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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7/10/23 04:13:11
Name legend
Subject 기적의 게이머, 단 한 발자국만을 남긴채 쓰러져버린 슬픈 로망에 대하여.
2002 SKY 결승전 영웅의 시작.

===

우주배 MSL 마에스트로의 시작.





그리고...










(1)기적의 프로토스


1.

아이옵스 스타리그.

프로토스 진출자 1명. 박정석.

15vs1. 그것은 단순한 선전문구가 아닌 진정 고독한 싸움이었다.



2.

"마인대박!!!!!!!!!!!!!!!"

절정에 다다른 최강의 흑마술사 나도현을 상대로 펼친 4강.

그렇게 2002년, 단 한번 걸어봤던 기적의 길을 재현해냈다.

하지만 한 발자국 남긴 채 쓰러지고 말았다. 홍진호로 대표되는

저그 제1시대를 완전히 깨부시고 새 시대를 연 전투의 신에 의해...




3.

우주배 MSL

"여러분들은 프로토스를 왜 선택하셨습니까?"

전설로 남을 4강 후에 만난것은 아이러니하게도 1년 후에 지금 자신이 걸어온 기적의 길

을 재현할 자였다. 결국 또 다시 한 발자국만 남기고 영웅은 쓰러졌다.










(2)단 하나뿐인 저그


1.

모든 저그들이 패퇴하였다. 남은 것은 그 무시무시한 포스에도 불구하고

아직 만인에게 인정받지 못한 저그의 외로운 신생 독재자뿐.

그가 가야할 길은 Impoossilbe Road. 불가능한 길이다.

하지만 그는 해냈다. 역대 테란황조의 본좌들이 걸어왔던 길과는 비교도

안되는 길을 뚫어내었다.

3월 1일. 그렇게 마에스트로는 본좌에 등극하였다.




2.

그리고 3월 3일.

본좌를 넘어서서 현 스타판을 완전히 지배하기 위한 마지막 한걸음.

곰TV MSL 만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누구도 변수는 예상치 않았다.

그리고,

모든 것이 산산히 부서져 버렸다. 이매진 브레이커에 의해.

그렇게 단 하나뿐인 자, 기적의 저그, 사상최강의 패자는 현실로 끌어내려졌다.

모든 것을 얻기 바로 직전, 그 한 걸음을 내딛지 못한 채.




















강민의 마법과는 다르다.

이윤열의 천재성과도 다르다.

최연성, 김택용같은 압도적인 힘과도 다르다.

그것은 임요환으로부터 시작된 것이다. 가장 절망적인 상황에서 사람들에게 한줄기 빛을 선사하는 것.

기적의 라인이라는게 있는것인지도 모르겠다.

임요환의 기적은 2002 SKY에서 박정석에게 깨졌고, 박정석의 기적은 우주배 MSL에서 마재윤에게 깨졌다.

그리고 마재윤은 곰TV MSL에서 파괴되었다. 기적도 무엇도 아닌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기이한 존재에게.

그것은 로망을 부수는 절대적 강함이며 환상을 꿈꾸지 않는 완벽한 현실이자 기적을 없애는 이매진 브레이커다.

사람들이 그를 보고 혁명가라 불렀다. 기적을 만들었다 하였다. 하지만 그것은 기적이 아니다. 예정된 현실이었다.

이미 그는 모든 것을 준비하고 있었고 그 전조를 사람들에게 한번 예고했었다. 바로 4강에서 강민의 마법을 지워버림으로써.

위대한 대마법사는 어이가 없었을 것이다. 모든 것이 통하지 않았다. 마치 마법이란 환상을 부정하듯이 강민의 꿈은

김택용에게 닿지 않았다. 부정당했다.

그 모습은 몇년 전, 게이머들의 스타일 격돌장이었던 스타계의 이데아를 산산조각내버린 테란의 괴물과 비견할 수 있다.

마재윤은 좀 더 긴장했어야 했다. 상대는 어떤 포스나 기세, 혹은 기적같은건 '믿지도' 않았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 통하지

않는다면 승리를 거둘 수 있는 건 눈에 보이는 것뿐. 현실의 싸움이라면 혁명가는 자신있었다. 아주 오래전부터 저그란 종족

을 완전분석했다. 3.3의 기적은 적어도 나의 눈엔 이렇게 보였다. 그리고 그런것을 떠나서, 자신있게 주장할 수 있는 단 하나의

진실은... 마재윤 전설이 끝났다.


















윤용태란 선수가 있다. 과연 이 선수가 어떻게 변해갈 지 궁금해진다. 박정석처럼 언제나 가을의 한구석에 앉아

기적을 연금할 지, 마재윤처럼 가장 높은 탑에 앉아 홀로 기적을 향유할 지, 아니면...

그 가능성을 이번 MSL 8강에서 엿보려 한다. 무너져가는 탑의 성주, 홀로 위대한 자를 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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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딩어참치
07/10/23 04:33
수정 아이콘
상향평준화로 예전처럼 모든대회를 휩쓰는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는 나타나지 못할 것이란 말도 한때 있었고
이제 이선수는 끝이다, 또는 과연 이 선수가 정상의 자리에서 내려오기나 할까 라고 생각되던 선수도 무수히 많았습니다.
마재윤선수를 상대하는 3월3일의 김택용선수의 승리를 예상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이시점의 이세계는 정말 우리가 상상하는것 그 이상을 보여주는군요, 끊임없이
생각보다 어쩌면 단순하다고도 말할수 있는 이 게임의 끝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이라고도, 아니 끝이 없을수도 있다고
말할수 있을것 같네요.

아직 마에스트로는 강합니다. 하지만 이젠 어떤 경기에 대한 예측이란것 자체를 주저하게 되네요
승리든 패배든 윤용태선수가 이번기회를 계기로 좀더 자신의 한계에 다가갈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많은 팬들이 기대하는 바이기도 하니까요.
다마내기감자
07/10/23 05:14
수정 아이콘
저그유저로서 마재윤선수가 올라갔으면 싶지만 왠지 vs이성은전처럼 3:2로 질수도 있을것도 같네요..
요즘(?) 하락세이다보니 불안불안하네요-_-
p.s~마재윤선수 예전의 극강 토스전 포스를 보여주세요~!!아자!!!
MiniAttack
07/10/23 07:32
수정 아이콘
가슴속의 뭔가가 끓어오르는 글이네요...

잘 읽었습니다.
엽기제라툴
07/10/23 08:37
수정 아이콘
"여러분들은 왜 프로토스를 선택하셨습니까?" 라는말에는
그저 박정석의 무당스톰이 너무 멋있어보였기에 라고밖에는...ㅡ.ㅜ
스카이 4강부터 스타보기 시작한 유저라 그런지 다시한번 영웅의 활약을 보고싶긴하지만.. 이제는 꿈일뿐이네요 ^^;;
노력의천재
07/10/23 09:35
수정 아이콘
격동의 우주배 조용호전 5경기..
그의 질럿들이 성큰을 부수고 있을때..
"여러분들은 왜 프로토스를 선택하셨습니까?" "하드코어 질럿러쉬가 너무 좋아서"....
GG..
웁스~리취~
07/10/23 11:56
수정 아이콘
2001스카이를 시작으로 스타리그를 관전해온 사람으로써 정말 2002년 김동수선수외에 주목받는 토스가 있다는 사실에 약간 시기 어린 눈초리로 리치를 비난했었죠;; (16강전 홍진호선수와의 경기 당시 `너가 감히 홍진호를 이길수 잇을 것 같애??`) 하지만 16강 죽음의 조에서의 기적, 8강에서의 대박리버..그리고 아직까지 뇌리에 잊혀지지 않는 4강 5경기 개마고원에서의 러커에그 스톰까지.. 정말 한순간에 안티에서 광팬으로 만들어 버리더군요.. 그리고 결승전..정말 빌었습니다. 제가 가장 싫어했던 박정석 선수를 우승하게 해달라고.. 그리고 우승..그 이후로 다른 선수팬 못 합니다.

그리고 또다른 의미에서 이재균 감독의 작품- 윤용태 선수...선전을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07/10/23 15:37
수정 아이콘
리치는 드라마 그 자체죠.
본문에는 없지만 에버2004 3,4위전에서 5경기 연탄밭 뚫을때의 감동이란.... 그때 해설분들이 " 박정석은 가을의 전설을 이룬거나 다름 없어요!!!" 라고 외치던게 선하네요.

최고의 가을은 머큐리를 뚫고 3위로 마무리한 2004에버라고 생각하는 1人.....
07/10/23 17:53
수정 아이콘
정말 멋진 글이네요..... 잘 읽었습니다.
잃어버린기억
07/10/23 19:21
수정 아이콘
개마고원에서 홍진호의 러커위에 뿌려지는 스톰이란..(그당시 처음으로 러커에그가 스톰 데미지를 입는다는걸 알았습니다.)
하하 잊을수가 없습니다.
전 박정석선수보다 강민선수를 좋아하지만, 정말 송병구나 김택용의 강력한 토스와는 다른,
약소종족의 리더와 같은 느낌의 옛선수들이 너무 좋아요.

체게바라? 김구?
Go_TheMarine
07/10/23 22:00
수정 아이콘
흠...임요환선수의 전무후무할지 모르는 스타리그 3연패도 김동수선수에 의해 깨쪘죠...
[S&F]-Lions71
07/10/24 06:59
수정 아이콘
Impoossilbe -----> Impossible 좋은글에 티가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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