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PGR회원 여러분~~ 날씨가 무지 덥네요...-.-;  그것도 제가 휴가 끝나고 나니 갑자기...ㅠ.ㅠ 다들, 몸 건강관리 잘 하세요~~
이 더운날 날도 덥고해서 좀 뒷북이지만 심심풀이라 생각해서 몇자 적어보니 그냥 편안히 읽어 주세요..(근데, 이 글이 토게글이 맞을려나 모르겠네요)
다름이 아니라 지난 주말 광안리를 뜨겁게 달구었던 '스카이 프로리그 1라운드 결승전', 다들 보셨죠? 안 보신분들도 결과는 익히 알고 계실 거라 생각됩니다.
저 역시 생방은 못보고 다음날 재방송 하는 것을 설레이는 마음으로 봤습니다. (물론, 결과는 인터넷에 들어가면 알 수 있으나 미리 알면 재미없기 때문에 일부러 인터넷은 손도 안댓죠.)
전, 갠적으로 KTF팬이라 KTF가 마지막 경기끝에 4-3으로 이기길 바라고 있었고, 또 당연히 그렇게 될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KTF의 현재 팀전력이나 분위기, 상대팀과의 역대전적, 기타 여러가지 상황을 종합해봤을때 말이죠...전문가나 여러 게임사이트에서도 약간의 KTF의 우세를 점치기도 했었구요..
물론, 작년에 MBC팀리그 결승전에서 4-2로 진 기억도 있으나 그 때는 현 SKT의 전신인 for you팀에 괴물 '최연성'이 있었던 반면 KTF엔 현 에이스 '강민'이 없었고, 또 경기방식이 팀배틀 방식이라 지금과는 많이 달랐죠..
하여튼, 전 KTF가 팀플 3경기 가운데 2경기를 잡고 개인전 4경기 가운데 2경기를 잡아 4-3으로 이길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최종 결과는 '4-1' 너무나 허망하더군요...4-3도, 4-2도 아닌 4-1로 질 줄이야..
경기가 끝난 뒤에 PGR이나 파포 등 각종 스타 관련 사이트에는 이와 관련한 여러가지 많은 글들이 올라오더군요...특히 KTF의 선수와 감독을 질타하는 글들이요..
자 여기서, 뒷 북이지만 KTF가 패배한 근본적인 원인이 뭐라고 보십니까? 선수들의 개인능력 부족? 감독의 역량 부족? 큰 경기 징크스?  
글쎄요...물론, 이 세가지 다 어느 정도 해당될 수 있다고 봅니다...하지만, 선수들의 개인능력은 개인리그가 아닌 팀 단위리그로 치러지는 프로리그에서는 오히려 KTF가 더 낫다고 봅니다. 또 감독의 역량을 제기하는 분들이 있던데, 정수영 감독은 사실  e-sports가 태동하는데 산파역할을 했을 만큼 오랫동안 이 분야에서 활동하면서 스타 등 게임에 대한 식견이나 선수들 관리 및 통솔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KTF가 지금의 명문팀으로 자리잡는데도 정 감독의 공이 없었다고 볼 수 없죠. 그렇다면 징크스?  이것도 아니라고 봅니다...전, 징크스라는 것은 언론과 팬들이 만든다고 봅니다. 선수와 팀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데 말이죠...또 징크스라는 것은 깨지기 마련이고, 언젠가는 없어지죠..
그렇다면 왜 KTF가 패배한 것 일까?
전, 경기 전 엔트리를 공개하는 순간 왠지 모를 불안감이 엄습해오더군요...특히 주훈 감독이 옅은 미소를 띄며 자심감에 찬 말투로(마치 경기가 시작도 안했는데 이긴 것 처럼) 얘기할때는 더더욱 그러더군요..
그러면서 지난 2003년 첫 프로리그 결승전 이었던 에버배 '한빛 vs 동양'의 경기가 문득 떠오르더군요..(당시 한빛의 우세가 예상됐으나 주훈 감독의 절묘한 엔트리 전략으로 강호 한빛을 4-1로 꺾는 파란을 연출했었죠)
역시나 이번에도 주훈 감독은 상대의 엔트리를 정확히 예상하고 맞춤 엔트리를 짜가지고 왔더군요...1경기 대 프로토스전 스페셜리스트 '전상욱',  3경기 변길섭의 천적관계인 운영의 마술사 '박태민', 5경기 강민과의 역대전적에서 앞서는 악마 프로토스 '박용욱' 게다가 절대적으로 불리할 것 같았던 팀플에서도 김성제를 깜짝 기용하며 1세트를 따내는 등 상대팀을 완전 압도했죠..
지난해 과도한 자만심으로 한 차례 실패를 경험했던 주 감독과 SKT팀원들이 1년 동안 절치부심하며 준비해 온 결과라고 봅니다.
반면, KTF는 그야말로 평범하고 무난한 정공법으로 승부를 했고, 그 결과 '게임계의 레알 마드리드'라는 별칭이 무색하게 완패했습니다.
그렇습니다..결승전이라는 중요한 경기에 KTF는 평범한 '정공법'을 SKT는 허를 찌르는 '역공법'을 들고 나왔던거죠..
이는 마치 이순신이 일본의 10분의 1도 안 되는 배를 가지고 무찌른 '한산대첩'이나 절대적으로 불리한 신장 및 체격조건을 지닌 이만기가 이봉걸을 정면승부가 아닌 옆으로 중심을 흔들면서 이기고 천하장사에 오르는 것과 비슷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바로 '전략'과 '전술'의 싸움에서 진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 '전략'과 '전술'을 주훈 감독 혼자 짠 것일까요? 그것은 결코 아닙니다..물론 주 감독이 많은 노력을 했겠으나 주 감독을 보좌한 서형석 코치 등 코칭 스템과 주장 임요환을 비롯한 최연성, 박용욱 등 고참선수에서 고인규, 윤종민 등 막내 선수에 이르기까지 혼연일체가 돼서 준비한 결과라고 봅니다..
물론, KTF도 감독과 전 선수가 열심히 준비했겠으나 이러한 전략, 전술을 준비하는 데 있어 많이 SKT에 비해 조금 미흡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특히 경기가 끝나고 임요환 선수가 "상대팀 전력을 분석하고 최적의 엔트리를 짜느라 선수보다 일찍 일어나고 늦게 잤던 서형석 코치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듯이 최근의 프로게임계에서 감독 못지 않게 '코치'의 역할이 크게 부각되고 있습니다.
과거의 훌륭한 장수나 임금 밑에는 항상 그를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 심복 부하가 있었고 현재의 야구나 축구, 농구 등의 유명한 프로팀 감독 밑에도 그를 보좌하는 코치진이 있지요.
실제로, 히딩크 감독은 2002 월드컵시 각 부분별로 전문화된 코치진을 두는 등 무려 10명 가까이나 되는 대단위 코칭스탭을 꾸렸고 이 결과 우리는 4강 신화라는 큰 위업을 달성했었죠..
즉, 결론적으로 KTF는 더 이상 선수영입이나 트레이드를 통한 전력향상을 꾀하기 보다는 현재의 팀 전력을 극대화 할 수 있도록 정 감독을 보좌할 수 있는 유능한 코치진을 구성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전, 만약 KTF가 코치를 영입한다면 1순위로 현 온겜넷의 김창선 해설을 적극 추천하고 싶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떻게 보십니까?

* 제 글을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혹시 내용 중에 잘못된 부분이 있거나 오타가 있으면 지적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