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2월 24일, 안필드에서 아스날은 1:1 무승부를 기록했습니다. 2년 연속 아스날이 크리스마스 리그 선두를 확정짓는 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OPTA의 우승 예측은 여전히 맨시티였습니다. 아스날의 우승 가능성으로는 27%를 예측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보름이 채 지나지 않은 1월 초 현재, 아스날의 우승 가능성은 3.4%로 추락합니다. 웨스트햄과의 홈 경기 0:2 패배, 풀럼원정 1:2 패배로 리그 2연패, 리버풀과의 FA컵 홈경기에서 2:0을 포함하면 공식경기 3연패를 기록해버렸기 때문입니다. 12월 10일 에메리의 빌라에게 0:1로 패배한 후 공식전 7경기 1승. 구너들에게는 끔찍한 연말이었습니다.
아스날의 지독한 부진은 공격력의 저하에서 기인합니다. 지난 시즌의 화끈한 편이었던 공격력은 올시즌 반감된 모습이며, 이는 지난 시즌의 선전이 오픈 게임을 하던 상대팀들을 내려앉게 만들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아스날의 공격력 저하를 모두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현지에서도 이를 놓고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오가고 있습니다. 이런 이야기들 몇가지를 소개해보고자 합니다.
우선 개리 네빌이 포문을 열었습니다. 12/27일 개리 네빌 팟캐스트에서, 아스날의 전방 쓰리톱은 각각 대단하지만 셋은 잘 어울리지 않는다는 비판을 남겼습니다. 살라, 피르미누, 마네의 3톱 만큼 어우러지지 않는다는 겁니다. 이에 더하여 가브리엘 제수스와 에디 은케티아는 리그 타이틀을 노리는 팀에서 No.1과 No.2가 되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습니다. 각각 주전 뒤에서 No.2와 No.3가 되어야한다는 얘기입니다. 제수스에 대해 했던 얘기입니다.
"제수스는 예전에 유나이티드에서 뛴 루니나 테베즈같은 장점을 지니고 있는 좋은 선수고, 나도 좋아한다. 하지만 선천적인 킬러 본능은 결여되어있다. 리그 13경기에서 3골에 그쳤다. "
이에 어느덧 영혼의 단짝이 된 캐러거가 반박합니다.
"리버풀이 우승할 때를 떠올려보면 놀랍게도 피르미누는 리그 홈경기에서 단 한골도 기록하지 못했다. 하지만 피르미누의 득점력을 지적한 사람은 없었다. 왜냐하면 살라와 마네가 득점력을 메워줬기 때문이다. 꼭 전방의 9번이 득점을 해줘야만 우승하는건 아니라는 거다. 내 생각에 제수스는 피르미누같은 장점을 지닌 선수고 사카와 마르티넬리가 더 득점을 해줘야한다. "
반면에 구너 패널인 폴 머슨은 공격력보다는 큰 경기에서 수비력에 약점을 보이는 진첸코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하지만 그 후...
3경기 XG 6.47 1득점이라는 심각한 빈공에 시달리며 3경기 연속 패를 기록합니다. 웨스트햄전에서는 슈팅 30개를 때리고도 한 골을 못넣었기도 하고요. 3경기 통틀어서는 63슈팅 1골입니다.
디 애슬레틱의 제임스 맥니콜라스 칼럼이 나옵니다. 아스날의 공격력 부족 : 이적시장 전략이 바뀌어야할까?
이 칼럼은 아르테타의 FA컵 리버풀전 패배 후 기자 회견에 나온 문답을 인용하면서 시작합니다.
"어째서 득점하지 못했다고 생각합니까? "
"공이 골대에 안들어갔으니까요."
유료 기사고 하니 주요 내용만 요약하면, '아스날의 공격력 부족을 지적한 후에 팬들은 공격수를 사야한다고 말하고, 일각에서는 불운일 뿐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공격수를 사는건 FFP가 거의 다 찬 아스날의 재정적 현실(아스날의 겨울 이적시장 최우선순위는 라야의 완전이적 옵션 발동이고 그 다음은 수비진 뎁스 강화라고 알려져있습니다.)과 공격수의 특히 겨울 이적시장에서 비싼 가격으로 힘들고, 불운이라고 보는 시선은 과도한 단순화라는 내용입니다. 그럼에도 최소 여름에는 공격수 영입을 고려해야하지 않겠냐는 결론'으로 마칩니다.
그 다음 이어 나온 칼럼은 이를 반박하는 흐름입니다. 마크 케리가 쓴 "공격수 영입이 아스날의 공격력 슬럼프를 해결해줄 수 없는 이유"입니다. 이 칼럼은 아르테타의 아스날은 장기적 흐름으로 보면 결국 득점과 xg는 일치해가는 흐름을 보이고, 현재 경기들에서도 기회는 충분히 창출해내고 있기 때문에, 일시적인 슬럼프라는 주장을 담습니다. 따라서 공격수의 영입이 물론 어느팀에게도 도움이 되겠지만, 아스날에게 있어 우선순위는 아니라'는 내용입니다.
그리고 오늘 앨런 시어러가 반박 칼럼을 싣습니다.
" 아스날은 날려버린 기회에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며, 이는 불운과는 무관하다"는 제목입니다.
역시 내용만 간단히 요약하면, '아스날 선수들은 슈팅을 너무 아껴서 빠른 타이밍에 가져가지 못하고 있으며(특히 하베르츠와 외데고르 그리고 사카의 볼 터치가 지적을 당합니다.) 결정력이라는건 본능적인 감각이라고 말합니다. 기억 속에서 골잡이 없이 우승한 팀은 시티와 첼시 정도가 있는데, 첼시에는 그래도 램파드가 있었고, 시티는 귄도간처럼 모든 포지션에 월드클래스를 채워둔 팀이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여러가지 통계를 통해 지난 시즌 보다 약해진 아스날의 공격력을 지적합니다. 지난 시즌보다 나아진 득점 지표는 세트피스 하나뿐이라고요. 그리하여 아스날의 재정상태는 모르겠고 득점력을 지닌 전방 공격수는 가장 비싼 포지션이지만, 아스날은 이걸 구해야하고 그렇지 못한 대가를 이미 치르고 있다. 이건 불운이 아니다'고 마칩니다.
현재 아스날은 두바이로 캠프를 가있는 상태고, 아직 부상인 팀버와 파티에 선수들의 가족들까지 동행한 대규모 캠프를 떠났습니다. 아르테타는 그럼 득점 문제가 심리적인 거냐는 질문에는 우리가 할 수 있는건 다 해야한다고 답한 바 있으며, 슈팅 30개로 못넣었으면 50개고 60개고 들어갈때까지 때리고 노력하는게 우리가 해야할 길이라는 식의 답변도 남긴적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겨울 이적시장에서 아스날은 쓸 돈이 없다고 알려져있고, 풀백들의 부상행진으로 인해(개인적으로는 이것도 공격력 부진의 원인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수비진 뎁스가 더 급한 상황이지만 돈을 쓸 수 있는 여름에는 공격수 영입도 고려는 해봐야하지 않나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