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4분기는 굉장히 맘에 드는 작품이 많아서 처음에 손을 좀 많이 댔고, 요즘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따라가기 버거워져서 손을 놓게 된 작품들이 좀 있네요
보고 있는 작품 감상평, 드랍한 작품 위주로 언급하겠습니다.
1. 완결작
* 진격의 거인 진짜 final: 너무 뜨문뜨문 봐서 무슨 소리하는지 이해 안되고 얘네들 싸우는걸 보면서 뭐지 이것들은 싸이코패스들인가? 하면서 친구랑 술먹으면서 봤는데 무슨 내용인지 기억이 안납니다.
* 플루토: 추억은 추억으로 남겨둬야한단 걸 느꼈습니다. 작가가 이과적인 지식이 너무 모자란 것이 아닌가?란 생각을 보면서 계속 하게 됐던 작품. 마찬가지로 친구랑 술안주로 소비한 덕분에 다 볼 수 있었음.
* 슈퍼 마리오 the movie: 왜 평론가 점수는 바닥을 치고, 유저 평점과 관객수는 많았는지 느낄 수 있었던 작품. 마찬가지로 술안주
2. 월요일
* 밀리 애니:
아이마스는 옛날 본가 첫 애니메이션, 얼마 전 u149 두 개 봤습니다. 사실 요 근래 아이돌물, 게임 홍보 애니메이션은 풀 3d로 나오는 경향이 좀 짙은 편인데 보통 이러면 퀄리티가 처참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1화도 다 못 보고 때려친 경우가 굉장히 많았죠. 그런데 밀리 애니는 모든 밀리 팬들의 염원이 모인 것인가, 굉장히 수려한 3d 퀄리티 덕에 오히려 작붕도 없고 2d를 사용하는 장면은 모두 정지 화면만을 사용하는 영리한 선택을 했습니다. 내용적으로도 전반적으로 각각의 캐릭터들의 매력을 잘 살려주고 있고 노래도 좋고, 라이브 연출도 좋습니다. 다만 일본 사람들과 한국 사람의 정서가 다르단 것을 보다보면 계속해서 느끼게 되는 작품.
보면서 가장 맘에 들었던 캐릭터는 모모코였고, 어지간하면 엔딩까지 달릴 것 같네요. 이 작품 보기 직전에 스탈릿 시즌을 어느 정도 했던 것이 더 재밌게 볼 수 있었던 요인 중 하나였습니다.
* 라그나 크림슨(2화 하차):
내용이 꽤 괜찮아 보이는 것이 원작이 탄탄한 모양인데, 너무 저퀄로 나온 인상이 강하더군요. 사실 그정도만 돼도 평소 같으면 조금 더 보다 하차했을텐데, 이번 분기는 볼 것이 많아서 저 이상 볼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3. 화요일
* 샹그릴라 프론티어 ~망겜 헌터, 갓겜에 도전하다~(2화 하차):
액션 퀄리티는 꽤 괜찮은데, 이런 작품들은 항상 게임이 과연 게임처럼 동작하는 지에 대해 생각하면서 보게 됩니다. 대체로 게임 판타지물들은 작가가 상상력이 빈곤한데, 본인이 세계관을 편의주의적으로 휘두르기 위해 게임이라는 설정을 차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저는 생각하거든요. 본 작품도 여기저기서 자기가 아는 게임의 설정을 제멋대로 가져다 썼다는 인상이 너무 강해 못 보겠더군요.
* 울퉁불퉁 마녀 모녀의 사정:
피닉스랑 아리사가 귀엽습니다. 전 개그물의 경우, 취향이 맞으면 많은 부분을 눈감아 주는 편입니다. 본작은 제 취향에 맞는 개그를 사용하고 있고, 개그물인 것을 이용해 많은 부분에서 저가 애니메이션 티를 안 내도록 많은 노력이 들어가 재밌게 보고 있는 중 입니다. 만화책도 정발되면 구매 의사 있습니다.
* 오버 테이크!(이번 분기 최애작):
F4를 배경으로 하는 드라마입니다. 끔찍한 사고를 겪고 인간을 피사체로 사진을 찍지 못하게 된 포토그래퍼가 우연한 일을 계기로 F4 드라이버의 사진을 찍게 되어, 그들의 꿈을 응원하면서 겪게 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전 왕도물, 열혈물의 열성팬이고 이 작품은 그 부분에 있어서 이번 분기에 가장 제 수요를 만족시켜주는 작품이었습니다.
아버지와의 추억, 자신의 꿈을 향해 달리지만 현실의 벽에 계속해서 갈등하는 주인공 드라이버 하루카와 열정적인 가슴을 품고 있지만 과거의 망령을 뿌리치지 못해 머뭇거리는 마도카가 서로를 이끌어주는 드라마가 주 내용입니다. 아쉬운 점은 레이싱 장면을 풀 3d 처리하는데, 아주 깔끔하지는 못해 박력이 모자라단 점이었네요. 사실 이 때문에 초반에 보는 것을 굉장히 주저했기도 합니다만, 그걸 감안해도 이번 분기에 가장 만족하며 보고 있습니다.
* 출동! 119구조대 구국의 오렌지(1화 드랍):
현실적인 소방대의 이야기를 다루는 작품을 만들려 한 것 같은데, 제가 느낄 땐 너무 똥군기스러운 부분이 많은 것이 아닌가 싶어 불쾌감을 견디지 못해 드랍했습니다.
* 별무리 텔레패스(이번 분기 가장 힐링이 되는 작품):
우주에서 떨어져 내려왔지만 자신의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는 우주인과 소심한 여고생이, 우주인을 고향 별로 돌려보내주겠다는 꿈을 가지고 로켓 동호회를 만들어 활동하는 애니메이션입니다. 망가타임 키라라 작품입니다. 애니메이션, 만화를 좀 보신 분이면 이 정도 이야기하면 대충 감이 오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런 작품들에서 소심한 캐릭터가 주인공으로 삼아지는 경우는 굉장히 많은데, 이를 어떻게 풀어내서 캐릭터를 형성하는 것이 작품의 매력을 형성하는데 가장 중요하고 작품의 색깔을 결정짓는다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본 작품의 주인공인 코노호시 우미카는 여태까지 보지 못한 굉장히 매력있고 귀여운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굉장히 많은 장면을 sd 같은 느낌으로 처리해서 귀여운 느낌이 배가 되는 것 역시 매력입니다.
4. 수요일:
* 성녀의 마력은 만능입니다 Season 2(3화 하차):
사실 하차할 생각이 딱히 없었던 작품인데 그렇다고 매력이 있는 건 또 아니라서 손이 안 가는 작품. 무수히 범람하는 이세계물들이 진짜 도~저히 눈뜨고 못봐줄만한 것들이 많은데, 그나마 이정도면 제 커트라인은 넘긴다고 할 수 있는 애니메이션입니다. 아마 이번 분기가 아니면 끝까지 봤을 것 같네요.
5. 목요일:
* 너를 너무너무너무너무 좋아하는 100명의 그녀(4화까지 진행. 이후 상황 보류):
소위 백등분의 그녀라고 불리는 작품. 러브 '코미디' 할렘이라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네요. 캐릭터가 매력있고 연애하는 것이 보고 싶다기보단, 기존에 존재한 러브 코미디의 클리셰란 클리셰는 잔뜩 끌어모으고 이를 통해 어처구니 없는 웃긴 장면이 주가 되는 작품이라 신선해서 좀 봤습니다. 사실 책만 좀 덜 읽었어도 진도 따라갔을 것 같습니다.
* 어둠의 실력자가 되고 싶어서! 2기:
소위 I am atomic이라 불리는 작품. 중2병 주인공의 착각물이 주요 플롯인데, 위에 언급한 작품과 비슷하게 이세계물이 기존에 보여주는 모든 클리셰를 때려박고 이를 통해 어처구니 없음을 유도해서 웃긴 장면이 주가 되고 실제로 시즌 1은 꽤나 개그물로써 훌륭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원작에서도 작가가 기존에 생각해 둔 부분이 끝나면서부터 장기연재할 생각이 없었던 작품이라 힘이 떨어진다는 부분이 아마 여기부터 시작이 아닐까 싶더군요. 전 이걸 웃기니까 보던건데 얄팍한 경제 지식으로 주인공을 대단한 인물을 만들어버리려는 내용이 나오니 솔직히 좀 많이 짜증났습니다. 드랍하려던거 조금 억지로 붙들고 있는 중인데, 과연 더 볼지 모르겠군요. 아마 이대로면 더 보더라도 3기가 나와도 1, 2화정도 보고 드랍하게 될 가능성이 높을 것 같습니다.
* 우마무스메 pretty derby 3기:
쩝... 개인적으로 가장 애정하는 ip인 우마무스메의 3기 애니메이션이 이렇게 나온 부분은 좀 통탄스럽군요. 분명 때깔도 좋아졌고, 캐릭터들은 너무 귀엽지만 짧은 분량에 메인 캐릭터들의 서사도 챙기고 신캐릭터 홍보도 하고 그러다보니 중구난방이 돼 매력 포인트라 할 부분을 찾기가 굉장히 힘듭니다. 게임 ip의 팬이시라면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애정캐들의 귀여운 모습에 만족하실 정도는 되겠네요. 그래도 저는 마지막화까지 보긴 할겁니다만.
"그리고 모두의 애마가 되었다"
"이것이 사나이가 물러나는 순간이다!"
아들놈은 아리마도 안 뛰고 은퇴하는거 맞냐 이거
* 약혼 파기당한 영애를 주운 내가, 나쁜 짓을 가르치다(4화 하차):
무난하게 볼만한 연애물 정도는 됩니다. 퀄리티도 꽤 준수하고 캐릭터들도 나름 매력있어서 이번 분기가 아니었으면 좀 더 봤을겁니다.
* SHY(1화 하차):
캐릭터들에게 개연성은 부여하지 않고 막무가내로 스토리는 진행돼서 감정이입은 안되고 무리인 것이 작가가 이야기를 끌어나가는 재능이 없다고 느껴졌습니다.
6. 금요일
* 주술회전 2기 - 시부야 사변:
마파의 진심을 느낄 수 있는 작품. 개인적으로 주술회전 1기는 그렇게 매력을 느끼진 못했습니다. 원나블의 하위호환 수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생각했구요.
주술회전 2기는 파쿠리에서 벗어나 본인의 이야기를 하기 시작한 시점으로 느껴지고, 마파에서 제 2의 체인소맨을 만들 수 없단 의지인지 굉장히 공들인 액션씬이 인상적입니다. 이번 분기에 아마 가장 제작비가 많이 든 작품이 아닐까 싶군요. 뭔가 빵빵 터지고 부서지는 것을 보고 싶다면 주술회전이 최고입니다.
* 16 bit 센세이션 ANOTHER LAYER(6화 중단. 재개 가능성 있음):
신만세로 유명한 와카키 타미키의 동인 작품이 원작으로 또다시 미연시를 다룹니다. 미연시 회사의 일러스트레이터가 우연히 과거로 돌아가게 되는 도구를 얻게 되어 생겨나는 일들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음... 원작이 얼마 안 쌓여있어서 오리지널인 부분이 많다 들었는데 그래서 그러려나요, 내용이 뻗어나가는데 힘이 모자라단 인상을 많이 받았습니다. 나름 소재는 흥미로운데 말이죠.
* 희망의 힘 ~ 어른큐어'23~(3화 중단):
그 유명한 프리큐어가 처음으로 라프텔에 들어왔길래 봤는데, 이 작품은 그 유명한 프리큐어들 만큼은 제작비를 많이 들이진 않은 것 같네요. 기존작의 시퀄인 만큼 원래 내용을 알아야 감동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것 같은데, 그래서 더 흥미가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7. 토요일
* 장송의 프리렌:
이번 분기에 여러모로 가장 화제가 많이 된 작품. 퀄리티가 모든 면에서 준수하고 탄탄한 원작이 있는 만큼 재밌는건 맞는데, 전 이미 원작을 다 봤기도 하고 원작이 정적인 편이라 그런지 애니메이션보다 만화책을 보는 게 만족감이 더 높았습니다. 그래도 워낙 잘 만들었어서 즐겁게 보고 있고 끝까지 볼 것 같네요
* 고블린 슬레이어(3화 하차):
원작은 꽤나 재밌게 보다가 작가의 필력이 모자라서 손을 놓은 지점이 있고, 애니메이션 1기는 그것조차도 제대로 못 살린 졸작이라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사실 그래서 1기도 보다가 중도하차했는데 사람들 평가가 꽤 좋길래 혹시나 싶어서 봤습니다. 2기는 예산을 더 적게 받았는지 도저히 못보겠더군요.
* 언데드 언럭:
언데드와 언럭(unluck)이 한 팀이 되어 언데드가 죽기 위한 여행을 하는 이야기입니다. 보자마자 이거 샤프트 작품인가?하는 생각이 확 드는데 실제로 작가가 샤프트 출신이더군요. 샤프트식 연출의 장점인 돈 적게 쓰는 부분은 적당히 느낌있어보이게, 액션씬에다가는 제대로 돈을 써서 훌륭한 상업 작품을 만드는데 성공한 작품. 개인적으로 이번 분기에 감독의 역량이 가장 돋보이는 작품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내용 자체는 어느 정도 평범한 이능력 배틀물의 문법을 따라가는데 주인공인 언데드란 캐릭터가 꽤나 간지 철철 넘치는 하드 보일드한 캐릭터란 점이 매력이 있습니다. 만화책도 구매의향 있네요. 다만 주인공이 일반적인 언데드와 다르게 굉장히 빠르게 재생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어서 '죽지 않는' 것이 능력인데, 이를 활용해서 액션씬 내내 화면에 피가 철철 흘러넘칩니다. 그래서 오히려 잔인하지 않단 느낌이 들긴 합니다만, 고어스러운 지점이 있어 호불호는 많이 탈 것 같네요.
8. 일요일
* SPY x FAMILY Season 2:
만화책으로도 잘 보고 있는 작품입니다. 상업용 애니메이션, 만화 양쪽에서 꽤나 훌륭한 퀄리티를 보여주고 있어서 볼만합니다. 딱히 더 이야기할 것이 없는 애니메이션
* 티어문 제국 이야기 -단두대에서 시작하는 황녀님의 전생 역전 스토리-:
착각물이고 주인공의 캐릭터에 모든 것을 온전히 맡기는 애니메이션. 주인공이 하는 짓이 마음에 들면 재밌고, 맘에 안 들면 볼게 못 됩니다. 잘 만든 작품이라 말할 수는 없습니다만, 개인적으로 제 취향에 맞아서 만화책하고 소설책 다 사서 봤습니다. 다만 그랬더니 애니메이션이 재미가 없네요... 실버링크 치고 준수한 퀄리티가 나오지만, 실버링크 스럽게 끔찍한 부분도 꽤나 자주 나옵니다. 그리고 이 작품 액션씬이 눈뜨고 못봐줄 수준인데, 그건 제작사 잘못이 아니라 원작부터 그렇습니다... 네
* 약사의 혼잣말(3화 하차):
발표 전에도 굉장히 화제가 됐던 작품인데, 사실 원작 소설을 읽은지 좀 오래 된 작품입니다. 꽤나 복잡한 추리 관련된 이야기를 다루기 때문에 이에 대한 허들을 낮추기 위해 애니메이션 제작사가 굉장히 영리한 선택을 했고, 상업적으로 더 잘 팔릴만한 매력있는 작품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생각합니다. 다만 제가 느낄 때 원작의 매력이 떨어지게 된 부분이 있었고, 전 소설책이 더 만족스러워서 그냥 책을 읽기로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