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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7/07/18 15:19:09
Name sylent
Subject [sylent의 B급칼럼] 나는 아직도 배고프다
[sylent의 B급칼럼]은 월드컵보다 스타리그를 좋아하며, 지루하기 짝이 없는 물량전 보다는 깜짝 아이디어가 녹아있는 ‘올인’ 전략에 환호하는 sylent(박종화)와 그에 못지않게 스타리그를 사랑하지만, 안정적인 그리고 정석적인 플레이 스타일이 정착되는 그날을 꿈꾸며 맵과 종족의 밸런스에 대한 엄격한 기준을 강조하는 왕일(김현준)이 나눈 스타리그에 대한 솔직담백한 대화를 가공해 포장한 B급 담론이다.


[sylent의 B급칼럼] 나는 아직도 배고프다

프로토스 최초의 2회 연속 우승자 ‘혁명가’ 김택용을 탄생시킨 [MSL], 각각 ‘테란 잡는 공룡’ 송병구와 ‘신동’ 이영호를 때려 눕히고 결승에서 만나게 된 ‘버서커’ 변형태와 ‘대인배’ 김준영의 [스타리그], 삼성전자의 광안리를 향해 전력 질주를 준비 중인 [프로리그]. 2007년 상반기 스타크래프트 리그가 최종회를 맞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네트워크의 반응은 여느 때 못지않게 미지근하다.

왜?


1. 나는 아직도 배고프다

대한민국에게 월드컵 4강이라는 ‘꿈’을 안겨준 거스 히딩크 감독은 “I am still hungry"라는 명언을 남겼다. 나도 여전히 배고프다. 아니, 배는 부른데 헛배가 부르다. 나에겐 더 많은 수의 경기가 필요한 것이 아니다, 시대를 아우르며 리그를 관통하는 이야기에 목마르다.

스타크래프트 리그의 역사를 돌이켜보면, 테란을 쥐락펴락 했던 저그(박성준, 마재윤)가 있었고, 프로토스를 어루어 만지던 테란(이윤열, 최연성, 전상욱)도 존재했다. 지난 시즌의 ‘3.3혁명’이 품고 있는 의미는 바야흐로 “저그를 압살하는 프로토스의 등장”이었고, 이는 스타크래프트 역사상 가장 충격적인 사건 중의 하나로 남을 것이다. 물론 ‘반쪽 본좌‘ 였던 마재윤이 [스타리그]의 우승을 차지하면서 진정한 본좌로 자리매김 했다는 사실 역시 흥미로운 화두였다. 지난 시즌, 우리는 풍성하고 맛있는 식사에 행복해했다.

그렇다면, 지금 이 순간 우리에게 남은 ‘이야기’는 무엇인가. 이성은의 미칠듯한 기세는 같은 팀인 송병구에 의해 종지부를 찍을 수 밖에 없었다. 겁 없는 신동 이영호는 김준영의 관대함 앞에서 무릎을 꿇어야 했다. 미려한 문법으로 테란을 즈려밟아 왔던 송병구의 방정식은 변형태의 손끝에서 가볍게 해결되었다(덕분에 김택용의 두 번째 우승이 빛을 바랜 느낌이 있다). 변형태는 역시 같은 팀인 마재윤을 접전 끝에 무찔렀지만, ‘3.3혁명’ 이후 마재윤의 패배는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기에 큰 이야기꺼리가 되지 못했다.

이제, 우리 손에 남은 것은 김택용의 저그전 밖에 없다.


2. 프로리그 주5일제

“지나치게 많은 경기는, 팬들에게는 스타리그 시청에 대한 시간 투자의 부담을, 선수들에게는 창의적인 경기 준비 시간의 박탈을 초래해 결국 유명 선수와 팀의 경기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지고 그 외의 경기는 소외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었다. 다수의 경기를 유치해 스타리그의 파이를 키우려고 한 애초의 바람과는 정반대의 상황에 처하게 된 것이다. 스타리그 팬들은 너무 많은 파이 덕분에 포만감에 허덕이고 있다. 너무 배가 불러서 달콤한 초컬릿이 올려져 있거나, 상큼한 과일 조각이 곁들여진 파이가 아니면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상품의 가치는 전체 소비량에서 얻는 효용의 합계에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한 단위마다 새롭게 느낄 수 있는 한계효용에 의존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한계효용은 모든 상품의 가치를 평가하는 척도이며, 소비자는 결코 자신의 한계효용보다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하려고 하지 않는다. 스타리그 한 경기가 팬들에게 제공하는 한계효용이 팬들의 시간이라는 가격보다 높은 가치를 가지기 위해서는, 그리고 스타리그와 스타리그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e-sports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적절한 수준에서 경기 규모를 타협해야만 하며, 그래야만 새로움에 높은 한계효용을 부여하는 팬들을 만족시킬 수 있다.

현명한 독점기업은 무작정 생산량을 늘리지 않는다. 희소성이 가치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경제의 아이러니다. 우리 모두 스타리그가 어느 정도의 희소성을 가지고 있는지 차분히 돌아봐야 할 때가 아닐까? “

- [sylent의 B급칼럼] “경기가 많아, 질리도록.” 中.

나는 프로리그 주5일제를 반대했고, 지금도 여전히 반대하고 있다.

“자기가 좋아하는 팀 경기만 챙겨보면 된다”고? <오션스12>에는 열 두명의 주인공이 등장한다. 영화의 네러티브는 열 두 개의 사연이 만나 완성된다. 러닝타임 내내 ‘조지 클루니’나 ‘브래드 피트’의 이야기만 나온다면 엔딩 크레딧을 바라보며 흐뭇해 할 수 있을까.

“명경기만 골라보면 된다”고? 나는 화려한 CG로 무장한 수많은 영화를 봤지만, 스크린을 아우르는 꽉 짜여진 이야기 없이 성공한 블록버스터는 기억나지 않는다. 간혹 <트랜스포머> 같은, 오로지 하이라이트만으로 영화가 되는 작품도 있지만.

[스타리그][MSL]은 각각 16명, 32명의 등장인물이 엮어가는 이야기이다. 경기 수가 적당하니 모든 등장인물이 주인공이 되고, 모든 주인공의 사연이 시나리오에 녹아든다. 그리고 우리는 리그를 100% 소화한다. [프로리그] 역시 적당한 경기수가 요구된다. 팬들이 조금 부지런을 떨면, 열 두 팀이 엮어가는 흥미진진한 승부의 이야기를 다 따라갈 수 있는 정도였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다.

물론 이제 와서 프로리그가 축소 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그래서 더욱 슬프다.


가츠 vs 리무바이

위에서 언급한 두 가지 이유가, 2007년 상반기를 싱겁게 하고 있다. 할 수 없다, 우리 스스로가 양념을 치는 수 밖에. 그래서 눈을 감고 상상의 나래를 펼쳐본다.

끝없는 사막과 녹음 짙은 대나무 숲 경계에 두 남자가 마주하고 있다. 당장이라도 내리 칠 듯 장검을 높이 치켜들고 상대를 노려보는 ‘가츠’ 변형태, 그리고 온화한 미소 뒤에 청명검의 울림을 숨긴 ‘리무바이’ 김준영. 유치하다고? 나름대로 [스타리그] 결승을 재밌게 보기 위해 이미지 트레이닝 중인데, 쉽지 않다.

헛배가 불러서 그렇다. 경기 수가 적을 때는 웬만하면 재밌었는데.




더욱 즐겁기 위해, 우리 스스로 노력해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스동갤 라바삼합님 작품.




한줄요약.
이등병 시절 먹던 초코파이 하나가, 지금 먹는 초코렛 케익 한 판보다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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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rksniper
07/07/18 15:21
수정 아이콘
한줄요약이 확 와닿네요
소나기아다리
07/07/18 15:22
수정 아이콘
B급 칼럼은 한줄요약이 제맛
Withinae
07/07/18 15:26
수정 아이콘
그렇게 맛있던 뽀글이도 왜 이제 못먹는 거냐...
07/07/18 15:28
수정 아이콘
수험생시절 독서실에서 몰래 보던 만화책 한권이.. 지금 보는 수많은 블록 버스터 영화보다 재밌었다.
영웅의 등짝
07/07/18 15:28
수정 아이콘
적절한 아주 공감가는 글입니다.
wkdsog_kr
07/07/18 15:30
수정 아이콘
갠적으론 올시즌 자체는 무척 만족하는 편이지만 동감합니다
금쥐유저
07/07/18 15:38
수정 아이콘
주5일제 된이후론 스타를 결과만 보고있고 요샌 결과도..후..-_-;
게임이 너무 많아요. 너무 많아지니까 멀리하게되네요 --이상하죠
파벨네드베드
07/07/18 15:44
수정 아이콘
정말 공감합니다.
펠릭스~
07/07/18 15:45
수정 아이콘
저도 비슷한 생각을 했었는데 ~
그리고
07/07/18 15:46
수정 아이콘
예전엔 제가 스타리그를 직접 '챙겨서' 봤는데, 이제는 TV를 켜는 시간에 하고 있으면 보고 아니면 안보고... 이런식이 되어버렸네요. 실제로 온게임넷이나 MBC게임에서 시청률이 어떻게 변했는지를 알고싶기도 합니다.
不平分子 FELIX
07/07/18 15:56
수정 아이콘
본문의 주제와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하자면....

변형태 선수.

지난 신한 마스터즈 때 였습니다.
4명의 맴버가 모두 자신의 맵을 고를 기회를 얻었는데 변두대간이라 불리며
신백두대간의 무적의 포스를 자랑하던 변형태 선수가 이때 고른 맵은
리버스 템플. 이 선택은 사실 큰 선언이었습니다.

"나는 죽어도 마재윤을 이겨야 겠다."

저는 이 선수가 "바빠서 연습 못했어요" 따위의 인터뷰를 내 뱉는 것을
본 적이 없습니다. 베르세르크의 가츠처럼 언제나 자신을 극한의 상황에
몰아 넣습니다. 상대방에 대한 투쟁심을 숨기지도 않고 이기기 위해
모든 것을 불태웁니다. 패배에 대한 두려움 없이 오로지 승리만을 바라보는
광전사. 그래서 이 선수는 아름답습니다.
07/07/18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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不平分子 FELIX // 항상 자신 만만해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엄청난 연습이 깔려있죠.
저도 왠만해서 이선수가 당황하는걸 본적이 없네요.
대인배를 응원하고 있지만 변형태가 우승한다면 다음시즌에 펼쳐질
그만에 조지명식도 사실 엄청 기대되구요!
07/07/18 16:14
수정 아이콘
한줄요약.
이등병 시절 먹던 초코파이 하나가, 지금 먹는 초코렛 케익 한 판보다 맛있었다.
===============================================
그 맛있던 초코파이를 먹기위해 다시 군대가라고 한다면????

그냥 요약을 보고 생각나서 적었습니다...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The xian
07/07/18 16:23
수정 아이콘
오늘도 님의 한줄 요약에 씩 웃으며 GG치고 갑니다. 잘 읽었습니다.

※ 이 글 밑에 "그럼 망하자는 거냐, 옛날로 돌아가자는 거냐"하는 식의 말은 좀 안 봤으면 좋겠습니다. 지금의 체제가 좋다고 하시는 분들도 이 글이 지금 판을 갈아엎자거나. 무작정 옛날로 돌아가자는 의도와는 거리가 있다는 것 정도는 좀 알아 주셨으면 좋겠군요.

무엇보다 그런 극단적인 이분법은 전혀 도움이 안 됩니다.
셋쇼마루사마
07/07/18 16:32
수정 아이콘
어...님//
동감입니다...^^;;
Fabolous
07/07/18 16:41
수정 아이콘
공감되는 글입니다. 그런데 첫문단에서 "여느때 못지않게 미지근하다" 가 적절한 표현인가요? 그냥 평소 리그 중반처럼 미지근하다 이런뜻인가요?
"여느때와 달리 미지근하다"라고 하면 '항상 결승전 즈음엔 인터넷이 달아올랐는데 지금은 차분하고 별 관심을 못 끌고 있네.' 이런 뜻이 될텐데..
07/07/18 16:48
수정 아이콘
전 경기수가 많아서 좋던데요. sylent님이나 기타 동의하신다는분들은 일주일에 스타리그1경기만을 목내놓고 기다렸던 그 떄가 좋으신가요?
저도 그 떄 참 경기 재밌게 봤었습니다. 손꼽아 기다리기도 했구요. 하지만 지금 시대에 그 떄로 돌아간다면 스타가 망할 것 같습니다. 주5일제다 뭐다 하시는데 전 질리지도 않고 질린다 쳐도 자기가 안보면 되죠. 아무튼 지금 시스템상이 맘에 드네요.
그레이브
07/07/18 17:09
수정 아이콘
대인배vs버서커 둘중 누가 우승하더라도 근성의 노력가 2명중 1명이 우승과 준우승을 하는 것이라 감동입니다. 수많은 패배속에 결승에 오른 두 선수. 누가 이기던 간에 멋진 경기가 나올겁니다. 두명의 지금까지의 노력이 그것을 증명합니다.
Forever_Sooyoung
07/07/18 17:45
수정 아이콘
잘 읽어습니다.. 그런데, 오션스 12의 예를 드신 건 적절치 않아보이네요.
최종병기그분
07/07/18 17:51
수정 아이콘
사실 프로리그가 너무 많아요.
진짜 프로리그는 04년때 토요일 일요일 3판 2선승 두경기 연속중계때가 가장 좋았다는...
근데 저는 그 프로리그 많은걸 못느끼는게 집에 온겜넷이 안나와서(....)
오소리감투
07/07/18 18:10
수정 아이콘
한줄요약에 절대 동감이요~
풍요속의 빈곤이라고 너무 게임이 많아지니 심드렁해지더라구요...
개인리그만 보게 되고 프로리그는 그냥 결과만 확인하거나,
아니면 대박경기만 골라서 재방보게 되고...
07/07/18 18:17
수정 아이콘
이등병 시절 먹던 초코파이 하나가, 지금 먹는 초코렛 케익 한 판보다 맛있었다. 완전동감입니다..
프로리그 경기수가 너무 많기는 합니다... 대박경기들 위주로만 경기를 보게된다는
Love.of.Tears.
07/07/18 18:30
수정 아이콘
음 정말 많이 동감합니다.
ⓢTory by
07/07/18 18:47
수정 아이콘
용량에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같은 경우엔 좋아하는 음식 배터지기 직전인데 꾸역꾸역 넣어주는 느낌..
적당히 맛있게 냠냠하던 때가 좋았다는 ^^
07/07/18 18:49
수정 아이콘
먹는 입장이야, 너무 많으면 안먹으면 그만인데
손님이 안먹어도 음식 만드는데 돈은 들죠
07/07/18 18:50
수정 아이콘
아래 동영상 스타리그 결승 광고로 그대로 쓰여도 괜찮겠는걸요.+ㅅ+
꽃을든저그
07/07/18 18:56
수정 아이콘
정말 공감합니다. 예전에 그 손꼽아 기다리며 하나하나의 경기가 정말 그립습니다.
요즘은 엄청난 물량의 프로리그 덕분에 늘상 같은패턴, 특정맵 같은종족 나오는 프로리그는 결과만보고있습니다.
예전에는 프로리그도 기대좀하면서 봤는데, 이젠 결과보고 사람들이 호응좋았던 경기만 찾아서 골라봅니다..

그리고 엄청난 물량의 프로리그때문에 개인리그가 재미없어졌다고 생각드는건 억측일까요? 경기내용이 예전같지않아요.
참신한전략도없고, 늘상 프로리그처럼...
dkTkfkqldy
07/07/18 19:18
수정 아이콘
정말 공감합니다.^^ 지금같은 체제라면 올드들이 결승가도 과거만큼의 떡밥들과 과거만큼의 설레발들이 생길까 싶네요.
dkTkfkqldy
07/07/18 19:22
수정 아이콘
매일매일 스타크래프트의 경기가 있지만 예전만큼의 설레임과 기다림이 없어요..^^; 양이 많다고 이 판이 커지는건 아닌데 어르신들의 오판단이 이판을 갉아먹는게 아닐까 심히 걱정이 됩니다.
07/07/18 19:40
수정 아이콘
쪽지로 보낼 내용을 쓴 것 같아 쪽지로 보냈습니다.
07/07/18 20:19
수정 아이콘
글에 공감하면서도 이제는 긍정적인 면을보려구요.
프로리그와 팀의 자체 연습량이 늘어서 덕분에 전체적인 수준이 높아진게 느껴져서요.
이제 닥치고 더블이나 3해처리 더블넥은 통하지 않죠.
프로리그가 너무 많은 감이 있지만 할수 없죠.
기업은 자선 단체가 아니니가... ...
그보다는 토스의 본좌 탄생의 역사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상향 평준화의 시대에 마본좌가 등장한 시대에
토스가 본좌에 도전 할수 있는 기회가 오다니... ...
하지만 김택용 만이 가능한 도전이라고 보입니다.
비수같은 저그전을 장착한 토스유저가 한두명만 더 있어도 좋으련만... ...
지금은 비수에게 기대를 걸수밖에요.

각팀들의 더 선수층이 두터워지고 실력이 좋아져서
개인리그에 진출한 선수들에게 연습 시간이나 여건을 확보해 주었으면 합니다.

개인리그에서 좀더 연습량이 느껴질수 있도록... ...
07/07/18 21:18
수정 아이콘
꼭 그런 이유일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경기 수가 많아진 것 과는 달리, 이제 기존의 팬들은 어느 정도 '질린'게 아닐까요. 역동적으로 팽창하는 시기의 분위기와 형질을, 상당한 규모를 형성한 이후에도 유지하는 건 사실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회사도 그러하고, 개발도 그러하며, 취미도 그렀습니다. 여지껏 경기력이란 형태로 표상되어온 경기에 흥행성을 팬심으로 치환시켜려는 의도가 프로리그 확대에는 있다고 보이고(물론 더 중요한 다른 의도들이 있겠습니다만), 결국 그 방향은 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리그에 '스토리'가 사라지는 현상은 저도 아쉽습니다. 그러나 그 공백은 결국 스타가 채울 것입니다. 다른 스포츠들도 그래왔으니까요.
the tool
07/07/18 21:44
수정 아이콘
그런데 너무 음식이 많아서 음식의 고마움이나 즐거움을 느끼실수 없다면 당분간의 적절한 음식량 조절이 필요할듯 싶네요.....순수하게 시청자입장에서 너무나 많은 경기수의 증가로 인해 포만감이 지나쳐 괴로워하시고 계시다면 특히나 그렇구요....간간히 대박개인리그 매치를 보고 또 좋아하는 팀의 경기를 시간이 허락하는 한에서 즐기는 저로서는 그다지 와닿지가 않는 부분이네요...

물론 이스포츠를 열렬히 사랑하시고 매경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계시는 분들이 많으신줄은 압니다만 그런분들이 이판의 30%정도는 될지는 미지수이구요....

형사반장, 전설의 고향등 볼거리가 많지 않았고 티비라는 매체가 거의 유일한 오락의 장이였던 시절 좀 히트작이 되면 60-80%의 시청률을 기록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굳이 60-70년대가 아니더라도 90년대까지 그러한 공전의 히트를 친 드라마들의 고공 시청률 행진은 계속되어 왔지요


하지만 이제는 웰메이드 드라마이건 트렌드드라마이건 할거없이 공전의 히트를 친다해도 20-30%대를 넘기가 힘들지요

왜냐구요? 그만큼 볼거리가 많아졌고 그만큼의 많은 방송사들이 수많은 드라마와 쇼프로그램을 찍어내기에 이르렀기 떄문이죠...

7080세대들은 누구나 할거없이 전설의 고향을 보며 이불 뒤집어 쓰고 티비앞에서 조용히 화면을 주시했던 추억들....모래시계의 시작시간
에 맞추어 심지어는 택시기사 아저씨들까지 집으로 귀가하여 서울시내가 텅텅비어버리는 그런 시절도 있었더랬습니다.

지금의 쩐의 전쟁이니.....카페프린스 1호점이니 이런류의 드라마들과 격이 다른 포스를 보여준 드라마였고(실제로도 웰메이드드라마였

죠) 사람들의 기억속에서의 그 드라마들의 감동은 지금과 비교할바가 아니었을겁니다.


시대가 많이 달라졌습니다. 그때의 압도적인 감동, 포스는 없을지언정 그만큼의 사람들의 관심이 여기저기로 분산이 된것이지요...


답은 간단해 집니다. 그만큼의 사람들의 관심을 기울이게 만들고 숨죽이게 만드는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으시다면

방송사를 하나정도 줄이고 지금 일일 드라마며 주말드라마며,,,쇼프로그램할것없이 그 당시의 규모로 돌아가면 시청률이나 관심도는

지금일반적으로 히트를 치는 드라마나 쇼프로그램 수준의 배는 올라갈 것이겠죠..


예전의 그때를 그리워 안타까워 하는 맘은 충분히 이해가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시절의 한계효용치를 지금에서야 바란다는건 좀 무리가 있어 보이는군요...

언젠가 이판도 한계효용치가 결국 -로 되어 총효용자체도 감소하게 되는 그 시점에 있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것을 단순히 규모의 축소나 과거시스템으로의 회귀라는 진부한방식으로 해결해선 안될것 같습니다.


늘어난 프로리그내에서 좀더 많은 흥미를 끌어낼 요소들을 발굴해내고(동족적의 남발을 막을수있는 좀더 합리적인 대안 혹은 개념맵의

선정) 개인리그에서도 방송사나름대로의 마케팅 능력을 십분활용하여 계속적으로 스타들을 만들어낼수있는 시스템을 고안해내야겠지요

....................
김영대
07/07/18 23:00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잘 봤구요.
역시.. 라는 말이 절로 나오네요.
그리고 프로리그는 진짜 동족전 남발이 가장 심각한 문제 인 것 같아요.
07/07/18 23:12
수정 아이콘
꾸준하게 지적하시는(어쩔땐 고집이 정말 있으시네 싶을정도로) 프로리그의 축소.
저는 지금도 충분히 재밌으니 볼때마다 울컥울컥 하지만. 역시 글은 그야말로 미려하네요.

프로리그에도 나름의 이야기가 잡혀간다고 생각하는 저로서는, 오히려 세 리그의 조화가 어느정도 가능성을 보여준 2007전반기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주5일제는 숨막히게 많은 경기를 양산하는거 같지만, 엔트리예고와 늘어난 프로리그맵 등으로 그 단점이 어느정도는 보완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프로리그와 같은 단체전 장기레이스를 볼때에는 스타리그와 MSL을 볼때와는 전혀 다른 호흡을 가져야 한다는 "사실"이 아직 스타를 보는 매니아들에게는 익숙치가 않나봅니다. 어떤 축구리그도, 야구리그도 전경기를 지켜보는 매니아가 다수를 차지하지 않습니다. "단체전 장기리그"는 "으레 그렇습니다".

그나저나, 리무바이가 누군가요;;;;; 암튼 이번 스타리그 결승은 또 오묘하게 타종족전. 전혀 예상치 못한 변형태와, 초접정끝에 올라온 대인배라. 스스로 이야기를 만들어나가는 스타리그의 질긴 전통은 참 감탄이;(또 끊임없이 이어지는 이 묘한 "운"까지도.)
the tool
07/07/19 00:33
수정 아이콘
사족을 하나더 붙이자면

프로리그5일제가 과연 실패한 체제인지에 대한 시청자의 판단은 아직 내려지지 않았다고 봅니다. 한계효용치가 체감하여 먹을수록 볼수록 불쾌감과 피곤함을 주는 리그라면 당연히 시청률이 반응을 하겠죠...시청자의 판단은 시청률이란 객관적잣대로 평가해야 되지 않을까
하네요...

또한 주3일제떄도 그 많은 경기들을 다 챙겨보고 각기 다른팀들간의 물고물리는 각본들...주연들의 연기들과 조연들 엑스트라들의 연기까지 꼼꼼하게 챙겨볼정도의 영화광들이 과연 일반적인 시청행태인가?물어보고 싶습니다.

시청자들과 팬들이 모두 마니아 일수는 없습니다.
07/07/19 01:04
수정 아이콘
주 5일제 한다고 안 보던 사람들이 더 보게되는 일은 없습니다.
그냥 틀었는데 나와서 봤던 재방송이나 생방이나 구분을 못하지요
후리훗
07/07/19 02:38
수정 아이콘
JaeS님// 확실치는 않지만 와호장룡에 나온 주윤발-저우룬파-가 아닌가 싶습니다
목동저그
07/07/19 03:51
수정 아이콘
사실 프로리그 좀 줄였으면 합니다. 그리고 방식도 팬들이 원하는 더 흥미로운 방식으로 바뀌었으면 좋겠네요.
IntiFadA
07/07/19 10:34
수정 아이콘
(위에 지적하신 것처럼)그 쵸코파이 맛을 보는 방법은 이등병때로 돌아갈 수밖에 없죠.
하지만 그 맛을 위해 다시 입대할 수는 없는것 아닙니까...
나두미키
07/07/19 13:04
수정 아이콘
프로리그로 쌓아 올린 실력이 승화되어 개인리그에서 보여주었으면 합니다..만.....휴.....
좋은 글 감사합니다~
07/07/19 13:13
수정 아이콘
쵸코파이 맛을 보기 위해 이등병때로 돌아가고 싶다는 뜻이 아니라는 걸 아시잖습니까. 하고 싶은 이야기의 알맹이는 쏙 빼버린 채 말꼬리를 잡고 늘어지는 것 보기 좋지 않아 한마디 하고 싶어지네요.
07/07/19 13:54
수정 아이콘
해법은 되진 않겠지만.... 팀에서의 개인의 스토리를 주는 것은 어떨런지요?
예를 들면..음....가볍게는 팀간 결승전이나 준결승은 다전제를 한다던가,
좀더 적극적으론 룰 개정을 통해서 개인의 활약을 좀더 세분화 시킨다던가 (예를 들면 홈런? -_-;)
IntiFadA
07/07/19 18:40
수정 아이콘
음...
"이등병 때 쵸코파이가 더 맛있었다." 는 비유로 읽어주시고
"쵸코파이를 먹기 위해 이등병 때로 돌아갈 수는 없다." 는 직설적으로 이해하시는군요.

아주 어려운 비유 같지는 않은데.....;;;
The xian
07/07/19 20:55
수정 아이콘
맞습니다. 초코파이를 먹기 위해 이등병 때로 돌아갈 수는 없고. 저부터도 돌아갈 생각도 없지요.


하지만 초콜렛 케익 한 판을 고작 초코파이만큼 맛있게 먹기 위해 이등병처럼 노력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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