬더니 아내가 날 째려보더니.....
"그래서 요즘 그렇게 유치해진거야?"
"질투나잖아. 난 우울하다고. 난 돈 버는 기계냐? 아이한테 쏟아 붓는 그 정성의 반의 반이라도 내게 신경을 써줬으면 좋겠어..."
"미치겠다. 난 무슨 애를 셋이나 키우는 기분이야."


아픈데 남자라는 이유로 말도 안하는 주제에 이럴 땐 유치하게 아내에게 불만을 토로하는 남자. 그게 나다.
사랑해서 결혼했지만 난 함께 산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서로를 보듬어주는 것... 나를 좀 보듬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이한테 질투나 하는 내가 너무 불쌍하다 ㅠㅠ.
우울증 걸릴까봐 두렵다. 게임도 함께 하는 것에도 불구하고 만족을 모르는 남자.


그저께 아내의 생일이었다. 일을 마치고 퇴근할 때, 와인 한 병과 케이크, 그리고 20만원의 돈을 봉투에 담는다.
아내에게 있어 선물은 역시 돈봉투가 짱이다! 이걸로 몇 주는 왕대접 받는다.
집에 들어가니 아내가 이쁘게 옷을 차려입고 온갖 치장을 한다.
하민이와 수민이는 일찍 재워두는 센스! 아내의 아름다운 자태는 특별한 일이 아니면 좀 처럼 볼 수 없다.
몇 달만에 미니스커트인가... 난 미니스커트를 좋아한다. 여친이 치마를 입는것에 대해 거부감을 느끼지 않는다.

못보던 백이 눈에 들어온다.
"어? 못보던 백이네?"
"응, 이거 아버님이 사주셔써~! 구찌야~"
아내가 기분 좋게 옷을 치장한 이유가 밝혀지는 순간이었다.

아버지가 매번 며느리한테 이런 비싼 선물을 해주니까 나는 뭐 해줄게 없겠지 하면 오산이다.
이건 이거고 저건 저거다. 여자는 이런 것에 매우 계산적이다.
선물 준비 안했다? 이러면 각방 신세 며칠 고생해야 하거나 바가지 긁는 소리에 며칠 시달려야 할 것이다.
결혼 했는데 각방을 쓰는 건 고문이다. 여자는 아닐지라도 남자는 다르다.
피지알 유부녀... 결혼한지 오래되지 않았다면 각방을 자주 써먹자. 남자가 고분고분 해진다.

나도 준비한 돈봉투를 준다.
"당신한테 줄 선물을 며칠 동안 생각해봤지만 찾지 못했어.. 미안. 대신 이거."
이렇게 멘트를 날리자. 나야 뭐 아버지가 매번 챙겨주시니 이렇게 하지만...
만약 생일 깜빡 잊고 준비 할 겨를이 없을 때도 이게 최고다. 이렇게 말하면 여자는 '그래도 며칠 생각은 해봤다는 거네. 봐주자.'
하고 넘어가 줄 것이다. 하지만 이 경우는 결혼 했을 때만 가능하다. 연애할 때는 돈봉투 주는 거 아니다.

남자는 여자하기 나름이고 여자도 남자 하기 나름이다. 다만 난 전자에 속하지 않아서 공감이 되지 않는다.
올해에도 나는 한번 내조 받고 살고 싶다는 헛된 희망을 품는다. 딴건 필요 없다.
나도 생일 때 뭔가 받고 싶다.. 그날 만이라도 용돈을 더 주든가! 생일이랍시고 미역국 떠주면서 키스해주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pgr 자주 들어오는 와이프여... 이 글을 보고 많은 것을 느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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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이드
12/01/13 15:50
수정 아이콘
마지막줄 대공감~!
12/01/13 15:52
수정 아이콘
뭔가 무서운 저격글이네요...그래도 아내분에 대한 사랑이 많이 느껴지네요. 저도 표현적은 여자친구 만나서 고생길이 열릴 것 같습니다. [m]
송지은
12/01/13 15:52
수정 아이콘
한줄요약=보고있나, 와이프?
12/01/13 15:58
수정 아이콘
와.. 이거 몰입도가 상당한데요? ^^

하지만 행복이 물씬 느껴지는 글입니다.. 잘 보고 갑니다.. ^^
一切唯心造
12/01/13 15:59
수정 아이콘
결혼을 해야하나 말아야하나 고심하게 만드는 글입니다.
저는 질투가 심해서 아이가 생기면 분명히 아이들에게도 질투할텐데 말이에요.
자기 생일에 선물을 바라면서 저에게 아무것도 해주지 않으면
저는 아마 폭발하거나 다음 해부터는 마찬가지로 아무것도 해주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저는 눈눈이이라서요. 계산적이고.
이번 구정 연휴에 함께 여행가는 김에 물어봐야겠습니다.
이런 나도 괜찮냐고.
스치파이
12/01/13 16:02
수정 아이콘
아이랑 라이벌인 게 어딥니까.
저는 강아지를 질투하고 있다니까요.
Hook간다
12/01/13 16:03
수정 아이콘
오늘 만큼은 패기 한번 발산해보고 싶었어요... ㅠㅠ
거기까지
12/01/13 16:07
수정 아이콘
이거 유부남들 은근히 꽤 서운해하시더라구요.
아내가 자기 생일 잊거나 대충하는건 어쩔 수 없지만, 자기가 그러면 큰일 난다고.
PoeticWolf
12/01/13 16:13
수정 아이콘
.... 용기가 ... 애도를 표해야 할지;; 아.. 전 사실 훅간다님 걱정되네요 정말 괜찮으시겠어요?
근데 저도 미니스커트 좋아해요 하하!
아이 질투 대화 말미의 '미치겠네.. 난 애를 셋 키워' 이부분은.. 굉장히 리얼합니다. 아마도 직접 인용이신 듯해요.
근데 진짜 아내들 아이 키우면 남편 몰라라해요? ㅜㅜ 슬픈데..
12/01/13 16:17
수정 아이콘
일도 열심히 하고 기념일도 챙겨주고 가사일도 돌봐주는데 아내는 남편한테 무신경한다는거에 결론은

제가 보기에는, 여자분의 외모가 남자분보다 훨씬 뛰어난 경우 아니면 없더군요. 진짜 희박한 확률로 남자분이 지극한 순애보 일수는 있지만 현실에 그런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Hook간다님의 와이프분이 엄청 예쁘시겠네요
맥플러리
12/01/13 16:19
수정 아이콘
글 잘봤습니다. 이 글을 보니 나에게 잘해주는 아내에게 감사해야겠다고 느껴지네요.
안티세라
12/01/13 16:27
수정 아이콘
저는 각방을 선호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디아3 을 앞으로 맘껏 할 수 있게 되기 때문에 선호하는 것은 물론 아닙니다.
그리움 그 뒤
12/01/13 16:46
수정 아이콘
이전 글에서부터 느낀거지만... 이미 훅간다님은 부인님께 종속되어 있으시군요..

한마디 드리자면 그래도 지금이 낫습니다....

얼마간의 시차를 두고 얼마전에 셋째를 낳은 울 마눌님에게 저의 존재는 Out of 안중 입니다.
중간중간 깜짝 놀라면서 한마디 합니다. 언제부터 거기 있었어??
Minkypapa
12/01/13 17:53
수정 아이콘
글 잘 읽었습니다. 그런데 줄 돈이 있으신가 보네요. ㅠ.ㅠ
전 한달용돈 10만원 받아쓰는데, 돈이 없어서 마누라 생일만 되면 70%급 세일 품목 웹싸이트들 둘러 봅니다.
10만원을 20만원처럼 써야됩니다.
선데이그후
12/01/13 18:37
수정 아이콘
저번에 애인만드는 법을 쪽지로 물어보신분 아니세요?
Je ne sais quoi
12/01/13 22:55
수정 아이콘
선데이그후님 이거 뭡니까. 아님 말고라뇨. 수습빨리 안 해주셨으면 큰 일 날뻔.... ^^;;;
Catheral Wolf
12/01/13 23:23
수정 아이콘
훅간다...가 훅 갔다...로 바뀌는 순간을 보고있는 느낌이군요!?!?
12/01/14 01:24
수정 아이콘
저도 아들램구 낳고 나서 신랑에게 했던 말이 딱 그거였어요. 아들 둘 키우는 것 같아~~!!
근데 진짜 엄마가 된 와이프의 입장에서는... 하루 종일 육아에 시달려서 남편 왔을때 삼십분이라도 애 맡겨놓고 바닥에 뻗어있고 싶은데 오히려 옆에 와서 나 좀 챙겨줘~하는 눈빛어택을 하면 큰 아들 하나가 더 생긴 기분입니다. 남편도 하루종일 일에 시달리는 걸 알고 있으니 아기 맡기기가 미안하지만 육아는 24시간 풀가동 노동이다 보니.ㅠㅠ 일할 땐 최소한 잠자는 시간과 밥먹는 시간은 줬는데 아기들은 밥먹는 시간도, 잠자는 시간도 제 마음대로 하도록 허락하지 않으니까요. 심지어는 화장실 가는 것도 아기가 잘 때 조심히 다녀와야 한답니다. 안그러면 집안이 떠나가라 울며 도도도도독 화장실로 기어들어오는 아기를 봐야 할테니까요. 그러다보니 남편이 듬직하게 내가 아기 볼 테니 잠시 쉬어, 라고 해 줬으면 하는 마음이 하늘 끝까지 닿아있는데 듬직은 커녕 나 좀 봐줘 응? 요러고 있으면 정말 울고 싶지요.
어쨌거나, 훅간다님 와이프분이 상당히 부럽습니다. 저도 생일에 돈봉투 받고 싶셒슾.... 아니 생일을 기억이라도 해 줬음 싶셒슾...
블루팅
12/01/14 01:25
수정 아이콘
하아..전 반대로 생각하는데...-_-;;
딸바보인 남자나 딸바보끼가 보이는 남자들..그리고 역시나 딸바보가 될 확률 100프로인 남친을 보면..
딸 낳고 싶은생각이 전혀 들지 않네요;;질투날까봐...
아직 애는커녕 미혼이라 그런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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