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7/03/09 15:10:35
Name JokeR_
Subject 대단히 유감입니다.
안타깝습니다.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비록 스타리그를 접한지 오래되지는 않았지만 이거 정말 한숨밖에 안 나오네요. 해외에서 재방송으로라도 챙겨보며 열광하던 시간도 이제 추억으로 간직해야 하는건가요? 개인리그 예선취소. 처음에 듣고 루머인줄 알았습니다. 아니겠지, 아니겠지, 생각했습니다. 근데 사실이더군요. 정말 이대로 10년동안 많은 사람들이 공을 들인 스타판이 무너질 것인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프로리그만을 고집하는 협회. 도대체 무엇이 그들을 이 지경까지 이끈 것인지 미치도록 궁금합니다. 돈방석에 그리도 앉고싶었던 것인지 아니면 무슨 다른 이유가 있었던 것인지 마주보면서 얘기하고 싶은 심정입니다. 개인적으로 굉장히 팬인 SKT1 과 연관성이 있는지라 매우 착잡합니다. 많은 분들이 T1 이 선택과 집중을 선택했을 때부터 이미 예정된 사건이라고 하시더군요. 처음에 그 얘기를 듣고 그냥 한쪽 귀로 흘려들었는데 이제는 그것이 사실이 아니라고 말하기도 거북해졌습니다.

협회가 방송사와 같이 일하지 않으면서 도대체 어떤 방법으로 스타크래프트의 인기를 가중시킬건지 사뭇 기대가 되네요. 개인리그를 없애고 프로리그를 늘리면 어떻게든 팬들은 스타크래프트를 시청하기 위해 프로리그로 몰릴 것이라고 생각하신다면 대단히 유감입니다. 프로리그가 재미가 없기 때문에 절대로 흥행하지 못할 것이라는 말이 아닙니다. 개인리그가 사라진다는 것은 팬들에게도 비보지만, 프로게이머들에게도 비보가 된다는 것을 모르십니까? 왜 250여명의 프로게이머들이 그토록 개인리그에 피똥싸도록 노력하는건지 한번 생각해 보십시요. 대중이 왜 이윤열 선수의 골든마우스에 열광하고, 마재윤 선수가 로얄로더가 된 것에 열광하고, 임진록에 열광하고, 프로토스의 우승에 열광하는지 말입니다. 이제 막 얼굴을 보이고 이름을 알려 꿈을 실현시키려는 어린 선수들에게 이번 결정이 미칠 영향이 어떨지 생각해보셨습니까?

프로리그에서 하면 되지 않냐고요? 설마 개인리그와 프로리그가 똑같은 리그라고 생각하시는건 아니겠죠? 프로리그를 더 좋아하는 팬들도 있지 않냐고요? 예예, 그렇습니다. 물론이죠. 이제동 선수도, 윤용태 선수도, 허영무 선수도, 김준영 선수도 프로리그에서 이름을 알린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데 그런 엄청난 재능을 프로리그'에서만' 보여준다는 것은 그들에게는 자신의 실력을 더 높은 곳에서 더 많이 보여주고 싶은 기회를 없애는 것이고, 팬들에게는 그들의 이름을 기억할 기회를 없애는 것입니다. 협회도 프로리그든 개인리그든 '스타리그' 라는 이름 아래에 발전하고 싶은 것 아닙니까? 발전을 시켜야 돈방석에 앉죠. 그냥 집에서 백수짓 하다가 심심해서 할거 없으면 스타리그 보러오는 사람들이 팬이라고 생각하시는겁니까? 정말 그렇게 생각하셨다면 대단히 유감입니다. 퇴근하기 바쁘게 칼같이 집에와서 컴퓨터나 텔레비전을 통해 습관처럼 스타리그 챙겨보시는 분들. 그 분들이 당신들의 고객입니다.

고객을 대접하려면 서비스가 좋아야하지 않겠습니까? 그래야 서비스가 좋다는 얘기를 듣고 더 많은 사람들이 오겠죠? 그런데 도리어 서비스를 없애버리다니요. 대단히 유감입니다. 경영한다는 사람들이 사람들을 끌어모을 생각은 하지 않고 오히려 떠나가게 하시다니 정말 대단하십니다. 아! 안타깝습니다! 당신들 말고 우리가 응원하는 선수들이요. 각 스폰서 회사의 대표들이 모여 만든 것이 협회라고 했던가요? 그럼 선수들은 찍소리도 못할 것이 뻔하군요. 우승해서 인정받고 싶어하는 선수들. 집안의 온갖 반대에도 실력으로 인정받고 싶어서 프로게이머라는 직업에 빠져든 선수들. 그런 선수들이 무슨 힘이 있겠습니까? 신인이든 올드게이머든 지금 사태에 가장 충격받을 사람들은 그들입니다. 그들이야 연봉 주니까 시키는대로 하면 되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하셨습니까? 대단히 유감입니다. 안타깝지만 오답입니다. 왜냐하면 그들이 바로 고객을 모으는 서비스에 업무하는 사람들이거든요.

뭐 이왕 엎질러진 물이니 다시 담을 순 없겠군요. 사나이가 칼을 뽑았으면 무라도 썰라고 했습니다. 협회분들이 생각이 있으시기에 이런 모험을 하신다고 스스로 위로는 해보겠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프로리그를 챙겨볼지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저의 이런 행동이 스타리그가 망하길 바라는 것 같다는 말씀은 정중히 한쪽 귀로 흘리겠습니다. 언젠가 망할거라고 생각했다면 애초부터 스타리그라는 것에 관심을 가지지도 않았을테니까요.

대단히 유감입니다.


- 쓰다보니 조금 감정적인 부분이 없지않아 있는 것 같네요. 수정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마땅히 수정하겠습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오윤구
07/03/09 15:14
수정 아이콘
프로리그에서 눈여겨본 선수가 개인리그에서 어디까지 올라가나 지켜보고
개인리그의 스타가 프로리그에서 포쓰를 뿜는것을 바라보는

선순환 구조를 왜 망가뜨리려 할까요. 휴우.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30005 이번 사태의 목적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7] 그냥스타팬4050 07/03/10 4050 0
30003 케스파컵 첫째날 풍경(스갤 펌) [13] 아유6901 07/03/10 6901 0
30002 팀리그가 좋은이유. 협회가 싫은 이유. [4] S&S FELIX5498 07/03/10 5498 0
30001 참 서럽습니다. [8] DeaDBirD3973 07/03/10 3973 0
30000 정말 협회가 파워게임에서 승리했을까요? [6] 파에톤4215 07/03/10 4215 0
29999 오늘 케스파 보면서 느낀것 더하기 협회에 대해 하고 싶은 말... [2] 자유로운4147 07/03/10 4147 0
29998 대학생들은 스타를 안본다? [27] [군][임]5544 07/03/10 5544 0
29997 E-Sport가 무너진다면, 게임계의 미래도 없다고 봅니다. [7] The xian4353 07/03/10 4353 0
29994 제 2 회 KESPA CUP 관람 후기 & 사진. [12] StaR-SeeKeR6807 07/03/09 6807 0
29991 이것이 바로 팀배틀의 묘미!!! [13] SKY925394 07/03/09 5394 0
29990 약간 지난 이시점에서 짚고 넘어갈 것 : 협회의 언론장악 [10] 카알3462 07/03/09 3462 0
29989 시청자들은 지금 당장의 양질의 게임방송을 원한다. [7] 아유3688 07/03/09 3688 0
29988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 [11] 화랑^^;;3835 07/03/09 3835 0
29987 왜 온게임넷, 엠비씨게임 이어야 하는지 절실히 느껴지는 하루 [19] 옴므파탈5990 07/03/09 5990 0
29986 신백두대간 명경기 테테전. 임요환 VS 신희승. [24] SKY926710 07/03/09 6710 0
29985 이 상황에서 협회가... [18] 키루하4407 07/03/09 4407 0
29984 케스파컵 아프리카에서 방송하네요 [145] 못된놈7665 07/03/09 7665 0
29982 대단히 유감입니다. [1] JokeR_3540 07/03/09 3540 0
29979 진정한 문제는 스폰서가 없어진다는 겁니다.. [16] jjune4816 07/03/09 4816 0
29977 자다가 봉창 두드립니다. [1] kellogg3881 07/03/09 3881 0
29976 정말 개인리그 죽이기 일까? [78] 체념토스5194 07/03/09 5194 0
29974 개인리그 보이콧 법적으로 정당한겁니까~~ [45] 다주거써4822 07/03/09 4822 0
29973 개인리그 예선 취소 되었군요 -_- [13] Pnu.5876 07/03/09 5876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