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5/10/16 03:54:47
Name hardyz
Subject 스타를 못 끊겠습니다......
2000년 어느 여름에
친구에 꾀임에 따라 학원 옆 피씨방에 갔던 기억이 납니다.
당시 오락실에서는 불가능 했던
"다인 대 다인에 의한 협동 공격"이 가능 했던, 그런 정도의 게임 이었습니다.
무조건 10분 노러시를 당연한 것으로 알며, 너는 캐리어 200, 쟤는 배틀 200
나는 히드라 200을 뽑으며 주구장창 상대방과 들이받고 꼬라박으며
이길 때마다 아싸를 외치고
질 때마다 다시해다시해를 외치며
신선한 재미에 순수하게 빠져들었던, 그런 시대가 있었습니다.

게임이 너무 재미있었기 때문에 방송도 타기 시작 했습니다.
당시 신주영, 이기석등으로 대변되는 그들의 전략과 빌드를 보고 따라하고
프로게이머란 직업도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여기까지는 그저 새로운 문화가 시작되려나 보다.....란 생각만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5년이 지났습니다.
저나 제 친구들은 군대를 갔다왔고, 졸업을 하고, 취직도 했습니다.
근데도, 근데도........

스타를 못 끊겠습니다.

너무 재미있는걸 어떡합니까~!!!

저는 스타 정말 못합니다.
배넷에선 항상 무한 팀플만 합니다.
아직도 10분 노러쉬인줄 알고 입구 안막고 배틀뽑습니다.
이제는 정말 심심하거나, 혹은 재미로 하는겁니다.

그래서 저는 프로게이머들의 경기를 봅니다.
예전부터 내가 정말 하고 싶었던, 보여주고 싶었던 경기들을 그들은 합니다.

한 달 전만 해도 테란이 최강이던 시기가 있엇습니다.
FD와 SK로 대변되는 그들의 플레이에
플토는 테란에게 쌍시옷발음을 외쳤고
저그는 테란은 사기다를 부르짖었습니다.

금년 초만 해도 저그가 짱이었습니다.
양박저그및 마재윤 선수는 금년에만
4개의 우승컵을 거머쥐었습니다.

작년만 해도 플토로 저그를 이긴다는건 꿈만 같았습니다.
맵밸런스는 둘째치더라도
저그유저들은 플토들이 뭘 못하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닙니다.
금년 승률 1,2위를 나눠먹던 이병민, 서지훈선수는
신예플토 둘에게 FD를 쓰다가 8강에서 탈락했습니다.
SK테란을 가장 잘 쓰고, 가장 잘 이해했던 이윤열 선수도
역시 신예저그에게 SK를 쓰다가 예선으로 떨어졌습니다.

마재윤 선수는 아직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지만
양박저그는 듀얼 및 서바이버에 있고

플토들은 저그를 상대로
투게이트 하드코어, 묻지마 닥템, 수비형 프로토스를 구사하며
저그상대도 충분히 할 만하다는 명제를 남기고 있습니다.

전략은 돌고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이 말이 스타를 가장 잘 대변 해주고 있다고 봅니다.
완벽한 전략은 결국 없습니다.
고인물은 언젠가 썩게되듯이
아무리 좋은 전략이라 하더라도 줄창 쓰게 된다면
그 전략이 자기에게 가져오는 악영향을 고스란히 받게됩니다.

이것이 가능한 게임이 지금 제가 살고 있는 이 시기에 나왔다는게 너무 좋습니다.
영원한 전략도, 영원한 챔피온도 없습니다.
살다보면 한국축구가 4강도 올라가듯이
신인선수가 로얄로드로 우승하는 경우도 있고
뉴욕 양키스나 레알 마드리드가 항상 우승하는 팀이 이니듯
어떤 팀, 어떤 선수라도 최고의 자리에 오래 머물러 있지는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말합니다.

스타는 모른다.
몰라서 재미있다.

이것이 제가 느낀 스타에 대한 감정입니다.
제가 일일이 예를 들어가며 말하지 않아도
금요일, 토요일에 있었던 사건만 하더라도 충분히 공감이 가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제가 느낀 감정대로 스타가 흘러가고 있기에
지난 5년 동안 그래왔었고, 그리고 앞으로도 쭈욱......

사랑받을 것이며, 무수한 명경기를 만들어 낼 것입니다.

이렇기 때문에

정말 스타를 못 끊겠습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밀가리
05/10/16 04:02
수정 아이콘
굳이 끊을 필요가 있겠습니까 :) 보는 입장에서는 적절히(!) 즐기면 되는 거죠.
마법사scv
05/10/16 06:35
수정 아이콘
스타는 정말이지 하기에도 재밌고, 보기에도 재밌는 게임 같습니다^.^
나 자신의 계발을 위해서 해야 할 일이 너무나 많음에도 불구하고 시간을 쪼개서 스타를 하거나 보죠.
그 시간이 지나가면 약간의 후회를 하지만 또 보게 되고 하게 되고.. 난감합니다.
아케미
05/10/16 08:42
수정 아이콘
그것이 스타리그가 지속될 수 있는 이유죠^^
꿀꿀이
05/10/16 13:03
수정 아이콘
저도.
FreeComet
05/10/16 13:51
수정 아이콘
끊으려는 생각은 하지 마세요-_-a 그냥 적절하게 조절..
그리고 정말 신기한게.. 원팩원스타더블, 투팩벌쳐놀이더블, 페이크더블... 모두 약 1년정도를 풍미했던 테란의 토스전 전략입니다. 당시에는 모두 완전무적취급이었죠. 그런데 결국 다 파해법이 나오고, 구닥다리 전략은 쓸모가 없네요. 1년전까지만 해도 그렇게 좋다는 투팩벌쳐놀이-더블이 방송에서 전혀 보이지 않는 것도 그렇고요. 이제 똑같이 FD도 점점 사라지고 다른 전략이 새로 나오겠죠. 다음전략은 뭘까요.
05/10/16 16:56
수정 아이콘
이제는 일꾼러쉬가..(퍼벅)
못된녀석...
05/10/16 22:19
수정 아이콘
스타는 건전하게 즐기면서 하면 정말 좋은데... 하루에 몇시간씩, 스타를 안하면 허전하고... 그러면 줄일 필요가 있을것같습니다.
저도 한때는 하루라도 스타를 몇판씩 안하면 어디 덧나는듯이 했던적이 있는데...
컴터가 안좋아서 스타를 지우고 다른 것들을 하다보니 이제는 스타가 없어도 살만 하더라구요;;
그냥 즐기면서 적당히만 하면 됩니다. 그래도 안된다면 스타를 할만한 상황이 안되도록 해보면 될겁니다.
저같은 경우는 화질이 안좋아서 언덕구분을 못하기때문에 짜증나서 지웠거든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7391 이윤열 선수 여행이라도 다녀오세요. [8] Lord3940 05/10/16 3940 0
17390 스타를 못 끊겠습니다...... [7] hardyz4194 05/10/16 4194 0
17389 '역시'라는 말은.. 이제 듣지 못하는 건가요.. [8] 천재를넘어3956 05/10/16 3956 0
17388 어떤 단어를 제일 좋아하세요? [37] EndLEss_MAy4095 05/10/16 4095 0
17387 칼을 갈아 날을 세우고 성문을 부숴, 스스로의 힘으로 옥좌를 뺏으리라. [7] 시퐁4538 05/10/16 4538 0
17386 이윤열 선수에 대한 기억... 그리고 [7] kicaesar3839 05/10/16 3839 0
17384 12481번 에 이은글.. [9] 그녀를 기억하3982 05/10/16 3982 0
17382 모 방송사... 부커진의 유무... (??) [27] mw_ss_ri4509 05/10/16 4509 0
17381 겨울 - 붕어빵의 계절이 왔습니다 [12] 호수청년5616 05/10/16 5616 0
17380 박명수선수..정말 잘했습니다. [19] 김호철3999 05/10/16 3999 0
17378 플토의 대 테란전 매지컬유닛들의 사용 어디까지 쓸수 있을까.... [10] Sony_NW-E704504 05/10/16 4504 0
17377 [잡담] 가볍게 읽는 PGR의 일주일.. [3] My name is J4675 05/10/15 4675 0
17375 갑자기... 강민과 이윤열 선수가 떠오르는군요.. [13] 서지원4204 05/10/15 4204 0
17374 솔직히 사제대결은 다시보지 않았으면 합니다. [38] 야키소바4450 05/10/15 4450 0
17373 05-06 English 프리미어리그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vs 선더랜드 > MBC ESPN LIVE [29] MaSTeR[MCM]4073 05/10/15 4073 0
17372 이번결승 테테전나오면 망할듯.. [139] 한줌의재5650 05/10/15 5650 0
17371 피지알의 비꼬기 문화. 이제 그만하면 되지 않습니까? [50] Mr.Children3974 05/10/15 3974 0
17370 Remember, Nada [10] Nada-in PQ3965 05/10/15 3965 0
17369 VS 박지호 , 임요환의 전략 미리보기 (응원글 포함) [33] 라파엘르4360 05/10/15 4360 0
17368 이제 안보이는 유닛에서 아비터는 제외하자.! [54] 경규원4416 05/10/15 4416 0
17367 레드나다를 망가뜨린 임요환이란 이름의 아우라, 프리스타일. 그리고 이윤열이 나아가야할 길. [215] Frank Lampard9229 05/10/15 9229 0
17366 PGR, 팬택 앤 큐리텔, 천재를 사랑하나요? [25] 종합백과4146 05/10/15 4146 0
17365 변화가 전혀 없는 이윤열,끝없는 몰락 [8] 벙커링4158 05/10/15 4158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