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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9/10 09:38
제가 이글루스를 안봐서 모르겠지만, 진보의 논리는 태생적 약점이 있습니다. 보수는 현실이 무기지만, 진보는 미래가 무기거든요.
그런데 이 진보의 방향성이라는게, 쉽게는 '사람'이 바뀌어야하지만, 그걸로는 문제의 해결책이 될 수 없으니 '구조'를 바꾸자고 하는거고, 문제는 그 구조를 바꾸는 것이 굉장히.. 현실대책으로 대안을 제안하기가 어렵다는 점입니다. 반면 보수의 논리는 굉장히 쉽습니다. 기존의 '현상'들을 언급하는 것 만으로도 사람들의 동감을 얻어낼 수 있죠. 특히 사람은 자기에게는 너그럽고 타인에게는 야박한 면이 대체로 있다고 보는데, 진보진영에 비해 보수진영의 논리가 '나'는 변명할 수 있게 하고 '타인'은 엄격하게 재단할 수 있게 해 주는것도 한 몫한다고 봅니다. 진보진영을 아우르는 반자본주의, 사회복지, 천부인권, 최저생계, 개인의 최대자유, 최대행복 등의 내용들은 전부 '나' 라는 존재에 대한 자기성찰과 반성을 필연적으로 끌고 들어가지만, 보수진영의 체제유지, 경쟁, 약육강식, 친자본주의, 힘의 논리 등은 '남'에 대한 손 쉬운 비판의 디딤돌이 되어준다는 차이가 있어서 그럴 것 같습니다. 두 번째로는, 시대가 '염세적'이기 때문입니다. 진보진영의 주제란 대체로 '앞으로 이렇게 변화해야만 한다'는 지향성을 기존의 실패를 다루며 피드백 하는 내용입니다. 문제는 그게 지금의 시대에는 '한계'가 있고, 더 나은 '이상향'을 위해 시스템을 바꾸자는거지요. 하지만 자본주의 도래 이래 가장 그 단점이 두드러지게 드러나는 현 시대는 사람들을 염세적으로 만들고 '그런게 어떻게 되겠냐 멍청아'라며 비웃음이 습관화 되어있기 때문입니다. 보수진영은 그저, 지금까지 벌어진 구조적 모순들을 '어쩔 수 없다. 대신 단물은 너네도 언젠간 빨아볼 수 있을거야. 꿀빨 날 오겠지'라며 '그게 바로 인간이잖아. 너도 이기로 충만한거 내가 모를 줄알아? 그게 자연스러운거야'라며 '자연스러운 욕망에 대한 자유'를 더욱 부추기죠. 당연히, 설득력은 후자가 훨씬 그럴듯하지만 시대의 방향을 바꾸는 목적성은 없는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진보진영이 가장 힘든 시기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재밌는건, 기존의 자유주의와 시장경제, 자본주의가 그 단점을 점점 더 심각하게 드러내는 와중에도 이것 또한 시장으로 치료가 가능하다고 믿는 사람들의 충성도입니다. 이쯤되면 믿음이 아닌가 싶더라구요.
12/09/10 10:45
두 분 이론적인 이야기는 재미있게 잘 봤고요. 드러난 현상으로만 얘기하자면
통진당의 경선부정과 이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이정희와 이석기로 대표되는 당권파가 보여준 짓거리, 그리고 이들에 의해 밀려난 유시민의 국참당계와 심상정-노회찬으로 대표되는 비당권파가 무력한 모습을 보여주었고 여기에 4.11 총선 직후 이상규의 토론 프로그램 발언, 이석기의 애국가 논란이 여기에 기름을 부으면서 비단 이글루스가 문제가 아니라 대부분의 넷공간에서 진보가 수세에 처하고 있습니다. 민노당 당원분들도 많았고 그렇지 않더라도 진보성향을 띤 회원분들의 활동이 왕성했던 pgr조차도 현재 통진당이나 이정희란 단어는 거의 마... -_- 와 동급의 대우를 받고 있는 처지니까요. 지금으로선 흔히 말하는 '노심조유'가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고, 그 대안이 받아들여지기 전까진 한동안 이런 분위기는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12/09/10 11:27
이글루스 추천제를 이용한 쪽수와 분탕질. 그러면서 일어나는 고립화.
저도 이글루스 정치키워였습니다. 스덕질과 달리 정치키워질은 들어주는 사람이 중요합니다. 그런데 점점 시사페이지는 저런 분탕질때문에 고립화 되어 가더군요. 정사갤의 몰락 과정과 비슷합니다. 구경꾼이 있는게 아니라 지네들끼리 치고 받는. 원래 정치키워질의 본질은 이거지요. "동네 사람들~ 내 말 좀 들어보소~" 그런데 말 듣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그럼 뭐 '선동'을 할 필요가 없는 것이지요. 차라리 피지알에서 정치키워질을 하지. 물론 요즘은 둘 다 안합니다. 가카가 힘을 잃었어요. 그러면서 저의 정치키워질도 힘을 잃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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