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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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1/08/02 04:21:30
Name 주영훈
Subject [일반] 10년 된 놈이 10줄 넘기고 글 하나 씁니다.
정말 오랜만에 글을 남깁니다.
인터넷상에 글을 쓰는 건 참 쉽지가 않습니다.
글을 쓰려고 내 정보를 확인하니 2002년에 가입을 했더군요. 가입 날짜가 뭐 중요하겠습니까? 지금까지 눈팅족으로 이렇게 살아왔는걸요.
돌아보니 2000년 초에 제대를 해서 스타란 게임을 알게 되면서부터가 시작입니다.

대부분이 경험했겠지만, 제대를 하고나니 당구치고 술마시던 패턴에서 겜하고 술마시는 패턴으로 변해있더군요. 다들 pc방에서 스타를 하는데 혼자 멍하니 있기 뭐해서 배웠더랬습니다. 첫 게임에서 무한에서 넥서스만 10개 넘게 짓고, 오버로드만 2부대 이상 공격 보내고, 드론으로 건물 짓다가 드론 한 마리도 없이 게임을 하며, 그렇게 스타란 게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때 임요환을 알게 되었지요. 장진남을 3:0으로 이기던 무적의 임요환을 말입니다.
그러면서 임요환보다는 장진남을 그리고 홍진호를 좋아하게 됩니다.
게임을 처음 보는 내게는 임요환은 무적이라서 정이 가질 않았더랬습니다.
그러다 임요환이라는 사람의 노력과 인간성을 방송으로 보면서 정이 들 때쯤에 김동수와 박정석에게 아쉽게 지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그러면서 저는 게임 특히 스타란 게임에 푹 빠져들게 됩니다. 그리고는 이 곳 저 곳 사이트에 가입을 하고 글을 쓰고(배설을 하고), 그렇게 게임을 즐깁니다.

임요환이 박정석한테 질 때쯤 이 곳에 가입을 하게 되었습니다. 정말 흥미진진하고 재밌던 시기였습니다. 다음카페에 가입을 하던 시기입니다. 그리고 마구 글이랍시고 배설을 하던 시기이기도 합니다.

아직도 저는 예전처럼 모든 경기는 아니지만 집에서 시간이 되면 스타를 즐깁니다.
예전처럼 글을 남기며 응원하지는 못하지만 재밌게 봅니다.

저는 pgr의 주인도 아니요, 손님도 아닙니다. 그냥 눈팅족일 뿐입니다.
제 노트북에는 다음.네이버.그리고 pgr. 세 곳만이 주소창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제가 지금 그 어렵다는 pgr에서 글을 배설하는 이유는 하나입니다. 나 같은 놈도 이곳에 들른다는 이유입니다.

pgr을 위해서 한 것은 하나 없지만
지금껏 습관처럼 자게에서는 정치.경제.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게임리포트에선 게임결과와 다음게임의 일정을 알고, 유게에서는 요즘 트랜드의(?) 유머를 보면서 지내는 일개 회원도 있다는 것을 조금을 알리고 싶었습니다.

같이 싸우지 않아도, 같이 함께 하지 않아도, 같이 아프지 않아도, 아무 말 없이 지켜보고 있는 그냥 10년 된 눈팅족도 있다고 말하고 싶었나 봅니다.



그냥 조금 아픕니다. mbcgame 때문에 아픕니다.

그냥 조금 아픕니다. 한 사람 때문에 많은 사람이 아파야 하는 게 아픕니다.

당사자들의 아픔 누구도 대신 할 수 없다는 걸 알기에 아픕니다. 아프지 마세요라고 말해도 아플 걸 알기에 아픕니다.
하지만 아픔을 치유하기 위해서 다른 아픔을 만들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누군가 아프면 위로해 주면 되는데, 네가 아픈 만큼 그 사람도 아프게 해줄게 라는 마음 없었으면 합니다.


언제나 그랬듯 용기가 없어서 술을 조금 마신 후에야 글을 씁니다.뭔 내용인지도 무슨 말이  하고 싶은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냥 썼습니다. 무언가 하고팠습니다.

해준 거 없지만 받은 게 많아서라고 하렵니다.
pgr회원분들 모두 행복하시고 상처는 빨리 아물었으면 합니다.

이곳을 알고 10년쯤 지났는데도 아직 pgr이 있어서 좋습니다.

앞으로 10년 후에 제 자식과 함께 mbcgame을 시청하고 싶습니다.

대한민국 게임 산업과 pgr에 해 준거 하나 없지만, 대한민국 게임 산업과 pgr에 감히 고합니다. 저 죽는 날까지 함께 합시다.

미안하지만 앞으로도 해 줄 것은 없습니다. 그냥 함께하고 싶습니다.

10년 후에 감사글 하나 싸지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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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loalto
11/08/02 04:37
수정 아이콘
저랑 비슷하시네요 ^^ 저도 가입은 2005년에 했지만 가입하기전 대략 2~3년간 눈팅을 했어요.
사실 2005년이 되어서야 제가 가입을 한 것은 고등학생은 가입을 하지 않길 바란다는 공지글이 있었던걸로 기억해요.
그래서 20살때인 05년도에 가입을 했었죠 (확실한기억은 아닙니다-_-; 단지 귀찮아서 글만 읽었을지도. 어짜피 나이도 어렸고 글솜씨도 없었기때문에 가입했다치더라도 글하나 못 쓸껀 뻔했으니깐요..;)
사실 아직까지 자유게시판에 게임게시판에 글하나 써본적 없고 유머게시판에 살다시피 있지만 한번도 글을 올려본적이 없어요.
게임게시판에서 혹은 불판게시판에서 불판글도 항상 지켜보고 있고 질문게시판도 거의 빠짐없이 읽을정도로 헤비 pgr유져이지만
무책임하게도 댓글도 그렇게 많이 다는 편은 아니었어요. 예전이나 지금이나 그정도로 사실 무겁고 어렵고 책임감이 느껴지는 그런 사이트에요. 댓글하나도 쉽게 달지 못하겠더라구요.
저한테 있어서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pgr21의 중압감이란 항상들어오는 친숙함 만큼이나 더불어 오니깐요.
저도 글쓴님과 같이 컴퓨터를 켜면 네이버 포탈사이트 이상으로 먼저 그리고 오래 접속되어 있어요
mbc게임사태 그리고 며칠간 있었었던 pgr21의 자유게시판 사태 너무 아팠어요 저한테두요
그리고 또 어떤 한사람때문에 며칠간 망가진 모습도 지켜보기 힘들었고
사실 pgr의 수많은 유저분들께서 그렇게 한사람에게 공격하는것도 솔직한 심정으론 보고 견디기가 힘들었어요.
그냥 없었던 일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그렇게 돌아가기만 속으로 바랬어요.
그래도 이제껏 여러번의 힘든 시기가 있었던걸로 알고 있습니다. 중계권 파동때엔 군대에 있었어서 같이 이겨내진 못했지만요.
아마 다시 원상태로 돌아갈거라 생각해요. mbc게임도 예전처럼 아무일 없단듯이 있을 거에요. 그냥 그렇게 아직은 믿고싶네요.
PatternBlack
11/08/02 08:48
수정 아이콘
저도 눈팅족에 가까운 사람이지만 눈팅족이라 자처(?)하시는 분들이 글쓰실때마다 반갑네요. 흐흐. 글 잘 읽었고, 저 역시 엠겜이 위기를 벗어나기를 바랍니다.
Samo.302Tank
11/08/02 10:02
수정 아이콘
어디서 눈에 익은 아이디라고 생각했는데. 드랍동의 주영훈님이랑 동일분이신가요?
Cafe에서 영훈님 응원글 참 좋아했었는데. 오랜만에 뵈니까 좋네요.
맨발낭자
11/08/02 10:25
수정 아이콘
저도 2004년도에 가입했지만..게시판에 글을 써본적은 없네요
근데 저도 댓글이나 글은 안쓰는데 하루에 한번이상은 꼭 방문해요 안오면 손이 떨린다는
아마 많은 분들이 그러실꺼라 생각들어요 그리고 mbc게임은 정말 ㅠ.ㅠ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해요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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