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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6/04/12 16:30:31
Name 비엔나커피
Subject 세상에서 제일 행복하게 살아야되요.
어제 제가 보낸 문자입니다.
받는 사람은 2년전에 헤어진 전애인.
6년을 사귀면서 정말 내사람이 될거라고 생각했고
그래서 더욱 소중하면서도 소홀했었던..

헤어진 이야기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으니 너저분하게 늘어놓을 필요는 없겠죠.

그사람은 저와 헤어질때 이미 다른 사람이 생겼었답니다.
당시엔 몰랐지만 얼마후에 알게되고
치밀어오르는 배신감과 수치심에 약 두달정도를 술과 살았었네요.
두달동안 소주를 170병을 마셨으니.. 살아있는게 용하죠? ^^

여튼 실연의 상처는 시간과 새로운 사랑이라는게 맞는 말 같습니다.

음.. 얼마전에 어찌저찌 해서 그친구가 드디어 결혼을 한다고 하더군요.
아 그렇구나 하고는 그냥 일상속에 묻혀서 살았습니다.
때마침 새로운 직장으로 옮긴터라 적응하느라 다른생각이 잘 안들었죠.

약 한달 전 정도에 전화통화를 했습니다.
결혼 준비는 잘 되어가는지.또 새 직장은 어떤지 서로 안부를 묻던중에
그친구가 그러더군요."지금 웃으면서 이야기 하고있죠?"

막 야식거리를 사려고 찾아다니면서 통화하던 중이라 백프로 열중하지 못하던 터에
그말을 들으니 숨이 턱하니 막히더군요.
"응..당연하지."라고 대답하고 이야기를 마무리 지었습니다만.
아..내가 지금 눈물이라도 한방울 흘려줘야 예의인건가 싶기도 하고 헤헷..

그이야기를 친한 친구놈에게 하니 "넌 속도좋다 쨔샤.."하고 웃더군요.
저도 그냥 웃으며 술이나 마셨습니다.

지금은 그렇습니다.
이제 서른도 넘겨서 중반을 향해가는 마당에
한참 어리고 순수했던 시절 정말 사랑했었다.. 하는 사람이
새로운 누군가를 만나서 가정을 꾸미고, 지금 그대로 행복하고 내가 해줄수 없는것들을
받고있다면 축하해줘야 하는게 맞는일 아닐까요.

어찌보면 너무 일찍 늙어버린 기분도 들지만
그래야 할것 같아서 문자를 보냈습니다.
(어쩌면 그친구는 문자보다 선물이나 축의금을 더욱 바랄지도 모르겠네요.^^)

에.. 지금은 저도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있습니다.
어쩌면 저도 뒤를 이어 결혼을 할지도 모르겠네요.사실..무척이나 하고싶습니다.^^

그친구나 저나 짧지않은 시간동안 사랑하고 아파하면서
서로에게 필요한것들이 무엇인지 확실히 알게된것 같네요.
그만큼 다른 누군가에게 잘할수 있게된 제가 어느정도는 자랑스럽답니다.

이젠 다른사람의 부인이 되버린 그친구에게 덧붙여 해주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정말 고맙다.6년동안 정말 내게 잘해주었는데 난 그걸 몰랐지.
그리고 헤어지고 나서도 내가 조금더 어른이 되게 해준 너.
진심으로.. 세상에서 제일 행복하게 살길 바래.."

그리고 지금 제 곁에 있는 사람에게도 해주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우리도 잘해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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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4/12 16:36
수정 아이콘
친구분의 말씀에 동의합니다
게레로
06/04/12 16:42
수정 아이콘
친구분과 netgo님 말씀 저도 동의합니다.
지니쏠
06/04/12 16:47
수정 아이콘
헉 170병;
06/04/12 16:49
수정 아이콘
말씀하지 않으신 부분이 특별히 없다는 가정하에, 친구분과 netgo님과 게레로님의 말씀에 동의합니다.
Peppermint
06/04/12 16:50
수정 아이콘
햇수로 11년간 첫사랑인 사람과 연애를 계속하다보니 "이 사람과 헤어진 후"라는게 저로서는 상상이 되질 않습니다.
그러면서 두렵기도 하죠.
영원한 것은 없다고 하는데, 내가 너무 "혹시 닥쳐올지도 모를 이별"에 무방비한 것은 아닌지..
그럴수록 충격은 더 클텐데..하면서...
솔직히 한번 사는 인생, 한 사람만을 사랑하고 간다는 것이 아쉽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구요..-_-;;
어리석은 생각이겠죠? ^^

네 분 모두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저는 윗분들 및 친구분 말씀에 동의하지 않습니다..핫핫
06/04/12 17:07
수정 아이콘
때로는 실연의 아픔이 사람을 성숙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물론 폐인으로 만들기도 합니다만.. --;;)
저 같은 경우도, 3년간 사귀었던 애인에게 실연당한 후에... 그 아픔을 잊어볼라고 미친듯이 일에 열중했었죠... 워커홀릭이라고 하나요? 아뭏든 그러고 났더니 언제부턴가 이 업계에서 나름대로 쓸만한 엔지니어가 돼 있더군요.. ^^;;
06/04/12 17:22
수정 아이콘
적지 않은 나이신데.. 헤어짐에도 다 이유가 있겠죠. 친구중에도 5년 10년 연애하다가 헤어진 경우를 몇 봤는데 이건 머 위로를 해 줄 수도 없고.. 그저 자신이 이겨나가길 기다리는 수 밖에요. 그러다가 30대 중반즈음에 20대 영계(?) 만나서 불같은 사랑나누다가 후다다닥 결혼 하더군요-_-
먼저 분에게 못해줬던만큼 새로운 분에게 잘 해 주세요
너부리아빠
06/04/12 17:26
수정 아이콘
아...6년인데 헤어지셧군요,..저는 1년사겼는데도 헤어지려 하니까 숨이 턱 막히더이다. 첫사랑이라서 그런가...위에 11년간 사귄분은 노하우가 궁금합니다. 군대다녀오기전에 사귀기 시작한거라면 더 궁금하군요.-_-
06/04/12 17:29
수정 아이콘
20대 영계...흠흠...
06/04/12 17:32
수정 아이콘
너부리아빠님 //
11년까진 아니지만 햇수로 8년째에 결혼했습니다. 물론 입대하기 전에 만나서 군대도 기다려 주었죠.
남들과 달리 오랜 기간 연애를 유지했던 나름대로의 방법은 만나는 횟수의 조절이었습니다. 일부러 만나는 수를 최소화하면서도 대신 제가 무언가를 해나가고 있다는걸 보여주었습니다. 그게 아마도 믿음을 주었던거 같습니다. 그리고 만나는 횟수가 적다보니 만나는 날마다 이벤트가 풍성했거든요(자금 사정이 아무래도 좋을테니^^). 적게는 한달에 1-2회, 평소에는 한주에 한번정도... 물론 만났단 첫해와 이듬해 정도는 하루가 멀다하고 만났었죠.
06/04/12 17:51
수정 아이콘
슬픕니다 웬지 이 글 읽으니..
06/04/12 17:53
수정 아이콘
아 슬프네요... 지금 안그래도 따뜻한 피아노곡 듣고있는데..^^
마녀메딕
06/04/12 18:00
수정 아이콘
예전에 가수 이소라가 음악프로에나와서(윤도현의...) 헤어진 옛 남자친구를 두고 '얼마나 멋진 사람이었는데요...'하는 걸 보고 참 멋지다 그랬습니다. 어떻게 해어졌건 내가 사랑했던 사람을 인정하고 존중하는것 쉽지 않은 거잖아요.
글쓰신분도 세상에서 제일 행복하게 사세요. 그게 서로 멋진일~
Peppermint
06/04/12 18:11
수정 아이콘
너부리아빠님//
저는 오히려 Paul님과 반대였던 것 같네요.
사귀는 전반부 8년 정도는 거의 매일 만났고 특별한 이벤트는 거의 안했었어요;;
둘다 그런거 귀찮아하는 성격이라..^^ 서로 기대하지 말고 주지도 말자..라고나 할까?
어찌보면 남녀간의 연애라기 보다는 그냥 단짝친구가 오래 사귈 때의 모습, 딱 그것이었던 것 같네요.
뭐든 같이하고 서로 상대방이 좋아하는 것 같이 좋아하게 되고..같이만 있어도 재밌고 심심하지 않고...
비결이라기 보다는 그냥 운이 좋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굳이 비결을 찾자면 서로 눈치가 좀 빨랐던 것 같아요.
상대가 왠지 화가 난 것 같다 싶으면 내가 뭘 잘못했는지 빨리빨리 파악해서 화 풀어주고,
둘다 고집이 별로 없어서 웬만하면 상대가 하자는 대로 다 해주고..
관계가 일방적이지 않고 나름 평등한 편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싸울 일이 없었죠.

그리고 남친 군대가기 전에 워낙 오랜기간 사귀어서 군대때문에 흔들릴 일은 없었어요..
역시 이것도 운인가요? ^^
난다앙마
06/04/12 18:12
수정 아이콘
흐음...저는 이제 1년 지났는대 2년쯤되면 아무렇지 않게 연락하면서 지낼수있을까요??
higher templar
06/04/12 18:23
수정 아이콘
지금 저의 경우와 너무 비슷하여 가슴이 아리네요. 다만 차이가 있다면 저는 새 애인이 없는것 OTL
06/04/12 18:56
수정 아이콘
저두 옛사람이 행복했으면 합니다. 웃으면서 말할거예요.(속은 타고 있을테지만) 오늘따라 비엔나커피님의 글을 읽으니 더욱 애틋해지네요.
너부리아빠
06/04/12 19:49
수정 아이콘
우와...같이만 있어도 재밌고, 싸울일도 없다니요 정말 복받으셨네요.
You.Sin.Young.
06/04/12 19:52
수정 아이콘
알콜중독되지 않은 것이 정말 다행이네요..
후우.. 뭐랄까요.. 사람은 어디까지나 사람입니다.
이해할 수도 없고 이해시킬 수도 없죠.
말하자면 남입니다.

그렇기에 사람에게 자신을 헌신하는 건 어리석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생각을 하는 이유가 스스로도 그런 상처를 겪었기 때문이지만..
그래도 170병은.. 후우..

다음에 만나는 사람과는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잘하시기 바랍니다.
소중하지만 전부는 아닌..
그러나 상대방이 눈치채서는 안돼.. 그런거죠..
Pusan[S.G]짱
06/04/12 21:07
수정 아이콘
헐.. 웬만해선 그 충격을 털기 힘든데. 지금 웃고 있냐고 묻는 의도는 뭔가요 ㅠㅠ
미니미
06/04/12 21:10
수정 아이콘
이혼하고도 견딜 수 있는게 사람입니다.
가끔은 못 견디는 분도 있지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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