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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1/22 14:36:55
Name 마음속의빛
Subject [수다]이제동 vs 이영호 결승을 눈앞에 두고 저그를 응원하는 저그의 팬
편의상 높임말을 사용합니다.



박정석 선수가 우승할 때부터 스타크레프트를 봐왔습니다.
제가 대학을 다니기 전까지는 인터넷이라는 걸 경험해보지 못했습니다.

동네에 pc방이라는 가게가 처음으로 생겨 손님으로 인산인해를 이루었지만 다들 베틀넷이라는 게 뭔지도 모르고
그냥 ip 연결해서 2:2 대결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블리자드 회사에 대한 찬양과 감탄을 연발하던 상황이었지요.

케이블 채널.. 먹는 건가요...

제가 알게 된 온게임넷 스타크레프트의 처음은 영웅 박정석 선수의 우승 때였습니다.
저보다 어린 선수가 스타크레프트라는 게임을 통해 영웅으로 인정받으며 수 많은 팬들의 영광을 받던 모습이
제게는 부러움과 감탄으로 다가왔었지요.

게임 내용적인 측면으로 보자면,
남들은 다 테란이 엉망이라고 할 때도 언제나 프로토스의 낮은 유닛 효율을 보며(비싸면서도 성능은 낮다)
아무리 봐도 프로토스가 우승할 수 있다는 사실이 신기했습니다.

영웅 박정석.. 정석이의 등짝...

제게 있어 스타크레프트의 처음은 박정석의 우승 때부터였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박정석 선수의 팬은 아니었지요. 그저 스타크레프트를 보게 된 계기를 마련해 준 선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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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정말 팬이 되고 싶다라고 생각하게 만든 최초의 스타크레프트 선수는 투신 박성준 선수.

대부분의 유닛이 레인지 유닛이라 가격대 효율이 가장 높은 테란을 상대로 저글링 만으로도 게임을 뒤엎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고,
뮤탈과 히드라, 울트라를 통해 테란을 잡는 그 모습은 정말이지...

스타크레프트 경기를 보며 언제나 상상해봤던 [저그 진화의 최종형태]에 가장 근접했었습니다.

처음으로 팬이 되고 싶었습니다. 그가 방송 무대에 등장하면 언제나 그가 승리하기를 기원하며 응원했지요.

내 마음속의 본좌 박성준...

그가 이윤열을 상대로 결승에 진출했을 때 이제까지 보여줬던 그의 역량과 이윤열 선수의 역량을 저울질해 보았습니다.

가공할만한 공격력이지만, 반드시 상대에게 피해를 입히지 않으면 자멸할 수 있는 공격적인 운영방식..
초반 마린 컨트롤로 공격적으로 나가도 되며, 방어만 해도 유닛의 효율로 승기를 잡아가는 테란의 사기스러운 모습과
집중력이 정점에 달해있을 테란(상대가 이윤열이 아니라 할지라도 이 공식은 항상 제 마음속에 자리잡혀 있는 공식)

3:0 완패할 것도 예상했었지만, 최선을 다해서 이런 바보 같은 예상을 뒤엎고 이윤열을 제압해주기를 간절히 바라기도 했고,
경기 결과가 확정되었을 때 최선을 다했으니 너무 상처받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박성준 선수를 동정하기도 했었습니다.

그런 박성준 선수가 이병민 선수와 결승에서 맞붙게 되었을 때...

혹자는 이병민 선수의 이름값이 이윤열 선수에 비해 떨어진다고 들쿠다스.. 투명인간..  별별 말로 그를 깎아내렸지만,
제 눈에는 이병민 선수도 테란이었습니다.

결승 무대에서의 테란은 집중력이 정점에 올라있을테고, 그렇다면 이윤열이나 이병민이나
누구 할 것 없이 사기스러운 유닛 효율과 전술적 이득을 가진.. 막강한 테란이라는 생각에
이번에도 저는 박성준 선수가 패할 것을 예상했습니다.

5경기까지 가는 접전 속에서 몰려오는 테란의 바이오닉과 탱크 병력을 성큰과 뮤탈로 어떻게든 막아내고
살아보려고 발버둥치는 그의 컨트롤은 어떤이에게는 현란한 컨트롤 무시무시한 투지로 보였을 수도 있겠지만

저에게는 그저 살아보려고 이대로 테란에게 짓밟힐 수는 없다고 발버둥치는 궁극의 생존기술...
삶에 대한 몸부림을 보는 듯 했습니다.

살아남아 우승을 차지한 박성준 선수가 너무나 자랑스러웠고 존경스러웠습니다.

저그는 아무리 잘해도 임팩트라는 게 부족합니다.
왜냐하면 테란이 있으니까요.



뮤탈 2부대 컨트롤.. 손가락이 불어트도록 컨트롤해봤자
시즈모드 1부대 시즈모드로 건물 부수는 것보다 임팩트 없습니다.

하늘을 뒤덮는 뮤탈리스크 3부대와 전 맵에 소용돌이치는 폭풍 저글링 러쉬..
그러한 엄청난 임팩트도 1명의 고스트가 락다운 후 핵미사일 소환하는 것보다  임팩트가 높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그러한 엄청난 임팩트도 1부대 배틀크루저의 위엄과 비교하면 어느 게 더 대단하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본좌는 임팩트가 있어야 한다....
글쎄요..

임팩트.. 포쓰.. 그런 말이 본좌의 조건이라면 저에게 본좌란 영원히 존재할 수 없는 걸로 남게 되겠죠.

본좌란 그저 박성준, 마재윤 선수의 별명일 뿐..


결승까지 올라온 이영호 선수가 대단하고, 결승까지 살아남은 이제동 선수가 자랑스럽습니다.
경기 결과는 3:0이라도 상관없습니다.
경기 내용으로... (보여주시기 바랍니다 라고 쓰고 싶지만)

하지만, 테란의 전술은 그런 경기 내용도 일방적으로 끊어버릴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한 것이지요.
테란이 하고자하는 방향으로 저그가 끌려간다면 그건 이미 경기 내용도 기대했던 모양세가 그려지지 않을 겁니다.

그저 끌려가는 저그..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치는 저그의 모습만을 팬들은 보게 되겠지요.

이제동 선수.. 최후의 최후까지 살아남아주세요.


저그의 시대..  테란 말살시대..
그러나 1.8패치 이후로 테란이 약해진 것은 뭐 하나 없고, 저그가 특별히 강해진 것도 뭐 하나 없습니다.

이전과 달라진 것이 있다면 선수들의 역량과 맵퍼들이 준비해놓은 전장.

지금의 이영호는 저그들을 짓밟던 저그 종말론 때의 테란 유저들과 전혀 다를 바 없는 무시무시한 괴물이고
지금의 이제동은 그런 괴물을 상대로 살아남을 가능성이 가장 높아보이는 저그...

저그의 완성형으로써 테란으로부터 살아남아주시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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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리러쉬
10/01/22 14:40
수정 아이콘
마에스트로와 운영의 마술사를 제외하면 그 어떤 저그도 당대최강의 테란을 결승에서 이긴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폭군이라면 해낼수 있을꺼 같군요.
폭군과 최종병기 두 선수 모두 화이팅입니다.
누가 본좌가 되건 누가 우승하건 상관없습니다.
멋진 경기를 보여주세요.
롯데09우승
10/01/22 14:44
수정 아이콘
옛날에는 저그로 테란잡기 진~~ 짜 힘들었는데, 요새는 테란으로 저그잡기 진~~ 짜 힘듭니다.
이영호 빼고요.
Shearer1
10/01/22 14:45
수정 아이콘
릴리러쉬님// 박성준선수도 결승에서 이병민 선수 잡았는데.... 그때 이병민 선수정도면 당대 최강테란중 한명이라고도 볼 수있지 않을까요? 박성순선수를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지만 박성준선수의 테란잡고 우승은 너무 좀 폄하되는 느낌이 들어서..
릴리러쉬
10/01/22 14:47
수정 아이콘
Shearer1님// 그냥 제 느낌으로는 저그의 피눈물을 빼놓은 임요환 이윤열 최연성 그리고 최근의 이영호 선수까지....
그냥 홍진호 박성준 마재윤 이제동으로 이어지는 최강저그 라인처럼 이해해주시면 될꺼 같습니다.
당시 저도 이병민선수의 기세는 잘 알고 있어서 이병민선수나 그 선수를 이긴 투신을 낮게 평가하는건 아니구요.
10/01/22 14:50
수정 아이콘
파괴의 미학 폭군 vs 무적의 최종병기의 대결..
msl 후미에 좀 안좋은 일도 있었지만 기대되는건 어쩔수가 없군요! 개인적으로 이영호선수의 독주로 예상하지만!
언제나 예상을 뒤엎는 것 역시 이제동 선수였기때문에.. 미궁이네요. 흐흐흐.. 근 몇년간 제일 기대되는 매치업입니다.

ps. 용태야 열심히해서 결승가자
마음속의빛
10/01/22 14:52
수정 아이콘
테란 이영호의 우승을 예상하며, 이제동의 우승을 기원합니다. 모순되나요?

p.s 송병구 화이팅! 다음 시즌은 송병구 선수의 우승으로..
10/01/22 14:56
수정 아이콘
제동빠지만..
정점의 실력을 자랑하는 이영호와 MSL의 저그 죽이기를 이겨내기가 쉽지 않을꺼 같네요.
맵이 공평해도 이영호라면 이길까 말까인데..아쉽지만 힘들것 같습니다.
플러스
10/01/22 15:00
수정 아이콘
좋은 글이긴 하지만...
테란의 완성형으로써 저그로부터 살아남아주시길 기대합니다. (응?)
임이최마율~
10/01/22 15:11
수정 아이콘
좋은 글이네요
이번시즌은 저그 또는 테란의 시대로 마무리 되겠지만

결론은 다음시즌에는 누구든 프로토스의 완성형으로 태어나
암울하기만한 테란과 저그의 시대로부터 토스빠들을 구해주길(응?)
양산형젤나가
10/01/22 15:14
수정 아이콘
저그유저로서 이영호 선수의 저그전은 솔직히 깔 게 없는데(예전에 김택용 선수가 한창 저그 유린하고 다니던 곰tv 시절 느낌) 이제동이 그걸 맞받아치는걸 제대로 보고 싶네요.
10/01/22 16:48
수정 아이콘
결승전까지는 본좌론에 관한 얘기보단 결승전 얘기만 나왔으면 좋겠네요... 개인적으로 엄청나게 기대됩니다.. 두근두근
블랙독
10/01/22 17:46
수정 아이콘
아;; 적절한 답글 달아주셨네요 못보고 올려서 이전 댓글 삭제합니다.
마음속의빛
10/01/22 17:52
수정 아이콘
Yeah님// 난독증이 심하시네요. 여기 어디에 본좌론 얘기가 있나요..
어진나라
10/01/22 18:31
수정 아이콘
한 사람의 팬으로서 이번 결승의 결말이 정말 기대됩니다.
이영호의 포스 대폭발로 마무리 될지, 이제동의 커리어 한 층 더 쌓기로 끝날지 말이죠.

마음속의빛님// Yeah님은 다른 글의 본좌론을 언급한 것 같아요. 제 생각에는....
10/01/22 18:46
수정 아이콘
근데 솔직히 요즘 맵이나 기세나 저그보단 테란이 더 좋지 않나요?
프로리그를 봐도 염보성 이재호 박상우 등등 테란들이
활약해주고 있구요..
10/01/22 19:14
수정 아이콘
오프를 가지 못해서 아쉽네요.

제 생각에, 이번 결승전만큼 스타판에 큰 영향을 줄 매치업은 없을거라고 봅니다.

누가 우승하는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저, 21세기 들어서 가장 훌륭한 경기력을 가진 두 선수가

그동안 있어왔던 모든 저그 대 테란전보다 극적이고, 수준높은 경기를 보여주었으면 합니다.

마음속의빛님// 난독증이라니, 너무 까칠하신것 같습니다. 겜게에 있는 다른 본좌론 글을 언급하신것 같습니다만..
10/01/22 19:20
수정 아이콘
마음속의빛님// 난독증이라니, 너무 까칠하신것 같습니다. 겜게에 있는 다른 본좌론 글을 언급하신것 같습니다만.. (2)
스칼렛
10/01/22 19:36
수정 아이콘
근데 제가 이제동 팬이기도 하고, 전승우승을 한번쯤 보고싶긴 해요. 그러니 3:0!
전승 준우승 말고ㅠㅠㅠㅠㅠ
BoSs_YiRuMa
10/01/22 20:09
수정 아이콘
중반까지 경기를 했을 경우...
하이브 이전에 3가스를 못먹거나, 자신이 3가스를 먹기 전에 테란에게 3가스를 내준다면 이영호 승.
위의 두가지 요건이 충족되지 않을경우 이제동 승.
이라고 생각됩니다.
기본적인 선수의 피지컬이 동등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플레이그를 쓸 정도의 난타전이 일어난다면 최후의 승자는 이제동이라고 생각됩니다.
하이브
10/01/22 20:45
수정 아이콘
맵때문에 이제동 선수에게 불리하긴 하지만,
그래도 결승전은 일반적인 경기양상과는 다르게 빌드싸움과 심리전으로 승부가 나는 경우가 많기에
이제동선수에게도 희망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동선수의 우승을 바랍니다.
WizardMo진종
10/01/22 20:55
수정 아이콘
저랑 살짝 다르십니다. 저역시 박본좌를 좋경합니다만 그 이유가 당대최강 테란을 다전제에서 제압했기 때문입니다 vs 최연성(in 질레트)

결승에서 만나지 못했을뿐 박본좌는 s급 테란을 개인리그 다전제에서 발라버릴수 있다는걸 보여준 최초의 저그가 아닌지..
sgoodsq289
10/01/22 21:21
수정 아이콘
본문의 내용에 심히 공감이 가는 사람은 저 밖에 없나요..^^:

저그 유저로써 마재윤은 그의 별명이 본좌였기에 본좌라고 부를 수 있었던 것이고, 포스로 따지면 최연성, 이영호, 과거 이윤열을 따라갈 저그는 없으므로 제가 봐도 어떤 저그든 부족해보일겁니다.

여튼 테란의 반대 쪽을 항상 응원해왔던 자로서
제 주종족인 저그의 완성형인 이제동 선수의 승리를 정말 기원합니다.
장군보살
10/01/22 22:48
수정 아이콘
저그팬은 소수이기에 그만큼 더욱더 뭉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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