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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1/09/21 02:18:33
Name Je ne sais quoi
Subject [일반] 소프트웨어에 대한 좋은 글 소개
구글의 모토롤라 인수 이후 언론에서 OS에 대한 이야기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아래에도 삼성과 애플에 대한 글이 올라왔었지만, 많은 분들이 갑론을박을 벌입니다. 여러가지 관점이 있지만 결국 사람들의 관심은 하나로 모아질 수 있습니다. 과연 삼성이 될 것이냐? 저는 이 문제에 대해서는 여기 저기서 많은 댓글에 달았는데 감히 이렇게 말합니다.

'현 상태의 삼성으로는 죽었다 깨나도 소프트웨어는 안 된다'

그럼 많은 (개발자 아닌) 분들이 반박하죠. 니가 뭘 안다고. 그런데 저는 평범한 개발자이지만(삼성에서 몇 년 일해서 삼성의 소프트웨어 개발이 어떤 식으로 돌아가는지는 압니다) 대부분의 소프트웨어 하시는 분들은 이쪽 관점에 더 많은 지지를 보냅니다. 많은 분들이 이미 읽었겠지만, 좋은 글을 소개하는 의미로 다음 블로그를 소개합니다. 미국에서 박사 과정을 마치고 직장에서 일하시는 분인데, 얼마 전 쓴 글이 크게 흥하면서 소프트웨어 개발자 사이에서는 이미 널리 알려진 곳입니다. 최근의 IT, OS 관련 기사에 관심이 많으신 분들은 읽어보시면 좋을 겁니다.

소프트웨어, 잉여와 공포 - http://sangminpark.wordpress.com/2011/08/23/
소프트웨어의 근본이 어떤 정신에서 오는가, 왜 현재의 한국은 안 되는가에 대한 글입니다.

소프트웨어, 실무형 인재의 신화 - http://sangminpark.wordpress.com/2011/08/26/
왜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산업이 성장할 수 없는지에 대한 글입니다. 사실 소프트웨어 산업뿐만 아니라 기초 산업 전반에 대한 이야기로 바꿔도 전혀 괴리감이 없습니다.

소프트웨어, 하드웨어의 아버지 - http://sangminpark.wordpress.com/2011/08/30/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문제는 답이 없을 수 있지만,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문제에서는 분명합니다. 그에 대한 역사를 알려줍니다.

영웅 없는 나라 - http://sangminpark.wordpress.com/2011/09/13/
‘소프트웨어, 잉여와 공포’에 이어지는 글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산업의 현재를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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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9/21 02:26
수정 아이콘
링크가 닫는괄호까지 되서 링크 클릭하면 없는 곳이라고 하네요! 조금만 수정해주세요.(괄호 한칸띄기 신공?)
이런 글 감사합니다~!! (현 SI 개발자로서...ㅠ)
지나가다...
11/09/21 02:52
수정 아이콘
좋은 글을 소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neogeese
11/09/21 03:33
수정 아이콘
저역시 평범한 개발자 이고 삼성에 근무해본적은 없지만 같이 알해 본적은 있습니다. 삼성은 현 시스템에서 절대로 소프트웨어 에서 성공 할수 없다는 점은 겪하게 공감합니다.

지금 개발자들 많이 따라왔다 엘지 봐라 OS 업데이트 하는거 봐라 하는 사람들도 있기는 한데 자산있게 말할수 있습니다. 절대로 시장에서 선도할수 있는 기술 못 만듭니다. 계속 따라가기만 할 겁니다.

좋은 글들 소개 감사 드립니다.
무지개곰
11/09/21 04:37
수정 아이콘
덕분에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앞으로의 행보에 큰 도움이 되겠네요 ^^
11/09/21 05:10
수정 아이콘
음...전반적으로 삼성이 소프트웨어가 약한 건 맞지만
삼성이 특별히 이상했기 때문보다는
우리나라 전체적으로 역량이 부족하다가 더 맞는 말일 겁니다.
하드웨어에서 삼성이 이만큼 해낸거 잘한거죠.
앞으로야 뭐 모르는거죠. 절대란 없다고 생각합니다.
감성소년
11/09/21 08:22
수정 아이콘
미국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분위기인데 우리는 공포에 질려 이것저것 닥치는 대로 하는 분위기.. 라서 이렇게 차이가 벌어지는 건가요.
개인적으로 삼성 같은 회사가 점점 위기를 맞는 것이 왠지 우리 사회가 이렇게 돌아가고 있었다 라고 한 방 날려주는 것 같아서 속이 시원해집니다만, 그것과 경제위기는 다른 문제이겠지요.
사막보노
11/09/21 09:07
수정 아이콘
이것은 총체적으로 단순히 소프트웨어 영역의 문제만은 아닌것 같습니다. 이공계 전체의 근본적인 문제 같아요. 어서 빨리 우리나라의 의식이 성장하는 날이 오기를 기원해 봅니다. ㅠㅠ
날아랏 용새
11/09/21 09:19
수정 아이콘
기본적으로 제조업 회사인 삼성이 소프트웨어까지 하는 것은 도재욱 산수에게 김택용 선수의 저그전을 요구하는 것만큼 어려운 일 아닐까요...?
그리고 첫글에도 나와있는데 고부가가치의 소프트웨어란 잉여력이 충만한 상황에서 하나가 갑툭튀하는 것인데... 우리나라는 기본적으로 소프트웨어 잉여력이 포텐 터지기엔 부족한 인구수&교육 환경&민족성이기에 몇 십년간은 어쩔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지난 몇십년간 정부가 알맹이 빠진 IT정책을 폈지만 결국 저부가가치 소프트웨어만 활성화되었고요. 암튼... 삼성은 안돼 하면서 삼성만 비웃을 나라상황은 아닌거 같습니다... [m]
이상철
11/09/21 09:21
수정 아이콘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m]
11/09/21 09:55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소개 감사합니다.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게 다 읽었습니다.
허저비
11/09/21 10:09
수정 아이콘
삼성은 안됩니다.
이건 삼성을 비웃는것도 아니고 비하하는것도 아니고 그냥 담담히(...) 현실을 말하는겁니다. 그냥 안되요.
그리고 삼성이 안되니 거기보다도 떨어지는 다른 대기업들은 말할 필요도 없이 다같이 안되는거고.

제가 봤을때 뭔가 혁신적인것이 대한민국에서 나오려면 위인이 탄생해야 합니다. (위대한 과학자? 위대한 기술자?)
그래서 위인이 기술 한가지를 무료로 얻고 소모되는...건 아니고
천재적인 한명이 있고 우연찮게도 그를 알아본 재력가가 후원을 해주는 소설적 스토리가 진행되면 혹 가능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려면 몇턴...아니 몇십년이 지나야 할지 감도 안오네요;
11/09/21 10:10
수정 아이콘
제 생각에도 '삼성'이 SW가안되는 게 아니라 '한국 IT업계'가 SW가 안되는 것 같습니다. 삼성은 전형적인 한국 기업일 뿐이구요. 삼 성은 그나마 po공밀레wer로 HW는 나름 세 계적인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는 점에서 만 족해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제 생각에 한국 기업이 SW에서 성공하기 위 해 가장 빠른 길은, 삼성이 해외 우수한 SW 기업을 하나 인수하는 것 같습니다. 삼익악기는 현재 세계 3대 피아노 제조사 중 2개의 대주주이고, 영창악기(맑은 소리 고운 소리...)도 우수한 키보드 회사 Kurzweil을 인수했죠.(Kurzweil 키보드 수리를 의뢰했더니 영창 기사님께서 오시던... 덜덜) 아무리 생각해도 이 길이 가장 빠르지 않나 싶습니다. 끄끄

p.s 인수하고 이것저것 간섭하기 시작하면 안되겠지만... 끄끄 [S2]
Monde Grano
11/09/21 10:25
수정 아이콘
한국 SW산업을 이야기하는 분들이 간과하시는 부분이 있다고 보는데요, 그건 바로 비교대상인 SW기업들이 왜 모조리 미국회사인지에는 아무도 관심이 없다는 것입니다.
아, 딱 하나 SAP이 나온 독일을 제외하고는 우리가 따라잡고 싶어하는 미국 SW를 비슷하게라도 만들어내는 나라는 없거든요.
우리는 지금 '미국만 가능한' 것을 우리가 못한다고 자책하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아스트랄
11/09/21 12:18
수정 아이콘
덕분에 좋은 글 잘 봤습니다. 회사에서도 많이들 본 글이더군요.
세상은 저렇게 발전하고 있는데 난 여기서 뭐하고 있는건가 라는 생각을 들게 하네요...
11/09/21 12:55
수정 아이콘
좋은글 감사합니다. 이것저것 생각하게 만들어서 좋네요
Je ne sais quoi
11/09/21 22:26
수정 아이콘
잘 읽었다고 써주신분들 감사드립니다. 일단 의견 제시해주신 분들께 제 개인적인 생각을 드리면,

1. 이 글을 퍼온 저는 물론이고, 아마 이 글을 쓰신 분도 삼성을 성토하기 위해 쓰신 것은 아닐 거라고 생각합니다(아.. 저는 솔직히 좀 있습니다만...). 그보다는 삼성, 나아가서 한국 소프트웨어 업계의 발전을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이야기하기 위한 작은 목소리인 것이죠. 물론 제가 방향을 제시할 위치에 있지도 않고, 능력도 없습니다. 하지만 최소한 저를 포함한 수많은 개발자들이 지금까지 걸어왔고, 걸어갈 길이 바른 방향이 아닌 것 정도는 알고 있습니다. 어떤 분야를 막론하고 고수들이 초보를 가르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중 하나는 나쁜 버릇이 들지 않게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한국 소프트웨어 업계는 그 정도가 아니라 아예 나쁜 방향으로 발전을 해왔습니다. 나쁜 버릇이 든 운동 선수나 예술가라 하더라도 어느 정도는 성장할 수 있지만 최고수의 반열에는 이르지 못하는 것 처럼, 한국 소프트웨어의 발전은 이미 한계점에 부딪힌 채 제자리 걸음을 되풀이한지 오래입니다.

2. 그렇다면 왜 제조업의 삼성이 소프트웨어를 해야 하는가? 다들 아시다시피 삼성전자의 주 수익원은 폰/LCD/메모리 반도체입니다. LCD는 대규모 장치 산업에 훨씬 가깝고 소프트웨어의 영역은 매우 작은 분야입니다. 그러므로 여기서는 논외가 되겠네요. 메모리 반도체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비메모리 반도체의 경우 훨씬 수익이 높지만, 훨씬 더 어렵습니다. 일단 좀 다르지만 소프트웨어적인 역량이 메모리 반도체보다는 훨씬 필요한 분야이고 이 부분에서 삼성은 아직 훨씬 열위에 놓여 있습니다. 모르시는 분들께 말씀드리면 삼성은 반도체에서 1위였던 적이 없습니다. 메모리 반도체에서 1위였죠. 비메모리 영역에서는 아직 갈 길이 멉니다. 이 두 가지는 소프트웨어의 비중이 낮고, 삼성이 1위를 하는 분야이지만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며 경기 영향에 극히 민감하고 일본, 중국, 대만등의 경쟁자가 언제나 노리고 있는 영역입니다. 자 그럼 최근의 핫 이슈인 폰을 보겠습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삼성은 스마트폰 시대에 접어들면서 완전히 밀릴 뻔 했지만, 안드로이드 레퍼런스를 만들고 갤럭시 2가 성공하면서 완전히 되살아났습니다. 그런데 구글이 모토롤라를 인수하면서 이것들이 우리 뒤통수 치는게 아닌가 하고 전전긍긍하게 됐고, 삼성의 성공을 대한민국의 성공으로 간주하는 정부 -_- 는 OS에 대한 대책을 발표하고 저 같은 평범한 개발자들의 비웃음을 삽니다. 애플의 성공과 구토롤라의 위협에는 다 OS라는 우리가 못하는 부분이 놓여있습니다. 게다가 삼성의 갤럭시 2 성공에서 삼성의 영역은 소프트웨어에 대한 부분이 아닙니다. 최근에는 '삼적화'라는 말을 보기 힘들지만, 그렇다고 삼성이 소프트웨어 잘해서 성공했다고 말하는 사람은 별로 없죠. 그리고 하드웨어 영역은 앞서 말한 LCD/반도체와 마찬가지로 중국의 추격이 장난이 아닙니다. 혹자는 삼성처럼 모든 세트를 한 번에 공급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회사는 삼성 밖에 없으니 쉽게 무너질 리 없다고 말합니다. 물론 그렇습니다만, 언제나 그렇듯이 하드웨어는 소프트웨어보다 추격하기 쉽습니다. 90년대까지만 해도 소니, 산요, 파나소닉등 유수의 일본 전자업계를 제칠 거라고 상상한 사람은 없었습니다. 일본을 보고 따라서 일본을 넘어선 삼성이 있듯이, 일본과 삼성을 보고 나선 화웨이, ZTE가 삼성을 뒤집을 수 없다고 단언하는 것은 위험한 가정입니다. 게다가 항상 이야기하듯 중국 업계는 중국 내수 시장만으로도 일단 먹고 들어가고 중국 공산당의 노골적인 밀어주기까지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삼성을 비롯한 대기업 집단의 밀어주기는 사회적으로도 이미 한계에 이른 상황입니다. 결국 삼성이 또 한 번 격차를 벌리고 싶으면 여태 못 하던 부분까지 잘 해야 가능해지는 상황인겁니다. 참고로 제가 삼성에서 일할 당시 핸드폰 1위는 노키아였습니다. 당시 내부적으로 분위기는 '죽었다 깨나도 노키아는 못 따라잡는다. 일단 2위부터 하자/굳히자'였습니다. 최근 저개발 국가에서 임금 착취 건으로 수 많은 망신에 오명을 더하기는 했지만, 노키아는 피쳐폰을 위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개발에 가격 대비 고품질의 제조와 재고 납기 관리까지 모든 부분에서 압도적인 1위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MS에서 사주길 바라는 신세가 되버렸죠. 판이 완전히 바뀌어버린 겁니다.

3. 그런데 그게 가능은 한가? 솔직히 OS의 성공은 미국밖에 못 하는 일 아닌가? 물론 그렇습니다. 저는 지금부터 모든 것을 뜯어고치고 나선다고 해도 '한국형' OS가 성공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그리고 '한국형'이란 말 정말 싫습니다). 그런데도 왜 해야 하냐 하면 소프트웨어 업계의 발전을 위해서는 그런 분야의 연구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그럼 한국에 왜 소프트웨어 업계의 발전이 필요하냐는 이야기가 나올 수 있는데 이 부분은 훨씬 큰 다른 주제이므로 일단 넘어갑니다). 솔직히 우리나라에서 어느 업체가 성능이 뛰어난 OS를 만들 역량이 된다고 해도, 상업적인 성공을 가져올 수 있는 OS를 만드는 것은 또 다른 이야기입니다. 소프트웨어 기술은 기본이고, 관련 업계의 협력에 개발자/일반 사용자의 호응까지 넘어야 할 산이 한 둘이 아닙니다. 그리고 최근의 '너 고소' 유행을 비껴나갈 능력까지 필요하죠. 사실 불가능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그런데 그래도 필요한거죠. 특허에 대한 이야기를 잠시 드리면, 핸드폰이 특허 덩어리라는 건 최근 언론 보도로 인해 널리 알려졌습니다. 제가 학교 졸업하고 처음 일 시작했을 때도 특허에 대해서 이야기를 듣고 개인적으로 어이가 없었는데, 조금만 과장해서 말씀드리면 손에 쥐고 눈으로 보이는 모든 영역에 특허가 포함되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핸드폰 상단에 보면 피쳐폰 시절부터, 안테나 감도를 표시하는 바와, 배터리 게이지가 있는데, 각각이 특허입니다. 삼성의 천지인 자판 특허 이야기는 뭐 대부분 아실 거고, 지금은 인테나가 되었지만(물론 특허) 과거 안테나가 있던 시절, 넣는 형태나 안테나 꺾이는 것등 모든 것이 특허입니다. 그럼 소프트웨어는? 물론 역시 특허판입니다. 얼마전 오라클 래리와 구글 래리가 자바 관련 소송으로 법정에서 만났었죠. 오라클은 수십억 달러를 요구하고 구글은 그건 과하지 않냐하고 있습니다. 이 것에 관계된 특허는 자바 코드 수십줄입니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자바를 하모니 재단의 오픈 JDK를 사용했으니 그건 아니라고 하고 있고, 오라클은 그 오픈 JDK가 오라클 ㅜ.ㅜ JDK를 베낀 거니까 돈 내놔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수만, 수십만 줄에 이르는 OS에서 기존 특허를 모조리 피하면서 성능은 최소한 동일하고 개발 환경도 괜찮을 '한국형' OS를 만든다? 제가 감히 죽었다 깨나도 안된다고 말할 수 있는 근거 중 하나입니다.

결론은... 삼성이 다른 사업을 주 수익원으로 삼을 게 아니라면, 소프트웨어 역량을 더 키우지 않으면 서서히 도태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데, 지금까지 처럼 하면 죽었다 깨나도 안된다는 게 안타까워서 위와 같은 글을 퍼왔다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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