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 앤더슨은 늘 독특한 미장센으로 유명한 감독이지만, 저는 어떤 의미에서 웨스 앤더슨 감독은 좋고 나쁨을 떠나 늘 독특한 이야기꾼이었다고 생각해요. 꼬깃꼬깃 접어넣은 이야기에 초대했다 한 순간에 빠져나오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이나 잡지 구성을 그대로 끌어왔던 <프렌치 디스패치>도 그렇구요.
<페니키안 스킴>은 첩보물과 풍자와 가족극이 뒤섞인 블랙 코미디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많은 측면에서 참 여러모로 '웨스 앤더슨' 스럽다고 할 수 있는 이야기이기도 하구요. 저는 많은 맥락에서 유명한 동화인 '스크루지 아저씨' 얘기가 떠올랐습니다. 성공한 사업가, 갑작스러운 사고와 가상의 세계 등등의 이야기라는 모든 측면에서 닮아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페니키안 스킴>에서 가장 눈에 띄는 배우는 역시 주연인 베니시오 델 토로입니다. 능글맞다가도 속을 알 수 없고, 나쁜 놈 같다가도 또 선해보이기도 합니다. 다른 배우는 마이클 세나가 그렇게 좋은 배우인 줄은 몰랐는데, 꽤 눈에 띄더라구요.
이번 영화의 주제는 '틈'입니다. 영화 내내 음차한 '갭'으로 나오는데요, 아무래도 (적어도) 2개의 뜻을 동시에 품고 있기에 어쩔 수 없이 음역한 것 같습니다. '갭'은 핀에서 시작한 사보타주에서 유발된 경제적 위기이기도 하고, 가족 간의 틈이기도 합니다. 또 동시에, 협상을 위해 메워야 하는 일종의 의견 차이라고 할 수도 있겠네요.
그런 점에서, 결국은 어떤 틈과 차이는 결국 본인을 통해 메꿔야 하는 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같은 핏줄을 타고난 또 다른 나를 통해 바라보듯이, 결국 틈을 메우기 위해서 자신을 내려놔야한다는 점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드네요.
p.s. 톰 행크스의 코미디 연기가 되게 오랜만 같은데, 되게 반갑네요.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