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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11/08/28 23:20:19 |
Name |
재이님 |
Subject |
[일반] 아빠, 사랑해요 |
저는 지금 호주에 있습니다.
머나먼 땅, 그러나 그렇게 멀지는 않아보이는 이 곳에는
돈과 영어와 경험 모두를 노리는,
새로운 기회를 찾는 젊은이들이 참 많습니다.
여기 와서 많은 것들을 신기하게 보았지만,
그 중에서 호주의 카드 문화는 정말로 재밌습니다+_+
(포커 이런 카드 아닙니다 크크)
어느 상점을 가든 카드가 진열되어 있는데,
1세 생일부터 99세 생일까지 매년 생일을 테마로 하고 있는 카드,
위문카드, 병문안카드, 승진축하카드, 졸업축하카드, 입학축하카드 등등 참 많은 카드들이 있습니다.
(사진을 올려야겠군요.. 내일 퇴근하면서 찍어와야겠습니다.)
그 중, 약 한달 전부터 새롭게 진열되던 카드들이 있었으니!
Father's Day 카드들입니다.
뭐 아버지의 날 이라고 부르면 되겠지요.
September 4th, 다음 주인 9월 2x2일이 아버지의 날이라고 합니다.
5월 2의 3제곱 날은 어머니의 날이었구요.
카드들을 둘러보다, 참 이쁜 카드들이 많은데,
웬지 쑥쓰러워, 아니 아직은 아버지를 용서하지 못해 아무 것도 하지 못하는 제 자신을 발견합니다.
가끔 전화하면, 항상 밝은 목소리로 제 걱정을 하시는 아버지.
"아야 밥뭇나? 그래 지금 야구보나? 요새 저거 돼지(비하 아닙니다 크크)저거 와저래 못치노?
점마 저거 요미우리 거서 와가꼬 저 바바라 저거
아야 아빠생각에는 점마 저거 일본가서도 성공 몬한다. 저 살찐거 바바라.
(안타치자) 에헤이~ 저거 바바라 저거 저것도 빗맞은 거 아니가 저거 저래가꼬 안된다.
근데 밥뭇나? 잘 지내제? 아픈데 없고? 그래 쉬래이~ 사랑한다~"
보통의 통화는 이렇습니다.
제 마음속에는 세상에서 제일 야구를 잘 아는 분.
그러나
아직도 어릴적 아버지의 술주정과
불과 1년 전 다른 가정을 꾸리셨다는 사실이.
다시 돌아와 계시고, 언제나 제 아버지지만.
무언가 제 마음을 항상 짓눌러 옵니다.
지난 주, 나가수에서 인순이씨의 그 대사.
"부디 사랑했다는 말을 과거형으로 하지 마십시오"
늦게 보는데. 가슴 한켠이 왜이리 시린지요.
내일은, 내일은 꼭 이 말을 해야 할 거 같습니다.
"아빠, 사랑해요"
ps. 아 여기 글 못쓰겠습니다. 정말 글쓰기 버튼이 무겁군요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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