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존.
스타리그의 팬이기도 하며, 동시에 워3리그의 팬이기도 한 저입니다.
문득, 공존이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함께 같이 좋아할 수 있는 그런 모습.
오늘, 그런 모습이 나왔으면 합니다.
2시에 시작하는 WEG 2005 시즌1의 3회차.
5시에 시작하는 SKY 온게임넷 프로리그 3R 결승.
함께 공존하고, 양자 모두 끝까지 방송이 되었으면 합니다.
공존을 위해 함께.
A조 Twisted Meadows
황태민(SK.zacard,1승,O) vs 루 아오단(EAT,1패,N)
지금 두 선수의 분위기는 다릅니다. 비록 프라임리그의 특별전에서 돌아온 쇼부, 박세룡 선수에게 패했지만, 여전히 그는 WEG 2005 시즌 1의 강력한 우승후보이며, 이를 첫 경기 개막전에서 증명했습니다. 상대적으로 참가 선수 가운데 가장 낮은 평을 받은 루 아오단 선수의 경우, 첫 경기에서 해보지도 못하고 초반에 무너졌습니다. 그런 상반된 상황에서 진출과 승패를 가를지도 모르는 경기가 그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오크가 나엘을 잡기 위해서는 먼저 다양한 선택의 항목을 이용해서 상대를 잡는 방법이 있겠고, 상대의 허점을 노리는 예리한 공격력을 통해 상대를 누리는 방법이 있겠으며, 상대를 지속적으로 괴롭히면서 자신의 이익을 얻고 이를 통해 승리하는 방법이 있겠습니다. 이 중에 하나를 완벽히 실행을 해서 이기는 것이 가능하겠고, 혹은 여럿을 조합을 해서 상대를 이기는 것도 가능합니다. 선택은 황태민 선수의 몫이고, 그가 자신이 선택한 전술과 전략을 완벽히 구사할 경우에 승리는 그의 몫이 될 것입니다.
루 아오단 선수는 우선 상대에게 주눅이 들지 않아야 합니다. 나엘이 가진 종족의 이점인 후반부 로어 유닛까지의 조합의 강점과 영웅 선택의 자유로움, 멀티의 유연성을 최대한 활용을 해야 합니다. 상대가 예측하지 못한 방향에서 경기를 풀어나가거나, 멀티를 해서 상대에게 흐름을 넘겨주어서는 안 됩니다. 흐름이 넘어가는 순간 그에게 남는 것은 패배입니다. 같은 중국 선수인 리 샤오펑 선수가 정찰의 실패와 전략적 유연성의 부재로 졌던 그 전철을 되풀이 해서는 안 됩니다.
B조 Turtle Rock
프레드릭 요한슨(SK.MaDFroG,1패,U) vs 메를로 유안(4K.ToD,1패,H)
프레드릭 요한슨, 그리고 메를로 유안. 지금 그들이 이 경기를 마치고서도 그들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첫 주에 그들을 이겼던 상대의 전력은 만만치 않다는 것이 드러났습니다. 지금 이 시점에서 그들 중에 패한 선수는 2패가 되고, 이는 스스로의 힘으로 8강에 오를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승과 패가 갈리는 것이 단 한 순간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경기 중에도 냉철함을 잃지 않는 것과 굳은 마음가짐입니다.
장재호 선수와의 경기에서 보여진 프레드릭 요한슨의 모습은 어딘가 모르게 경기를 지배하던(이기던, 지던) 그 모습이 사라졌다는 느낌이었습니다. 흐름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이를 통해 경기를 이겨오던 그의 센스가 많이 떨어졌다는 것일까요. 지금 그에게 주어진 과제는 상대적으로 유리한 휴먼과의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는 것 못지 않게 승리를 얻는 과정에서 흐름을 지배하는 일입니다. 그것이 선행되어야만 그가 비로소 살아났다고 할 수 있겠네요.
다소 확고한 결단을 내리지 못해서 패배한 느낌이 드는 메를로 유안 선수. 지금 그에게 필요한 것은 전략의 유연성 못지 않게, 전략의 확고함입니다. 아집과 확고함은 다릅니다. 자신의 전략이 틀렸음을 알 때도 고집을 하는 것은 아집이겠지만, 시도도 하지 않고, 상대의 전술만 쳐다보는 것은 확고함이 부족했다고 말 할 수 밖에 없습니다. 멀티를 빠르게 선택을 하던가, 병력의 조합을 더욱 튼실히 하는 쪽으로 선택을 하던가, 결단을 내려서 이를 행하는 것이 중요해 보입니다.
C조 MaelStrom
조대희(4K.Fov,1승,U) vs 즈드라브코 조르기에프(SK.Insomnia,1패,H)
다소 고전 끝에 서전을 승리로 장식한 조대희 선수와 첫 경기에서 본인에게는 많은 아쉬움이 남을 패배를 기록한 조드라브코 조르기에프 선수와의 경기입니다. C조의 흐름이 어떤 식으로 변하는 가를 알아보는 경기가 이번주에 있게 되는데, 조대희 선수가 이긴다면, 2승으로 치고나가며 C조의 향방이 의외로 쉽게 결정이 날 수 있겠지만, 반대의 상황이라면, 의외의 흐름이 나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고전을 했던 나엘전과 달리 휴먼전이라면, 자신이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맵인 마엘스트롬에서의 경험도 조대희 선수는 훨씬 높습니다. 휴먼의 사냥이나 멀티를 방해하는 견제의 플레이를 펼치면서, 가고일, 혹은 디스나 어보미같은 고테크로 넘어가는 플레이도 가능합니다. 상대적으로 선택항이 비교적 좁다고는 하나, 뭉칠 때의 언데드의 화력은 강합니다. 상대의 선택에 휘둘리지 않는다면, 그가 승리할 가능성이 비교적 높아 보입니다.
맵에서의 경험이 그다지 많지 않다는 점이 즈드라보코 조르기에프 선수의 약점입니다. 허나 이를 제외한다면, 그 또한 할 만한 요소는 있습니다. 무엇보다 멀티를 가져가거나, 병력의 구성을 튼실히거나, 이 둘 중에 하나를 택해야 합니다. 혹은 상대가 전혀 예상을 하지 못한 방향으로 경기의 변수를 정해야 합니다. 계속적으로 자신의 흐름을 가져가면서, 안정적으로 경기를 운영해 나갈 때만이, 그에게 승리를 보장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상대에게 휘말리지 않고, 자신의 길을 걷는 그것이 절대적으로 요구되는 순간입니다.
D조 NightHaven
천정희(SK.sweet,1패,U) vs 알보츠 하이드리안(SK.HeMan,1승,H)
천정희 선수, 장용석 선수를 상대로 엄청난 선전을 보여주었습니다만, 결국 남은 결과는 패배였습니다. 하지만, 그가 보여준 경기력은 기대감을 높이기에는 충분했지요. 알보츠 하이드리안 선수가 압박과 유연함을 바탕으로 중국의 순리웨이 선수를 잡을 때의 모습은 이 선수도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은 선수라는 점입니다. 이 둘이 만납니다. 그리고 승과 패를 교환합니다. ESWC2004에서 알보츠 선수는 이겼고, 3위를 차지했습니다. 지금 그 복수가 일어날지, 아니면 복수를 저지하며 2승 고지를 밟을지는 경기 결과가 말해 주겠지요.
천정희 선수는 방심을 금물입니다. 제작맵이라는 점은 경기의 양상이 래더의 그것과 또 다를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거리가 그다지 멀지 않고, 견제를 통한 상대의 저지도 가능합니다. 혹은 모아서 한방에 치고 나가는 식의 전술도 가능하겠군요. 상대의 발전을 최대한 늦추고, 자신의 발전을 이룰 때, 그에게 승리는 돌아갑니다. 어차피 맵에 대한 이해라는 조건에서는 양자의 처지가 같습니다. 최대한 맵의 특성을 파악하고, 사냥이나, 진형, 전술을 예측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알보츠 하이드리안 선수가 언데드를 상대할 때의 기술은 너무 좋습니다. 유연하게 언데드를 상대로 언데드의 전술에 대처하는 모습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유연성이라는 측면이 다시 나와야 합니다. 상대의 허를 찌르는 전략, 상대를 압도할 정도가 되는 힘의 집중. 상대의 예측을 벗어나는 타이밍의 전투. 이 모든 점을 복합적으로 구사할 때, 비로소 유연성이라고 말 할수 있겠지요. 그의 승리를 향한 길은 여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유연함. 상대의 예측을 벗어나는 변화와 결말을 지을 수 있는 단호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