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1/05/24 09:11:38
Name Its_all_light
Subject [일반] [역사] 첫 보행자 사망사고 낸 자동차는 시속 6km / 자동차 사고의 역사 (수정됨)
#1. 등장과 함께 사고친 자동차

최초의 교통사고

인류 최초의 자동차는 1482년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만든 태엽 자동차라고 하는데요. 말 그대로 태엽으로 가기 때문에 자동차라고 보기는 어려운 물건이었어요. 근대적 의미의 자동차가 탄생한 건 그로부터 300년이 더 지난 1769년, 프랑스의 공병 장교인 니콜라 퀴뇨가 만든 증기 자동차였죠.

이 자동차의 시속은 3.2km에 불과했는데요. 파리 교외에서 시험 운전에 나섰다가 담벼락을 들이받아 최초의 자동차라는 타이틀과 함께 최초의 교통사고 타이틀도 동시에 얻었죠.



#2. 최초의 자동차 사고 사망원인은 추락사..?

최초의 교통사고 사망자로 기록된 사람은 1869년에 사망한 메리 워드(Mary Ward)인데요. 그녀는 여성이 인정받기 어려웠던 빅토리아 시기에 이례적으로 왕립천문학회 회원이었으며 현미경과 망원경에 관한 서적을 출판한 유명한 학자였죠.

사고 당시 메리는 증기기관으로 움직이는 자동차를 타고 있었는데요. 모퉁이를 돌던 중 자동차가 덜컹거려 메리가 떨어지게 되죠. 게다가 자동차의 바퀴가 메리를 치고 지나가 목이 부러지며 사고 직후 사망했어요.

아이러니한 것은 당시 증기 자동차는 그녀의 사촌 윌리엄 파슨스(William Parsons)*에 의해 만들어졌고, 그녀도 증기기관 기술을 지지하던 사람이었다는 점이죠.

* 참고로 윌리엄 파슨스는 현대식 증기 터빈을 발명한 찰스 파슨스(Charles Parsons)의 아버지라고 하네요.



#3. 첫 보행자 사망사고 낸 자동차는 시속 6km!

최초로 교통사고에 의해 사망한 보행자는 당시 44세의 평범한 여성이었던 브리짓 드리스콜(Bridget Driscoll)로 기록되었어요. 당시 목격자는 그녀가 엄청난 속도로 달려오는 자동차에 치였다고 증언했는데요. 그 속도는 무려..! 6km/h였다고 합니다.

당시 운전자는 아서 에드셀(Arthur Edsell)이었는데요. 그는 운전을 시작한 지 3주밖에 안 된 사람이었어요. 당시는 운전면허도 없었으니 완전 초짜였던 것이죠. 게다가 운전 당시 옆에 있던 승객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고. 하지만 재판 결과는 우연한 사고로 마무리되었어요.



#4. 친일파가 또?!

버튼 홈즈 교수의 교통사고

1901년 시카고대학 교수인 버튼 홈즈가 우리나라에 들러 첫 교통사고를 냈다고 알려져 있어요. 버튼 홈즈 교수는 자동차를 빌려 영상을 촬영하며 다녔는데요. 서대문 인근에서 소달구지와 충돌했다는 것이죠. 하지만 한국영상자료원에 의하면 충돌할 "뻔"한 사건이라고 해요. 바로 위에 사진이 그 현장이죠

국내 최초의 교통사고는 1913년에 발생해요. 당시 자동차는 고급 관리들만 탈 수 있었던 만큼 친일파와 관련이 있죠. 이완용의 아들이었던 이항구와 그의 매형이었던 홍운표가 이완용의 자동차로 드라이브를 하다가 사고를 냈는데요.

기사에 의하면 길가에 놀던 7세 아이가 다리와 발등을 다쳤지만 다행히 중상은 아니었다고 해요. 가해자 측에서 치료비 일원 오십 전을 보냈지만, 아이의 부친이 사양하였고, 이후로도 위로금으로 금화 십 원을 보내 사례했으나 받지 않고 돌려보냈다고 하네요.



#5. 도로연수 중 사고낸 AI

2018년 미국 애리조나에서 테스트 중이었던 우버의 자율주행차가 64km/h의 속도로 횡단보도 밖에서 자전거를 타던 사람을 치어 사망에 이르게 한 사고가 발생했어요. 자율주행차로 인한 최초의 사망사고이죠.

당시 차량은 4단계 완전자율주행 시험 중이었는데요. 자율주행시스템은 충돌 5.6초 전 피해자를 인식했지만, 보행자로 인식하지 못했죠. 게다가 운전석에는 시스템 관리자도 타고 있었는데요. 조사 결과 핸드폰으로 영상을 보고 있던 것이 밝혀졌죠.

미국 교통안전위원회에서는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은 작업자의 직무 태만, 그리고 우버 측의 안전 불감증으로 결론내렸어요.




<참고문헌>
David Shinar. (2017). Traffic Safety and Human Behavior: Second Edition. Emerald Group Publishing.
Desmond O. N. Isabelle F. (2005). The world's first automobile fatality. Accident Analysis & Prevention.
강준만. (2012). 자동차와 민주주의 : 자동차는 어떻게 미국과 세계를 움직이는가. 인물과사상사
저자미상. (1913년 10월 08일). 자동차의 대폐해. 매일신보. p.3
최율리아나. (2019). 우버 자율주행차 사망사고는 왜 일어났나?. 2021년 5월 23일 검색. https://www.thedailypost.kr/news/articleView.html?idxno=71457 
한국영상자료원. (연도미상). 활동사진의 시대. 2021년 5월 23일 검색. https://artsandculture.google.com/exhibit/wQw3xXM5?hl=ko



이전 글
[역사] 돈까스는 사실 프랑스에서 온거거든요
[역사] 사람보다 사자가 먼저 탑승한 엘리베이터
[역사] 자주 보는데 이름 모르는 '그것'들
[역사] 내가 신고있는 운동화, 나름 역사와 전통이 있다구! / 스니커즈의 역사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산밑의왕
21/05/24 09:22
수정 아이콘
목이 부러진 분은 정말 운이 없었던거 같고...시속 6km에 부딪혀 돌아가신 분은...처음보는 물건이라서 그랬겠죠? 말이 뛰면 거진 60km까지 나오니..
wish buRn
21/05/24 10:25
수정 아이콘
운동에너지는 무게*속도의 제곱이니까..
겁나 무거웠을까요?
Its_all_light
21/05/24 12:48
수정 아이콘
자세한 묘사는 못찾았지만 제생각에도 무게때문일 것 같습니다. 마차같은 커다란 바퀴가 완전히 쇠였다고 하니까요
Zakk WyldE
21/05/24 10:40
수정 아이콘
저 시절 자동차는 커브를 그리는 주행은 매우 힘들었을 것 같은데..
속도가 느려도 매우 위험했을 것 같습니다.
21/05/24 11:41
수정 아이콘
중량도 무겁고 쏠려있는데 휠 얼라이먼트, 캠축각도 안맞고 차동장치도 없으니...
Its_all_light
21/05/24 12:49
수정 아이콘
사람이 높이 타고 있다는 점도 커브의 위험성에 한몫했을 것 같네요
Respublica
21/05/24 11:36
수정 아이콘
항상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오늘도 재밌게 읽었습니다.
Its_all_light
21/05/24 12:50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댓글이 정말 글을 쓰는 큰 원동력이 됩니다흐흐
이선화
21/05/24 12:03
수정 아이콘
자율주행차 사망사고가 있었군요.
Its_all_light
21/05/24 12:51
수정 아이콘
우버는 그렇게 자율주행을 포기하게되는데...
VictoryFood
21/05/24 12:34
수정 아이콘
당신의 재밌는 글 따봉으로 대체되었다.
Its_all_light
21/05/24 12:53
수정 아이콘
따봉도치야 고마워!
메가트롤
21/05/24 12:59
수정 아이콘
잘 보고 갑니다
Its_all_light
21/05/25 09:27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어바웃타임
21/05/24 13:08
수정 아이콘
5번사고는 그래서 처벌이나 보상 같은게 어떻게 됐나요?
Its_all_light
21/05/25 09:29
수정 아이콘
올해 2월 재판이 예정되어있었다는데 기사 찾기 힘든걸보면 아직 결과가 나오지않은듯 하네요
피잘모모
21/05/24 14:39
수정 아이콘
청소년 잡지에 실려도 손색 없을 좋은 글이네요 흐흐 재밌게 잘 읽었습니당
Its_all_light
21/05/25 09:30
수정 아이콘
편하게 잘 읽혔다는 뜻인 것같아 감사하네요 흐흐
21/05/24 22:50
수정 아이콘
(수정됨) 최초의 자율주행 사망사고는 2016년인 것 같군요. https://www.theguardian.com/technology/2016/jun/30/tesla-autopilot-death-self-driving-car-elon-musk
최초의 자율주행차 '사고'는 못찾겠네요. 이건 자율주행과 사고의 정의를 내리기 나름이니 90년대까지 거슬러올라갈지도?

자동차 사고의 역사는 아니지만
최초의 내연기관차 발명 프랑수아 이작 드리바 https://en.wikipedia.org/wiki/De_Rivaz_engine
최초의 전기차 귀스타브 트루베 https://en.wikipedia.org/wiki/History_of_the_electric_vehicle#First_practical_electric_cars
1880년대 벤츠의 실용화 https://en.wikipedia.org/wiki/Car#History
최초의 시내 자율주행 한민홍?? https://www.youtube.com/watch?v=Bmux0HDLhkE&t=3s

등이 이정표적인 업적인데 각각 사고를 동반했을지는 못찾겠군요. (4번은 물론 심각하게 넣은 건 아니고..)

여담이지만 한민홍팀 업적은 영어위키에도 당당히 실려있긴 한데 https://en.wikipedia.org/wiki/History_of_self-driving_cars#1990s
해당 항목의 다른 부분과 서술방식이 너무 심하게 달라서 읽기에 좀 민망한.. 그나저나 한민홍팀이 저 주행중에 사고를 냈으면 당당히 본문에 오르는 쾌거를 기록할 수 있었을 텐데 안타깝네요(?) 기록되지 않은 사고는 있지 않았을까 싶지만요.
Its_all_light
21/05/25 09:41
수정 아이콘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테슬라는 몰랐던 내용이네요! 아마 운전자 첫 사망사고는 테슬라, 보행자 첫 사망 사고는 우버인가 봅니다.

나머지 내용은 다른 주제로 엮어봐야겠어요. 자동차 관련해서는 이런저런 기록이 정말 많더라구요.
21/05/25 11:32
수정 아이콘
재밌고 유익한내용 감사합니다
Its_all_light
21/05/25 15:59
수정 아이콘
감사하다고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서쪽으로가자
21/05/25 11:57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어제 아이에게 읽어준 라이트형제 책에 보니, 최초의 비행기 사고 사망자 얘기가 있더라고요.
검색해보니 1908년 승객 사망사고이었고, 당시 조종사가 라이트 형제의 동생인 오빌 라이트였네요.
https://www.thoughtco.com/history-of-flight-the-wright-brothers-1992681
https://en.wikipedia.org/wiki/Thomas_Selfridge
Its_all_light
21/05/25 16:00
수정 아이콘
최초의 사고는 최초의 발명과 연관되어있나봅니다ㅠ 비행기쪽도 재미있는 이야기가 많이 있을 텐데 언젠가 한번 다뤄보겠습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공지 [정치] [공지] 정치카테고리 운영 규칙을 변경합니다. [허들 적용 완료] [126] 오호 20/12/30 282535 0
공지 [일반] 자유게시판 글 작성시의 표현 사용에 대해 다시 공지드립니다. [16] empty 19/02/25 345173 10
공지 [일반] [필독] 성인 정보를 포함하는 글에 대한 공지입니다 [51] OrBef 16/05/03 466782 31
공지 [일반] 통합 규정(2019.11.8. 개정) [2] jjohny=쿠마 19/11/08 343600 3
103268 [정치] 미래 한국에서 누가 할 수 있을까요? [74] 헤이주드2356 24/12/22 2356 0
103267 [일반] 무파사: 라이온 킹 짧은 후기(스포) [3] 하이퍼나이프876 24/12/22 876 0
103266 [일반] 한국 축구와 한국 교육 그리고 AI [21] 번개맞은씨앗1174 24/12/22 1174 0
103264 [정치] 나는 왜 음모론에 귀가 팔랑일까 - 이해하고 싶어서 [45] 네?!2849 24/12/22 2849 0
103263 [정치] 오늘 시위 참가한 깃발들 모음 [59] 빼사스8717 24/12/21 8717 0
103262 [일반] [만화] 이번에 리디 마크 다운으로 질렀던 만화책들 감상 [15] Cand3327 24/12/21 3327 5
103260 [정치] 심판한다는 착각, 뽑는다는 착각 (기계적 환국론에 대한 비판) [104] 린버크8417 24/12/21 8417 0
103259 [정치] 개혁신당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161] 헤이주드8948 24/12/21 8948 0
103258 [정치] 김상욱 의원의 정치 활동을 응원합니다. [98] 강동원7232 24/12/21 7232 0
103257 [일반] [2024년 결산] 철저하게 개인적인 2024년 되돌아보기. [10] aDayInTheLife2970 24/12/21 2970 8
103256 [정치] "한덕수 위법 상태"...내란특검 추천, 일주일째 뭉개기 [111] Crochen15673 24/12/20 15673 0
103255 [정치] 선관위의 과장급 및 실무자 30여 명(명단 존재)을 무력으로 제압해 B1 벙커로 납치하라고 지시 [65] 11356 24/12/20 11356 0
103254 [정치] 의장대 노은결 소령 폭로 정리 [61] 빼사스13276 24/12/20 13276 0
103253 [정치] "반미좌파 아이유를 CIA에 신고하자" [42] 사일런트힐8688 24/12/20 8688 0
103252 [정치] 시빌워에 시달리고 있는 개혁신당 [77] 꽃이나까잡숴9954 24/12/20 9954 0
103251 [정치] 성장률 1%대로 진입한 한국, 구조개혁은 과연 가능할까? [31] 깃털달린뱀3457 24/12/20 3457 0
103250 [정치] [한국갤럽] 국민의힘 24%, 더불어민주당 48% / 이재명 37%, 한동훈·홍준표 5% [98] 철판닭갈비8578 24/12/20 8578 0
103249 [정치] 정파가 민주주의보다 더 중요한 세상에서 [19] 계층방정3119 24/12/20 3119 0
103248 [일반] 소리로 찾아가는 한자 60. 비롯할 창(刅)에서 파생된 한자들 [3] 계층방정542 24/12/20 542 1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