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30일부터 지금 이순간까지,
코엑스 메가 스튜디오를 메워준 많은 분들을 기억합니다.
그 사람 중의 하나가 저였음을,
아직도 자랑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그 시간, 우리가 그 시간을 보내면서, 쏜 것은 무엇이었을까요.
어리석은 제 소견으로는 희망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항상 느껴오고, 걸어온 희망의 기억들.
꿈이 현실이 되는 것이 가장 아름다운 것이라면,
우리는 지금 그 모습을 바라고 있었고, 지금 그것이 실현되는 것을 보고 싶어할 것입니다.
이 땅의 어느 모습이 그러하듯이, 비주류가 살기는 그렇습니다.
그저, 살아가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것은 희망이었겠지요.
우리에게, 희망이 있다는 것을....
우리 스스로는 압니다.
아직 희망을 버리고 싶지 않습니다.
지난 1달여간, 우리가 걸었던 그희망의 기억이 실현되는 것을 보려고 합니다.(비록 생방은 아니어도....)
주목해 주십시오.
그리고, 아직 우리가 쓰는 희망의 노래가 끝나지 않았음도 기억해 주십시오. World E-Sports Games는 시즌 1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1년간 계속 열리는 대회입니다.
◆World E-sports Games 2005 Season1 FINAL.
황태민(SK.Zacard,O) vs 장재호(Moon[ONE],N)
정상이 어떤 것인지, 난 꼭 알아야만 하고 알 수 있으리라.
내가 곧 호드임을 베이징 하늘 아래서 증명하리라.
vs
13전 전승 우승에, 12전 전승우승으로 내 영광을 드높이리라.
베이징 하늘 아래, 내 달빛만 은은하리라.
●상대전적
<황태민 3:1 장재호>
WCG 2004 본선 16강 1경기 @Turtle Rock 황태민 승
WCG 2004 본선 16강 2경기 @Lost Temple 장재호 승
WCG 2004 본선 16강 3경기 @Twisted Meadows 황태민 승
황태민 환송전 @Blue Rose 황태민 승
◎경기 순서
1경기 Night Haven
2경기 MaelStrom
3경기 Turtle Rock
4경기 Twisted Meadows
5경기 Night Haven
양 선수는 각 종족에서 탁월한 선수라는 점을 항상 상기해야 합니다.
두 선수 모두 자신의 능력의 극한을 보여주는 선수들이고, 그 극한의 모습에는 영웅의 모습이 함께 들어 있습니다. 각 종족을 상징하는 영웅인 그들, 진정한 승부는 지금부터 입니다. 가장 중요한 순간, 그들은 서로 마주쳤습니다. 서로가 서로를 인정하고, 서로를 부담스러워 하는 지금, 그들의 대면과 경기의 모습은 어떤 예측의 가능성을 지우고 있습니다. 그들의 경기에 섣부른 예상을 하는 것이 얼마나 의미가 없는지를 잘 압니다. 그들은 탁월한 호드와 센티널의 영웅이기 때문입니다. 그저 숨죽이면서, 보는 것이 더 좋은 그런 영웅이기 때문입니다.
가장 큰 경기의 변수는 역시 최근에 나온 1.18 패치이겠습니다. 종족 고유의 영웅이나, 유닛의 수정이 대대적으로 가해졌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나엘과 가장 궁합이 잘 맞는다고 평가를 받는 중립영웅의 변화가 눈에 띕니다. 파로와 팬더의 약화, 비마의 소환물에 대한 수정의 실시로 대변이 되는 패치는 분명 경기의 양상을 다르게 만드는 힘을 가지리라고 봅니다. 서로가 각 종족의 최고를 대표하는 선수들이라는 점에서 이는 더욱 그러합니다. 다만, 이러한 패치가 경기 전반을 머리부터 발끝까지 바꿀 수 있느냐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워낙 종족의 유연성이 강한 나엘이고, 유닛간의 조합이 될 때, 나엘의 위력이 강하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한 둘의 중립영웅의 패치가 승부를 완전히 바꾸는 효과를 낳을지는 의문이네요. 변수는 되겠지만, 말 그대로 변수일 뿐입니다. 특히 장재호라는 선수가 다양한 시도를 하는 선수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습니다. 그리고, 황태민 선수도 리 샤오펑이나, 조우천과의 경기에서 후 팬더를 즐겨 쓰던 모습이 나왔던 점을 감안한다면, 더욱 변수 이상의 의미를 갖기는 어렵네요.
결국 나엘과 오크의 대결에서 관건이 되는 것은 상대를 어떻게 봉쇄할 수 있는가가 아닐까 싶습니다. 황태민 선수의 경기 모습을 본다면, 이번 WEG 시즌에서는 확실히 블마를 이용해 상대의 발을 묶어 놓고, 이 사이에 사냥이나, 견제, 유닛의 조합과 테크업을 마치는 모습으로 상대를 흔들었습니다. 요컨대, 상대의 발전을 위한 시간을 주지 않았던 것이 눈에 띄는데, 이 전술은 장재호 선수를 상대로 할 때도, 반드시 써야 하는 유용한 전술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다만, 황태민 선수가 이 전술로만 지금까지 경기를 치뤄 왔다는 점을 감안할 때, 그의 다른 전술적인 선택이 주목됩니다. 선영웅의 다양화라던가, 빠른 테크를 이용한 전술, 혹은 리 샤오펑과의 마지막 경기에서 사용한 깜짝 윈라와 같은 순간의 변화. 이 변화의 요소가 녹아들어갈 때, 오크의 황태민 선수는 장재호 선수상대로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입니다. 명심해야 할 것은 전략이 노출이 된 것을 보완하지 않았던 이중헌, 김홍재 선수가 결국 결승에서는 이형주, 장재호 선수의 맞춤식 빌드에 무너졌다는 것이지요.
장재호 선수 또한 오크의 힘의 집중을 견제해야 할 것입니다. 왜 비마나 파로를 이용한 소환물을 쓰거나, 혹은 데몬이나 워든을 이용한 견제의 활약상. 결국은 오크의 힘을 모이지 못하게 하는 것이 큰 원인입니다. 장용석 선수와 순리웨이 선수와의 경기를 보면서, 적어도 저는 어느 한 힘을 모으는데 성공한 순리웨이 선수가 이기는 장면이 확실해 보이더군요. 바꾸어 말한다면, 나엘의 과제는 오크에게 힘을 모을 빌미를 주지 않는 것이고, 지금껏 그것이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장재호는 그 능력이 탁월합니다. 영웅이나 유닛을 관리하는 컨트롤이 좋고, 순간의 상황 판단과 예상을 벗어나는 플레이로 상대의 기를 눌러 버립니다. 중립영웅의 하향이 그에게 분명 약간의 타격은 될 수 있겠지만, 그만의 맞춤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가 자신만의 플레이를 펼치는 시간을 벌기 위해서도, 나엘의 멀티를 확보하는 시간을 벌기 위해서라도, 그는 견제를 해야 하고, 상대의 흐름을 봉쇄해야 합니다. 그는 분명, 황태민에게 더 많이 졌습니다. 중요한 순간마다.
맵의 순서, 1경기 나이트 헤이븐은 아직 많은 경기가 벌어지지 않았습니다. 바꾸어 말한다면, 맵의 문법은 여전히 창조 가능이라는 뜻이겠지요. 이 경기에서 순리웨이 선수가 장용석 선수를 이긴 모습이 재연될 수도 있으며, 혹은 장재호 선수의 깜짝 프텍러시도 가능한 상황입니다. 어떤 것이든, 1경기는 중요합니다. 정석적으로 흐를 경우, 제 개인적인 소견으로는 승부는 5:5라고 생각합니다. 초반의 견제가 중요한 맵이고, 상대의 동선을 따라 흐름을 끊는 플레이가 더욱 요구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플레이는 양 선수 모두 능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다만, 제 어리석은 소견으로는 1경기의 승자가 장재호 선수가 될 경우, 급속도로 장재호 선수에게로 분위기가 기울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2경기가 마엘스트롬, 그가 가장 자신있어할 맵이기 때문이지요. 반대로 1경기를 황태민 선수가 잡는다면, 설사 2경기를 내준다고 하더라도, 기세에서 밀릴 상황은 연출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봅니다.(물론, 1,2경기를 모두 잡는다면, 얘기는 또 달라지지요.)
그 어떤 말을 쓰더라도, 결국 승부는 선수들의 손에 달려 있습니다. 처음이라는 것은 설레고 떨리는 것입니다. 그 설레고 떨리는 이름에 누구의 이름이 오를지, 생방이 아니라는 점이 아쉽다 느끼지만, 방송으로 나올 때, 여러분들이 꼭 봐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두 선수는 그럴 가치가 있는 경기를 만들어 내리라고 저는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Good Luck!
ps. 방송이라는 것이 갖추어져야, 결승이 의미가 있는지도 모르고, 거기에 맞추어 글을 써야 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무언가 아쉽더군요. 열리는데, 막상 열리는데, 그 자리에 맞추어 쓰지 않는다는 것이 아쉽다는 생각도 들고.....
그래서 올리기로 했습니다. 부탁드립니다. 방송을 한다면, 꼭 보아주십시오.
그리고, 이 글을 통해 여러분이 기대하는 바를 모두 적어주십시오. 부탁드립니다.
ps2. 노래는 희망은 있다라는 노래입니다. 이틀 후에 태크를 지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