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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19/05/18 01:01:08 |
Name |
Treenic |
Subject |
[일반] KBS와의 추억 (수정됨) |
당시는 2005년 2006년? 제가 초등학생이었을 시절이었습니다.
서울시 노원구의 한 초등학교에 다니던 저는
선생님으로부터 오늘 KBS에서 학교에 촬영을 온다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텔레비전에~내가나왔으면 정말좋겠네~정말좋겠네 노래를 부르던 시절이었는데
애들의 흥분상태는 감출수가 없었습니다. 뭐 선생님은 얘들아 우리 우리학교 멋지게 수업하는 모습 보여줘야지~ 하면서 달랬지만 말이죠
점심시간이 지나서였나 밖이 웅성웅성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대포만한 카메라를 든 카메라 아저씨와 기자 아저씨가 찾아와서 교실을 촬영하는겁니다
반에서 가장 까불거리던 녀석도 그렇게 바른생활 지킴이 코스프레를 하는게 그렇게 웃길 수가 없었습니다.
물론 저도 선생님 눈 똑바로 쳐다보면서 수업을 열심히 들었죠.
수업이 끝나고 쉬는시간. 카메라 아저씨가 얘들아 텔레비전 나오고 싶니? 하고 물어봤습니다
당연히 네!!!!!!!!!! 네!!!!! 하는 우렁찬 대답이 나왔죠.
카메라 아저씨는 얘들아 그럼 화장실로 한번 모여볼래???? 라고 하더군요. 당연히 반 남자애들 30명이 화장실로 몰려갔고
화장실은 북적북적했습니다. 카메라 아저씨는 자자 어지러우니까 소변기 뒤에 차례로 줄 서봐~ 한명씩 나오게 찍어줄게~
하고선 대포만한 카메라로 우리들을 찍어줬죠. 뭐 그날 인생 첫 TV촬영은 그렇게 끝나고
우리는 이거 티비 언제 나와요?!?? 선생님???~? 하고 선생님에게 물어봤지만 선생님도 글쎄~ 라고 답변할 뿐이었죠
그렇게 아마 한달인가 지나고, 내가 TV카메라에 나왔었다는것조차 까먹을 무렵.
뉴스에서 익숙한 학교 이름이 들리길래, 들고 있던 포켓몬 카드도 내팽개치고 TV 앞으로 달려갔습니다.
뉴스에서는 서울 XX구 인구 과열... 초등학교 인원 실태XX 기사가 나오고 있었고
거기에 비친 우리 학교는 사람이 참 많아도 너무 많아 보이더군요. 그 많은 사람 안에서 제 얼굴 한번 찾아보려고
얼마나 애를 썼는지 모릅니다. 선생님 인터뷰가 나오고,,,교실 모습이 나오고.. 아..우리반이 아니네...
결국 뉴스 한 꼭지가 끝나갈 때까지 제 얼굴을 못 찾았는데. 뉴스 클로징 멘트와 함께 나오던 화면은
십여 년이 지난 지금도 생생합니다
거기엔 40명 가까운 아이들이 좁(아보이)은(는) 화장실에서 소변이 마려운 것같은 얼굴로 웅성웅성거리면서 카메라를 쳐다보고 있더라구요.
평소엔 한번도 그렇게 붐볐던 적이 없는 화장실에 말이죠.
뭐. 밑에 KBS 주작글을 보고 생각나서 써봤는데, 뭐. 귀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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