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0/06/12 02:49:52
Name ohfree
Subject [일반] 응급실 체험기


자고 일어났더니 몸이 이상했다. 애초에 일어날 시간도 아니었다. 새벽 다섯 시라니. 하루 여덟시간을 자도 눈을 제대로 못 뜨고 침대와 부비부비 하는 내가 네 시간만 자고 일어날리 없었다.

물 배가 찬듯 복부가 출렁출렁 거렸다. 어제부터 갈증이 나서 물을 너무 들이켰나 싶었다. 대변 신호가 오길래 변기에 앉았다. 숨이 가빠오면서 머리가 핑 돌기 시작했다. 느낌이 왔다. 하루종일 니가 잘하네, 내가 잘하네 서로 구강 액션을 펼치다 마침내 로템에서 일대일로 발라주고 짐짓 괜찮은 척 이 꽉 깨물고 웃지 않던 기분이 20년 넘게 기억되는 것처럼… 지금처럼 숨이 차 오르고 어지러운 기분 또한 잊을 수 없었다. 대변색을 보니 시커먼 색이었다. 내 생각이 맞았다. 장출혈이었다.

아직 대변 느낌이 남아 있어서 마지막으로 힘을 더 주었다. 덩어리가 나옴과 동시에 온 몸의 피가 싹 다 빠져 나가는 기분이 들었다. 다시 눈을 떴을땐 화장실 바닥에 누워 있었다. 숨을 할딱할딱 쉬면서 동시에 눈알을 굴리며 상황 파악을 했다.

큰일 보다가 기절했다.

발가벗은 채로 응가 하다가 물도 못내리고 화장실에서 시체가 되어 다른 사람들에게 발견되는건 너무나도 끔찍했다. 이대로 죽을순 없다는 생각에 가까스로 몸을 일으켰다. 쓰러질 때 어딘가에 부딪쳤는지 이마 쪽에 상처 난 것이 보였다. 한숨 자고 일어나면 괜찮아 질거라 자위하며 다시 자리에 누웠지만 쉬이 잠이 오질 않았다. 머리가 어지러워 일어나면 또 어지럽고… 앉으나 서나 머리가 어지러웠다. 가뜩이나 힘도 없는데 앉았다 일어났다 반복했더니 기운이 달렸는지 어느 순간 잠이 들었다. 다시 눈을 떴더니 한시간 정도 시간이 지나 있었다. 병원에 가야 겠다는 생각에 몸을 추스리고 밖으로 나왔다. 어그적어그적 다리를 움직여 도로로 나와 택시를 타고 가까운 큰 병원으로 향했다.

장에서 피가 나왔으면 어디로 가야 하지? 몸 안의 문제니깐 내과 가면 되나? 여차저차 병원에 도착해 접수하려고 하니 업무 보시는 분이 내 얼굴 상태를 살피더니 걱정스럽게 말씀을 건네셨다.

“지금 접수하시면 오후 세시에나 진료 받으실 수 있는데… 괜찮으세요?”

헐. 지금 내 상태론 그때 까지 버틸 기력이 없었다. 가뜩이나 못생긴 얼굴 사색으로 변하는 모습을 보더니 한 말씀 더 해주셨다.

“지금 많이 아프시면 응급실로 가보시는건 어떠세요?”
“아. 그래요? 응급실 가면 바로 진료 받을 수 있나요?”
“예. 저쪽으로 가시면 나올거에요.”

다시 어그적 거리며 발걸음을 옮겼다. 왜 응급실을 생각 못했지? 난 응급실이라 하면 조폭이 칼에 맞거나 교통사고 나서 진짜 생명이 위중한 사람들만 찾는 곳인줄 알았었다. 바보같이. 응급실을 생각 못하고 오후 세시까지 기다릴 생각을 하다니.

응급실 앞에 도착하니 이대호급 떡대를 지니신 보안 요원 분께서 날 맞아 주셨다. 조폭이 칼에 찔리면 찾는 곳이 응급실이다 라는 내 지론이 참으로 증명되는 순간이었다. 저정도는 되어야 험한 사람들 과 투닥 거릴 수 있겠구나 싶었다. 여차저차 장에서 피가 새는것 같다 얘기하니 신원 확인하고 안으로 들여 보내 주셨다. 응급실 문을 여니 간호사 한분이 뛰어 나와서 날 맞아 주신다.

“어디가 아프세요?”
“장에서 피가 새는거 같아요.”

날 부축 하면서 침대로 안내해 주셨다. 진료 받기 전에 화장실 한번 다녀오고 싶어서 일어나려고 하니 날 제지 한다.

“아. 저 화장실 한번 갔다오면 안될까요?”
“예. 안됩니다.”
“저 토할거 같아서…”
“제가 봉투 가져다 드릴게요.”
“저 소변도 마려워서 그런데요.”
“제가 통 가져다 드릴게요.”
‘아니. 누나. 통 에다가 쉬야를 어뜩케 해요. 제가 꼬맹이도 아니고’
라는 말을 표정으로 말했더니

“화장실 가시다가 넘어져서 다치실거 같아서 그래요.”
“아. 넵”

뭐 내가 다칠까봐 그런다니 더 조를 순 없었다. 갑자기 의사 선생님이랑 간호사 분들이 우르르 달려오신다.

“어디가 아프세요?”
“장 출혈인거 같아요.”
“어떻게 아셨어요?”
“대변이 검은색이어서요.”
“전에도 이런적 있었어요?”
“예. 한 십년 전쯤에…”

이런 저런 얘기를 하고 있으니 다른 분들이(대략 네분정도) 막 혈압 재고 이것저것 막 체크하신다.
마치 아이언맨 일탄에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가만히 있는데 막 로봇 팔들이 아이언맨 조립해주는 것만 같았다.
순간 울컥했다. 내가 뭐라고. 나 암것도 아닌데. 아프다는 말 한마디에 네분이나 달려오셔서 내 몸을 체크해 주신것에 감사했다.


몸 체크가 끝나고 나자 의사 선생님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혹시 이마 상처는 언제 난 거에요?”
“아침에요.”
“병원에서요?”
“아뇨. 집에서 넘어졌어요.”

라는 말에 크게 안도하시는 듯했다. 병원에서 넘어져 다치면 뭔가 있나 싶었다. 그래서 넘어지지 마라고 화장실 못가게 했나 싶었다.

잠시 후 간호사분이 오셔서 고무 호스를 코로 집어 넣고는 펌프질 해서 장 속에 고여 있던 피를 빼내 주었다. 락앤락 같이 생긴 플라스틱 통에 검은 피가 한참 흘러 나왔다. 이때 의사 선생님이 오셨는데 간호사 분이 매우 황당하다는 어투로

“선생님. 어떡하죠? 끝도 없이 계속 나와요.”

플라스틱 통에 쌓인 피를 보고는 의사 선생님도 놀라는 듯 했지만 의사 선생님 표정을 보고 내가 더 놀라는 표정을 짓자 금새 표정 관리 들어가셨다. 간호사 분과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셨는데 귀에 들어오는 단어가 있었다. 올드 블러드 어쩌고저쩌고…

올드 블러드? 그거 울펜 슈타인 게임 이름인데… 그 게임 샀었는데…가만 내가 그 게임 엔딩 봤던가? 했는지 안 했는지 긴가민가 하네.

뻘생각 중에도 간호사분의 펌프질은 계속 이어졌다. 얼핏 봐도 플라스틱 통에 오백미리 이상 피를 빼낸것 같이 보였다. 배 속에 저리 많이 있었으니 배가 출렁출렁 거렸지. 싶으면서도 내가 도대체 피를 얼마나 흘린거야 라는 의문도 들었다. 나중에 의사 선생님께 들었는데 대략 일리터 조금 넘게 흘린것 같다고 말씀해 주셨다.

펌프질 해주셨던 간호사분이 가시고 다른 간호사 분이 오셨다. 고무 장갑을 끼시더니 바지를 내리라고 하셨다. 왜요? 라는 물음에 항문에 손가락을 집어 넣어서 대변 색을 확인해 봐야 한다고 하셨다.

“아니. 제가 확실하게 봤어요. 완전 시커먼색. 짜장면 색이었어요.”

라는 항변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바쁘신 분 오래동안 잡아 놓을 수 없어서 할 수 없이 바지를 내렸다. 간호사분이 말씀해주신 작업이 무사히 끝내고 색이 만족스러웠는지 별다른 말씀은 안하시고 자리를 뜨셨다.


이후 오일간의 입원을 거쳐 건강해진 몸으로 퇴원 하였다. 의사 선생님 말씀으로는 헬리코박터라는 균이 장을 헐게 만든것 같다고 말씀해 주셨다. 헬리코박터. 요구르트 광고나 친구들과 시덥잖은 농담할때나 써 먹는 말인줄 알았는데(헬리코박터와 마법사의 돌)…


집에 돌아와 컴퓨터를 켰다. 울펜슈타인 올드 블러드는 사놓고 깔아보지도 않은 게임이었다. 이것부터 깨 봐야 겠다.




지금 이 시간에도 고생하시는 의료진 분들 감사합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20/06/12 03:33
수정 아이콘
응급의학과 전문의입니다.
환자분 입장에서 응급실 진료 프로세스를 어떻게 느끼실지 생각해보는 기회가 된 거 같습니다.
건강 잘 유지하시길 바랍니다.
서쪽으로가자
20/06/12 05:24
수정 아이콘
울펜슈타인 올드블러드 얘기하려고 어그로 끌었다 (...) 인건가요.
고생하셨네요. 굉장히 위급해 보이는 상황에서도 잘 대처하신거 같네요.
쩌글링
20/06/12 06:36
수정 아이콘
이젠 헬리코박터 = 마법사의 돌이 생각나지 않는 시절로 돌아갈 수 없는 몸이 되어 버렸네요.
20/06/12 07:06
수정 아이콘
죽을 것 같았던 이야기인데 맛깔나게 쓰셨네요. 장출혈로 어지러우실 정도면 의료진 네 명이 달려와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입니다. 고생 많으셨습니다.
klemens2
20/06/12 07:22
수정 아이콘
예전에 너무 아파서 응급실 갔었는데 분명히 아파 죽겠어서 갔는데도 내가 내는 비명이나 신음이 여기 저기서 들려오는 거에 비하면 나는 별로 안 아픈건가 싶어서 그냥 진통제 맞으면서 조용히 버티다가 해 뜨고 입원했던 기억이 있네요.
츠라빈스카야
20/06/12 07:42
수정 아이콘
직접 확인할 수 있는걸 환자 말만 믿고 확인 안했다가 이후 상황 나빠지면 문제가 될 수 있으니, 의사는 반드시 직접 확인해야죠.
특히나 응급실에서 내출혈로 피를 1리터 넘게 흘리셨다는데...
오쇼 라즈니쉬
20/06/12 08:11
수정 아이콘
어휴 고생하셨네요
태바리
20/06/12 08:40
수정 아이콘
제 몸에도 헬리코박터가 살고 있다는데 조심해야 되겠네요.
서린언니
20/06/12 08:52
수정 아이콘
실환가요? 가슴이 웅장해....

아이구 다행입니다. 정말 고생하셨습니다. 글쓴분도 응급실 의료진분들도요
매일매일
20/06/12 09:35
수정 아이콘
어...음.....
앞으로는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20/06/12 10:25
수정 아이콘
119 부르시지. 상황 더 안좋았으면 자고 가려다가 영원히 잠들 수도 있었어요 ㅠ
20/06/12 10:53
수정 아이콘
고생하셨네요 다행입니다
뽀롱뽀롱
20/06/12 10:55
수정 아이콘
고생이 많으셨습니다
꽤 유쾌하게 적어주신듯 하여 흥미롭게 읽었는데
곰곰히 생각해보니 요단강 유람선 체험담 같은 느낌이네요

더 몸조심하시고 건강하세요
고란고란
20/06/12 11:02
수정 아이콘
기절하시고 일어나셨을 때 뒤처리만 하시고 바로 119 부르셨어야 했는데... 하긴 저도 남말할 게 아닌게, 하루종일 아픈 걸 참고 버티다가 다음날 새벽에 응급실을 갔던 적이 있습니다. 그때는 그냥 좀 심한 감기인 줄 알았는데(속에 든 거 게워내고 암 것도 없는데도 게워냈는데도 그냥 쉬면 될 줄 알았죠...), 의사분이 코에 가는 면봉을 깊숙히 넣고 가시더니 독감이라고 그러시더라고요. 근데 ct는 왜 찍었을까요?별 상관없는 거 같은데.
미숙한 S씨
20/06/12 11:27
수정 아이콘
아마 장보다는 위나 십이지장쪽에 궤양이 생겨서 출혈 있었을 가능성이 높지 않았을까 싶은데요... 이게 소화기 출혈이 생각보다 위험한 놈인지라 조심하시는게 좋겠네요.
구운아몬드
20/06/12 11:32
수정 아이콘
(수정됨) .
병리학적자세
20/06/12 11:42
수정 아이콘
코를 통해 위장으로 관을 넣을 수 있습니다.
비위관..
20/06/12 14:15
수정 아이콘
실신 등의 증세를 일으킬 정도의 위장관 출혈 원인의
진단(어떤 질환일 가능성이 높은지 확인하는 과정) 및 배제진단(어떤 질환은 추정진단 상위티어에서 제낄지) 을 위한 과정입니다. 아마 원글자는 대장 내부 점막이 전반적으로 부어있었을 거 같네요.

참고로, 일반인들은 "그냥 장염이라면서 왜 돈 많이 들게 CT까지 긁어?"라고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만,
응급실에선 "가능성이 높은" 질환인지 맞추는 걸 초점에 두지 않고 "간과하거나 놓쳤을 때 생명에 지장이 있을 수 있는 위험한 질환은 아닌지", "어떠한 큰 문제는 아닌건지 확인하는" 진료를 합니다.
20/06/12 14:19
수정 아이콘
(수정됨) 아래 트윗 타래를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다소 감정이 섞여있는 점 양해 바랍니다.



1. 응급실은 Emergency Room 입니다. Express Room이 아닙니다.

https://twitter.com/manejung/status/940618005049778176



2. 코로나19 검사 관련

https://twitter.com/manejung/status/1258899466205052928



3. 요즘 응급실에서 벌어지는 일들

https://twitter.com/manejung/status/1247155878123278343



4. 2018년 3월에 당했던 응급실 내 폭행사건 관련 (현재진행중) ㅡ 소송 관련 도움주실 분 있으실까요 ㅠㅠ

https://twitter.com/manejung/status/1025262645832605696
이선화
20/06/13 00:02
수정 아이콘
이게 본문이랑 무슨 상관이 있는 거죠...??
20/06/12 14:21
수정 아이콘
아이고 그래도 완쾌하신거 같아 다행입니다. 저도 응급실은 한번가봤는데 하루정도 누워있노라니 정말 바쁘시더군요;;;
20/06/13 02:22
수정 아이콘
어휴 고생 많이 하셨네요 ㅠㅠ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86707 [일반] [서브컬쳐] 일단 광고부터 만들고 보자 [6] 인간흑인대머리남캐7741 20/06/13 7741 0
86706 [일반] 마시멜로우 이야기 [11] 그랜즈레미디7034 20/06/13 7034 5
86704 [일반] 재능 vs 노력 [75] 키류13711 20/06/13 13711 13
86703 [일반] 죽음에 가까웠던 경험에 대하여 [8] Odgaard8556 20/06/12 8556 35
86702 [일반] [검술] 검은 둘로 쪼개야만 한다! 약속된 승리의 검 이도류(gif 용량주의) [57] 라쇼16058 20/06/12 16058 17
86701 [일반] 이우혁 작가의 신작 <온-The Whole->을 보고 있는 중입니다(스포 함유) [40] 쿠보타만쥬11975 20/06/12 11975 0
86699 [일반] [오디오북] 눈물을 마시는 새가 무료 연재중입니다 [40] 빼사스12270 20/06/12 12270 5
86698 [정치] 진중권 '노무현 대통령이 그립다' [199] Gunners16268 20/06/12 16268 0
86697 [일반] [역사] 프랑스의 현충원, 팡테옹은 어떤 곳인가? [12] aurelius8625 20/06/12 8625 6
86696 [일반] 셀트리온, 다케다제약 아태지역 사업부문 인수. '동력'인가 '줍줍'인가 [11] 흰둥8329 20/06/12 8329 0
86695 [일반] BLM 관련해서 외국 친구들의 반응 [55] 미원11186 20/06/12 11186 2
86694 [정치] 상임위원장이 결국 선거로 넘어갈 것 같습니다 [160] 캬옹쉬바나13309 20/06/12 13309 0
86693 [일반] [모집] 개발운영진을 모집합니다. [26] 당근병아리7242 20/06/10 7242 6
86692 [정치] "사전투표에 졌다"..통합당의 후회, 선거제도 바꾼다 [191] 감별사16103 20/06/12 16103 0
86691 [일반] 유게에 올라온 간호사 만화보고 떠오른거. [34] 공기청정기11205 20/06/12 11205 1
86690 [일반] 응급실 체험기 [22] ohfree10623 20/06/12 10623 27
86689 [일반] 주휴수당 폐지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하는 이유 [70] 근로시간면제자12433 20/06/12 12433 29
86688 [일반] 일본을 바라보는 3가지 관점 [29] 헤일로10921 20/06/11 10921 0
86687 [일반] (소심,예민한사람의고민상담) 불알친구인데 연락해볼까요?말까요 [32] 허스키11371 20/06/11 11371 0
86686 [일반] [개미사육기] 최강의 개미군단 -중편- (사진 있어요) [23] ArthurMorgan8859 20/06/11 8859 19
86685 [정치] 2021년 최저임금 심의가 시작되었습니다. [86] Leeka13881 20/06/11 13881 0
86683 [일반] ‘상속세 가짜뉴스’ 쓴 기자의 해명…“확인 못 했다” [86] 흰둥15024 20/06/11 15024 5
86682 [일반] 공적마스크가 30일 종료로 사실상 확정되었습니다. [51] 탕웨이14275 20/06/11 14275 1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