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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1/06/15 01:54:44
Name 김치찌개
File #1 1.jpg (1.82 MB), Download : 63
Subject [일반] 기억을 잃은 아내....


기억을 잃은 아내..

아 정말 멋지고 감동이네요!

두분 다 오래오래 사셨으면 좋겠습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출처:엽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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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6/15 02:04
수정 아이콘
아.. 얼마 전 들은 이야기가 기억나네요.

어느 할머니께서 치매에 걸리셨는데 할아버지만 졸졸 따라다니시더랍니다. 다른 사람은 전혀 못 알아보고 할아버지만 알아보신대요.
그래도 할아버지랑 오순도순 잘 사셨는데 늘 같이 다닐 수는 없어서 할머니 혼자 집에 두고 문을 잠그고 나가시곤 하셨나봐요.
할머니께서 몸이 좀 불편하신 것도 있고 해서..

그런데 어느 날 할아버지께서 멀리 시내에 출타를 하실 일이 있으셨는데 그만 깜빡하고 문을 안 잠그고 나가셨나봐요.
할머니는 몸이 불편한 와중에도 할아버지를 찾으시다가 그만 집 밖으로까지 나가셔서 들로 산으로 할아버지를 찾아 다니셨지요.
그리고 그만 사고로...

어휴 ; 갑자기 생각나서 우울한 이야기를 하게 되네요.
아무튼 치매는 관심이 참 많이 필요한 질환입니다. ㅠㅠ 다들 관심 좀 가져주세요!
요즘 나라에서 하는 치매 약제비 보조 외에 지자체 단위로도 여러가지 사업도 하고 있으니,
조금이라도 걱정되는 분이 있으시면 얼른 얼른! 보건소에 문의를 해봅시다~
코리아범
11/06/15 02:06
수정 아이콘
치매 말기가 되면 거동이 불편해지고, 마지막엔 언어 능력이 거의 사라지더라구요.
뭐랄까, 그때가 되면 어린아이가 되어버리시더라구요. 제가 웃으면 웃고 울면 따라 울고

갑자기 저희 할아버지 생각이 나서 허허
이사무
11/06/15 02:24
수정 아이콘
저희 외할머니도 치매로 돌아가셨습니다.
치매는 한 7~8년 있으셨던 거 같고, 치매기가 오기전에 운동하시다가 골다공증상태로 몇번 넘어지시고 그로 인한 큰 수술 때문에
전신마취를 하실 때마다 확연하게 심해지시더라구요.
외삼촌들과 저희집에서 돌아가서면서 모시다가, 성격이 좀 강하신 어르신의 강권으로 그 쪽 집에서 모시다가 대학병원에서 계시다가
여러 합병증들이 왔고(수퍼박테리아 병원내 감염이라더군요) 기간이 다됐다고 하면서 결국 요양원 쪽으로 옮겨지셨고 나중에 돌아가셨죠.

집에 같이 계실땐 매일 얘기도하고 그랬는데, 지방으로 가시고 나선 자주 못(안) 찾아뵙고 한 3~6달마다 한번씩 뵈었는데
갈 때마다 너무 상태가 안 좋아지셔서 놀랐던 기억이 나네요. 반년사이에 할머니를 뵈러 혼자 내려갔는데
할머니를 눈앞에 두고 못알아볼 정도로 달라지신 모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바로 앞에 계신데 어디계시냐고 간호사들에게 묻곤했으니 말예요. 정말 제가 알던 할머니가 아니라.... 그냥 모르는 사람의 모습이었습니다;

치매 정말 무섭더라구요. 사실 어머니 형제분들이 경제적상황이 나쁜분들도 아니시고, 효심이 부족한 분들도 아니신지라
다들 열심히 모셨고, 병원도 좋은데 알아보고 그랬던 거로 아는데... 솔직히 할머니께 너무 죄송한 말이지만.... 너무 비참하고 참담하신 말년이었습니다. 거동은 당연히 불가능하고 의사표현이나 식별 조차 제대로 못하시더라구요......심지어 혈전때문에 다리가 급성으로 썩어들거가고 있는데도 표현도 제대로 못하셔서.... 돌아가시기 전엔 다리도 절단하셨고요.

그렇게 자존심도 강하시고 현명하시던 분이 어느 새 그리 되시는 거 보고 정말 한숨밖에 안나오더라구요. 조부모님들이나 외조부, 친척어른들이나 지인들 상 때도 안그랬는데 영안실서 삼일내내 잠안자고 울던 기억이 나네요. 돌아가신지 3년이 됐는데 아직도 여러 생각이 많이 나네요.

치매는 정말... 어찌해야하는 병인지 모르겠습니다;; 어느 이상 심해지면 환자가 본인이라고 자각하는 것도 아닌 거 같고;;;
주변이야 당연히 너무나도 힘들지만, 저는 그것보다 인간으로서의 존엄이 사라지는 모습이 더 끔찍하더라구요. 아마 제가 아는 할머니의 성격이라면.... 그리고 본인의 상태나 모습을 스스로 자각하셨다면.... 정말 너무나도 괴로우셨을 겁니다;;;
11/06/15 03:44
수정 아이콘
그나마 희망적인 것은.. 치매연구가 매우 활발하게 이루어져 있고 몇몇 약품들이 효과가 있다고 설명되고 있고....
치매를 유발하는 가장 흔한 질병인 알츠하이머가 치료제와 예방제품이 많이 계발되고 있으니.. 곧 치료되리라 믿습니다.
M Powered
11/06/15 04:37
수정 아이콘
너무도 가슴아픈 이야기네요. 할아버님, 할머님 두분 다 행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마늘향기
11/06/15 05:39
수정 아이콘
감동적인 이야기 잘 봤습니다.

딴이야기지만 사람은 죽을때 암으로 죽는 것이 가장 낫다고 합니다.
암은 굉장히 고통스러운 대신 정신이 멀쩡한 상태에서 가족과 충분히 이야기를 하고 임종을 맞이할 수 있어서
타 죽음에 비해 메릿트가 많다고 하네요.
화잇밀크러버
11/06/15 11:57
수정 아이콘
외할머니가 돌아가시기 전에 치매에 있으셔서 요양원에 모셨었습니다.
그래도 자식들은 다 기억하셨는데 손자손녀는 이름도 기억못하시고 알아보시지도 못했죠.
그런데도 제 이름만은 기억하고 계시더군요.
비록 얼굴은 기억못하셔서 동생(동생이 저보다 덩치가 큽니다.)보고 제 이름을 부르셨지만
절 안잊으시고 이름을 기억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무척이나 기뻤었습니다.

제 평생 가장 많이 울었던 날은 외할머니가 돌아가셨던 날이에요.
그래도 평온하게 잠드신 후에 돌아가셔서 한편으로는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외할머니가 행복하셨었으면 좋겠어요.
11/06/15 13:19
수정 아이콘
영화 노트북보다 더 아름답네요

저렇게 사랑하기가 그 어떤것보다 어려울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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