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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1/07/10 00:10:36
Name The Warrior
Subject [일반]  [4/5] 이공계 학도 이야기 - 4. 전공과 적성 / 등록금, 과외, 학점의 상관관계


길을 잃은 세상 위에 모든 사람이 눈물 없길 바라며..... 정경화 - 지상에서 영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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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이공계 학도 이야기 - 1. 공과대학에 진학하기 까지, 그리고 1학년 1학기

https://pgr21.net/zboard4/zboard.php?id=freedom&page=1&sn1=&divpage=5&sn=off&ss=on&sc=on&keyword=이공계&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29797

[2/5] 이공계 학도 이야기 - 2. 1학년 2학기와 영어강의에 대해서

https://pgr21.net/zboard4/zboard.php?id=freedom&page=1&sn1=&divpage=5&sn=on&ss=on&sc=on&keyword=The Warrior&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29871

[3/5] 이공계 학도 이야기] - 3. 2학년의 전공강의와 3학년
https://pgr21.net/zboard4/zboard.php?id=freedom&page=1&page_num=20&select_arrange=headnum&desc=&sn=on&ss=on&sc=on&keyword=The Warrior&no=29991

1편 - 성장배경과 대학교 입학
2편 - 1학년 2학기와 영어강의
3편 - 2학년, 3학년의 전공강의
4편 - 반값등록금과 비싼 등록금 극복을 위한 과외
5편 - 남은 대학 생활... - 아프니까.... 청춘이다(?)
[번외] - 대학생활의 낭만, 다양한 동아리 활동과 미팅 에피소드

편하게 반말체로 쓰겠습니다. 양해 바랍니다.ㅠ
댓글과 질문에 대한 답변은 존대말로 하겠습니다.

*이 글과 관련하여 정식으로 기사화, 인용 등을 하고 싶으실 때는 쪽지를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 제가 쓰는 글은 특정 단체, 저희 학교, 저희 과의 입장과는 전혀 상관 없는, 제 개인적인 입장임을 미리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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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사망년 1학기(3-1)에 대한 반성

뭐가 잘못되었는지도, 뭘 잘했는지도 모르는 그런 한 학기가 갔다. '이상하게 성적이 나오지 않았다'라고 이야기 하고 싶지만 내부적인, 대외적인 활동을 너무나 많이 하고 있어서 성적을 잘 받을 수 없는 환경인 건, 뭐 나도 잘 알고 있는 사실이나, 게임이나 놀기도 2-2학기 보다 훨씬 덜 놀았고, 그 때보다도 더 힘들었는데 성적이 잘 나오지 않았다. 반성해 보자면 이유는 분명히 있는 듯 하다.

먼저 3차 짜리 공학수학 시험에서 시험기간 때 공부를 하나도 하지 않았다. 도서관에 자리가 없어서 집에서 공부를 했는데 집에서 공부를 했냐면 그것도 아니었다.

한 학기 내내 계속되는 기업의 정보화를 공부하는 수업은, 조모임이 3월달에 붕괴되고, 4월달에 1명이 나간데다가 조원중에 선배가 COPY를 뜨는 바람에 2차보고서를 70% 깎인 점수를 받는가 하면, 3차 보고서는 6명 정원의 조가 3명이 되어 2:1로 2개의 프로젝트를 쪼개서 진행 하였다. 한마디로 분열이 된 것이다. 나 혼자 3차 보고서를 만들었는데, 만든 보고서의 분량은 나름 많았지만 다른 조에 비해서는 터무니 없이 작았고 66장의 PPT를 만든다고 몇일을 밤을 샜지만 헛수고 였다. 따라서 이 점수를 받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다. 기말고사도 망쳤으니까.

기말고사에는 6개의 시험이 겹쳤는데 5개의 전공 시험과 1개의 전공교양 시험 이었다. 오픈북 시험 하나는 그럭저럭 쳤고, 전공 교양은 분명히 출석도 거의 다했고 보고서도 냈는데 왜 이 성적이 나왔는지 도저히 알 수가 없다. 전체 점수를 정리한 파일을 보내 줄 것을 요구했으나, 당당히 조교에게 쌩까였고, 그렇게 나는 왜 이 점수를 받았는지, 내 보고서 점수가 몇점인지도 모른 상태로 점수를 받았다. 실라버스는 다 거짓말임이 틀림없다. 학점이라는 것 가지고 장난치는 조교와 교수님이 너무 미웠다.

수학과목은 따라서 재수강을 했는데도 최악의 성적을 받았다. 모든 것이 무너졌다. 이번 계절학기는 전공과 전혀 상관없는 2과목을 듣고 있는데, 내 생각에는 통계학 수업을 분명히 들었어야 했다. 재수강 해도 모르는 건 모르는 문제고, 노력하지 않는다면 너무나도 당연히 F나 D+을 받는다

그렇게 최악의 학기가 최악의 성적과 함께 마무리 되었다.





6. 과연 적성에 맞는가. 내 길은 어디인가?

이번 학기에 했던 일들을 모두 종합해 보자면 복잡하지만(번외편에서 전체적으로 다룰 것 같다.) 일단 고등학생들에게 전공에 대한 소개를 하고 싶었다. 성적 따라서 적성과는 아무 상관 없는 과에 가서 자신이 왜 이 길을 택했는지에 대한 물음을, 이제서야 성인이 되어서야 한다.

사실 보면, 의대에서 자퇴를 하거나, 반수를 하는 사람도 종종 볼 수 있는데, 남들이 못가는 의대를 그렇게 열심히 해서 가 놓고, 반수를 하는 이유에 대해서 다들 의아해 하지만, 나는 그 이유를 조금 알 수 있다. 의대도 의대 나름대로 힘든데, 수술할 강심장 없이 단순히 압구정에서 성형외과를 연다던가, 동네 의원을 차리기만 하면 잘 될 것이라는 믿음만 가지고 의대에 간다든지, 한자도 하나도 모르고, 현재 한의학쪽에 남아 있는 컨텐츠가 침, 뜸 밖에 없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나중에 뭘 할 것이라는 청사진 없이 그저 한'의'라는 이유만으로 한의대를 간 그런 케이스가 있다. 어딜 가나 힘들 것이고, 더 배워야 한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라고,
고등학교에 이야기를 하지만 내 앞가림 하기도 바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고등학교에 가서 봉사하는 내용, 그러니까 내가 고등학생들에게 이야기를 하는 이야기는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 좋은 내용만 이야기를 기본적으로 이야기 한다.


그리고 닫으면서 항상 하는 이야기가 있다. 1. 자신의 길을 빠르게 정하고 한 길을 걷거나, 2.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많다면 나중에 융합학문을 할 수 있도록 하되, 고등학생이므로 일단 지금의 공부에 최선을 다할 것. 이렇게 두가지를 종용하는 편이다.

대학교에 오면 자유와 낭만 만으로 가득 할 것이라고 고등학교 선생님들이 이야기 하지만 사실 산 같은 과제와 매일 같이 하는 조모임, 인간관계 등으로, 갓 성인이 되고 한살 두살 먹을 수록 고민만 무진장 늘어날 뿐이다.

전공과 적성이야기를 하다가 또 이야기가 다른 곳으로 샜는데, 이런 저런 생각들과 고등학교에서 하는 봉사를 하다 보니 도대체 내 상황에서 이 친구들에게 어떤 말을 해 줄 수 있을까에 대해서 굉장히 많이 고민 하게 되었다. 60명~100명 정도 되는 단체를 상대 하기도 하는데, 나는 전공에 대한 본론 보다는 이러한 이야기를 많이 한다. 고등학교 때, 틈틈이 놀 시간을 쪼개어서 자신의 적성과 진로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해 보라고.



7. 등록금과 과외, 그리고 학점의 상관관계

그렇게 머리속에 잡념, 걱정, 고민, 취업난 등으로 가득찬 하루하루를 보내면서 취미는 YTN 뉴스보기가 되었고 그저 관심이 있었던 스타는 결과만 확인하는 정도 내가 좋아하는 선수가 어떻게 이겼는지 하루에 10분정도 그냥 슥 스쳐지나가는 정도가 되었다.

이번학기 나의 이슈중에 하나는 '올해 등록금을 내가 낸다면." 이었다.

현재 기준으로 설명하면 공과대학 한학기 등록금은 486만원 정도이다. 여태까지 대학교에 들어와서 지출한 돈을 살펴보면

[등록금]
- 1학년 장학금으로 낸 등록금 1000만원 가량
- 2학년 부모님이 내 주신 등록금 약 1000만원
- 3학년 내가 낼 돈 468만원
- 계절학기를 총 5번 들었으니까, + 350만원 정도

= 약 2700만원

[방세 및 생활비]
방세 - 약 750만원
생활비(수도, 전기, 가스비 포함 + 밥값 + 학원비 + 시험응시료) - 약 1200만원(2.5년)

이라고 할 수 있겠다. 잡비니 중간에 이것저것 낸 돈들도 많으니까 5000만원 정도고, 따라서 내가 졸업하는데 총 나에게 들어가는 돈은 1억 정도라고 할 수 있겠다.

이런 것들만 머리속에서 복잡하게 계산하다 보니, 이번학기 등록금은 내가 벌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따라서 집에서 내 주시는 방세와 생활비를 빼고 '등록금만' 내가 낸다고 가정하고 계산을 해 보니 한달에 벌어야 하는 돈이 110만원 정도 였다. 그래서 과외 2개를 하고 있는데 나는 이것도 감사하게 생각한다.

그렇게 얼마전에 과외를 잡고 계속 일을 하면서 한달에 110만원 정도 벌게 되었다. 과외 하나는 1시간 정도 걸려서 가는 거리에 있는데 총 드는 시간이 5시간, 또 다른 과외는 가까운 거리에 있는데 왕복시간을 포함해서 3시간 정도가 걸린다.

그렇게 1주일에 총 16시간 정도 되는 시간을 저녁에 할애 해서 일을 하고 중간중간에 프로젝트, 시험기간에도 과외를 계속 했다. 성적이 좋을리가 없었고, 남은 주말은 조모임을 하는데 바쳤다. 가끔 친구들과 먹는 술도 이번학기는 지난 학기 보다는 훨씬 덜 먹은 듯 하다. 3시간, 2시간씩 쉴 틈도 없이 말만 하다 보면 내가 녹초가 되고, 집에 와서 그냥 쓰러져 자는 것이 다반사였다.

따라서 망한 학점은 과외로 버는 돈으로 환산이 되고, 이것은 다시 등록금이 되는 이상한 구조가 되었다. 반값등록금이니 뭐니 언론에서는 말이 많지만, 신경쓴다거나 기대하지 않기로 했다. 어짜피 다음학기 등록금도 내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장학금을 받았으면 좋았겠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도대체 무엇인가 하나에 집중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2년 반을 써온 노트북은 중간에 꺼지는 것이 보통이고 요즘에 사고 싶은 카메라 랜즈와 조립식 컴퓨터는 아쉽게도 내가 돈이 조금 많을 때 살 수 있는 것이다.

그렇게 4차 분납으로 120만원을 쪼개서 다음학기에 내기로 마음 먹었는데, 이상하게 마음이 불편하고 책도 손에 잡히지 않는다.


8. 조금은 슬픈 이야기

시골 출신의 내 후배 하나는 일찌감치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할머니 손에서 자라왔다. 아버지는 무슨 이유 때문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다지 자식에게 신경을 못 쓴듯 하다. 고3때 그렇게 자기를 키워주시던 할머니가 돌아가셨는데도, 수능을 꽤나 잘보고 수시를 합격했다고 한다.

생활비가 없어서 끙끙대는 모습이나 기숙사에 들어가서 생활 하는 모습이나 힘든게 많아 보였지만, 이제 대학 초년생, 성인이 되어서 마냥 밝게 사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밥이랑 술을 사주면서 조금 자세한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렇게 자신이 어떻게 자라왔는지 이야기 하면서 눈물 한방울 흘리지 않는 모습이 대단하기만 했다.

그렇게 도와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글쓰기도 몇번 대신 써주고 필요한 자료들 전공 설계 과목은 직접가서 밤새면서 도와줬는데, 학점이 발표되고 연락이 뜸해졌다. 가끔 전화하면 전화를 받기는 하는데 친척집에서 그냥 조용히 영어공부만 한다고 한다.

학점을 못 넘긴 것인지, 몰래 돈을 벌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 농담조로 '너 학점 떨어지면 어떡할꺼냐'라고 물어보니까 웃으면서 '군대가야지'라고 대답했다. 원래 방학이 되면 다들 어학연수니 배낭여행이나 교환학생 준비에 바쁜 것이 일반 적이지만 집에서 그냥 조용히 '영어공부'한다고 이야기 하길래 '자주 연락하겠다'라고 하고 그냥 전화를 끊었다. 뭘하고 지내는지 궁금한데 불러내면 나오지도 않았는데 조만간 있을 생일에 초대해서 술이나 사줘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4.3만점 기준으로, 3.3을 기준으로 이공계장학금을, 3.7을 기준으로 학교 장학금을, 그리고 2.5를 기준으로 가계곤란 장학금을 받을 수 있다. 평균 B-학점 이하를 받는 다면 휴학하고 돈을 벌거나 대출을 받겠지.

자기 이름으로 2000만원의 빚이 있는 동기가 생각났다.


누가 아프니까 청춘이라고 했나.
이건 그냥 아픈 청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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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논의 되고 있는 반값등록금 이야기는 제하였습니다. 굳이 정치적인 이야기를 꺼내고 싶지 않아서가 가장 큰 이유고, 당.정.청에서 재원 마련 및 부실 사립대학 구조조정 등을 이야기 한다지만 서로 니가 먼저 했니, 내가 먼저 했니 싸우는 건 이제 지긋지긋 하기도 해서요.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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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비키리
11/07/10 0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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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요즘 하는 고민들을 미리 경험하셨던 인생선배님의 글이라 인상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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