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te |
2002/01/25 03:30:03 |
Name |
글장 |
Subject |
추억 |
마하게야마는 별볼일없는 한촌인데
그 마을 변두리를 흐르는 강을 따라
이리 정도 올라가면 30미터나 되는 폭포가 있다.
단풍이 제법이라 시즌이면 단풍을 보러 오는 사람도
있어서 조그만 찻집들이 들어서기도 한다.
일년에 단 한번 아주 짧고 기적같은 활황기다.
스와의 아버지는 그런 조그만 찻집을 돌며
센베나 사탕을 관광객들이게 파는 장사치.
스와는 머리가 붉은 빛이 나는 계집으로
폭포 밑 용소를 피해서 헤엄을 칠 줄 아는 애다.
가을이 끝나가고 있었다.
조그만 찻집들도 이제 문을 닫고..
스와는 아버지에게 왜 사느냐고 한 번 물어본다.
아버지가 그런 거 생각하고 살았을 사람도 아니고..
스와는 된장국에 밥을 말아먹고 혼자 잠이 든다.
그날 밤 스와의 작은 몸뚱이를 탐내고 들어온
산 사나이에게 스와는 몸을 뺏기고
용소로 뛰어든다.
스와는 차디찬 물속에서 상쾌함을 느끼며
스스로 구렁이가 된 줄 알고 기뻐했지만
작은 붕어였다.
오늘도 마하게야마 용소엔
스와가 변한 작은 붕어가 산다.
작은 마하게야마를 기억할 사람도 거의 없고
마하게야마의 찻집들도 이젠 볼 수가 없다.
그래도 기억할 사람들은
마하게야마엔 기적같은 단풍도 있었고
그 기적덕분에 작은 찻집도 있었고
관광객도 있었고
폭포가 잇다는 걸 안다.
모두 기억속의 일이다.
지금은 아무도 마하게야마를 모른다.
그런게 있었는조차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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