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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1/09/30 18:50:02
Name 화잇밀크러버
Subject [일반] 아스날의 주장 반페르시 이야기

아스날 시즌 100호골을 기록하고 세레모니 중인 로빈 반 페르시

얼마전 2011~2012 프리미어 리그 아스날 vs 볼턴전에서 반 페르시 선수가 아스날 시즌 100호골을 기록했습니다.
벵거 감독이 부임한 이후의 선수들 중에서 티에리 앙리, 이안 라이트, 데니스 베르캄프이어 4번째 기록으로
현재 주장직을 수행하던 중 달성한 기록이라 더욱 의미깊은 기록이 되었죠.

박주영 선수가 아스날로 이적하면서 사람들의 아스날에 대한 관심도가 커졌는데요.
100호골을 기념하며 아스날의 현 주장 반 페르시에 대하여 이야기해보겠습니다.

- 데뷔와 아스날 이적

반 페르시의 프로 데뷔는 송종국 선수 덕분에 유명해진 네덜란드의 폐예노르트였습니다.
어릴 적부터 말썽쟁이였던 그는 프로로 데뷔했음에도 그 성격을 버리지 못해
팀원과 당시 감독이던 반마르마이크와의 불화 끝에 2004년 아스날로 팀을 옮기게 되죠.
이 때 반 페르시는 감독에게 '그 동안 잘 지냈고 전 아스날 갑니다. 제 공백은 카윗있으니 문제없겠죠'식으로
통보하고 이적했다니 그가 얼마나 모난 돌이었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 아스날에서의 적응

팀을 옮기는 것만으로 새사람이 될 수 있다면 발로텔리가 다트를 던지거나 아이패드를 가지고 놀진 않았을겁니다.
반 페르시 역시 싸움닭 기질이 쉽게 사라지지 않았고 경기장 위에서 불같은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렇지만 아스날로 옮겨온 그에게는 앙리와 베르캄프라는 위대한 멘토들이 생깁니다.
특히 같은 국가 출신인 베르캄프는 반 페르시가 매우 존경하는 선수였고
그에 따라서 전형적인 골만 넣는 스타일의 스트라이커였던 반 페르시는 제 2의 베르캄프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성장하여
월드클래스급 퍼스트 터치와 골 결정력, 공간 활용과 시야를 얻게 됩니다.

그가 베르기빠임을 스스로 들어낸 에피소드가 있는데요.(베르캄프를 바라보는 눈빛만 봐도 알아볼 정도였다고 하네요.)
2006~2007시즌에 구단은 반 페르시에게 베르캄프가 달았던 10번을 주려고 하지만
반 페르시는 제안을 거절하고 2010~2011시즌이 되어서야 10번이 마킹된 유니폼을 입습니다.
굳이 작년 시즌까지 버틴 이유는 베르캄프가 아스날에서 10번을 단 나이와 똑같은 나이에 10번은 짊어지기 위해서였죠. 크크.
이후로 약간 다혈질적인 면이 줄었는데 아마 10번의 무게감이 영향이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 충성심과 주장 임명

천방지축이던 멘탈은 베르캄프, 앙리, 벵거 감독의 멘토링으로 교정되었고
그가 아스날에 머무르면서 했던 각종 인터뷰에서는 팀에 대한 애정이 흠뻑 젖어있었습니다.
결국 뛰어난 능력과 팀이 그 능력을 붙잡고 싶었던 탓에 주장직을 맡았던 파브레가스가 팀을 떠나면서
반 페르시는 새로운 주장으로 임명이 됩니다.
그리고 그는 얼마되지 않았지만 수많은 팬들에게 인정받는 아스날의 캡틴이 되었죠.

8:2로 진 맨유전에서 창피함과 분노에 휩싸여 라커룸을 향하던 선수진을 멈춰세워
참패했음에도 자리에 끝까지 남아 자신들을 응원해준 서포터즈에게 가 감사의 인사를 하게 합니다.
이 사건은 그의 책임감과 서포터즈를 생각하는 마음, 선수진을 통솔 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주었죠.
이 일로 많은 사람이 반 페르시를 다시 보게 됩니다.

- 부상과 기록

2009-2010 시즌 초반 리그 12경기에서 7골-7어시스트를 기록하지만 A매치에서 부상으로 시즌 아웃합니다.

2010-2011 시즌 초반 거친 태클로 인해 시즌의 반을 날리고 1월 이후에 복귀하여 남은 기간 동안 18골을 넣습니다.
이 때는 원정 경기 9경기 연속 득점이라는 프리미어리그 신기록을 쓰기도 했죠.

두 시즌을 반을 날렸으니 괜히 시즌 반 페르시라고 불리는 것이 아닙니다...;
그래도 부상을 달고 사는데 경기에 나오면 또 잘해서 깔 수가 없습니다. ㅠㅠ
오죽하면 박주영 선수 이적때 반 시즌은 에이스 스트라이커가 없을테니 경쟁력이 있다는 농담까지 있었을 정도죠. 흐...

- 플레이 스타일

우리나라 국대에서의 박주영 선수를 생각하시면 됩니다.
중앙 스트라이커지만 중앙선 부근까지 내려와서 수비라인을 끌어내리고 공의 연결을 담당하죠.
당연히 공미에 가까운 롤을 소화하지만 당연히 공격수로써의 본분은 잊지 않습니다.
높은 득점율과 어시스트가 그의 역할을 대변해주고 있죠.

아스날에서 왼발 킥커로 프리킥과 코너킥을 담당합니다.

- 약점

대표적인 한발 의족 중 한명입니다.
오른발 헛발질 후 혼자 넘어지는 대표적인 움짤이 있을정도지만 요새는 많이 나아졌다는 평가입니다.
그래도 가끔 왼발로 차기 위해서 타이밍이 끊기는게 종종 보여요.

그리고 부상이 심합니다. 흐흐.


파브레가스가 아쉽게도 바르샤로 떠나면서 그와는 대조되는 충성심을 보이는 반 페르시는 인기가 더 상승했습니다.
(하지만 파브레가스는 여전히 그리운 선수고 아쉬울뿐이지 악감정은 없습니다.)
악동이었다가 아스날에 와서 개화되었고 잘 다치는데 나오면 또 잘해주고 인터뷰를 팬들이 좋아하게 잘합니다.
주장직도 이전 주장에 비해 잘 소화하고 있고 이번 시즌의 활약도 준수하니 팬들이 안좋아할 수가 없죠.

이번 시즌이 끝나게 되면 아스널과의 계약 기간은 1년 밖에 남지 않는데요.
부상은 잦지만 워낙 잘하는 선수라서 아스날의 부진과 맞물려 이적설이 솔솔 나오고 있습니다.
문제는 아스날에서 그가 받는 주급이 다른 팀에 가면 껑충 뛰어오른다는 점입니다.
반 페르시의 작년 축구 선수 주급 순위는 73위밖에 안되는데
아스날의 주급 체계를 생각하면 오른다 해도 이적을 감행할 때만큼은 분명 못미치겠죠.

그동안의 모습을 보면 남아줄 것 같기는 하지만 연봉은 선수의 자존심을 대변하기도 한다고 생각합니다.
더구나 파브레가스와 나스리가 행복한 축구를 하고 있는 것은 보면 여러모로 다른 생각이 안들 수가 없겠죠.

파브레가스와 나스라가 나가는 것은 어느정도 이해했는데 반 페르시까지 나가면
아스날의 정책에 실망해서 더 이상 팬을 하기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 정도까지 해주는, 팀에 충성심이 있는 선수를 못잡는 보드진이라면 정말 미래가 없는거겠죠.

이번 시즌은 매우 힘든 초반을 보내고 있지만 좋은 결과가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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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9/30 18:55
수정 아이콘
오른발은 많이 나아졌죠. 팀의 중심으로 떠오른 08-09부터 오른발 골도 눈에 띄게 많아졌어요
FM식으로 말하면 '왼발: 자연스러움, 오른발: 양호함' 정도는 되지 않을까 싶네요(슛만)

페르시 성격상 돈보다는 팀이 어느 정도의 비전을 보여주느냐가 중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시즌 후 재계약을 논의하자고 했는데, 올 시즌의 성적과 겨울 여름 두번의 이적시장이 열쇠가 되겠지요
새강이
11/09/30 19:00
수정 아이콘
앙리-베르기 등 03-04 무패우승 멤버 이후에 중간적 과도기를 거쳐 근 3,4년간 아스날의 두 기둥이었던 반페르시와 파브레가스 중에서 파브레가스가 고향으로 돌아갔으니(칼링컵 준우승이 너무 커요 ㅜㅜㅜㅜㅜ) 반페르시 마저 놓치면 6년차아스날팬 그만 하렵니다..ㅠㅠ 왜 내가 팬하고 나서부터 무관이냐고..흑흑
11/09/30 19:05
수정 아이콘
사실 로빈의 100호골을 기념해서 글을 하나 남기려고 했는데, 짧은 지식과 귀차니즘이 겹쳐서 적지 못하고 있었는데
반가운 글이네요. 모르던 사실도 잘 알고 갑니다~ 로빈도 100호골 축하!

세스크 주급 110k로 잡았듯이, 로빈도 120k 이상 + 장기계약으로 잡을거라 봅니다 (현재 90K로 최고액 수령자).
챔스만 진출하면 남을거라 봅니다만, 84년생이라 다음시즌 챔스권에 들지 못하면 장담 못하는 상황이 되겠죠.
로빈이 아스날과 자신의 미래를 열어줄거라고 바라고 있습니다. 이번주 더비에서 해트트릭 고고~
11/09/30 19:06
수정 아이콘
로빈-베말랭 두 명 때문에 아직까지 아스날팬 하고 있습니다....저는 98월드컵 때 베르기옹 보고 아스날에 관심갖다가 무패우승때 멋지다고 생각했고 본격적으로 챙겨보고 응원하고 있는 건 05년부터 인데요, 진짜 몸에 사리 생기겠습니다. 이거...ㅠㅠ 리그는 객관적으로 너무 힘들다고 보고 컵대회 우승이라도 제발 하나 했으면 좋겠습니다.
11/09/30 19:12
수정 아이콘
지금은 의족까지는 아니죠.
반 페르시의 현재 오른발은 '비록 골은 안들어갔지만, 정말 잘 때렸습니다'용

반 페르시를 사진 단 한장으로 요약한다면
http://fmkorea.net/files/attach/images/3772267/510/494/008/_B9_DD~1.GIF
이거죠. 심심하신 분은 보시는걸 추천합니다.
Lacrimosa
11/09/30 19:47
수정 아이콘
보드진 입장에서는 반페르시는 무슨일이 있어도 잡아야겠죠 만치니 감독이 노린다는 루머가 돌던데 반페르시마저 팀을 나가게 되면 몇년후
'스날 시절' 이란말이 생길수도 있습니다 -_-;; 그만큼 현재 스쿼드가 빅클럽이라 부르기 민망할정도로 약한느낌이에요 스타 플레이어도 절대적으로 부족하구요 ( 뭐 이름값있는 선수 모은다고 그팀이 무조건 강하다는 법은 없지만 전 존재유무자체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뱅거감독의 유망주 육성 영입정책이야 꾸준히 해왔고 몇년째 봐왔지만 지금 현재의 모습으로는 실패한모습으로 보입니다 지금 이 위기를 어떻게 풀어가느냐에 따라서 빅4로 남느냐 아니면 발렌시아 정도의 리그위상을 가질것이냐 (4위권은 꾸준히드나 상위두팁과 동급으로 보진않죠 선수들도 근래의 아스날처럼 많이 팔구요) 갈린다고 보네요

반페르시는 참 안타깝습니다 부상만적었어도 한단계 더 높은클래스로 평가받을수 있는선순데 말이죠 암튼 갠적으로 호감을 가지고 있는선수입니다 아스날 팬은 아니지만요 ^^;
아우구스투스
11/09/30 22:11
수정 아이콘
정말 많이 큰 선수죠. 원래도 잘했지만 이번 주장 된 후의 모습을 보면 멘탈갑으로서의 모습까지 보여줬죠.

내용중에 뒤는 카윗에게 맡긴다했는데 실제로 카윗이 어마어마할 정도로 잘해줍니다. 20-20을 하질 않나 29골-13어시스트를 하질 않나 그야말로 페예노르트의 킹 노릇을 해버리죠.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두 선수의 사이가 그닥이라는 이야기가 많이 나왔죠. 월드컵 당시에도 반 페르시-스네이더-로벤-반더바르트로 이어지는 환상의 4인방이라는 이야기가 나왔지만 정작 주전은 카윗이었다는... 그것때문에 카윗 앞에서 반 페르시가 비판을 하기도 하고 두 선수 사이가 그닥처럼 나왔죠. 다만 월드컵에서는 네덜란드 감독이 '왜 라파가 카윗을 항상 명단 첫번째 쓰는지 알겠다.'라고 하고 퍼거슨 감독이 'EPL의 지난친 일정때문에 월드컵에서 EPL 스타들의 활약이 별로다. 단 카윗은 예외다.' 라고 할 정도로, EPL 선수 중 월드컵 활약 1위를 할정도로 카윗이 활약-16강부터 4강까지 토너먼트 3경기 연속 어시스트 기록-을 해주면서 더 애매해진것으로 압니다. 반 페르시 입장에서는 자기가 확고한 주전이라고 생각했는데 생각지도 못한 선수가 자리를 꿰차버리니...



어쨌든 반페르시는 뭐... 정말 성격도 많이 변했지만 워너비 클럽이 아스날이기에 안떠날듯 합니다. 끝까지 남을 거라고 보고요.

지금 아스날의 주축중에서 월셔야 뭐 당연하고... 핵심을 정하라면 공격에서는 반 페르시, 미들에서는 월셔와 송, 수비에서는 코시엘니와 슈제츠니 인데요. 이 선수들은 절대 내보내서도 안되지만 또한 충성심이 워낙 쩔기에 나갈 확률이 굉장히 적죠.
김치찌개
11/10/01 01:44
수정 아이콘
반 페르시 좋아하는데~

자세히 알수있어서 좋았네요 글 잘봤습니다^^

캡틴 반 페르시!!
대한민국질럿
11/10/01 06:43
수정 아이콘
아스날 제로톱에서 월콧은 계륵같은 존재입니다. 내려와서 공을 받아주고 연계플레이를 해줘야되는데 거기엔 소질이 없고 또 버리자니 그의 폭발적인 스피드가 아깝고..
연계플레이만 된다면 정말 대단한 선수가 될 수 있을것 같은데 말이죠.

반페르시에 대해서 말씀드리자면..반페르시의 왼발 페티시(..)가 많이 완화되었다는것에는 동감합니다. 그리고 부상만 없으면 월드클래스급 공격수라는 것도 맞는 말이구요. 그러나 베르캄프의 가능성이 보인다는데는 좀 의문이네요. 반페르시는 지금 베르캄프와는 다른 유형의 선수가 되어가고있습니다. 베르캄프가 FM에서의 '트레콰르티스타'라면 반페르시는 '딥 라잉 스트라이커'에 가깝죠. 팀 전술이 다른 측면도 있겠습니다마는.. 반페르시가 베르기옹 자리에 섰을 때 트레콰르티스타의 능력을 보여줄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아직 의문입니다.(그만큼 베르기옹은 정말 위대한 선수였죠)
그리고 월드컵 떄는 반페르시가 너무 못했죠. 네덜란드 경기 보면서 반페르시 욕만 계속 해댄 기억이 납니다....
karlstyner
11/10/01 12:09
수정 아이콘
월콧과사냐와의 호흡은 수비에서는 몰라도 공격에서는 최악이라고 봅니다. 월콧의 스피드를 살리려면 공간을 충분히 내줘야 하는데 사냐는 툭하면 올라와서 사이드에 짱박혀 있어서 오히려 월콧의 공격루트 하나를 스스로 없애버리죠. 사냐가 가끔은 중앙으로 들어온다든지 하면서 수비수를 분산시켜주면 몰라도 맨날 라인타는 오버래핑만 하고 똥크로스.. 상대 수비도 사냐 오버랩시에는 적극적으로 막지도 않죠. 오히려 에부에는 사이드도 파고 중앙도 파고 공격적인 선택지가 다양해서 중하위권 상대로 공격작업에서는 사냐보다 훨씬 나았구요.

덧붙이자면 월콧의 스피드는 바르샤의 라인 올려서 강하게 압박하는 전술을 깨는데 최적이라고 봅니다. 아무리 라인 올려서 옵사이드트랩걸고 압박해도 월콧은 수비 뒤에서 패스 찔러주는거 보면서 들어가도 패스를 수비 뒤에서 받을 수 있기때문에요. 실제로 바르셀로나와의 경기에서도 월콧의 활약은 좋았구요.

바르샤에서도 페드로가 연계가 좋아서 작년에 활약했던게 아니죠.

베르캄프는 뭐 그 혼자만이 수행할 수 있었던 역할이라서.. 페널티박스 바로 앞이나 안에서 플메역할을 수행할 수 있던 선수였으니.. [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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