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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1/01/03 22:19:12
Name 류지나
Subject [일반] 탄금대 전투 이야기 (수정됨)
참고한 레퍼런스 :

[임용한의 임진전란사] 탄금대 전투(1)-명장의 추락 ( )
[임용한의 임진전란사] 탄금대 전투(2) - 신립이 조령을 포기한 이유 ( )
[임용한의 임진전란사] 탄금대의 전말 ( )

[일반] 임진왜란 - 4. 충장은 탄금대의 불꽃으로 화하여... - PGR 눈시BB님 ( https://pgr21.net/freedom/28110 )
선조수정실록 26권, 선조 25년 4월 14일 계묘 16번째기사(적병이 충주에 침입하여 신입이 전사하다)  - http://sillok.history.go.kr/id/knb_12504014_016



임진왜란은 교과서에도 꼭 실리며, 조선의 전기와 후기를 구분하는 중요한 이벤트입니다. 때문에 연구하는 학자분들과 역사서도 많습니다.
이 글은 임용한 박사님의 임진전란사 - 탄금대 전투 관련해서 시청한 후기임과 동시에 나름대로의 생각을 적어보았습니다.



1. 신립은 억울하다

대중에 널리 알려진 신립의 이미지는 보통 어떤가요? 제가 어린 시절에 보았던 '맹꽁이 서당' 임진왜란편에 보면, 일본 장수가 조령의 험한 지세를 보고 두려워하다가 병력이 배치되어있지 않자 조선에는 장수들이 없구나라면서 껄껄거리며 조령을 넘는 장면이 나옵니다. 우리들이 익히 들어본 야사입니다. 딱히 일본군 장수가 이 말을 기록에 남겼을거 같진 않으니, 즉 이 일화는 당시의 조선인들이 조령을 버린 신립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일본군 장수의 입을 빌려) 간접적으로 비판하는 것에 가깝습니다.

임용한 박사님의 '신립의 조령을 포기한 이유'라는 영상에서도 나옵니다만, 당시 중국 장수들이나 류성룡 등 신립이 조령을 포기한 이유에 대해서 비판한 것도 책임 회피 내지는 정신승리에 가까운 발언에 가깝습니다. 역사에는 만약이라는 게 없으니까요.

이외에도 각종 군담설화라던가, 다산 정약용 선생의 비판이라던가, 아무튼 신립은 그야말로 인정사정없이 까입니다. 대중적으로 알려진 이미지는 [험한 요새를 포기하고 괜히 말들이 잘 달리지도 못하는 진탕에 군을 배수진쳐놨다가 한타 싸움에서 대패하고 전멸해버린 머저리 장수] 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일단 신립을 그렇게 장군 자격은 손톱만큼도 없는 머저리가 아니라, 합리적인 추론으로 한번 신립의 행보를 살펴보자는 거지요.
물론 저도 그렇고, 이 글도 그렇고, 임용한 박사님도 그렇고 신립을 변호해주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다만 용맹하게 외적과 싸우다 전사한 장군이니만큼 그가 정상참작을 받을 여지가 있는지에 대해서 살펴보자는 이야기입니다.

[url=https://postimages.org/][img[/img][/url] ]

임진년 4월 26일, 신립은 군사를 이끌고 [충주성] 정면의 [단월역]에 주둔합니다. 그가 이끈 병력의 규모는 최소 8천에서 최대 1.6만에 이르는 규모의 병력이었고 일본사에 실린 전사자 숫자와 얼추 어림해보자면 아마 8천명쪽에 가까운 숫자였을 듯 합니다. 부장 김여물은 높은 언덕을 의지해서 지키자고 건의했으나 신립은 기병을 이용한 평야 지대에서의 결판을 주장하며 김여물의 주장을 물리칩니다.

여기서부터는, 생존자 기록이라고는 하나도 남아있지 않기 때문에 연구자들이 전부 제각각 추론을 하는 바인데, 일단 임용한 박사님의 의견을 개진해보자면


신립은 모종의 이유로 조령 방어를 포기하고 단월역에 진을 쳤음. 단월역에서 남한강을 넘어 도하하는 적을 치는 것은 병법에도 맞고, 적은 수의 군사가 다수의 적을 무찌르는 전략임. 그러나 다시 신립은 모종의 이유로 충주성으로 돌아가는데, '아마도 충주성은 작은 성이라 8천명이나 되는 군대의 보급지로 기능할 수 없었기에 신립이 오래 야지에서 주둔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임'. 이후 정면의 고니시군에 이어 후방의 가토군을 발견하고 탈출을 시도하나 남한강에 갇혀서 어쩔수 없이 배수진을 선택. 싸움을 감행하지만 패전.

으로 요약할 수 있겠습니다.


이 견해에 따르면 신립은 '주제도 모르고' 한신의 배수진을 흉내내서 적을 섬멸하려다가 되려 섬멸당한 멍청이가 아니라 나름 최선을 다했으나 일본군의 기동을 눈치채지 못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배수진을 치고 장렬하게 싸우다 전멸한 범장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2. 신립은 억울하지 않다.

여기서부터는 제 견해입니다. 임용한 박사님의 분석에도 일리가 있으나 저는 남겨진 기록이나 군의 행보를 봐서는 이렇게 해석하려고 합니다.

4월 26일. 신립의 군대가 단월역에 도착합니다. 그리고 김여물은 [단월역 언덕을 끼고 싸우자]라고 주장했을 거라는게 제 의견입니다. 실제로 김여물의 발언에서는 언덕이라고만 되어 있을 뿐, '조령에 가서 지키자'라는 이야기는 없습니다. 현장 지휘관들의 의견에서 조령 사수가 어려웠다는 점에서 보건데 당시 조령은 정말 지키기 어려웠나 봅니다. 이 당시에는 지형은 험준하나 조령에 요새나 성채가 없었습니다. 자세한건 신립이 조령을 포기한 이유를 참조해 주세요.

그러나 신립은 김여물의 제안을 거부, 충주성으로 돌아간 뒤 평야에서의 결전을 준비합니다.

- 그러니까 신립이 야지에서의 주둔이 힘들어서같은 것이 아니라 정말로 그는 평야 결전을 준비했을 거라는게 제 주장입니다. 그의 발언은 수정 실록에도 남아있구요. 보급이 어려워서라면 하루 정도라도 주둔해봄직 한데, 신립은 주둔은 커녕 그날로 충주성으로 회군합니다. 즉, 위에서 언급된 단월역에서 도하하는 적을 노리자는 의견은 사실 김여물의 의견이었을 거라는게 제 생각입니다.

4월 27일 밤. 신립에게 한 군관이 일본군이 이미 조령을 넘었다고 보고하자 급하게 출진하여 단월역으로 나섰으나 일본군의 병력이 없었고 신립은 이 군관을 참합니다. 저는 이것은 신립의 결정적인 실책이자 일의 꼬임으로 생각하는데, 왜냐하면 실제로 4.27 밤에 고니시의 선봉대가 조령을 넘어 단월역 맞은편까지 진출했기 때문입니다. 즉, 이 군관은 제대로 척후에 성공하여 올바른 보고를 올렸으나 신립 본인이 출전하여 실시한 척후에는 일본군이 걸려들지 않았고 이를 군관의 오인 보고로 여긴 신립이 군관을 참하고 '적은 아직 상주에 있다' 라고 보고함으로서 신립이 결정적인 오판을 하게 되죠.

야음을 틈타 척후에 감지되지 않은 고니시의 선봉대는 남한강을 건넜고, 다음날인 4.28 정오무렵에는 고니시 본군도 도하에 성공합니다.
고니시 본군은 강을 건너자 논밭에 불을 질러서 조선군에게 신호를 보냈다는데, 이 신호를 받았을 시점에서야 신립은 아마 고니시군의 도하를 깨달았을 겁니다. 이미 도하를 저지하는 것은 늦었다고 판단한 신립은 원래 주장대로 일전을 벌이기로 하고 출진하여 단월역으로 향합니다.


고니시군은 신립군의 출진을 접하고 3700명 규모의 별동대를 편성하여 충주성 공략을 실시합니다. 한편 아무것도 모르고 충주성에 주둔하던 조선군을 모두 끌고나와버린 신립은 한참 이후에나 충주성을 별동대가 공격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그만 패닉에 빠집니다. 충주성을 잃으면 돌아갈 곳이 없다라는 생각이 든 신립은 총사령관 본인이 직접 충주성을 탈환하기 위해 일군을 이끌고 나서나 이 소식이 조선군 진영에 퍼지자 총사령관이 달아났다는 헛소문으로 번지게 되어 조선군이 패주하기 시작합니다.

한편 충주성은 당시 성이라고 부르기 힘든 규모에 (성벽 높이가 고작 3.8미터였는데, 추후 조선 내부에서는 성이 실질적으로 성벽의 기능을 하려면 최소 8미터는 되어야 한다고 자책함) 병력도 없어서 금새 별동대에게 함락당하고, 구원하러 온 신립은 오히려 별동대의 역습에 의해 패퇴. 다시 본진으로 합류하게 되나 본진도 이미 패닉상태. 기병들이 용감히 분투하고 있었으나 주변 전장은 기병의 기동이 제약이 많은 환경이었고 보병들이 이미 사기가 꺾여 싸울수가 없는 상태로 탄금대까지 밀려남. 뒤는 남한강이라 더 물러설 곳이 없어진 신립이 마지막까지 힘을 짜내서 일본군을 돌파하려 했으나 저지당하고 몰살당함.



이런 행적이지 않았을까라는게 제 추측입니다.





3. 신립이 진짜로 비판받아야 할 포인트는 무엇인가?

임용한 박사님의 견해와 제 견해는 사뭇 다릅니다만 이 부분의 견해는 인상깊게 소개해두고 싶습니다.
[임용한의 임진전란사] 탄금대의 전말 ( ) 에서 소개되고 있는데요.

대중은 알기 쉬운 것을 원하기 때문에 비판이 원색적인 비난이 되기 쉽습니다. 그러니까 신립에게 가해지는 비판이

"왜 조령을 막지 않았나?"
"왜 탄금대 주변은 논두렁이 많아 기병이 달릴 수 없는 지형인데 일전을 선택했나?"
"왜 배수진을 친 것인가?"


같은 일차원적인 비판이 가해지고 있다는 것이죠. 하지만 세상의 모든 전투는 다 지형지물+날씨 (군대용어로 METT+TC라고 하죠?) 를 끼고 하는 것이며, 어떠한 장수라도 전투는 이 난관을 극복하는 과정입니다. 당시 현장 지휘관이었던 신립 본인이 주변 지형지물을 살펴서 기병 활동에 제약은 있을망정 승부를 걸어봄직하다는 평을 내렸다면, 이를 후세인인 우리가 오만하게 판단할 수 없는 문제입니다. 당시 살던 사람은 신립이고, 기병에 잔뼈가 굵은 사람도 신립이니까요.

마찬가지로 조령을 왜 막지 않았나, 혹은 왜 배수진을 쳐서 몰살당했냐 같은 이야기들은 앞서 이 글의 본문에서 이야기 흐름으로도 만들어드렸습니다만 실제로 그것을 행할 여건이 안 되었거나, 배수진을 치려던게 아닌데 칠 수 밖에 없었던 전장의 사정이 반영되어있을 수 있습니다. 신립을 그저 멍청이로 몰아가서 모든 패전의 책임을 다 뒤집어씌우는게 당시 조정 입장에서는 편했을 겁니다. 열심히 막아보려고 했는테 트롤 한 명이 트롤링해서 망했다~ 같은 변명이 가능하니까요.


그럼 제가 생각하는 신립의 진짜 문제는 무엇일까요?

다시 4월 26일로 돌아가봅시다. 단월역에 도착한 신립은 김여물 등의 의견을 거부하고 달천평야에서 승부를 낼 것을 결정하고 충주성으로 회군합니다. 저는 이것이 결정적이라고 보는데요. 제아무리 야지에서의 주둔에 난관이 있었다 하더라도 반드시 반월역에서 주둔하고 있었어야 한다고 봅니다. 신립은 척후들만 남긴채 병력을 회군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후 척후들의 보고와 자신의 판단이 서로 충돌을 일으키자 그만 확증편향에 빠져 자신의 의견이 무조건 옳다는 상태에 빠지게 됩니다.

물론 이조차 신립의 온전한 잘못은 아닐지 모릅니다. 척후라는 것은 사실, 일반인들은 모르지만 군을 통솔하는 사람에게는 대단히 중요한 것이며, 또한 이 척후에 나서는 것 또한 상당한 경험이 쌓인 사람이 아니고선 수행하기가 쉽지 않은 것입니다. 척후를 잘 하고, 또 반대로 상대의 척후를 잘 차단하는 것이야말로 군대의 실전경험에 좌우되는데, 애석하게도 당시 조선군에게 그러한 실전경험을 기대하기는 퍽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이런 와중에 올바른 보고라 하더라도 단 하나, 거기에 직접 눈으로 확인했는데 별 이상없는 징후를 느꼈다면 오판하는 것도 무리는 아닙니다.

그러니 이런 오판을 고려해서, 김여물 말마따나 반월역의 높은 언덕에서 사주경계를 하고 있었다면, 적어도 적이 언제 올지 몰라서 허둥대는 모 습은 보이지 않았을 겁니다. 바로 앞에서 군이 진을 치고 있었으면 고니시의 선봉대도 야밤을 틈타 남한강을 도하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그러면 애초에 취지대로 도하하는 적을 칠수도 있을 것이고, 최소한 전장의 주도권을 빠르게 잃지는 않았을 겁니다.

그러나 신립은 충주성에 들어갔고, 적들을 감지했다는 군관의 척후를 무시했으며, 적들의 행군 속도를 짐작도 못해 '아직도 상주에 있다'는 보고만 올리고 어떠한 기민한 대처를 하지 않았고, 전투에 이르러서는 고니시에게 내내 주도권을 내주며 허둥대다가 몰살당했습니다.

네, 제가 생각하는 신립의 가장 비판받을 점은 꼼꼼하지 못했다입니다. 돌다리도 여러번 두드린다는 심정으로 신중하게 적의 동향을 파악하지 못했고, 그 결과가 역사에 남은 대패였습니다. 장렬하게 최후를 맞이한 점에서 맹장이라 불릴 순 있어도 결코 명장일 순 없었던 그의 비극적인 결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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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1/03 22:21
수정 아이콘
html 태그에 대괄호 [] 쓴게 글에도 걸려있는거아닌가요? 대괄호 쓰면 붉은글처리되던뎅..
류지나
21/01/03 22:22
수정 아이콘
그 말씀이 맞는데 해결방법을 모르겠네요.
Lord Be Goja
21/01/03 22:24
수정 아이콘
빨간거 멈추시고 싶은 지점에 ] 넣어주시면 될거같습니다.
문제 해결에 원인파악이 필수적인건 아니니까요
류지나
21/01/03 22:24
수정 아이콘
앗. 진짜 간단하네요. 감사합니다.
술라 펠릭스
21/01/03 22:26
수정 아이콘
예전에 대 여진족에 특화되었기 때문에 오히려 정보전이 약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아무래도 가장 큰 원인이 그게 아닌가 싶슾셒슾.

결국 본문과 비슷한 내용이지요. 정보전의 실패는 공식으로 기록이 남은 거고.
21/01/03 22:54
수정 아이콘
병력의 전부가 정예병이 아니고 오합지졸도 많았기 때문에 조령방어선을 펼치기가 어려웠을꺼란 이야기도 있더군요. 탈영병 막기가 매우 어려웠을꺼라나요. 잘 기억은 안나지만 신립이 출병하면서 조총따위 쏜다고 다 맞는답니까 하는 발언과 다르게 조총의 위험성을 알고있고 패전 가능성이 높음을 예견하는 글을 지인한테 보낸걸로 알고있습니다.
VictoryFood
21/01/03 23:04
수정 아이콘
결국 척후에 실패했다로 귀결이 되네요.
전투에 패배한 장수는 용서가 되도 척후에 실패한 징수는 용서가 안되니 신립이 까이는 것은 어쩔 수 없을 듯요
antidote
21/01/03 23:41
수정 아이콘
그건 그냥 와전된 말일 뿐입니다. 척후에 실패해서 전술적으로 패하는 사례는 생각보다 꽤 많이 나와서요.
StayAway
21/01/03 23:06
수정 아이콘
일반적인 패배는 몰라도 전멸급 대패에 지휘관이 억울할 일은 없죠.
역사라는게 다수설이 너무 쏠리면 상대적으로 소수설이 힘을 받기도 하는데(원균 맹장설 등)
결과적으로 다수설이 더 타당한 경우가 많죠.

신립이 북방의 명장이라고는 하나 기록상 지장이라고 보긴 힘들었고,
그런 약점이 결과적으로 전술적인 역량을 요구하는 전투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뭐 그 정도 같습니다.
antidote
21/01/03 23:46
수정 아이콘
아마 조령에서 막는다 치면 탈영문제 심각했을 가능성이 높고 조령에 방비를 위한 제대로 된 물자나 식량같은게 있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겠죠.
여러 경로로 침공해오고 있었으니 협공당할 가능성도 있었고. 그러니까 지휘관이 조령을 안막는다는 판단을 했을거고요.
신립이 실패하기는 했는데 조령에서 막는다는 선택지가 생각만큼 좋은 선택지가 아니었을 가능성도 꽤 높다는 말에는 동의하는 입장입니다.
천혜의 요새라고 하는데 테르모필라이에서 보듯이 협곡에서 대병력을 막아도 우회로로 들어오는 적에게 협공당하면 결국 부대 전멸인건 마찬가지라...
기병 비중 높으니 기동방어를 시도하기에도 산악지역 투성이라 기동방어가 쉽지 않았을 것 같고요.
결국 조선이 전쟁 준비가 부족해서 선택지에도 제한을 받았고 저렇게 개털린건데

오늘날 한국에서 모병제 떠드는 사람들을 보면 조선시대 임진왜란 병자호란이 생각이 납니다.
21/01/04 02:15
수정 아이콘
저도 후삼국시대 이후 조령이 전장이 되었던 일이 단 한번도 없었을 이 나라에서 조령이 그렇게 군사적 가치가 높은 지형방어물이었나에 대해선 의문이 갑니다. 조령에 제대로 된 방어시설도 없었을테고 동시에 미리 비축해 둔 군량도 없었을 테니까요. 그렇다고 후방의 물자를 조령까지 긴급히 가져올 인력이 있느냐 하면 그 인력을 모두 신립이 끌고 전장으로 나온 상황이기도 하고...

상주에서의 이일의 패배나 충주에서의 신립의 패배 모두 기록을 보면 적정 파악에 실패, 동시에 총 지휘관이 적의 빠른 접근을 우려한 부 지휘관이나 전령 등의 말을 씹고 벌하는 모습이 나옵니다. 이는 왜군의 북상이 당시의 군사적 상식을 깨뜨릴 정도로 빠르고 신속했다는 말이고 이게 가장 큰 패배의 원인이었다고 봐야하겠죠.

더불어 그 왜군의 빠른 북상에 가장 큰 기여를 한 자침돼지공의 업적은... 캬.
21/01/04 05:46
수정 아이콘
일본군의 행군속도가 비상식적으로 빨랐다는 의견에 동의합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혼노지의변 직후 주고쿠 대회군에서 보여준 행군 속도가 30시간에 70km 정도였죠. 이는 로마 군단병과 비슷한 행군 속도인데 도로도 잘 정비되지 않고 비바람이 몰아치는 상황에서 이런 강행군을 했으니 미쳤다는 소리밖에 안나올 정도입니다. 임진왜란에 출병한 병력이 히데요시 가신들의 군사 위주로 편성되어서 비슷한 행군속도를 보여주지 않았나 생각되네요. 임진왜란 발발 초기 거점을 수비하던 조선 측 장수들은 운이 없었어요. 수백년 평화롭게 지내다가 전쟁에 미친 놈들이 10만이나 쳐들어올 줄 누가 예상이나 했겠습니까.
21/01/04 10:32
수정 아이콘
다른거보다 정찰 실패(?)했다고 참수하는건... 전쟁터가 얼마나 변화무쌍한 곳인데 아무리 군율이래도 이렇게 쉽게 뎅겅뎅겅하면 상하 의사소통이 원활히 안될텐데요
류지나
21/01/04 11:12
수정 아이콘
이일이 접근하는 일본군을 백성이 보고한 걸 가지고 참했다가 척후보냈던 군관들이 바른 말을 못하게 되었다는 소리도 있는거 봐선 확실히 그런 면이 있을거 같습니다.
노둣돌
21/01/04 14:25
수정 아이콘
조총소리에 놀라 혼비백산하는 조선군을 이끌고 취할 수 있는 전술이 배수진 뿐이었다 라는 분석을 본 기억이 나는군요.
류지나
21/01/04 15:47
수정 아이콘
조선군은 이미 여러 종류의 총포 화기를 구비한 군대였습니다. 조총 소리에 혼비백산 어쩌구는 지나친 과장이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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