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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5/03/13 18:34:12
Name 휘군
Subject [일반] 주식 투자에 대한 몇 가지 생각
예전에 이곳 게시판의 '진짜로 국장을 탈출해버린 투자자들'이라는 글에 다음과 같은 댓글을 단 적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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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장이 그지 같은 거 너무 동의하고 분할상장 액면분할 여러번 맞아본 주식 19년차입니다.
주식 19년 하면서 배운 것이라곤 딱 한가지입니다.
'공포에 사야 돈을 번다'
작년 재작년 미장하다가 밸류가 감당이 안 되는 점, 브레이크 없는 트럼프가 분탕칠 게 예상된다는 점 때문에 트럼프 당선 직후에 미장을 다 뺐습니다.
당선 이후 크게 올랐으니 그 상승분은 제가 먹지 못했죠.
그러다 계엄 터지고 나서 코스피가 폭락하니 못해도 발목 언저리까지는 온 거 같더군요.
그때 국장에 조선 바이오 화장품 방산 etf를 샀습니다.
산 기준은 한국 산업 중에 중국과 경쟁하지 않는 게 뭐가 있나라는 기준으로 골랐습니다. 헷지차원에서 금 좀 사구요.
현재 수익률은 쏠쏠한 편입니다.
앞으로 트럼프가 한국 너 관세! 하면 한차례 폭락이 올 거라 예상하고 있는데, 그때 흔들리지 않고 잘 버텨야겠지만요.
자랑하려는 게 아니고 국장에도 기회는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국장의 장점은 두 개가 있는데, 하나는 세금이고 다른 하나는 제가 그 주식을 좀 더 잘 안다는 점입니다. (그 외엔 모두 단점입니다만)

버핏 옹이 말씀하시길 '돈을 잃지 마라'고 하셨습니다.
제 경험상 돈을 잃지 않는 유일한 방법은 싸게 사는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 미장이 싼지를 잘 모르겠습니다.
어떤 자산이 비싸다면 싼 자산을 사면 됩니다. 그게 중국장일 수도, 인도장일수도, 채권일수도 있겠습니다. 국장일 수도 있겠고요.
국장이라고 무조건 거를 필요는 없다는 의미로 말씀드렸습니다.
다들 성투하시길 기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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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딴엔 참조하시라고 썼는데, 그 이후에 이런 댓글이 달렸습니다. '국장 꼬드겨서 지는 탈출하고 싶은가보다' 그 댓글을 보고 투자 얘기는 하지 말아야겠구나 라고 생각했습니다. 지금은 저 댓글이 지워졌네요.

다들 아시다시피 그 뒤에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트럼프가 지구 1황 트롤링을 보여주는 중이고 미국 장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작년 연말과 올해 초에 한국 개미들이 미장에서 많이 산 주식이 테슬라와 테슬라 2배 롱 같은 주식들인데 큰 하락을 맞았습니다. 오늘은 한국 개미들이 오징어게임하듯 투자를 하고 있다는 분석까지 나왔습니다. (기사는 요약본인데 전문 번역본은 김단테의 블로그에 올라와 있습니다)
기사 링크 :

https://www.sedaily.com/NewsView/2GQ8AAYT74


서설이 길었는데, 저 기사를 보고 주식 관련해 평소 생각하던 것들을 조금 적어봐야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아래 글은 제가 19년간 주식하다 깨달은 것들을 정리한 것입니다. 주식을 오래 했다는 것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리먼사태, 코로나 폭락 등을 겪어봤다는 얘기입니다. 시장 반토막, 개별 종목은 1/3토막- 을 세번 쯤 겪으면 그 유명한 피터 린치의 짤방처럼 '수익을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는 태도'는 버릴 수 있게 됩니다. 강제로 겸손을 배우게 되죠. 아래 이어질 내용도 그런 내용입니다. 미리 한 줄 요약하자면 이렇습니다.

*헷지해야한다.*


1. 당신의 기대 수익률은 얼마인가?
1억원의 돈이 있다고 가정할 때, 3% 금리로 은행에 넣어두면 이자로 300만원을 받게 됩니다. 세금 15.4%를 떼면 대충 250만원 정도 버는 셈입니다. 한국 경제 상황상 웬만해선 1금융권이 망할 거라 생각하지 않고, 망하더라도 나라에서 5천만원은 보호해주므로 250만원 정도는 안전하게 벌 수 있는 돈이라고 치겠습니다. 여기서 추가 수익을 낼려면 어떻게 하면 될까요? 조금 더 위험한 것에 투자하면 됩니다.
작년 중순까지 증권사 발행어음 금리가 3.9% 정도 됐습니다. 발행어음은 대한민국 4대 증권사만 발행 가능한 일종의 증권사 채권입니다. 증권사가 망하면 날아가는 돈이지만 그만큼 금리를 더 줍니다. 대한민국 4대 증권사 (한국투자, nh투자, 미래에셋, kb증권) 가 망할 가능성은 매우 낮아보이지만 불가능한 일은 아닙니다. 어쨌든 그 조금의 리스크를 감수하는 대가로 우리는 시중은행 금리보다 0.6~0.8% 정도의 금리를 더 받을 수 있습니다.
이보다 더 벌 수 있는 방법도 있습니다. 각 증권사의 '채권' 챕터를 들어가보시면 신용등급 별로 회사채를 팔고 있습니다. 회사채는 정말 리스크에 베팅하는 것이라, 위험한 회사가 더 많은 수익률을 줍니다. 신용등급에 따라 7~8%대 채권들도 보입니다. 물론 그 회사가 안전할지는 장담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주식 투자를 하고 있는 우리는 여기서 이런 의문을 갖게 됩니다. 고작 8% 먹겠다고 저렇게 위험한 회사의 채권을 사야한단 말이야? 대체 왜?
이런 마음이 드는 이유는 우리가 주식이 늘 수익을 줄 것이라 기대하기 때문입니다. 국장은 쓰레기고 미장은 신이라고 모두가 외치던 작년 한 해 미국 s&p500 상승률은 23.3%입니다. 2023년 s&p500 상승률은 24.2%입니다. 하지만 2022년 수익률은 -19.4%죠. 올해는 -5%정도 빠졌습니다. 미장만 그런가요? 작년 한 해 코스피 상승률은 -9.6%고, 올 한 해 국장 수익률은 7%정도입니다. 이런 변동성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조금이라도 안전한 것에 기꺼이 대가를 치르려 하는 겁니다.

남들보다 높은 수익률을 내고 싶으면 우리는 그만한 리스크를 감수해야 합니다. 리스크가 크다는 것은 잃을 가능성이 얻을 가능성만큼 크다는 겁니다. 그래서 투자하기 전에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합니다. 나는 어느 정도의 리스크를 감수할 것인가? 어느 정도의 알파(초과 수익)을 노릴 것인가? 하고요.
여러분이 연봉 5천만원을 받는 사람이고 모아놓은 돈도 5천만원이 있다고 생각해보겠습니다. 모아놓은 돈을 다 날리면 1년동안 회사에 무임금 봉사를 한 셈이 됩니다. 5천만원을 어디다 투자했는데 -30%를 맞으면 세 달치 이상의 월급이 날아간 셈입니다. 그때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을까요? 아마 쉽지 않을 겁니다. 인간의 뇌는 이익보다 손해에 더 큰 자극을 느끼도록 설정되어 있다고 합니다. 그러니 -30%의 고통을 피하는 대가로 은행 예금 같은 적은 수익을 취하는 사람이 그렇게 많은 것은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닙니다.

(여담이지만 전 초심자의 행운이 확실히 있다고 생각하는데, 처음 투자하는 사람은 시드머니가 작기 때문입니다. 200만원 정도 넣었다가 -30%를 맞아도 '에이 없는 돈 셈 치지' 하고 무시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기다리다보면 언젠가 수익이 나있는 거죠. 그런 식으로 대부분 처음 투자할 땐 돈을 법니다. 그리곤 '나 주식 천재인가?' 하고 시드머니를 확 키워 투자하다가 실패하죠.)

그래서, 다시 한 번 생각해봅시다.
내가 감수할 수 있는 손해는 어디까지인가? 내가 목표로 하는 수익률은 기준금리+물가상승률에 얼마를 더한 값인가?
답이 나왔으면, 본인이 투자하고 있는 종목창에 들어가보십시오. 거기에 보면 '베타'라고 나와있습니다. 베타는 곧 변동성입니다. 1이 기준으로 시장 지수를 뜻하고 1보다 작으면 시장 평균대비 변동성이 적은 주식이라는 뜻입니다.
테슬라의 베타는 2.51입니다. 시장보다 2.5배 더 등락폭이 크다는 의미입니다. s&p500이 1년에 20%씩 오르고 떨어지니 테슬라는 대충잡아 1년에 50% 손실도 이득도 볼 수 있는 종목입니다. 그럼 생각해야 합니다. 이득이라면 좋겠지만, 손실이라면? 그 손실을 감당할 수 있는 사람만 테슬라를 투자하셔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저의 경우, 1년 기대수익률을 제 전체 자산대비 8%로 잡고 있습니다.
자산 중 일부는 주거비로 나가고 있으므로 주식 투자만 놓고보면 수익률이 조금 더 나와야 합니다. (그래도 20%를 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어떤 종목을 살지 말지 고민할 때 이 종목이 앞으로 제 기대만큼 오를 가능성과 떨어질 가능성을 고려하게 됩니다.
기대수익률이 크지 않으므로 베타가 터무니없이 큰 종목은 피하게 되고, 가능한한 안전한 선택을 하게 됩니다.
여러분들도 기대수익률을 고민해보시고, 그에 맞춰 '감당할 수 있는 위험'을 선택하시길 권하고 싶습니다.

글이 너무 길어졌습니다.
이번 글은 여기서 줄이고 다음엔 조금 더 디테일한 얘기를 적어볼까 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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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드레곤
25/03/13 18:44
수정 아이콘
(수정됨) 좋은 기업을 싸게 사는 것이 투자의 비결인 것 같습니다.
국장이든 미장이든 중국 주식이든 뭔가 편견 없이 유연한 마인드로 바라보고 저평가 된 싼 주식을 고르는 것이 제일 좋은 투자법인 것 같습니다.
국힙원탑뉴진스
+ 25/03/13 20:34
수정 아이콘
삼성전자를 싸게 산 줄 알았습니다
8figures
25/03/13 18:58
수정 아이콘
(수정됨) 일시적인 불균형(=기회)를 발견하는 능력이 핵심인 것 같습니다
이걸 발견할 수 있으면 일반적인 리스크 대비 리턴보다 손익비가 압도적으로 좋으니 지나치게 많은 돈을 벌 수 있어서...
다만 그 정보는 계속해서 더 퍼질테고 점점 손익비가 낮아지겠죠
+ 25/03/13 19:17
수정 아이콘
곧 상법개정되면 1년정도는 들어가지 않는게 좋을껍니다.
1년뒤 적용이라 그동안 해쳐먹어야하니 폭락시킬꺼에요 아마
라멜로
+ 25/03/13 19:23
수정 아이콘
(수정됨) 국장은 이제 끝났다 미장하러 가자고 온 커뮤니티 사회 주변에서 난리가 난 후에 국장은 오르고 미장은 떨어지기 시작했죠
돈 놓고 돈 먹기라는 게 원래 그런 게 아닌가 싶어요 주식이든 코인이든

이유는 모르겠지만 여러 통계를 보면 한국인들은 전세계에서 투자를 가장 도박적으로 합니다 그게 약이 될 때가 분명히 있겠지만
평균적으로는 다 독으로 돌아오는 느낌이죠
깃털달린뱀
+ 25/03/13 19:29
수정 아이콘
(수정됨) 어쩌다보니 기업 거버넌스에 꽂혀서 관련 글을 많이 쓰고 있긴 한데(당장 말씀 주신 글도 제 글) 국장도 경우에 따라 충분히 장점이 있는 곳이라 생각합니다. 망하지 말고 더 좋아지길 바랄 뿐이죠.

투자를 할 때 변동성 생각하니 그레이엄 옹의 안전마진 개념이 생각납니다. 시나리오를 여럿 짜두고 최악의 경우 떨어지더라도 크게 손해보지 않는 구간에서 사는 거였던가요. 확실히 투자할 땐 장밋빛 전망만 보고 하기 쉬운데 망할 시나리오도 따져봐야겠지요. 망했을 때 지금 대비 주가가 얼마나 떨어질지까지 미리 파악해두고 사면 하락해도 패닉하지 않을 수 있겠지요. 피터 린치도 턴어라운드 기업에서 많이 벌었다 했으니 이미 많이 떨어져 더 떨어질 데도 없고 공포와 조롱으로 관심도 없을 때 사는 게 여러모로 타율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하아아아암
+ 25/03/13 19:47
수정 아이콘
전 이런 면에 있어서 제 감을 믿지 않아서...

나스닥, S&P가 폭락하든 말든 패시브하게 적립투자하는게 성향이 맞는거 같습니다.

스윙 하려다가 양싸대기 맞더라구요.
탈리스만
+ 25/03/13 20:10
수정 아이콘
저도 여기에 한표
얼마가 싼건지 얼마가 비싼건지 저는 못맞추더라구요
그냥 spy schd 사고 있습니다
전기쥐
+ 25/03/13 19:51
수정 아이콘
트럼프 때문에 주가가 떨어졌다는 것은, 곧 저가 매수의 기회이기도 하죠 흐흐
기술적트레이더
+ 25/03/13 19:58
수정 아이콘
전재산의 8프로신거죠?
전 전체자산의 5프로가 목표인데 이게 얼마나 어려운건지 알게됐습니다.
+ 25/03/13 20:07
수정 아이콘
이쁜옷이 좋은 옷일 수 있지만
이쁘지 않아도 본인한테 잘 어울리는 옷도 좋은 옷일 수 있다는 생각을 늘 합니다
Jedi Woon
+ 25/03/13 20:25
수정 아이콘
이번에 햇지의 중요성을 깨닫고 있습니다
지수 투자 중이지만 슨피와 나스닥에 집중되어 있고 MSCI 와 ACWI 지수 하나씩 들고 있는데 뭐 하나 제대로 방어하는 것이 없더라구요.
독일 지수는 별 재미 없을거라 생각하고 투자하지 않았는데 차트를 보면 왜 외면했나 하고 후회 중입니다.
2년 째 투자 중이고 트럼프 전까지 14% 였고 연 평균 8% 이상을 목표로 했는데 지금은 총 수익률 5% 를 왔다갔다 하네요
우상향
+ 25/03/13 20:28
수정 아이콘
저는 초심자의 행운이 쥐뿔도 없었죠.
Cctv로 감시하는 게 아니고선 어떻게 내가 사자마자 줄곧 내리막인지.. 첫 주식이 -75%찍었던 그해에는 1년이 13개월인 셈이었죠. 굳이 초심자의 행운이라면 시작한 원금이 한달 월급 수준이었다는 거 정도..
미드웨이
+ 25/03/13 20:34
수정 아이콘
어떤 의미에선 그게 행운인게 맞습니다. 보통 초반에 뭣도 모르는 상태에서 수익률 크게 나와서 눈뒤집혀서 큰돈 부었다가 쪽박차는 케이스들이 허다하거든요. 수업료로 한달 월급이면 별거 아니죠. 보통 연봉 정도 날려야 주식쟁이들 바닥에선 말이라도 꺼내는 수준입니다.
우상향
+ 25/03/13 21:02
수정 아이콘
돌이켜보니 첫 경험을 폭망으로 시작해서 길게는 다행이긴 했던 것 같습니다. 첨에 수익률 좋았으면 분명 간댕이 부어서...
김홍기
+ 25/03/13 20:38
수정 아이콘
(수정됨) 너 자신을 알라

주식하면서 돈을 벌려면 종목에 대한 이해보다 자기 자신을 이해하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합니다. 나의 탐욕은 얼마나 큰지 알아야, 그리고 나는 어떤 성향의 사람인지 알아야 거기에 맞는 투자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중요한 것 리스크 관리입니다. 즉, 말씀하신대로 "잃지 마라"겠죠.

이 두가지에 대해서 잘 이해하고 실행한다면 테마주 단타를 해도 투자의 범주에 들어가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렇지 않다면 삼성전자를 사도 투기에 가깝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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