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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5/01/29 15:48:56 |
Name |
세이시로 |
Subject |
프리미어+MSL+OSL 후기 - 세 야수의 혈투 |
한때 그런 유머글이 회자된 적이 있다. '만약 ...를 걸고 승부를 벌인다면, 당신은 어떤 선수를 택하겠는가?' 누군가 바로 지금 그 질문을 던진다면, 필자는 주저없이, 지금 기세로는 어떤 맵에서 누구를 상대해도 이길수 있을것 같은 세 선수를 택하겠다. 바로 박태민, 박성준, 이윤열이다.
랭킹 1위의 최연성이 잠시 쉬고 있는 사이, 지금 중원을 삼분하고 있는 것은 이 세 명의 선수이고, 그들은 누가 과연 최고의 자리에 오를 것인가를 놓고 그야말로 야수와 같은 혈투를 벌이고 있다. 어느때보다도 무시무시한 그들의 기세와 불타는 야망은 서로에게 한치의 양보도 허락치 않고 있다. 비중이 큰 대회의 결승전이 순차적으로 나중에 열린다는 것 또한 흥미진진한 상황, 과연 최후에 웃는 자는 누가 될 것인가?
*2005년 1월 23일 KT-KTF 프리미어리그 통합 챔피언쉽 박태민 vs 박성준
메이저급 대회의 결승전으로는 사상 처음인 저그대저그 대결. 게임계가 과거와 같이 저그 판도 아니고, 그렇다고 저그맵들로 열린 대회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이런 결승 대진을 만들어 낸 것은 순전히 박태민과 박성준이라는, 사상 최강의 포스를 뿜어내는 두 저그 유저의 역량이었다.
KT메가패스리그의 우승자 박태민. 여전히 저그에겐 악몽이었던 최연성과 이윤열을 꺾으면서 분위기를 타버린 그는 홍진호를 잡으며 8승3패로 리그 1위를 해버리더니 리그챔피언쉽에서도 홍진호를 2대0으로 잡으며 정상에 우뚝 섰다. 가히 최고의 저그 헌터이자 프로토스 킬러(강민에게 당한 1패가 2004년 유일한 플토전1패)라는 기존의 강한 모습에 더해 사상 최강의 테란들마저 잡아내며, 그는 이른바 S급 선수로까지 성장하며 팬들에게 그의 존재를 각인시켰다.
KTF핌리그의 우승자 박성준. 개막전 변길섭에게 패배, 이후 서지훈, 이윤열에게 패하며 2승3패까지 몰렸던, 우승자 징크스에 시달리며 이대로 잊혀져가는게 아니냐는 안타까움을 샀던 그는 이후 6연승(!)으로 리그1위를 해 버렸다. 하지만 만만치 않은 도전이 기다리고 있었다. 이윤열이 플레이오프에서 조용호와 박정석을 모두 3:0으로 물리치고 리그챔피언쉽까지 올라온 것. 아무리 박성준이라도 힘들 것으로 예상되었으나...그는 그 이윤열마저도 2:0으로 가볍게 꺾고 정상에 서 버렸다.
3.4위전에서 건재한 모습을 보여준 이윤열을 보며 더욱더 불타올랐을 두 선수, 현존 최고의 저그, 아니 사상 최고의 저그가 누구냐를 놓고 벌인 대결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1경기 - 노스탤지어
각각 5시와 1시에 위치해 선가스 후 빠른 레어라는 유사한 빌드를 쓴 두 선수. 이후 박태민 선수는 한타이밍 뮤탈생산을 미루며 앞마당 3해처리를 폈으나, 박성준 선수의 온리뮤탈 적극적인 공격 컨트롤에 조금씩 손해를 보더니 기어이 자신의 앞마당에서 벌어진 한타 싸움에서 상대의 뮤탈6기를 남기고 전멸. 전황이 극도로 유리해진 박성준 선수는 본진 3해처리를 펴며 이대로 끝내겠다는 생각을 하고, 박태민 선수는 다수의 스콜지를 모으며 역전을 시도해보나 박성준 선수의 뭉쳐있는 많은 뮤탈의 컨트롤에 별 피해를 못주며 결국 경기를 놓치게 되었다. 박태민 0:1 박성준.
2경기 - 레퀴엠
12시와 3시라는 가까운 거리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빠른 테크를 선택한 두 선수. 박성준의 공격적인 기세는 초반 저글링 난입-피해를 준 것은 아니지만-부터 나타난다. 또다시 박태민 선수는 멀티를 먼저 가져가지만 박성준 선수는 온리뮤탈로 한번 소규모 한타에서 승리하더니 대규모의 뮤탈-저글링 맹습으로 경기를 끝내버리고 말았다. 1,2경기 내내 보여준, 스콜지에 절대로 뮤탈을 잃지 않는 컨트롤과 과감한 전투는 가히 투신이란 칭호가 아깝지 않았다. 반면 두경기 모두 빠른 멀티를 하다 비교적 일방적으로 밀린 박태민의 분위기는 좋지 않은데...박태민 0:2 박성준.
3경기 - 루나
루나에서 전승을 기록하고 있는 박태민 선수(김창선 해설의 "정소림 누나~", 박태민선수의 누님을 보고 "누나~ 이거 복선이죠!"라는 해설은 가히 압권). 이번엔 박성준 선수가 2해처리 앞마당이라는 배짱을 부렸다. 이에 대응해 박태민 선수는 빠른 레어 이후 3해처리 앞마당. 박성준 선수가 성큰 4개를 박으며 드론을 뽑는 사이 저글링을 모은 박태민 선수는 상대의 앞마당 가스를 부수는 개가를 올렸지만 여전히 위협적인 박성준 선수의 온리뮤탈. 하지만 바로 벌어진 뮤탈싸움에서 박태민 선수가 불가사의한 승리를 거두며 -가스의 파괴가 영향을 미쳤을까?- 약간씩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정말로 '루나의 박태민'인가? 결정적인 뮤탈싸움에서 압승을 거두며 스콜지 또한 제압, 한부대 이상의 격차를 순식간에 만든 박태민 선수의 승리. 박태민 1:2 박성준.
4경기 - 아리조나
MSL의 재판인가? 대각선의 위치에서 9드론발업 저글링으로 강하게 밀어붙인 박성준이었지만 12드론 스포닝 후 2해처리 레어의 박태민은 그걸 막아내고 역러쉬. 그사이 드론을 생산한 박성준 선수가 이것을 막긴 했으나 테크가 늦은 상황이었다. 스콜지-뮤탈로 과감한 러쉬를 감행한 박성준의 돌격에 '안드로메다에서 가장 중요한 전투'가 벌어지고 박태민의 뮤탈이 다수 잡혔으나 간신히 막아냈고 그새 박태민의 저글링 2기가 박성준의 본진 드론을 교란하며 박태민에게 승기가 간다. 우위를 바탕으로 12시 지상섬멀티를 빨리 가져간 박태민 선수, 자신도 3시 지상섬멀티를 비교적 빨리 따라간 박성준 선수. 하지만 또다시 일러난 뮤탈싸움에서 박태민 선수가 앞서고 박성준 선수는 소극적인 행동을 취할수밖에 없었다. 3번째 가스마저 먼저 캔 박태민 선수의 뮤탈은 점점 많아졌고, 결국 최후의 다수 스콜지까지 이겨낸 한타싸움의 승리로 2패후 2승이라는 극적인 스코어를 만들어냈다. 박태민 2:2 박성준.
5경기 - 노스탤지어
자신이 잘하던 '루나'를 스스로 빼버린 그 배짱만큼은 박태민 선수를 따라갈 선수가 있을까? 이대로 역전승 해버리는게 아닌가 하는 기대마저도 받았을 5경기가 노스탤지어에서 시작되었다. 5시와 7시에서 시작해서 저글링도 뽑지 않는 극단적인 테크 플레이의 재판인 두 선수는 이번엔 똑같이 온리뮤탈을 모았으나...상대의 오버로드2기를 먼저 잡고 교전에서 충원병력이 있었던 박성준 선수가 뮤탈싸움을 이기고, 상대의 앞마당 해처리를 본 뒤 바로 9시 가스멀티를 가져가 버린다. 이를 확인한 박태민 선수는 자신도 3시 멀티를 시도하며 저글링으로 교란을 시키려 했으나...결정적인 한타싸움에서 컨트롤과 숫자의 우위로 승리한 박성준의 뮤탈에 의해 드론이 전멸하고 박태민 선수는 아쉬운 gg를 치고 말았다. 박태민 2:3 박성준.
이로써 박성준 선수는 명실상부한 최고의 저그가 되었다. 첫 본선진출한지 채 1년도 되지 않아 3차례의 우승, 그것도 세 종족 상대로. 하지만 아직 홍진호 저그의 역사를 넘을, 사상 최고의 저그 스타로의 도약은 갈길이 멀다. 준우승한 박태민 선수 또한 첫 결승무대에서 패하는 아쉬움을 맛보았지만 더 큰 무대가 자신을 기다리고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놓치긴 했지만 양대리그 우승만 한다면 박성준을 뛰어넘을 저그이자 최고의 스타가 될 수 있다. 한 번의 싸움이 끝났지만 두 선수 모두 만족하지 않고 있을 것이고, 여전히 중원을 차지하기 위한 혈투는 현재진행형이다.
*2005년 1월 27일 당신은 골프왕배 MSL 패자조 결승 박태민 vs 서지훈
지난해 9월 30일 시작된 MSL도 어느새 4개월의 일정이 끝나고 이제는 2월 6일의 최종 결승전만 남겨놓게 되었다. 결승에 선착한 ‘천재’이윤열을 사상 초유의 7판4선승제 결승전에서 상대할 선수를 가리기 위한 패자조 결승이 목요일에 있었고, 그 결과는 모두의 예상을 크게 뛰어넘는 것이었다.
1경기 IntoTheDarkness II
박태민이 전상욱과의 대결에서 보여줬던 노스포닝 3해처리를 생각한 것일까? 빠른 앞마당 멀티가 화두가 되는 이 맵에서 서지훈 선수는 노배럭 더블커맨드라는 필살 빌드를 들고 나왔다. 하지만 박태민 선수의 빌드는 9드론 저글링. 배럭이 완성되기도 전에 도착한 저글링을 가까스로 막아내긴 했으나 이미 서지훈 선수의 SCV피해는 큰 상태였고 박태민 선수는 9드론 앞마당 이후 11시 가스멀티까지 가져가며 경기를 긴 호흡으로 안정되게 이끌어 나갈 것을 생각했다.
불리한 상황에 놓인 서지훈 선수는 자기가 할 수 있는 최선의 플레이를 했다. 상대방이 어차피 멀티를 할 것을 예상하고 벙커 하나만 건설 후 최대한 빨리 더블커맨드를 활성화시켰으며, 뮤탈 게릴라와 러커 드랍을 대비한 벙커+터렛의 우주방어를 시전하고, 병력을 모으면서 미네랄 멀티까지 진출했다. 박태민 선수 또한 섣불리 공격을 하지 않고 2챔버 업 히드라+러커를 모았으며, 5시를 제외한 전 가스 멀티를 먹고 가디언까지 준비했다. 하지만 진출한 서지훈 선수의 은근히 강력한 한방 병력이 9시 멀티를 밀었고, 박태민 선수의 가디언이 아무 피해를 못주자 사상 최대의 역전이 나오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분위기까지 형성됐다. 박태민 선수의 엄청난 물량의 히드라+러커까지 막아낸 서지훈 선수의 병력이 3시까지 밀자 분위기는 더욱더 고조됐다.
하지만 상대의 본진에 히드라 러커 폭탄드랍으로 많은 피해를 주며 9시와 5시에 멀티를 다시 시도한 박태민 선수, 게다가 그에겐 결정적으로 울트라+디파일러라는 결정병기가 있었다. 무엇보다도 서지훈의 베슬도 스콜지에게 자주 격추되며 많은 피해는 못주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울트라+디파일러+히드라+러커 조합을 막아내는 서지훈의 미네랄 멀티 방어선은 끈질기게도 단단했다. 두 선수 모두 게임 초중반의 많은 자원과는 달리 줄어든 자원에 고생하는 듯 했으나 결국에는 저그의 물량이 압도하며 서지훈 선수gg. 두 선수 모두 아주 매끄럽지는 못했던 경기였으나 끝내 경기를 놓치지 않은 박태민의 저력과, 역전의 가능성에 끈질기게 달라붙은 서지훈의 집념이 돋보이는 경기였다. 박태민 1:0 서지훈.
2경기 Raid-Assault
서지훈 선수는 몰래 2배럭을 하며 상욱 선수가 몇차례 보여줬던 빠른 파이어뱃 러쉬를 준비했다. 난입시 본진 드론을 궤멸시키는, 저글링으로는 막기 힘든 러쉬다. 오버로드로 파이어뱃을 본 박태민 선수가 좋은 성큰 2개를 건설하며 러쉬타이밍까지 지연시키며 막을 듯 했지만 의외로 본진까지 들어가버리는 파이어뱃. 그러나 때마침 나온 뮤탈로 큰 피해 없이 막은 뒤에는 박태민 선수의 분위기였다. 뮤탈 게릴라에 맞서 터렛 건설 후 중앙진출한 테란의 병력을 러커로 후퇴시키고 1시,7시 가스멀티를 동시에 가져가는 박태민.
서지훈 선수는 이번에도 앞마당 멀티 후 우주방어수비를 하며 한방을 모으기 시작했다. 그러나 자신이 만들어낼수 있는 순간순간의 타이밍을 버리고 오직 한방만을 고집하는 것이 바로 '퍼펙트 테란'의 약점이었다. 게릴라도 당하지 않고 멀티가 활성화되어 부자가 된 저그는 테란이 미처 진출하기도 전에 가디언을 띄우고, 디파일러+러커+저글링으로 경기를 한번에 끝내 버렸다. 시종일관 무시무시한 타이밍으로 끊임없이 상대를 압박하고 멀티를 견제했던 이윤열과는 달리 본진에 틀어박혀 한방을 준비하는 서지훈을 박태민이 잘 분석한 것이다. 박태민 2:0 서지훈.
3경기 Arizona
또다시 이어진 서지훈 선수의 입구 밖 배럭. 하지만 가로 방향의 박태민 선수는 드론으로 확인 후 앞마당을 늦게 가져가며 빠른 히드라 테크를 올렸다. 원팩에서 벌처 생산 후 레이스 게릴라를 생각한 서지훈 선수에 맞서,박태민 선수는 과감하게 온리 히드라 러쉬로 밀어붙였다. 배럭으로 입구를 막고 뒤에 벙커로 막아보려는 테란이었으나 충원된 탱크에도 아랑곳없이 배럭을 깨버리는 히드라 부대. 서지훈 선수는 벌처와 레이스로 저그의 드론을 모두 잡으며 어떻게든 막아보려 했으나 입구의 벙커마저 깨지며 탱크 또한 파괴되자 gg를 칠 수밖에 없었다. 테크플레이를 취한 상대에 맞선 박태민 선수의 과감한 올인러쉬가 성공하며 박태민 3:0 서지훈. 박태민 결승진출.
퍼펙트 테란의 맹점과 박태민의 운영력이 승부를 갈랐다
저그가 테란을 상대로 3:0, 그것도 '퍼펙트'서지훈을 제물로 삼고. 가히 충격적인 결과가 아닐 수 없었다. 정규리그에서 저그가 테란을 상대로 3:0 승부를 낸 것은 사상 초유의 일이었고, 게다가 전 주 이윤열에게 아깝게 패하고 프리미어 결승까지 패한 터라 기세가 한풀 꺾였으리라 예상되었던 박태민 선수였기에 그 임팩트는 훨씬 컸다.
이런 3:0 승부를 낳은 원인은 박태민 선수가 상대의 스타일을 잘 알고 그에 대한 적절한 대응을 했다는 점이 가장 크겠다. 박태민의 '운영'의 비밀은 그것이다. 상대방에 맞춘 자유자재로의 대응. 그에 비해 서지훈은 자기의 '퍼펙트'스타일을 그대로 드러내 버렸다. 상대의 타이밍을 뺏는 과감성의 부족, 자신의 빌드에 대한 과도한 자신감은 '퍼펙트 테란' 서지훈 선수에게는 아킬레스 건과 같은 것이 아닐까 한다.
엠비씨게임의 맵은 확장지향형이다
한편 이날 승부를 지켜본 필자는 위와 같은 평소의 심증을 더욱 굳혔다. 온게임넷과 엠비씨게임의 경기의 큰 차이를 낳는 '맵'을 볼 때, 엠비씨게임의 맵은 확실히 확장지향형이다. 일단 게임 초반부터 빠른 멀티를 가져가며, 교전보다는 멀티의 수비와 상대방의 멀티에 대한 견제를 우선시한다. 그것은 엠비씨게임의 맵이 거점 방어가 용이한 형태이며, 중반 이후 멀티를 여럿 늘리더라도 온게임넷의 맵보다 러쉬거리라든지 지형의 압박이 덜하다는 점이 분명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런 맵의 차이는 엠비씨게임의 경기를 '물량전','자리잡기','다소 지루','중앙 힘싸움'이란 말들로 표현되게 한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이 주제는 이후에 더욱 자세히 논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이윤열:박태민의 승부의 향방은?
일단 7판4선승제라는 방식이 변수이다. 지금까지의 5판3선승제와 달리 어떤 형태의 경기양상을 만들어낼지도 미지수이다. 4:0셧아웃이나 3패후 4연승으로 4:3기적의 역전승은 과연 나올수 있을까? 상대종족에 대한 절정의 기량에 오른 두 선수의 승부는 과연 어떻게 될까? 이윤열은 여기서 승리해 랭킹1위를 바라보게 될 것인가? 박태민이 생애 첫 우승과 함께 최고의 저그로 각인될 것인가?
*2005년 1월 28일 IOPS 스타리그 8강 1주차
임요환, 최연성의 탈락과 신진급의 대거 8강진출로 약간은 관심이 멀어진 듯한 이번 스타리그는 세 야수 박태민, 박성준, 이윤열의 마지막 결전의 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은 8강에서도 나란히 1승씩을 따내며 식지않는 포스를 자랑했다.
1경기 이윤열:홍진호 in Requiem
준결승 이상급의 대진인 이윤열:홍진호는 이번 8강 최고의 카드. 하지만 어느 시점부터 테란전이 극강이라고 보긴 힘들었던 홍진호 선수에 비해, 온게임넷 대저그전 9연승과 최근 괴물같은 포스에 빛나는 이윤열 선수의 우세가 좀더 점쳐졌다. 파나소닉 이후 한번도 4강에 가보지 못한 이윤열 선수의 징크스가 깨진다면 지금이 가장 호기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6시에서 출발, 앞마당을 가져가며 빠른 레어와 히드라 덴을 올리는 홍진호 선수. 이윤열의 다수베슬 플레이에 해답을 못찾아서일까? 여전히 3해처리 뮤탈 전략은 쓰지 않는 모습이었다. 이윤열 선수는 빠른 마린메딕 탱크 조이기를 선택. 홍진호 선수는 몰래러커 2기로 빈집털이를 시도했으나 테란의 본진 병력이 쉽게 막히고 조이기 또한 엎치락 뒤치락 하면서 막아내긴 하나 자신의 드론 피해는 컸다. 홍진호 선수는 조이기의 약점을 찌르기 위해 뮤탈을 모았으나 이윤열 선수는 이를 눈치챈 순간 과감히 전진해 저그의 앞마당을 깨고, 메딕을 올려놓고 시즈 포격으로 러커를 잡는 컨트롤까지 구사했다. 하지만 뮤탈에 의한 피해도 만만치 않은 상태로 엘리전 양상에 돌입하지만 갈등하며 뮤탈을 이리저리 돌린 홍진호 선수에 비해 이윤열 선수는 본진 SCV를 이리저리 빼면서 상대의 본진을 최대한 빨리 부수는데 주력했다. 터렛을 모두 부수고 SCV도 거의 잡았지만 뮤탈의 수는 2기로 준 홍진호 선수는 7시에 멀티를 폈긴 했지만 매우 러커도 모두 잡히고 매우 불리한 상태. 결국 SCV 1기를 지킨 이윤열 선수에게 뮤탈도 모두 잃고 gg를 치고 말았다. 간만에 홍진호 특유의 가난한 플레이를 보였고 긴박감 넘치는 엘리전까지 나왔지만, 홍진호의 대테란전 포스는 그다지 좋지 못하다는 사실과 함께 이윤열의 진출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다.
2경기 최수범:박태민 in Alchemist
최고의 포스를 뿜어내는 박태민이지만 바로 전날 MSL 때문에 연습도 부족했을 것이고, 16강에서 홍진호를 이맵에서 잡아낸 최수범의 기세 또한 만만치 않았으나... 역시 지금의 박태민은 최강급 선수가 되기에 부족함이 없는 선수였다.
박태민 11시, 최수범 3시로 저그가 나쁘지는 않은 위치. 최수범 선수는 원배럭 원팩이라는 의아한 빌드를 쓰더니 바로 더블커맨드를 가져갔다. 16강에서도 그랬듯 더블커맨드로 난전을 벌이며 자원상의 대등한 위치를 유지하려고 하며 3배럭 3스타포트까지 올렸으나...박태민 선수는 이를 보고 뮤탈 이후 바로 러커를 뽑더니 2시쪽 입구로 최수범의 본진에 난입해 버린다. 어차피 우주방어 상태였던 만큼 그쪽 입구에 병력을 모았어야 하는게 아니었나 하는 생각을 최수범 선수 또한 뒤늦게 했겠지만 이미 많은 피해를 입고 휘둘리는 상태. 박태민 선수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4시 앞마당 또한 저글링 러커의 난입으로 커맨드를 들게까지 했다. 많은 시간이 걸리며 레이스로 러커를 제거하자마자 쳐들어온 히드라-러커 부대를 막지 못하고 최수범 선수 결국 gg. 박태민의 무서운 기세와 자신감이 그대로 일방적인 경기로 연결되었다. 최수범으로서는 약간은 무리한 빌드, 입구가 양쪽이라는 것을 간과한 한순간의 실수가 아쉬웠을 것이다.
3경기 김근백:박성준 in 발해의꿈
상대전적에서는 앞서 있으나 최근 손목부상을 당한 김근백은 프리미어 결승을 통해 뮤탈 컨트롤의 극치를 이룬 박성준을 잡기엔 역부족이었다.
바로 전 주 같은 맵에서 자신을 상대한 조형근과 같이 미네랄 쪽에 먼저 해처리를 펴고 가스에는 5~6기의 드론을 붙인 박성준 선수. 이에 비해 빠른 레어와 가스쪽 해처리를 가져간 김근백 선수. 김근백 선수의 빌드가 좋아보였고 스포어를 건설한 상대의 드론 4기를 잡는 전가도 올렸으나 박성준의 컨트롤은 전투에서 지는 상황을 만들지 않았다. 계속해서 싸움을 걸고 그 싸움에서 이기던 박성준 선수의 방1업 뮤탈이 김근백의 공1업 뮤탈을 결정적인 싸움에서 승리하며 경기까지 가져가 버렸다. 박성준의 기세는 확실히 무섭다. 더군다나 우승 이후 이런 꾸준한 기세라면 홍진호를 넘어서는 일이 멀지 않아 보인다.
4경기 이병민:전상욱 in Neo Guillotine
전적으로는 이병민 선수가 앞섰지만 최근 분위기는 전상욱 선수가 좋아보였다. 하지만 이병민 선수의 기세 -16강 유일한 3승 통과- 또한 만만치 않았나 보다. 빠른 투탱크 드랍으로 상대에게 막을수 없는 피해를 주고 자신은 상대의 러쉬를 막아낸 이병민 선수가 무난한 승리를 가져갔다. 아직은 두고 봐야겠지만 이 두 선수에게는 지금 눈앞의 상대도 상대이나 4강에서 만날 저그가 더욱 고비가 되지 않을까?
첫주차는 이렇게 끝이 났으나 세 야수의 스타리그 우승에 대한 불타는 집념은 아직 꺼지기엔 멀었다. 이후의 리그를 예상해본다면 4강은 이윤열:박태민, 박성준:테란이 될 확률이 높다. 이윤열 선수가 올라가면 확신은 가지기 어려우나, 홍진호 선수가 올라간다면 조금은 성급하지만 박태민:박성준의 온게임넷 첫 저그 결승을 조심스레 예측해 본다. 그만큼 현재 이 세 선수의 혈투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기는 뜨겁고 무섭다. 이 혈투의 대미를 장식할, 모든 프로게이머의 꿈인 온게임넷 스타리그의 우승 트로피는 과연 누구의 손에 들어갈 것인가?
ps. 한주간 후기를 못쓰다가 이번에 그냥 확 몰아서 써 버렸습니다. (__);;;
ps2. 세 야수라고 하니 자연스레 어떤 이미지까지 떠올라 버립니다.
박태민 - 고독한 늑대. GO라는 굶주린 늑대무리의 지도자. 고고하고 날카롭다.
박성준 - 멧돼지. 횡포한 POS 맷돼지무리를 끌고 다니며 모든 것을 초토화.
이윤열 - ...수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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